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도 ‘킹덤’이다. 일본 영화로 중국 진시황을 다룬 무협 원작만화를 영화로 실사화 했다. 일본은 근래에 주로 이렇게 실사화하는 경향이 많다

79년에 나온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을 보면 정말 영화를 잘 만들어서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도 할 수 없다. 오로지 극을 끌어가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이렇게 영화를 잘 만들어서 90년대에 ‘오겡끼데스까’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같은 멜로로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렸는데 언젠가부터 야금야금 무너지는 느낌이 들더니 근래에는 주로 실사화가 되고 있다

원작 만화를 그대로 영화로 옮겨놨기에 그저 볼만은 하다. 일본 영화를 보다보면, 잊을 만 하면 나오는 남자배우의 대사 톤 같은 것이 있다. 주인공 신 역의 켄토처럼 입을 삐죽거리며 거친 목소리로 “난쟈 코뤠아야야야” 같은, 뭐랄까, 야쿠자에 갓 입성한 졸개가 상대방 조폭과 싸울 때 내는 그런 대사가 있다

일본의 예능이나 일반인들의 대화를 들으면 전혀 그렇지 않은데 유독 영화 속에서 가래 끓는 소리로 구강을 크게 움직여 “오레와아 쿠즈댜아아아” 같은 대사가 있는 영화가 있다. 켄토는 2시간 넘는 동안 시종일관 이런 톤으로, 이런 대사를 친다. 오레와 쿠즈다? 이거 무슨 말이지

야마자키 켄토는 드라마에서 바보 의사로도 나오기도 한데, 말수가 적고 츤데레였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서 시바사키가 잘 어울렸다. 절대 시바새키가 아니다. 그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샤방샤방 샤랄라 한 것이 바닷가가 배경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떤 내용이냐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한데 또 알기는 싫고, 뭐 그런 시답잖은 내용인데 참 이상하게도 재미있다

그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4계절을 담아서 드라마를 만든 ‘여름 향기’가 떠오른다. 가을 동화, 봄의 왈츠, 겨울 연가도 그렇고 그저 그런 내용이지만 사람들이 좋아했다. 여름 향기는 주인공 손예진의 심장이 망가져 이식을 받는데 그 심장이 원래 애인인 송승헌에게 자꾸 가려고 하고, 애인이 있던 손예진은 그런 자신의 콩닥콩닥 뛰는 가슴이 이상하고, 어찌 보면 판타지였다. 판타지멜로감성가정파괴 드라마였다

준상이도 보지 못했고, 얼마면 돼!도 보지 못해서 다른 드라마는 모르겠지만 여름 향기는 다 본 것 같다. 그나저나 윤석호 감독은 그 뒤로 전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요즘은 대체로 막장 불륜으로 가니까, 감성 불륜은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한 탓일까.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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