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혼자 사는 여성들이 겪는 두려움과 심리적 혼란에 주목하다

 

세상에는 남자처럼 성공하는 법, 재테크 비법, 스타일 관리법 등 여성들이 화려하게 성공하는 비법들이 넘친다. 그러나 성공했다고 불리는 많은 여성들조차, 복잡한 심리적 혼란을 겪고 있다. 이제 그들의 내적 필요에 주목해야 할 때다.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가기 원하는 현대 여성들이 맞닥뜨린 고민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여자도 남자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며 독립적이고 자유롭고 당당하게 자신을 내세우는 여성이 되라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여성을 두고 여자답지 못하다고 비난한다. 혼자 사는 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욱 심한데 아무리 학업과 직장 생활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여성이라도 예외가 되지 못한다. 오래도록 애인이 없거나 결혼적령기가 지나도록 결혼을 하지 못하면 주위의 안타까움과 의구심이 뒤섞인 시선과 노골적인 질문들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잃는다. 그러다 보면 실제로는 싱글 생활에 큰 불만이 없는 여성도 자신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자신이 뭔가 결격 사유라도 있는 게 아닌지 자문하는 경우가 많다.

 

영문학 교수에서 심리치료사가 된 저자 플로렌스 포크는 20년간 현장에서 여성들을 상담하면서 커플, 싱글을 막론하고 많은 여성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단지 남자 친구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인생을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남자 친구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정신적으로 의존적인 삶을 살아가고, 남편의 폭력이나 집착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혼자 남게 될까 봐 계속 문제를 끌어안고 지내고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인 것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에게, ‘고독’이 ‘고립’의 유사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필요와 욕망, 본연의 자아와 만나고 창조력과 삶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는 시간임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은 여성 독자들은 ‘혼자인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혼자 있는 시간을 자신을 성장시키는 환한 시간으로 바꾸어가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_‘우울한 혼자’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고독’으로 
 

그렇다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만끽할 것인가?



이 책에는 저자의 경험을 비롯하여 여러 여성들의 내밀하고도 진실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안나는 오랜 외로움에서 비롯된 우울증으로 심리치료사를 찾았다가 한 가지 과제를 받는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서 동행이 있는 사람과 혼자인 사람의 숫자를 세어보라는 것이었다.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혼자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 순간 저주가 풀렸어요.”
안나가 미술관에서 발견한 것은 외로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우울한 말들을 계속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렇다면 우울한 감정에 집착하는 태도를 버리고, ‘혼자 있는 것’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우울한 시간’이 아니라, ‘고요한 자유가 흘러넘치는 시간’이자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성장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관점과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힘도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안나의 사례는 보여준다. 그러한 깨달음으로부터 그녀는 외로움을 자기 자신을 위한 긍정적인 시간으로 바꾸어갔고 혼자 있는 시간을 만끽하는 법을 배웠다.
 
저자는 이밖에도 실연이나 이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은 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다가, 혼자 있는 법을 배운 뒤에야 자신의 사랑과 삶을 되찾은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현장에서 심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저자가 깨닫게 된 것은 싱글, 커플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은 혼자서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때, 남자 친구와의 관계에 의존하지 않고 홀로 설 수 있을 때 진정한 관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혼자 있는 것이 여성의 삶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그리고 여자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긍정적인 옵션과 가능성을 조근조근 들려주면서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자아와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내게 한다.
 
 
책 속으로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 보니 나는 고독이 선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모든 여성이 나와 같이 삶이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혼자라는 것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먼저 혼자라는 것이 외로움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고립이나 소외나 실패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혼자 있는 것이 이런 것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혼자 사는 여자로서 나의 첫 번째 과제였고, 여성 내담자들과 상담을 할 때 내가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혼자임이 무엇인지 이해함으로써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어떤 의미로든 혼자인 여성들이라고 확신한다. (본문 60-61쪽) 
 
이렇게 우리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으로부터 소외된 채로 자라난다. (...) 자신과 분리되다 보면, 자신을 고의적으로 파괴하려는 시도에 대해 거부할 힘이 없기 때문에 여자는 외로움과 결핍감을 느끼게 된다. 나를 찾아온 어떤 여성은 “내가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남자가 나를 예쁘다고 할 때 말고는 자신이 없어요. 키도 크고 금발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난 잘못 태어났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고백을 듣는 것이 내겐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중 하나였다. (본문 87-88쪽)

삐삐는 다듬어지지 않은 에너지를, 다루기 어렵고, 말을 안 듣고, 조숙하고, 모험을 즐기고, 인습에 반항하고, 터무니없고, 시적이고, 사물을 날카롭게 꿰뚫어보는 어린 소녀의 거친 면을 다 갖추고 있다.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 역시 자유롭고 생명력 넘치는 어린 소녀의 상상력을 잘 보여준다.(...) 삐삐는 세상에 나가 홀로 선다는 것, 즉 ‘자기’를 잊지 않고 그것을 선언하고 살아남는 것에 대한 하나의 은유다. (본문 105쪽)

지금까지 혼자 있지 않기 위해 줄기차게 도망 다녔지만, 이제 혼자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시점이 왔다고. 내 생애 처음으로 나는 살아 있는 한 혼자인 때가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 사는 법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나를 지배했던 구원의 환상을 버려야 했다. 그러자 점차 두려움이 걷히면서 혼자인 것이 더 이상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나는 혼자 사는 삶에 숨겨진 다양한 가능성들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수치와 외로움의 공간이 아니라 치유의 공간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내 안의 많은 것이 다시 깨어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본문 25쪽)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는 서로의 고독을 지켜주는 사랑, 나란히 옆에 서서 가는 사랑, 그러면서 서로의 자유를 빼앗지 않는 사랑에 대한 시를 썼다. 이런 사랑은 결핍이 없는 사랑이다. 사실 엘렌과 로버트의 관계가 회복된 것은 혼자 있겠다는 결심,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감정을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 바꾸어가고, 고독의 힘에 복종하기로 한 결심 덕분이었다. 그때서야 상대방의 모습을 투사를 거치지 않고 진정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원했던 진정한 파트너십을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리하여 그다음 해 발렌타인데이에 재결합했다. (본문 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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