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까지 7일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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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따뜻한 소설이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사셨다. 결코 무엇을 바라고 희생하며 살지는 않았겠지만 그 자식 세대는 어머니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부모님 세대를 짐으로 여기는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가족이라는 개념에 내 자식들은 포함시켜도 부모님은 가족에서 제외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이런 풍조는 더해갈 것이다. 예전의 한 지붕아래 대가족이 왁자지껄하게 웃으며 보냈던 모습은 아련한 추억이 된 것 같다.  


이 소설 속의 가족은 이름만 가족일뿐 너무도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엄마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가까운 사람의 이름도 모르고..... 너무나 급작스럽게 엄마의 병이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라는 말을 의사에게 듣게된다. 하루아침에 엄마에게 남은 날이 얼마없음을 통보받은 가족의 심정을 헤아려보았다. 하늘이 무너져버리는 심정일 것이다. 결혼 후 자신의 생활 기반을 꾸려가기에 바빠 얼굴도 내비치지 않았던 큰 아들 고스케와 부모에게 용돈을 요구하는 둘째 아들 슌페이. 무리해서 얻는 주택때문에 대출금을 갚기 위해 사채까지 쓴 엄마 레이코는 결코 행복해보이지 않은 삶을 사는듯이 보였다.


그러나 엄마의 암 선고에 끝까지 이기적일 것 같았던 두 아들의 모습은 전과는 전혀 다른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모님 빚이 얼마나 많이있는지도 몰랐던 아들. 도망가지않고 불평하지않고 큰아들이니까 자신이 해결해야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아마 내가 고스케였다해도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맏이'라는 자리가 그런가보다. 둘째 슌페이는 살릴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도 어떡해서든지 엄마를 살리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아가 의사를 만난다. 그의 절실함이 통했을까? 엄마는 수술을 받게되고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엄마 레이코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면서 아무에게 보여주지않은 일기에 '너무도 행복한 인생이었어요'라고 써 놓았다. 빚에 허덕이며 살고 있고,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가족을 보면서 나는 분명 그녀의 삶이 불쌍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레이코는 자신의 삶이 너무도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가족의 진정한 행복은 바로 이런 것이다. 내 옆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것이다. 역경을 멋지게 견뎌내고 진정한 행복을 일구어낸 레이코 가족을 보면서 내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다시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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