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노선이 강한 짐 자무쉬가 뱀파이어를 건드렸고 이제 좀비를 건드렸다. 대중의 흐름에 짐 자무쉬도 호숫가에 앉아서 그럼 나도 좀비 영화를 만들어봐야겠군, 하며 빌 머레이를 필두로 해서 셀레나 고메즈를 대동하여 좀비를 건드렸다. 하지만 잠 자무쉬는 온통 불친절하게 영화를 만들었다. 심지어는 아담 드라이버의 열쇠고리에 스타워즈 제다이를 걸어 놓아서 특유를 유머까지 발산했다. 모르는 이들을 위해서 말하지만 아담 드라이버는 스타워즈에서 헤리슨 포드의 아들로 나왔다

 

짐 자무쉬의 이번 영화를 보고 실망했다, 자본주의 비판만 있으면 이렇게 만들어 낸다, 좀비 영화에 무슨 교훈을 집어넣느냐, 등 욕과 비난 일색이다. 생각해보면 짐 자무쉬의 영화는 그동안 친절하지 않았다. 항상 불친절했다. 따지고 보면 늘 그렇게 해 와서 지금도 그렇게 한 것인데 그만 ‘좀비’와 엮이게 된 것이다. 지구인이면 좀비를 좋아하지 아니할 수 없는 기묘하고 이상한 시점에 와 있다

 

짐 자무쉬의 영화가 그동안 재미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또 그동안 재미없었던 적은 있었을까. 짐 자무쉬의 영화는 재미는 없는데 참 재미있다. 못생겼는데 계속 보고 있으면 예쁜 것이다. 그리하여 별거 아닌 이야기를 별거인 것처럼 만든 ‘지상의 밤’이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다. 조니 뎁을 데리고 난해하지만 깊게 빠져들었던 데드 맨이나 예쁜 에바를 따라 클리블랜드로 떠난 윌리와 에디의 천국보다 낯선,이나 82년의 영원한 휴가도 썩 재미는 없었다. 그렇지만 재미있었다

 

현대인이 좀비에 거는 기대는 상상 이상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그 열풍이 좀 덜 하지만 영미권에서의 좀비는 그야말로 흘러넘치는 술과 같다. 좀비는 의지만 있기에 좀비를 같은 편으로 둔다면 상대방은 초토화가 될 수 있다. 의지만 가지고 원하는 목표를 향해 전진할 뿐이다

 

영화 이야기에서는 좀 벗어났지만 어쩔 수 없이 2달 가까이 오전에 돌로 직구를 날리는 쇼를 보게 되었다. 거기에 나오는 패널과 진행자가 좀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2달 가까이 지치지 않고 조국과 그의 가족을 깎아내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어서 어떤 날은 참 애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조국과 조국의 가족을 공격하면서 하나같이 하는 말이 그들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한다

 

[영화와 관계 없는 긴 얘기라 중략]

 

이 사람들이 현대 시대의, 현재 사회의 좀비라는 생각이 든다. 의지밖에 없다. 눈과 귀를 닫아서 다른 말은 아예 들어오지도 않는다. 돌로 던지는 이런 막돼먹은 쇼는 폐지되어야 한다. 좀비들끼리 앉아서 앞으로 가자, 와 하며 우르르 가는 꼴이 안타깝고 우습고 애쓴다

 

다시 데드 돈 다이, 좀비 영화로 와서 이 영화에는 내가 좋아하는 부세미 아저씨가 나온다. 부세미 아저씨가 나오면 그저 좋다. 몰입되어 버리는 함몰된 눈코입과 그 특유의 건들거림과 놀란듯한 동공은 늘 영화를 보는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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