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스파이더맨이 나온다. 노 웨이 홈에서 1대, 2대, 3대가 다 같이 나올 것 같다. 이렇게 삼대 스파이디들이 한꺼번에 나온다고 떠벌리고 다녔던 게 몇 년 전이었는데 그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말을 많이도 들었다. 하지만 뉴 유니버스가 나왔을 때 그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스파이더맨의 팬들은 알지 않았을까.
나는 마블의 대단한 팬은 아니지만 그들 중에서 스파이더맨을 가장 좋아한다. 거슬러 거슬러 어린 시절로 가서도 스파이더맨을 좋아해서 손에 스파이더맨 장난감을 쥐고 있었다. 그랬는데 커서도 이렇게 스파이더맨을 좋아하고 있다니. 인간은 정말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일까. 날씨와 사랑은 늘 변하는데 인간은 왜 안 변하는 거야.
스파이더맨은 다른 슈퍼히어로들과는 다르다. 토르나 아이언맨처럼 어디로 멀리 날아가지도 못한다. 바다 위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도심지에서나 거미줄을 뿜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어찌 보면 도심에서 장거리를 가야 할 경우 전철을 타는 것보다 훨씬 늦을지도 모른다. 양팔을 이렇게 번갈아가며 거미줄을 쏘아서 장거리를 가려면 아무래도 전철보다 늦다. 또 날지 못하는 건 비슷하지만 캡틴 아메리카만큼 통솔력도 없고 둘이 붙으면 힘으로도 딸릴 것이다. 그런데 왜 스파이더맨이 가장 좋으냐. 거미인간이니까.
거미인간으로 바뀐 피터는 그저 동네의 친절한 이웃이다. 자전거 도둑을 잡고, 강도들을 매달고, 편의점 같은 것들을 터는 애들을 혼내주고,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를 건져주는, 고작 그 정도의 일을 한다. 그래서 아주 좋다. 다른 슈퍼 히어로처럼 지구를 구하고, 미사일을 막고, 외계인과 맞짱 뜨고 하지 않는다. 잘 보면 스파이더맨은 우리 주위 어딘가에 있다가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나타나서 위기에서 구해주는 사람처럼 보인다.
슈퍼맨이 실제로 있다면 사실 두려움이다. 슈퍼맨이 화가 나거나 나에게 악한 감정을 먹으면 나는 그대로 골로 가지만 스파이더맨은 꼭 그렇지 않을 것만 같다. 비록 다른 어른 슈퍼히어로에 비해서 판단력이 떨어지고 느리지만 사람을 죽인다거나 외계인을 죽이지도 않는다. 생명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또 슈트가 몸에 착 달라붙어 스파이더맨의 근육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데 그 움직임이 좋다. 멋지다.
영화 적으로는 20년 전에 나온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가장 좋다. 그때 1편이 나왔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첫 상영을 봤다. 그러니까 자정을 좀 지난 시간에 예약을 해서 여자 친구와 함께 달려가서 봤는데 사람들이 첫 상영에 다 들어찼다. 스파이더맨이 움직일 때마다 촌스럽지만 우 하는 소리와 함께 박수소리도 터져 나오는 게 마치 어린 시절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사람들은 그때 스파이더맨 첫 상영에 진심이었다. 빈자리가 없었다. 다 보고 나왔을 때 새벽 3시 가까이 되었는데 극장 앞이 마치 저녁 8시 같았다. 바글바글했던 극장 앞의 사람들. 그 사람들 손에 첫 상영 티켓이 들려있고 모두가 스파이더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쏟아져 나왔다. 그런 기분은 영화를 본 후 극장에서 나왔을 때만 가능하다.
피규어도 1대, 2대, 3대가 다 다르다. 3대로 넘어오면서 피터가 16세에 맞춰져 있어서 근육의 표현이 과하지 않다. 1대 스파이디는 근육이 굉장하다. 영화로 토비 맥과이어가 했는데 이번 노 웨이 홈에 나올 가망성을 예고편에서 넌지시 흘렸다.
나는 피규어를 ‘아주’ 좋아하지도 않고 관심 없어하지도 않는, 그냥저냥 대체로 좋아하는 편이다. 무슨 말이냐? 고가의 피규어를 사 모으는 수준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피규어는 갖고 싶어서 가지고 있는 정도다. 나는 피규어도 스테츄를 좋아한다. 스테츄가 뭐냐 하면 움직이지 않는, 구체관절이 아닌 딱 멈춰 있는 포징으로 나온 피규어를 좋아한다. 어릴 때는 구체관절이면 입으로 슝, 푸악, 크아아, 하며 가지고 놀았는데 어른이 된 지금은 어떤 포즈를 그대로 놓고 디피를 하는 게 좋다.


그래도 구체관절이 좋을 때가 있다. 피터 파커가 자신의 무게에 눌려 고뇌하는 이런 장면을 연출을 할 수 있다. 스테츄는 그 한 장면의 모습만 그대로 볼 수밖에 없지만 구체관절은 눈도 작아지고 생각하는 모습이나 전화를 받는 깜찍한 표정이나 포즈도 연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뉴욕의 배경을 하나 합성하면 그럴싸한 장면이 연출이 된다.

어벤져스에서의 스파이더맨에서는 나노 슈트를 입는다. 역시 근육이 슈트에 다 가려졌다. 이렇게 피규어를 촬영해서 타이탄 행성에서의 스파이더맨으로 연출을 해본다.

사진을 좀 크게 해서 보면 (영화 상으로 타노스와 싸우면서) 스파이더맨의 슈트가 더러워진 것을 작업을 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보니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피규어의 또 다른 재미는 이런 것이다. 피규어를 가지고 영화 속 그 장면을 연출해보고, 그 당시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가장 좋다. 정말 신나게 빌딩 숲을 날아다니는 거미처럼 보이는 좋은 예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다. 샘 레이미의 영화들 중에서도 좋다.

이건 앤드류 가필드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의 빌런이다. 리저드도 일렉트라도 빌런이 아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빌런이 되었다.

다시 샘 레이미의 스파이디다. 작은 스파이디의 스테츄. 스파이더맨의 중점적인 포즈를 아주 잘 잡아냈다.

요건 또 다른 포즈의 샘 레이미의 스파이디. 위의 포징이 서서 거미줄을 쏘는 버전이라면 이 포징은 어딘가에서 떨어지면서 거미줄을 쏘는 포징이다.

스파이디들의 총출동. 베놈도 보이고.

베놈 2가 이번에 나온다. 거기에는 카니지도 나오는데 베놈보다 더 못 생기고 더 악랄하고 더 강한 놈이다. 내가 알기론 원래 카니지는 베놈의 새끼로 더 거대한 악이 되는데, 베놈은 자웅동체로 알고 있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노 웨이 홈에 등장하는 옥타비우스다. 예고편에 모습을 나타냈다. 예고편에 닥터 옥타비우스가 등장했을 때 정말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을 느꼈다. 까지는 아니지만 대단했다. 옥타비우스의 알프리드 몰리나는 모습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알프리드는 예전 영화 짐 자무시의 커피와 담배에도 나온다. 더 이전에 스피시즈에도 나오는데 그때나 저때나 지금이나 모습이 비슷하다.

앞으로 스파이더맨의 영화가 지치지 않고 계속 나온다면 이 버전의 영화도 나올 것 같다. 실사든 애니메이션이든.

역시 샘 레이미의 작은 버전의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의 특유의 포즈다. 만약 실제로 스파이더맨이 있다면, 특수 거미에게 물려 거미인간이 된다면, 팔이 몸에 비해 길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거미처럼 움직이는데 인간의 몸으로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눈으로 보기에는 이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빠르게 움직일 때만 팔이 길어지는.....

역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은 멋있다. 피규어가 그렇다는 것이다. 근육의 움직임이 돋보여서 좋다. 만약 이런 근육이라면 어쩌면 빠르게 움직이기는 건 힘들지도 모르지만 영화니까. 흥.

이 포징은 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거미줄을 쏘는 버전이다. 아무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재방송을 하면 그냥 닥치고 본 거 또 보게 된다.

이런 스테츄도 좋다. 그렇게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잘 없는 버전의 스테츄 피규어.

이런 피규어는 헤드 어택 버전이다. 너무 디테일하게 잘 만들어졌는데 재미있는 모습이다. 아주 진지한데 재미있다. 정말 심각하게 잘 만들었지만 재미있는 버전이다.


멀티버스로 만난 현실 스파이더맨과 스파이더 그웬. 영화 뉴 유니버스에서 그웬의 목소리는 영화 범블비의 그녀가 했다. 영화에서는 수수하게 보이는데 sns에서의 사진을 보면 예전 린제이 로한의 분위기다. 참 쓸데없는 이야기들의 향연. 숏버스의 저 대사가 좋아서 한 번 써 봤음.

사랑스러운 샘 레이미의 스파이디들. 떼샷이다.

이건 톰 홀랜더의 3대 스파이더맨이다. 피터 찌리릿 포징이다. 나노 슈트 전에 입은 슈트의 모습이다. 이 버전의 슈트까지는 좋은데 나노 버전은 또 별로다.

이건 스파이더맨 카드다. 아직 뜯지 않았는데 뜯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로 했다.


스파이더맨 미니카다. 뒤로 죽 당겼다가 놓으면 알지?

이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버전인데, 맨 위에 나온 2대 스파이더맨이다.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구체관절 피규어다. 이건 선물을 받은 것이다. 미국에서 날아온 것인데 거기에는 우리나라처럼 마트에 가면 장난감 코너에 이런 게 널려 있다. 피규어는 전문 피규어 샵에서 구입하거나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암튼 물 건너오느라 고생했다. 이놈아.

스파이더맨 이외의 피규어들.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만화의 주인공들이다. 코난과 라나, 포비, 빨강머리 앤이나 엄마 찾아 삼만리의 마르코, 크리스마스 악몽(제목이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인데 감독이 팀 버튼이 아니다), 아톰 같은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