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 선정적, 유머, 엉뚱, 잔혹으로 이루어진 18편의 단편 3D 에니메이션 영화 ‘러브, 데스 + 로봇’은 데이빗 핀처와 그의 특수효과 회사인 블러 스튜디오에서 열일하며 데드풀로 이름을 알린 팀 밀러가 제작해서 만든 SF 상상을 뒤엎는 옴니버스 영화다

 

러브 크래프트의 잔인함과 무서움의 극한 상상을 끌어올리는 영화도 있고 정말 야하고 야한 단편도 있지만 내 눈에 확 들어온 단편 영화 두 편을 소개하자만 하나는 유산균이 인간을 지배하는 이야기와 구미호로 시작해서 A.I 인공지능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 두 편이다

 

인간이 발견해낸 유산균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각을 하면서 인간을 지배한다. 단편을 보다 보면 그 상상력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인간은 늘 지배하기를 바라고 지배당하기를 바라는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회사에서 지배하기를 좋아하고 또 지배당하는 것을 배척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도 있다

 

비슷하지만 않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8년 전인가 한 번 쓴 적이 있었다. 돼지와 닭이 구제역이니 조류독감에 걸려 살처분을 당할 때 그중 닭 한 마리가 탈출을 하여 시골에서 폐건전지를 잔뜩 버려 놓은 곳에 떨어졌다가 거기서 폐건전지에 중독이 되어 알 수 없는 힘을 지닌 닭이 된다

 

닭의 이름을 꼬순이라 지었는데 꼬순이는 폐건전지에서 나오는 이상한 자기장 같은 거 때문에 자각을 하게 되고 인간들을 지배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혼자서 큭큭 거리면서 썼지만 정말 이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그때 새에 대해서 한창 조사를 할 때였는데 새는 위장이 구불구불하지 않고 일자로 되어 있고 날아다니면서 똥오줌을 싸고 그리고 항문과 오줌과 알이 나오는 구멍이 하나로 진화가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닭이나 병아리에 대한 것도 깊이 있게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넷플릭스가 유치하다고 하지만 넷플릭스의 영화 중에는 이런 상상력을 끌어올려 결과물로 만들어낸 것들이 많다. 유치한 나 같은 인간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가득하다. 크리스마스 같다. 또 하나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구미호의 이야기인데 구미호로 돌아갈 수 없는 옌은 결국 남자를 홀리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기계에게만 흥분을 느끼는 영국 귀족에게 약을 탄 술에 정신을 잃은 틈에 몸이 잘려 기계화 되고 만다

 

어릴 때 자신을 살려준 친구 이름이? 이름이... 아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단 딩이라고 하자. 딩에게 그 사실을 말하자. 기계를 잘 다루던 딩은 기계의 몸으로 바뀐 옌을 기계의 구미호로 바뀌게, 그러니까 변신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영국 뒷골목에서 여자를 강간하려는 영국 귀족 놈들을 확 해버리는 내용이다

 

구미호가 기계가 되고 여자를 강간하는 인간을 죽이는 기계 구미호가 된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상상을 했을까. 아마 그 녀석들도 집에 피규어가 잔뜩 있겠지. 그 외에도 영화보다 더 영화 같고 잔인하고 섹시한 단편들이 많은 영화다

 

잔인하지 않고 섹시하거나 섹시하지 않으면서 잔인한 한 영화는 잔인하면서 섹시한 영화를 따라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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