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급영화인데 손뼉을 칠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고스트버스터와 메트릭스의 모션과 어벤져스의 포스터와 공각기동대의 상상력을 잘 버무렸는데 그 조합이 아주 괜찮았다. 불편하지 않고 불쾌하지 않다.
보통 비급영화에서 이렇게 잡다하게 짬뽕을 하면 조잡하기 마련인데 킬링타임용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제대로의
비급영화다
먼저 포스터에서 어벤져스의 기운을 뿜뿜시키며 주인공 역시 로다주의 설핏
닮은 얼굴에 타노스 자리에 모니카 벨루치가 있다. 포스터의 모습이 그렇다. 이 영화에서 모니카 벨루치는 악마로 나온다. 레이저 쏘고, 목에 전선
꼽고, 영혼을 빨아 먹으며 나중에는 찰흙으로 이렇게 저렇게 문질러 만든 얼굴 같은 악마로 변한다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는 먼 미래에는 고스트처럼 사랑도 넷을 통해서
하고 점점 마우스와 키보드가 사라지고 사람은 하나의 앱이나 모듈이 되어 넷으로 들어가 넷을 통해서 전 세계 어디라도 가며 관계를 이어갈지도
모른다고 했다. 먼 미래에는 인간의 외모, 형태는 (중요하지만)중요하지 않게 된다
이 영화 네크로트로닉은 악마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들어가서 사람들의
영혼을 먹는다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 중심에 악마인 네크로만사 모니카 벨루치가 있고 그들을 퇴치하려는 데몬헌터가 있고 그 사이에
주인공이 끼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영화의 특징은 답답함이 없다. 그것이 마음에 든다. 아버지가 죽었다고
해서 질질 짜고 시간을 끌지 않는다. 2시간여 안에 필요한 요소들만으로 영화가 이루어졌다.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진지하다. 심각하지는 않다.
그래서 보는 동안 답답함이 없다
저예산으로 이렇게 영화를 만들어 내려면 감독의 상상력, 그 상상력이 영화
전반에 녹록히 녹아 들어 있기에 가능하다. 감독은 이전 웜우드에서 이미 한 번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어쩌면 소포모어 징크스를
이겨냈다
비급영화만이 가지는 그 독특함과 독창성으로 접근할 수 없는 범위에
근접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