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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못한 자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5
도러시 매카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휴머니스트에서 세계문학 시즌 1. 여성과 공포편으로 다섯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이 중 '초대받지 못한 자'는 자신의 집에서 초자연적 현상 즉 유령을 목격하고 이에 맞서 진실을 파헤쳐가는 여성 작가 도러시 매카들이 1941년 발표한 소설이다. 유령의 집, 교령회, 스펠링 그라스를 이용한 유령과 대화 등이 독자로 하여금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오싹함까지 느끼게 하고 있지만 패멀라의 멋진 활약으로 유령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아냄으로써 유령을 사라지게 한다.
대도시 런던을 벗어나 전원 생활을 하기 위해 집을 구하던 주인공 로더릭과 패멀
라. 싼 가격에 마음에 드는 집 '클리프 엔드'가 나타나자 계약을 한다. 15년 간 비어 있던 집을 손을 보고 이사하는데 이곳에서 초자연적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냉기, 울음, 연기 등을 통해 유령의 존재를 확신하는 두 사람. 이런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두 사람은 공포에 질리지 않는다. 유령이 폭력성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15년 전 이 집의 아가방과 관련있는 전 집주인 스텔라를 초대하여 유령의 실체에 다가가고자 한다. 왜 유령이 이 집에 있는 것일까, 유령의 실체? 스텔라와의 관계는? 두 사람은 가엾은 스텔라를 위해 클리프 엔드의 비밀을 풀려고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남자 주인공인 아닌 그의 동생 패멀라였다. 조연의 역할이라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주연이라 말하고 싶다. 아니 주연이다. 로더릭이 망설일 때 조언을 서슴치 않고 하며, 집을 포기해야할 상황에 이르기 전에 유령의 실체에 대해 추리를 하며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합리적인 사고를 지녔으며 자신의 의견을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논리력도 갖고 있는 패멀라.. 초자연적 현상과 관련하여 꼼꼼한 기록을 통해 추리를 해 나가는 모습 등은 여성의 지위를 사회적으로 한층 높여주었으며, 자신의 목소리를 표줄하고,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모습은 작가 도러시 매카들의 반영된 모습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은 로더릭과 패멀라가 유령의 존재에 뒤로 물러나지 않고 끝까지 추리하고 실체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한숨 소리와 울음 소리, 냉기, 빛, 연기.... 한밤중 일어나는 이런 초자연적 현상을 직접 목격했을 때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그러나 두 사람은 위험에 처한 스텔라를 위해 현명하게 이성적으로 유령의 실체에 다가가려 노력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놀라운 사실. 이 소설에서 반전의 키는 패멀라의 추리에서 나왔다. 반전을 통해 밝혀지는 유령의 실체를 알았을 때 우리는 한 여인의 삶을 동정하게 될 것이다. 죽어서도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자식을 지키고 싶었던 여인과 자신을 사람들로부터 철저하게 희생적이고 마음씨 착한 완벽한 성녀의 이미지로 남기를 바라는 여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초대받지 못한 자'를 읽기를 추천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 소설은 이미 1944년 'The Uninvited' 제목의 공포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만큼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다는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