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4년 12월

갈증이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때문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다른 책을 읽었을 때의 후련함보다는 '이게 뭐지?'하는 것이 강하게 느껴진다. 소재는 수많은 일본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이겠지만 스토리 전개는 꽤나 독특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비정상인 모습들을 보인다. 소설은 처참한 살인 사건에서 시작된다. 여느 추리 소설에서 만나게 되는 살인 사건. 주인공 후지시마가  전직 형사였기에 그 살인 사건을 풀어가나 싶었다. 하지만 곧바로 이혼한 전처와 같이 지내는 딸 가나코의 실종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사라진 가나코의 방에서 발견된 각성제와 주사기. 딸 가나코의 실체는 책 전반에는 전혀 나타나지않는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나 역시도 가나코의 실종이 타의에 의한 납치인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또한 여린 소녀인 가나코가 무엇때문에 약을 갖고 있었는지도...나처럼 아버지 후지시마도 전혀 파악을 하지 못한채 딸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타나는 사실들.....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전개된다. 현재의 이야기는 후지시마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3년 전 이야기는  세오카의 시점에 의해 전개되어나간다. 딸의 방에서 발견된 신경과 병원 이름, 사진 속에서 찾아낸 소년 소녀의 이름들. 특히 딸과 가까웠다는 오가타. 그는 자살을 했다. 오가타의 죽음과 가나코의 타락은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딸이 혹시나 나쁜 길로 빠진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에 경찰에 알리지 않고 혼자 시작된 사건 추척.

드디어 밝혀지는 진실은 가나코의 복수였다. 하지만 그 복수가 낳은 과정과 결과는 너무도 참혹했다. 사회악도 서슴치않고 행했던 가나코의 실체에 후지지마는 믿지않으려한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때까지 아버지 후지시마는 딸을 찾기위해 애쓰는 부정(父情)의 소유자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을 여지없이 바꿔놓는 일이 들어나게된다. 딸의 순결을 짓밟은 아버지였다는 것을...

이 책을 손에서 놓아도 책의 제목처럼 갈증이 밀려온다. 폭풍우치기 전의 회색빛의 하늘 같다고 할까. 과연 가나코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까. 온갖 사회악의 모습이 난무하는 사회. 그리고 그 시작이 복수심에서였고, 그 복수심은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될 금기를 어긴데 대한 배신감이었기에 두려움도, 연민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열두 살, 우정이 더 필요해

열두 살, 우정이 더 필요해 ㅣ 라임 향기 도서관 10
이성 지음, 김윤경 그림 / 가람어린이 / 2015년 1월

올해 6학년에 올라가는 여자 조카가 생각나서 이 책을 읽었다. 열 두살의 나이를 어린 나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새삼 알게되었다. 조카만 보더라도 5학년인 작년에 부쩍 남자 연예인에 관심도 많고, 반 친구들과 관계에 있어 고민이 많고, 비밀도 많고, 생리도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 사춘기 열두 살 조카를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은 어른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오랫동안 같이 지냈던 친구가 먼저 어른이 되어가는 초경을 시작했다는 소리에 샘이 났고, 집에서는 언니들만 비밀 이야기를 몰래 속삭이고, 또한 철부지 어린애 취급만 하는 것같아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고 말을 식구들에게 하게 된다. 이 거짓말로 인해 사소한 오해가 생기고 짝꿍 세미와 수연이는 서로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 마음은 다름아닌 질투라는 것이다. 가장 친한 친구로 이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친구인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좋아하는 남자가 생긴데 대해 질투와 생겼고, 그 친구앞에서 보란듯이 다른 친구와 더 다정하게 군다. 그러면서 점점 더 오해가 깊어가고.... 주인공 세미와 수연이가 보이는 감정은 어른들의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어린이 세계와 어른의 세계는 전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나의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나에게도 성장통이 있었는데 그것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친구와 사소한 오해로 몇 날 며칠을 고민했던 일. 좋아했던 학교 선배 오빠를 보고 가슴이 설레였고, 나보다 더 친하게 지내는 친구에 시샘했던 일.....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일이지만 그 때는 큰 고민이었을 것이다. 어른이 되기 전에 이런 성장통은 누구나 거쳐야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성장통을 이긴 후에는 전보다 몸도 마음도 더 성숙해져갈 것이다. 주인공 세미와 수연이도 이런 성장통을 슬기롭게 이겨냈으니 분명 한층 더 성숙해졌을 것이다. 우리 조카에게도 꼭 읽게하고 싶은 책이다.

치매 희망 있습니다.

치매, 희망 있습니다 - 줄기세포 연구자의 치매 탐구 보고서
라정찬 지음 / 끌리는책 / 2014년 12월

작년 텔레비전을 통해 대한민국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내었던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에서 무릎관절염을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치료하고 난 후 건강해진 모습으로 뛰어다니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줄기세포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치매에도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하니 줄기세포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줄기세포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에 더욱 신비로울따름이다.

우리는 현재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병들어 100세를 살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100세 시대에 우리들이 원하는 삶은 건강한 삶이다.현재 65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이 앓는다는 치매. 치매는 환자뿐아니라 치매환자 가족 모두에게 두려움 그 자체이다. 치매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었던 적이 있었고, 또 우리 주위에서도 치매 환자를 둔 가정이 있기에 더욱더 그 두려움이 크다.

이 책의 전반부는 평소의 마음가짐, 꾸준한 운동, 뇌 건강을 위한 음식 등 치매 대비책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 있다. 후반부에는 재활, 재생의 핵심인 자가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줄기세포에 대해 전혀 상식이 없는 나로서는 줄기세포로 치매를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이 꿈같이 느껴진다. 실제로 쥐를 대상으로 하여 줄기세포를 투여하여 기억력과 인지능이 개선된 실험이 있었다고 하니 꿈같은 일이 현실로 다가올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현재 치매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을 통해 그 성과가 입증되기만을 바랄 것이다. 나 역시 저자의 말대로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새로운 뇌 세포를 만들어 치매를 정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치매 환자 가족들에 분명 이 책은 허황된 것 이야기가 아닌 희망의 이야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별까지 7일

이별까지 7일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가족의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따뜻한 소설이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사셨다. 결코 무엇을 바라고 희생하며 살지는 않았겠지만 그 자식 세대는 어머니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부모님 세대를 짐으로 여기는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가족이라는 개념에 내 자식들은 포함시켜도 부모님은 가족에서 제외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이런 풍조는 더해갈 것이다. 예전의 한 지붕아래 대가족이 왁자지껄하게 웃으며 보냈던 모습은 아련한 추억이 된 것 같다.  

이 소설 속의 가족은 이름만 가족일뿐 너무도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엄마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가까운 사람의 이름도 모르고..... 너무나 급작스럽게 엄마의 병이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라는 말을 의사에게 듣게된다. 하루아침에 엄마에게 남은 날이 얼마없음을 통보받은 가족의 심정을 헤아려보았다. 하늘이 무너져버리는 심정일 것이다. 결혼 후 자신의 생활 기반을 꾸려가기에 바빠 얼굴도 내비치지 않았던 큰 아들 고스케와 부모에게 용돈을 요구하는 둘째 아들 슌페이. 무리해서 얻는 주택때문에 대출금을 갚기 위해 사채까지 쓴 엄마 레이코는 결코 행복해보이지 않은 삶을 사는듯이 보였다.

그러나 엄마의 암 선고에 끝까지 이기적일 것 같았던 두 아들의 모습은 전과는 전혀 다른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모님 빚이 얼마나 많이있는지도 몰랐던 아들. 도망가지않고 불평하지않고 큰아들이니까 자신이 해결해야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아마 내가 고스케였다해도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맏이'라는 자리가 그런가보다. 둘째 슌페이는 살릴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도 어떡해서든지 엄마를 살리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아가 의사를 만난다. 그의 절실함이 통했을까? 엄마는 수술을 받게되고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엄마 레이코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면서 아무에게 보여주지않은 일기에 '너무도 행복한 인생이었어요'라고 써 놓았다. 빚에 허덕이며 살고 있고,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가족을 보면서 나는 분명 그녀의 삶이 불쌍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레이코는 자신의 삶이 너무도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가족의 진정한 행복은 바로 이런 것이다. 내 옆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것이다. 역경을 멋지게 견뎌내고 진정한 행복을 일구어낸 레이코 가족을 보면서 내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다시한 번 생각해본다.  

저칼로리 해독밥상

저칼로리 해독 밥상 - 34kg 감량한 이경영 박사의
이경영 지음 / 조선앤북 / 2015년 1월

나같이 비만인 사람에게는 무려 34kg감량이라는 것은 정말 꿈같은 이야기이다. 저칼로리 해독밥상으로 34kg를 뺄 수 있다면 나에게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저칼로리 식단만으로 정말 2주만에 살이 빠질까?하는 의문점으로 시작된 책읽기. 첫장을 넘기는 순간 그에 대한 해답이 있었다. 2주라는 시간이 다이어트에 중요한 터닝 포인트라는 점이다. 지금의 에너지 상태를 버리고 새로운 에너지 상태로 전환하는 기간이 바로 2주라는 것이다. 새해가 돌아올 때마다 '다이어트' 목표를 삼은 지도 정말 오래되었다. 중년인 나로서는 아름다워지기위한 것이 아닌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절실히 필요하다. 올해는 헬스같은 과격한 운동보다는 걷기에 중점으로 두면서, 식사 조절을 병행하면서 서서히 다이어트에 성공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장점은 해독 다이어트의 필요성과 설명뿐 아니라 2주의 식단 레시피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 부분에서는 Q&A를 통해 해독 다이어트의 필요성과 방법, 특히 2주의 기간을 4단계로 나누어 자세히 해독 다이어트 식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때문에 자연스럽게 해독밥상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게한다.

책에는 2주의 식단이 재료와 간단한 레시피로 작성되어있다. 특히 일반 요리책처럼 사진과 함께 조리 방법이 설명되어있어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조리를 끝낸 한 끼의 식단을 식판에 담아 놓았기때문에 먹을 음식의 분량을 가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식사량 조절과 식습관 교정을 위해 식판과 도시락을 추천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14일 식단이 식판에 예쁘게 담겨있다. 재료에 나와 있는 g양을 보고 얼마만큼의 음식이 만들어지는지 잘 모를텐데 사진 속의 식판에 담겨진 양을 보고 거기에 맞게 먹으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1단계 강력 청소기, 2단계 집중 감량기, 3단계 지속 감량기, 4단계 감량 유지기의 2주 프로그램을 잘 하느냐가 다이어트의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먹지않고는 살아갈 수 없지만 이왕 먹는 거 살도 빼면서 내 몸의 독소도 제거되는 저칼로리 해독밥상으로 식단을 바꾸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다 걷기까지 곁들여지면 올해는 건강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지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