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랜드 1편은 좀비영화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였다. 아비게일이 다 한 것 같았던 로드무비 ‘미스 리틀 션샤인’의 귀여움을 장착하고 우디 헤럴슨을 제외하곤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배우들과 신나게 좀비를 퇴치하며 어딘가를 향해 가는 로드무비식 좀비랜드는 점점 인기를 얻었다. 물론 한국에서는 스크린 상영이 없었다
하지만 95년도에도 극장 상영이 없었고 일본영화지만 일본에서도 외면 받았던 ‘러브레터’가 비디오를 타고 한국에서 사랑을 듬뿍 받았다. 좀비랜드 1편의 재미는 영화 중간 중간 유쾌한 사람들이 등장해 뜬금없는 유쾌함을 던졌다. 요컨대 미국의 대배우 빌 머레이가 나와서 엇? 하는 동시에 죽는다든가 엠버 하드가 나온다든가
그리고 10년이 지나 감독과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 좀비랜드의 팬이라면 이들이 일단 같이 뭉쳤다는 것에서 박수를 친다. 모두가 조금씩 나이가 들었고(우디 헤럴슨은 그다지) 엠마 톰슨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아비게일은 숙녀가 되어 통통하게 변했지만 다시 한 번 좀비를 상대로 유쾌한 좀비로드가 펼쳐진다
첫 인트로부터 유쾌하다. 콜럼비아 영화사 마스코트인 여신상이 들고 있던 횃불로 좀비를 사정없이 내리치면서 시작한다. ‘좀비랜드 더블탭‘에 좀비는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인물이 튀어 나와서 이 유쾌한 좀비무비에 유쾌함을 부을 것인가 슬슬 재미가 올라온다
팬들의 바람대로 이번 영화에도 조이 도이치, 로사리오 도슨과 토머스 미들디치 등 유쾌한 녀석들이 포진하고 있다가 두더지 게임의 두더지머리처럼 튀어 나온다
그 중 칙칙한 좀비무비의 색감에 분홍분홍으로 물들이는 조이 도이치가 이번 영화에서는 단연 돋보였다. 작다, 크다, 작다, 크다, 작다! 의 대사처럼 뇌가 없는 좀비 같은 해맑음을 보여준 조이 도이치를 보면서 두 명의 여배우가 스치고 지나간다. 오래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하게 된다
조이 도이치는 리 톰슨의 딸이다. 리 톰슨은 조이 도이치 나이 때와 비교를 해보면 환생인가? 할 정도다. 리 톰슨이 누구냐 하면 ‘빽 투 더 퓨처’의 주인공 맥플라이의 엄마다. 맥플라이가 과거로 가서 만나게 된 자신의 엄마, 자신보다 어린 엄마였던 로레인 맥플라이가 리 톰슨이다
이때에도 리 톰슨은 리즈시절이었지만 영화 속 리즈시절은 일 년 후 개봉한 ‘하워드 덕’이다. 하워드 덕도 마블 시리즈로 알고 있다. 하워드 덕은 당시 자본을 투입한 성인용SF환타지컬트블랙유머 영화였다. 조지 루카스가 감독을 포기했지만 루카스 필름에서 제작을 해서 오리가 털이 바짝 선다든가, 하는 인간화 오리의 움직임을 당시 그래픽으로 잘 만들었다. 모두 알겠지만 루카스 필름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스타워즈의 제작을 담당했다
하워드 덕은 오리들이 사람처럼 옷 입고 걸어 다니는 세계에 사는 하워드가 이런저런 우당탕당 해서 지구로 와서 리 톰슨을 만나서 오리와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다. 영화는 블랙유머로 꽤 성적인 장면이 있다. 티브이 방영을 했는데 그동안 티브이에서 얼마나 많은 필름을 잘라 먹었는지 알 수 있다. 이때 주인공 리 톰슨은 무척이나 예쁜 모습으로 현재의 조이 도이치와 똑같다
사실 마블이나 디시코믹스에 성인 내용이 많다. 마블의 세계관은 북유럽신화에서 가져왔다. 토르라든가 헐크의 전신은 대부분 북유럽 신화의 무시무시한 모습에서 시작되었다. 반면에 디시코믹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시작되었다. 슈퍼맨은 제우스, 아쿠아 맨은 포세이돈에서 따왔다. 디시코믹스의 원작을 보면 원더우먼 같은 여성이 슈퍼맨 같은 남성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꽤 있다
마블이나 디시의 주인공들이 입는 옷들이 쫄쫄이메리야스나 중요부위만 겨우 가리는 옷들을 입는다. 성인남녀가 모여 있는 슈퍼히어로들이 사랑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 더 이상하다. 그렇지만 영화라는 산업으로 넘어오다 보면 자본이 엮이게 되고 연령층을 따지게 되고 자본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성인물에 가까운 내용과 장면은 빠지게 된다. 그래서 미드로 마블시리즈나 디시시리즈는 19금이 많다
리 톰슨에 대해서 재미있는 건 ’빽 투 더 퓨처’의 30주년 행사에 리 톰슨이 나타났는데 ‘빽 투 더 퓨처2’에서 미래로 가서 늙어버린 로레인 맥플라인이 나오는데 어린 리 톰슨이 늙은 리 톰슨으로 변장을 했는데 그 모습이 현재의 리 톰슨의 늙은 모습과 비슷하다
조이 도이치 하면 또 로즈 번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앞의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 로즈 번을 닮았다, 정도로 하고, 좀비랜드 더블탭에서는 변종 좀비가 나타나고 주인공들은 유쾌하게 이들을 물리친다. 좀비영화가 유쾌하다는 건 빌 머레이가 나와서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