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즈코 디오라마 완성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단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귀멸의 칼날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던 극장판 ‘무한 열차’ 편이었다. 영원한 오니의 삶보다 유한한 인간이 아름답다는 이유를 알려준 쿄쥬로 때문에 극장 안이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던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편에서 귀칼 빠들은 또 한 번 온몸이 불타오르는 격렬한 감동을 느꼈다.
사람들은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을 영화나 장면에서 뜨거운 돌을 삼킨 것 같은 뜨거움이 속에서 올라와서 그대로 눈물샘을 터뜨려 펑펑 울게 되면 당황하면서도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수순을 밟는다. 쿄쥬로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등에서 거대한 송충이 한 마리가 지나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슈퍼히어로 영화였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그런 장면이 몇 있었다. 요컨대 초반에 완다와 비전이 타노스 부하들에게 당할 때 기차역으로 떨어지고, 비전은 부상을 입고 완다는 비전을 부축하고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찰나, 기차 뒤에 사람의 실루엣이 나타나고 그쪽으로 타노스의 부하가 창을 던질 때 실루엣이 몸을 살짝 피하면서 그 창을 콰악 잡는다. 캡틴 아메리카가 등장한 것이다. 별것 아닌 그 장면에서도 울컥한다.
이번 귀칼 무한열차 편을 보고 온 사람은 끝없는 쿄쥬로 앓이를 하고 있다. 쿄쥬로의 잔상이 어디를 가나 따라다닌다. 처음 쿄쥬로가 등장했을 때 뭐 이런 올바른 말이나 쳐하는 정의감 쩌는 놈을 봤나, 우마이 우마이 할 때까지도 그랬는데 그만 마지막에서 사람들은 무너지고 만다.
십이귀월인 아카자에게 쿄쥬로는 체력으로나 기술로나 밀린다. 하지만 그 둘의 카운터 필살 공격을 펼치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힘 좋은 9세 남자아이가 줄로 몸을 꽁꽁 묶어서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것처럼 그 장면에서 몸이 꽉 조여드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카자에게 밀리던 쿄쥬로는 급소인 가슴이 뚫리게 된다. 그래도 쿄쥬로는 죽지 않는다. 오히려 미칠 듯 터지는 투지로 급습하는 아카자의 왼팔을 꽉 부여잡는다. 해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때 쉽이귀월 아카자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을 팔을 자르고 도망가는 아카자를 뒤쫓는 탄지로에게 우리는 몰입 최강이 된다. 탄지로의 마음에 이입이 되었기에 탄지로가 울부짖는 절규를 우리는 알 수 있다. 우리 또한 탄지로처럼 일생을 보내면서 자신의 무력감과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쿄쥬로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탄지로에게 유언과 함께 히노카미 카구라의 단서를 알려주고 웃음을 보이며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모두가 울음바다가 된다. 귀칼에서 가장 뭉클하고 뜨거운 장면이다. 탄지로 때문에 글썽이던 눈물이 쿄쥬로 때문에 터지고 만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극장에서 모두를 울게 만드는 영화는 실로 오랜만이다.
유곽 편에서 네즈코는 울트라 각성을 한다. 점점 기대되는 귀칼의 시리즈.
https://youtu.be/R5sTnuMOD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