이 분위기 어떡해
https://youtu.be/lj4_AqyxGuE
시가렛의 발음을 시가레트 라고 하니 메루치 볶음이 생각난다. 내 외할머니의 메루치 볶음이 요즘의 멸치 볶음보다 훨씬 맛있었는데. 시가레트 애프터 섹스의 ‘스윗‘은 정말 스위트 한 노래다. 우리나라로 치면 밴드 Mot의 ‘날개’가 술 취해서 듣다 보면 너무 소 스위트하게 들리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누군가 시가레트 애프터 섹스의 스윗의 뮤직비디오를 영화 ‘어바웃 타임’으로 만들었다. 이 영화는 타임 루프 영화다. 그간 타임 루프 영화는 시간을 되돌리기 위한 수단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수단은 과학적인 접근에 의해 엄청나고 고도의 기술로 그것이 마치 가능한 것처럼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타임 루프 영화에서 감독들은 과거나 미래로 가는 그 과정을 보이기 위해서 시간을 엄청 투자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백 투 더 퓨처’가 그랬다. 수소라든가 전기를 끌어올 번개 라든가. 거의 모든 타임 루프 영화들이 그랬다.
그런데, 아뿔싸 ‘어바웃 타임’에서 장롱 속에 들어가 눈 한 번 질끈 감으니 과거로 가버렸다. 과학? 기계? 설비? 이 딴 게 뭐가 필요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마법이야, 마법이 필요하지 누군가를 설득시키는 접근은 별로야 흥! 해버린 거였다.
여주가 레이첼 맥아담스다. 수많은 할리우드 배우가 있지만 활짝 웃는 모습이 이렇게 예쁜 배우는 잘 없다. 레이첼 맥아담스 하니까 예전 트윗할 때가 생각난다. 그때 영화방 같은 곳에서 영미(영화에 미친)들이 모여 열심히 영화 ‘노트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 그런데 누군가 들어와서 같이 끼게 되었는데 그녀는 진짜 노트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영화 노트북이 아니라 자판 달린 진짜 노트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묘하게 영화 이야기에 잘도 끼어서 이야기를 했다. 그 누구도 그녀의 자판 달린 자신의 노트북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를 듣지 않는데도 무거운 엉덩이를 옮기기 싫어하는 고모처럼 눌러앉아 계속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도 딱히 여긴 이런이런 방이니 나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자판 달린 자신의 노트북 얘기는 그것대로 하게 내버려 두었다. 아주 밝고 명랑했다. 140자 활자를 통해 그것이 그대로 다 드러났다. 그러면서 당시 유행하는 트윗 언어를 따라 하면서 재미있어했다. 요컨대 현재의 얼죽아 같은 말들. 그렇게 영화 속 레이첼 맥아담스처럼 깨 발랄하던 그녀는 영미 방에서 눈팅만 하던 한 직업군인과 인사를 하더니 그다음 날 바로 만나서 사진을 공유하고 2주일인가 지나서 결혼을 했다. 짝짝짝. 결혼사진을 공유하면서도 얼죽아 같은 유행하는 말들로 태그를 걸어 놓았다. 인생 뭐 있나, 마법이지.
‘어바웃 타임’은 일본 영화로 친다면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느낌일까. 일본도 그간 수많은 시간의 어긋남, 시간의 후퇴, 타임리프, 시간의 격차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 영화 역시 다른 타임루프 일본 영화들처럼 시간의 뻔한 클리셰의 이야기인데 멍하게 보다 보면, 생각 없이 보다 보면 그만 빠져들게 된다.
인간들은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사랑을 한다. 우리는 하나의 선으로 그 선은 일직선이다. 서로 교차하고 싶어 하지만 선은 서로 일직선으로 죽 이어진다. 누군가 노력으로 선을 조금 기울인다면 우리는 언젠가 서로 만나는 날이 온다. 그 순간은 비록 짧고 찰나지만 그 순간으로 우리는 영원을 기억하기도 한다. 사랑은 시공을 초월한다. 아주 기묘하고 기이한 감정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맙소사, 이게 무슨,라고 시작하지만 보고 나면 내 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아서 눈물샘이 뚫려 버릴 것 같은 영화다. 환상적 환장과 감동적인 격동이 동시 존재하는 영화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주인공 고마츠 나나가 스다 마사키 녀석과 결혼을 했다. 권지용이 광팬이며 이상형이라더니 정말 결혼은 이상형과는 무관하지, 싶기도 하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스타들이 결혼을 하면 그래 어디까지, 같은 시선이 있어서 여봐란듯이 잘 살기를.
메루치 볶음이 먹고픈 오늘 스윗한 시가레트 애프터 섹스로 시작해서 어바웃 타임으로, 레이텔 맥아담스와 노트북을 거쳐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나는 고마츠 나나로 마무리를 했다. 모두가 스윗하며 사랑스럽다. 분명 속을 벌리면 치열하고 울고 짜고 하겠지만 우리는 스웟한 사랑만 기억하자. 인생 뭐 있나, 마법인데.
몽상가들로 뮤비를 만든 affection https://youtu.be/IJzHSYjR0dE
에바 그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