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이는 정말 현실에 없는 사람이다. 민준이는 마치 강아지처럼 한 번 주인에게 준 사랑은 죽기 전까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이소민을 향한 마음이 시간과 관계와 미움과 물과 불에 상관없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인간세계 속에 파고든 인간을 닮은 슈퍼맨인 것이다

 

현실적임을 와장창 파괴하는 민준이의 활약을 보면, 이소민이 식당에서 트림을 하면 큰 소리를 내서 무마시키고 손님들에게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고, 이소민이 살찌는 걸 걱정해 혼자서 2인분을 이소민 앞에서 1인분처럼 먹고, 이소민이 하루 종일 먹지도 않고 걸어 다녀도 군말 없이 따라다닌다

 

무엇보다 이소민이 정신적으로 힘든 것, 그러니까 외부로부터의 의식의 공격에 대한 자기방어가 안 될 때 민준이가 리추얼의 방호막이 되어준다. 민준이와 이소민은 고등학교 때 일진과 짱으로 만나 지켜주기로 한 이후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비현실적인 판타지 초현실 세계에서나 볼 법한 캐릭터다

 

민준이를 처음 봤을 때 못생기지는 않았네, 정도였지 잘 생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묘하게도 회차가 지날수록 잘 생겨 보이는 걸 넘어 잘 생긴 거였다

 

민준이만 그런 게 아니다. 뭐야? 했던 홍대도, 효봉이도 잘 생겨 보이는 거다. 야 감독도 12회를 기점으로 너무 존잘인 것이다. 뭔가 남주혁이나 이종석이나 이민호 같은 조각 같은 얼굴에서 트렌드가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예전 식당이나 술집에서 금연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흡연자들은 들고일어났다. 그래서 평수에 따라서 술집에서 흡연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실내에서의 흡연이 완전하게 사라졌다.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바뀌어간다. 우리는 그 흐름 속에 있는 것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자리에 우리가 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좀 웃기네

 

민준이는 극한의 개싸가지 이소민에게 너는 싸가지가 없다, 너는 깬다,라고 대놓고 말할 줄 안다. 그러면서 이소민을 이소민보다 세심하게 보살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사랑이라는 알 수 없는 감정으로 하나가 될 때 민준이는 이런 대사를 한다

 

우리 떨어져서 일하고

바빠지더라도

서로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개뿔 그러지 말자.

매일 보는 거야

얼굴 마주 보고 싸우고

멱살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매일 보며 사랑하자

 

민준이는 정말 유치하고 진부한 캐릭터인데 유치하고 진부한 게, 그게 무섭다. 왕좌의 게임 이후 뇌의 7구간을 채워줄 영상 콘텐츠가 없었는데 그걸 ‘멜로가 체질’이 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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