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영화 중에는 ‘터미네이트2’가 있으니 후속작이 나오면 기대를 하면서 보고, 보면서 실망하고 나오면서 다시는 극장에서 안 봐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된다. 다크 페이트가 극장에서 했을 때에도 똑같았다
사라 코너의 린다 헤밀턴이 이전의 터미네이터는 터미네이터가 아니라고 떡밥을 깔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하지만 린다 해밀턴이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기에 속는 셈치고 스크린으로 일행과 함께 룰루랄라 향했었다
2019년 겨울의 끝자락까지 감독인 팀 밀러는 영화의 실패에 대해서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며 이 사실에 적응중이라고 했다. 팬들이 영화에 배신당했다는 것에 대해서 감독은 통제가 안 된다고 했는데, 실패한 이유를 모를 정도로 감독이 바보였나? 하는 생각도 들고 뭐 그렇다
실패의 요인 중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날 것 같았던 사라 코너의 등장이 너무 허무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하찮은 그저 하나의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사라 코너가 하는 일이 뭐지요? 넘어지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계속 넘어지다가 영화가 끝나 버렸다. 새로운 터미네이터에게 휙 하며 던져져 넘어질 뿐이다. 또는 강화인간 그레이스에게 휙 던져질 뿐이다
새로운 터미네이터에게 휙 던져진 사라 코너는 계속 일어난다. 그 정도로 새로운 터미네이터가 빌런스럽지 못하다. 터미네이트2에서 등장하면 세상을 씹어 먹을 것 같았고 사람과 접촉만 하면 다 죽여 버렸던 무시무시한 T1000의 위협적인 분위기를 요만큼도 따라가지 못한다. 오히려 친절하기까지 하다. 마구간을 부셔서 쏴리
마지막으로 구 터미네이터가 인간과 같이 외모가 늙어버렸다는 것이다. 오히려 20여 년 전의 모습 그대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영화를 보면 이전의 터미네이터에서 인기 있던 장면들을 쏙쏙 가지고 와서 많은 장면에 오마주를 했다. 카체이싱 장면에서 신 터미네이터가 두 마리가 되면서 펼치는 액션은 몰입이 강하다. 세기말적인 디스트로이적인 공포감을 줄 것만 같았는데. 왜 너는 점프를 못하니
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의 등장은 환영할 만한 일이고 반가운 일이지만 영화 속에서 빛이 나지 않았다. 정말정말 반가운 린다 해밀턴인데 너무너무 아쉬운 사라 코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