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재구성 - 어느 실천가의 반성과 전망
민경우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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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의 재구성 - 민경우

mb정권은 집권한지 1년도 안되어, 그들이 행한 굴욕적인 쇠고기 협상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항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국민들과 소통하라는 비판을 호되게 받았다. 물론 지금도 mb정부는 소통하고 거리가 먼 정부다. ‘소통’은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과 설왕설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적극적 설득과 타협의 과정이다. 소통, 과연 그들만이 문제인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소통의 문제는 더 절실하다. 세상을 바꾸는 명분과 헌신적 삶이 그 것을 모두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어느 실천가의 반성과 전망에서 나는 첫 번째로 운동진영의 소통의 문제를 읽었다.


무엇이 진보인지 시대와 세상을 보는 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진보는 한마디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변화와 발전이다. 저자 민경우는 그 동안 주류운동진영에서 바라본 정세인식의 오류, 그리고 핵심적인 한국사회성격규정에 따른 실천적 오류로 인해 우리는 지난 10년의 열린, 확대된 정치사회지형에서 운동진영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천착하지 못한, 제대로 꿰뚫지 못한 경제<?>의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연구하지 못하는 게으름과 대안부재에 대한 운동진영의 겸허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386으로 전 국민의 민주주의 항쟁에서 싸우고, 그리고 자신의 젊음을 바쳐 헌신한 통일운동에 대한 자기반성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처절한 자기반성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한 이 책을 나는 경제심화학습과 그에 따른 제대로 된 한국사회성격규정이라 읽지 않았다. 본질적인 것은 ‘낡은 것과의 투쟁’에 우리가 자신부터 그 기준에 나침반처럼 긴장감 있게 서 있는냐 는 것이다. 그 낡은 것과의 투쟁에서 난 저자 민경우가 한 모든 이야기가 재고할 가치가 많은 부분 존재한다고 본다.


작년 우리는 대중지성에 의한 ‘희망’을 경험하였다. 그 경험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우리의 경험적 운동이 성과든 실패든 다시 선험적 판단으로 작용하여 자신부터의 새로운 변화의 패러다임과, 방식을 수용하지 않는 것의 경계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많은 내용들의 처절한 자기반성적내용과 젊음 바쳐 일해 왔던 자신의 운동에 관한 상당한 실패를 말하는 용기와 식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변화하지 못하는 주류운동진영의 모습중 도덕성과 헌신, 그리고 대중노선에 대한 창조적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이 조금은 아쉽다. 세상의 모든 혁명과 개혁은 대중노선, 대중노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도덕성과 헌신을 기본으로 하지 않았나


두 전직대통령이 서거했다. 우리가 열려진 공간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난 10년간이었다. 우리는 다시 진보를 논하게 되었다.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 그리고 말하려고 하는 진보, 그것이 한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듯이 우리의 진보에 대한 논쟁은 다시 출발점에 섰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우리는 다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나의 경험이 만들어 선험적 판단기준으로 변해버린 자신에 대한 ‘의심’의 시작을 할 수 있어야한다.

여전히 우리 맘속에 ‘성역’과 ‘금기’로 경계 지워진 부분에 대한 처절한 자기성찰적 칼질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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