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털이는 누덕도사 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누덕도사 발톱따주고 등긁어주느라 늘 투덜투덜이다. 이 영감쟁이 도술은 안 가르쳐주고 맨날 일만 시키고 부려먹고, 그러다가 누덕도사와 티격태격 하다가 짜증이 나면 머리털을 세운다
그러면 어허 이놈, 하며 지팡이로 맞고 꾸중을 듣는다. 하루는 밥을 하다 태워 먹었다. 처음에는 안 태운 밥은 스승님 밥그릇에 담고 자신의 밥그릇에는 탄 밥을 담았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짜증이 났다. 그래서 삼룡이 빙구 같은 머털이가 머리를 짜내 탄밥을 밑에 깔고 위에 흰밥을 덮은 건 누덕도사꺼, 흰밥을 깔고 위에 탄밥을 얹은 건 지꺼. 이렇게 해서 밥상위에 올렸다가 어떻게 되었을까
머털이는 매일 혼나지만 누덕도사와 티격태격하며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어느 날 잘생긴 해변의 아이, 꺽꿀이가 누덕도사를 찾아왔다가 쓸모없는 것만 시키고 도술은 가르쳐주지 않아서 하산을 한다. 그때 머털이는 지도 데려가 달라고 한다. 이런 곳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 나도 데려가 달라고 한다. 해변의 아이 꺽꿀이는 왕질악 도사 밑으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배운 실력으로 머털이와 겨루는 날 사건은 터지고 만다
해변의 아이 꺽꿀이는 도술 하나로 천하를 가지려고 하고 묘선이와 핫바지 빙구 같은 머털이는 나중에 그런 꺽꿀이를 제압하게 된다. 누덕도사는 살아있고 그렇게 묘선이와 머털이는 다 같이 지내면서 끝난다. 시즌1이 끝나고 시즌2 ‘머털이와 108요괴’에서는 삼룡이 빙구 머털이가 열지 말라는 동굴을 열면서 108요괴가 뛰쳐나온다. 그래서 묘선이와 함께 전국을 돌며 탐정처럼 요괴를 잡으러 다닌다
머털이의 재미는 역시 대사에 있다. 머털이와 누덕도사가 티격태격 하는 대화는 둘리와 고길동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다. 머털이는 게임으로도 나왔고 개정판으로 EBS에서도 방영되었고 극장판으로도 나왔다. 머털이의 차별화는 해학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잘 몰랐는데 요 며칠 다시 보면서 든 생각은 결말이 대단하다는 것이고 빙구 같은 머털이가 빙구 같은 추리로 해변의 아이 같은 요괴들을 교묘하게 잡아들인다는 것이고 묘선이는 왕질악의 딸이어서 그런지 무서움을 뒤로하고 아주 용감하다
해변의 아이, 선 오브 비치가 많이 나오는데 아주 못됐다. 선과 악의 구조가 확실하면서 빙구 같은 요괴보다 하대하는 악질 주인인 인간들이 더 나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아이들이 본다면 요즘의 초인기절정인 신비 아파트보다 더 나을 텐데 같은 생각을 한 번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