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oOQGxD4YLQ 멜랑콜리아 마지막 장면



우울하다면, 우울증이라고 생각된다면 이 영화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지구가 멸망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의외로 덤덤한 저스틴. 그에 비해 극도의 공포와 긴장으로 몸이 분열될 것만 같은 언니 클레어


멜랑콜리아의 마지막은 이렇게 지구가 멸망하면서 끝이 난다. 영화는 저스틴의 우울로 인해 그간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지구의 멸망보다 더 힘들었기에 그 부서질 것 같은 고통이 끝난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마저 든다


그에 비해 언니인 클레어는 유복하게 잘 살고, 자상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일상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갖추어서 생활을 하고 있다. 저스틴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며 언제나 착한 언니, 완벽한 언니, 엄마, 아내로써 살아간다


하지만 멜랑콜리아라는 거대 행성이 지구와의 충돌이 야기되자 두 사람의 심정이 반전된다. 클레어의 심리가 완벽하게 무너지는 시점이 그때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사회가 만들어 준 단단한 껍데기가 박살나게 된다. 그에 비해 저스틴은 멜랑콜리아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서 우울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삶이 망가져 있던 저스틴은 음식을 먹으며 활동을 하고 숲속에 발가벗고 누워 비로소 자유를 느끼며 멜랑콜리아, 멸망을 받아들이는 자신만의 의식을 가진다


영화는 숨은 장면이 많고 무척이나 철학적이다. 바그너의 음악은 니체를 말하고, 저스틴의 방에 걸린 그림들은 저스틴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저스틴과 클레어 이외에 남편들과 저스틴이 우울에 깊게 빠지게 되는 경유는 모두가 저스틴과 가장 친밀한 것들에서 시작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내부를 안쪽에서부터 따뜻하게도 하지만 나의 내부를 안쪽부터 칼로 베어내기도 한다. 우울이라는 내면은 행성충돌의 멸망의 외부보다 더 거대한 고통이다. 우울, 불안이라는 감정이 고조되었다면 봐도 좋을 영화 멜랑콜리아. 사실 영화를 본다고 해서 뭐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본다. 첫 장면도 마지막 장면만큼 퇴폐적 고혹미가 강렬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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