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나’에서 5분 이상 이어지는 근거리 총질 액션만으로도 이 영화는 꽤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안나의 무차별 총질 액션을 보고 있으면 아토믹 블론드의 샤를리즈 테론과 존윅의 키아누 리브스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그들을 모델로 삼은 것 같다

 

아토믹 블론드의 현실적인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과 존윅의 비현실적인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을 잘 섞어 놓은 액션을 안나는 펼치고 있다. 요컨대 아토믹 블론드의 계단 신에서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은 20세기의 영화 역사에 올려도 좋을 만큼 장면이 좋다. 테이크를 끊지 않고 5분 이상 지속되는데 샤를리즈 테론은 남자들을 상대로 그 무시무시한 액션을 하고 만다

 

그러니까 훈련을 받은 최고 여성 요원이 훈련을 받은 (최고는 아니지만) 남자 요원들을 상대로 제압해가면서 점점 지치는 모습이 나타난다. 마냥 영화적 허용으로 그 장면을 장식하지 않았다. 샤를리즈 테론은 죽음을 앞에 두고 멋진 액션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요원들이 죽음에 직면했을 때 주위 물품을 이용하여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에 비해 존윅의 근거리 총질 액션은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리하여 비현실적이지만 존윅은 아주 스타일리시하고 좋은 액션영화로 남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 키아누 리브스는 근거리 액션 전투 신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었다

 

두 영화의 과격한 액션과 디테일한 디자인을 안나가 해내고 있다. 깡마르고 늘씬하고 훈련받은 여성 요원인 안나가 덩치 좋고 체격 좋은, 훈련 받은 남성 십수명을 제압하는 액션은 현실에서 벗어났지만 멋진 액션장면을 만들어 냈다. (영화 마녀의 5분 처럼 이 영화도 이 장면이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된다) 액션이 과한 장면이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마르고 마른 안나의 뒷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체력적으로 힘이 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역의 역할이 컸으리라 본다

 

 

안나는 오랜만에 여자가 독단적으로 주인공인 액션 영화다. 그것도 알려지지 않은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어찌 보면 요즘의 시기에 시의적절하지 않지만 실험에 가까운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설정은 니키타, 내용은 제니퍼 로렌스의 레드 스패로를 닮았다. 러시아 첩보요원인 안나가 미국과 러시아에 끼여 자유와 보호를 위해 총을 든다. 메멘토 식의 시간 되돌리기 어레인지가 영화를 더 긴장되게 끌고 간다. 안나 역의 사샤 루스는 안나가 데뷔작이다. 실제 모델인 덕분에 영화 속 장면이 모델이 무대를 장식하는 느낌을 준다. 뤽 베송의 야심작이라고는 하나 이름만큼 영화는 따라오지 못하지만 뭐 어때. 독단적인 여주 액션 영화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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