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WfIna8JtGw


여름에 보는 러브 액츄얼리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러브 액츄얼리는 어째서 여러 번 보게 되는 영화가 된 것일까. 러브 액튜얼리는 그야말로 영국배우들에, 영국사운드트랙의, 영국소품- 요컨대 레인지로버, 재규어들로 가득한 영화다

영국을 위한 영화인데 영화를 잘 들여다보면 또 그렇지 않은 장면도 있고 그것을 찾아내는 것도 재미있다. 샘으로 나왔던 토마스 생스터가 마의 호르몬 분출기를 잘 겪은 탓에 멋진 청년이 되었다

나는 휴 그랜트를 참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휴 그랜트만의 오우, 오, 음, 하는 의성어 추임새 같은 것들을 영화를 보고 곧잘 따라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휴 그랜트를 1도 닮지 않았다는 걸 안다

휴는 영화 속에서 멋진 영국의 리더로 나온다. 위트 있고 엉뚱하고 신사적이고 마지막으로 골 때리는 수상으로 나온다. 휴 그랜트가 가슴이 뻥 뚫리는 대사를 영화에서 한다. 미국 대통령과 면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그 장면이 나온다

관계란 단어는 많은 죄를 덥죠. 양국 관계는 악화됐습니다. (미국)대통령께선 자국에 필요한 것만 취하려 들고 영국이 원하는 건(이때 나탈리를 쳐다보는 특유의 처진 휴 그랜트의 눈빛) 무시했어요. 영국은 작지만 위대한 나라입니다. 셰익스피어, 처칠, 비틀스, 숀 코네리, 해리포터도 있고 데이빗 베컴의 오른발 아니 왼발도 있구요. 위협하는 자는 친구가 아닙니다. 힘에는 힘입니다. 이젠 영국도 강해질 겁니다. 미국은 대비해야 될 겁니다

이 대사를 듣고 있으니 차인표가 떠오른다. 차인표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벌써 장편 소설을 두 편이나 냈다. 나는 그 두 편을 다 읽었는데 글을 참 잘 쓴다. 한 편은 영화가 되기도 했다. 좋은 내용이지만 망했다

차인표는 피어스 브러스넌 주연 007에서 북한장교 역할이 들어왔을 때 과감히 출세의 길을 포기해버린 일화가 있었다. 나라를 움직이는 정부의 관료들이 하지 못한 일들을 영화배우들이 국민들의 소리를 대신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배우들은 문화를 이루고 있고 문화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제 일선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러브 액츄얼리에는 멍하게 보이는 눈을 가진 영국청년이 가방에 콘돔을 잔뜩 넣어 미국으로 여자를 만나러 가서 아메리카 여성 세 명을 만난다. 그중에 한 명은 엘리샤 커스버트도 있다. 5분 남짓 나오는데 섹시함을 뽐낸다. 커스버크보다 10배 섹시한 데니스 리차드도 나온다

그때 사운드트랙으로 더 콜링의 Wherever You Go가 나온다. 더 콜링은 미국밴드다. 이 노래는 유명했다. 좀 더 노래가 영화 속에 나와도 될 법 한데 영국 영화라 그런지 미국 노래가 아주 잠깐 나온다. 더 콜링은 서태지의 팬이다. 서태지의 ‘아침의 눈’을 기타를 치면서 한국어로 부른 영상으로도 유명했다

영화 마지막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독일 출신의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도 나온다. 웨스트 라이프의 리메이크 노래 업타운 걸의 뮤비에서도 길죽길죽한 클라우디아 쉬퍼가 나온다

영화는 마지막에 영화의 첫 장면인 히드로 공항을 보여준다. 그곳에서 영국청년이 데리고 온 미국의 섹시한 여성들이 보인다. 이렇게 대중은 인중과 국경에 상관없이 서로 공유하며 소통을 하는데 정치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랑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어요? 라고 샘이 아빠인 니암 리슨에게 말한다. 세상에는 증오가 가득 할 거 같지만 사랑이 곳곳에서 우리를 따뜻하게도 또 칼질 하듯이 아프게도 한다. 증오보다는 사랑이 행불행을 동시에 전한다. 뜨거운 날에 따뜻한 영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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