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는 순간 프라이팬이 달아오른다.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후끈 뜨거워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니 기름이 타들어가는 소리가 난다.


동글동글 계란을 탁 깨트려서 달군 프라이팬에 펼친다. 촤아아아 소리가 경쾌하다. 일상에서 이렇게나 경쾌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계란 프라이가 익어가는 소리가 아닐까.


기름을 만나 지글지글 투명하던 흰자가 점점 하얀색이 되어 간다. 마법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어디 가지 말고 계란 프라이는 이 모습을 두 발로 딱 서서 지켜봐야 한다.


기름을 찰방 하게 둘렀다면 계란 프라이의 끝이 비스킷처럼 그러데이션으로 바삭하게 익어 갈 텐데. 하지만 괜찮다.


그 순간 중간의 노른자가 샛노랄 뿐야, 라며 익어간다. 어제는 이맘때 꺼내서 먹었으니 오늘은 좀 더 익혀서 먹자. 한 번 뒤집는다. 샛노란 노른자가 터지지 않게 입을 다물고 숨을 참고 한 번에 성공을 한다.


계란 프라이가 잘 보일 수 있게 옮긴다. 접시 위에 계란이 떠올랐다. 후추를 솔솔 뿌리고 참기름을 한 두 방울 뿌린다. 으음 고소한 향이 코 안으로 들어와 뇌를 전부 흩트려 놓는다.


젓가락으로 후루룩 먹어도 맛있지만 오늘은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자. 끝에서부터 잘라서 야금야금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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