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아이들 #남유하 #도서출판낮은산 #도서선물 #남유하작가님감사합니다작가님이 보내주신 마지막 책이다. 어제는 백일장에 다녀와서 진이 빠졌는데도 책을 집어들었다. 오늘은 어제의 충전으로 이렇게 평범한 아이들을 집어 들었다. 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속으로 들어가 본다.발랄한 성격, 적극적인 행동력, 높은 친화력..평범해 보이는 교실의 아이들은 인간과 똑 닮은 안드로이드로 '평범한 아이들' 특성을 갖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하지만 가을이는 '특별한 아이'다. 말을 나눠 본 적은 없지만 노이도 특별한 아이라는 그런 느낌이다. 굳이 말하자면 인간만이 가진 육감이다. 학교에 오게 된 건 사회성 테스트 때문이다.열네 살이 되도록 학교라는 곳에 가 본 적이 없다. 석 달에 한 번씩 사회성을 점검받아야 하는데 지난 분기에 통과하지 못했다. 사실 국가교육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가을이는 짧은 문장으로 기각된 회신을 받고 안드로이드가 버글대는 교실에 간다. 정확히 인공지능이 싫은 이유는 인공지능은 위선자고, 엄마 아빠 사이도 멀어지게 했다. 쉬는 시간 지우가 다가오지만 말을 잘라 버린다. 친해지는 의무가 있나보다. 엄마가 데리러 온다. 노이도 부모님이 데리러 올까? 그러고 보니 노이가 집에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21세기 말, 엄마 세대는 에키노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어린이에게 치명적이라 열에 아홉 명이 죽었다. 공기 중으로 감염되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의 위력은 막강했다.전세계 어린이의 70%가 죽고 백신이 개발되었다. 살아남은 엄마는 스물다섯 살이 될 때까지 백신을 맞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불신을 안겨 주었다.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바이러스가 사라졌지만, 두려움은 남고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폐쇄된 공간에서 자란 세대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다시말해 사회성이 없다.아이들은 인간성을 회복할까? 요즘도 학교에서는 인성을 중요시 한다. 요즘 MZ세대가 안드로이드처럼 평범한 아이들이다보니..책표지의 심장이 콘센트에 연결된 아이야말로 평범한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평범한 아이들인 세상인 소설이다. 체력이 방전될 때마다 이렇게 충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역시나 인간은 인간답게 충전하는 게 맞다. 어제의 치킨처럼.코로나19가 떠오르면서 우리도 겪은 일이다. 아이들은 많은 제약을 받으며 교우관계나 학업에 매진하기 힘들었다. 더불어 정서적인 면에서도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졸업 여행도 졸업식도 없는..가을이는 노이와의 만남에서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하고 대화의 즐거움과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느꼈다. 그걸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친구에 대한 기준은 뭘까? 안드로이드는 친구가 될 수 없을까?가을이가 느끼는 평범함과 특별함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가을이의 심리적 변화가 너무 인간적이라 좋다. 이 소설에서는 평범한 안드로이드를 대하는 특별한 인간을 보여줌으로써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야말로 인간은 빛나는 존재라는 걸 확인시켜 준다. 말 안듣고 사회성 부족한 인간보다는 인공지능 안드로이드가 바람직하긴 하지만. 장점 많은 안드로이드에게는 개성도 없지만 특별한 아이가 사랑에 빠지는데 중요한 건 없다. 중간중간 단순한 그림이 매력있다.남유하 작가님의 소설은 두 가지 맛이 있는데 청소년 소설은 순한 맛 중에서도 맑고 순수한 맛이고, 장르 소설은 매운 맛 중에서도 강렬하고 치명적인 맛이다. 둘 다 너무 좋다. 순해서 좋고 매워서 좋고..
#봄의목소리 #남유하 #창비 #도서선물엄마가 만든 사과파이를 들고 고모를 찾아가는 길. 양재천 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린다. 스피커도 이이폰도 아닌 공기 중에 '봄'의 목소리가 들린다.봄과 같은 목소리로 잔잔한 선율, 괴상한 가사로 노래를 부른다. 이 목소리는 나만의 것이어야 한다. 내가 만든 똑같은 목소리로 지난해 봄, VOM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모는 VOM 프로그램 창시자다. 내가 꼬박 반나절을 걸려 만든 봄이라 부른 게 벌써 일 년 반 전이다. 그리고 봄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아이가 눈앞에 있다.짝은 VOM이 진짜 사람들의 목소리를 따온 거라고 했었다. 그 목소리를 내가 쓰고 있다. 노래가 끝나고 떠나는 그 애를 막아선다. VOM에 목소리를 팔았는지 묻는다.그러나 VOM이 뭔지도 모른다. 내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양재천을 건너지 않아 버스를 타고 고모네로 간다. 고모의 목소리는 바뀌었다. VOM을 창립한 이후 자주 바꾼다.오늘 버스킹을 하던 남자애와 봄의 목소리가 같다는 말을 못한다. 다음 날, 전학생 때문에 학교가 시끄럽다. 소이는 깜짝 놀란다. 전학생 이여름은 어제 버스킹하던 남자애다.시시콜콜 스스럼없이 대하는 여름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마음이 열리는 쪽은 소이다. 엄마와 아빠가 헤어진 것처럼, 친했던 아이들이 등을 돌린 것처럼 갑자기 멀어질까 두렵다.여름은 소이가 맘에 든다고 한다. 진도 5는 되는 듯 심장이 흔들린다. 매일 듣던 봄의 목소리가 특별하게 들린다. 이게 다 여름이 때문이다. 학교가 끝나면 공연장으로 간다.관객은 늘고 기타 케이스의 돈도 늘어 카페에서 탕진한다.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줄고 봄과 대화도 줄어든다.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고 소이와 여름이 사이도 냉냉한 관계가 되는데...<봄의 목소리>에도 양재천이 나와서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남자애를 만나면 당연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리라 본다. 더군다나 그 목소리로 노래까지 잘 한다면이야.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취향에 맞는 목소리를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세상. 내비의 목소리를 선택하듯이 너무 자연스럽고 실현 가능할 것 같다. 너무 인공지능이라 이별도 선택하는 데는 놀랐다.소이가 상처받지 말고 관계를 잘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중간중간 일러스트가 이야기를 더 재밌게 이끌어 준다. <봄의 목소리>는 봄바람에 꽃이 활짝피듯이 사랑도 피우리라 본다. 이제 여름이의 목소리를 통해 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봄의 목소리는 끝나지 않았다. 남유하 작가님은 첫 사랑 느낌의 청소년 소설을 잘 쓰시는듯하다. 사랑은 콩닥콩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가시인간이지구를구한다 #남유하 #위즈덤하우스작가님의 사인이 있는 귀한책이다. 우리 함께 지구를 구해요! 라는..나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해 버렸다. 가시인간이 뭘지 궁금한 책 속으로 출동이닷!아빠랑 이혼한 엄마는 화성으로 떠난지 일 년이 지났다. 예준이 손목에 가시가 돋았다. 윤서의 손목에도. 윤서는 유치원때 단짝 친구다. 고등학생이 되어 같은 반이 되었는데 용기도 없고 예전의 윤서도 아니다. 예준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생겼다며 교복 소매 끝의 가시를 보여준다. 윤서는 가시가 좀 많다고 한다. 오랜만에 간 윤서의 방은 기억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허심탄회하게 과거를 떠올리는 직설적인 윤서 앞에 당황한다. 속옷 차림이 된 윤서는 가시를 세어보라고 한다. 모두 열여섯 개다. 윤서는 가시가 생기던 날 목소리 같은 걸 들었다고. 우리가 세상을 구하자고 한다.예준 대원이 되어 윤서와 가시가 난 아이들을 찾아본다. 가시가 늘어난 윤서는 속상해하는데 예준의 가시는 여전히 하나다. 방학식에 빠진 윤서에게 솔직해지려고 찾아간다. 거센 바람이 불고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거실에 거대한 반죽처럼 생긴게 나타난다.괴생명체는 행성 연합에서 파견한 행성 관리자 페크라고 한다.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협조를 바란다.가시 인간을 만들고 신종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원하면 치료제를 줄 수 있고, 그것이 지구를 구할지 구하지 않을지 선택하는 일이라고 한다.둘의 선택은 역시 지구를 구하는 일이다. 블랙 버블로부터 가시 인간이 어떻게 지구를 구할까? 가시 물고기처럼 애틋하고 슬픈 결말이다. 고슴도치도 떠오르면서 가시는 사랑이고 소중한 것을 지키는 무기다.윤서의 지구를 지키려는 사명감과 윤서를 지키려는 예준의 아련함이 청소년 소설만의 풋풋함과 어울린다. SF지만 성장소설처럼 선택과 희생에 따른 가치와 의미를 담고 있다. 만약에 내가 가시 인간이라면? 못된 인간들을 마구 찔러대지 않을까? 지구를 지킨다기보다 멸망을 앞당기는 쪽..내 마음 속의 가시는 왜케 날이 서있는 걸까? 하지만 지구를 구하는 일..난 가시를 무기처럼, 지구를 지키고야 말테다.
#나의살인계획 #야가미 #스릴러소설 #오팬하우스 #서평단 책 표지가 많은 걸 내포한다. 일종의 예고편처럼. 부엌칼과 열쇠, 펜이 그려진 이유가 있겠지..띠지에 생명을 마음대로 빼앗는 일이 아름답지 않냐고? 사이코패스가 분명한데 흥분된다. 난 왜케 스릴러를 이리 좋아하는 걸까?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지금껏 별종으로 불리며 살인사건 덕후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온 다치바나는 나카야마 출판사에 입사해순풍에 돛을 단듯 살았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입사 7년 차 그럭저럭 편집자로서 제 몫을 하던차 드디어 전환점이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소설가bot에 올린 한 작품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들어온다.안정된 신분을 버리고 모험을 하기로 한다. '차세대 쇼트 미스터리 대상 by 소설가bot'이라는 소설 공모전을 SNS상에서 개최하기로 한다. 입상작은 소설가bot 계정에 올려 좋은 작품을 지원한다.심사 위원은 나 한 명뿐, 소설가bot이라는 정체불명의 SNS 작가는 출판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존재이기에 잘되리라는 확신이 있다. 이를 증명하듯 계획대로 진행하고 성공을 거둔다.간행할 서적의 편집을 직접 담당하기 위해 기획서를 제출한다. 편집장은 소설가bot의 운영자라고 하니 겸연쩍어하며 놀란다. 수수께끼의 문학 인플루언서 소설가bot의 정체가 회사에 순식간에 퍼진다.반년 후, 소설가bot이 만든 첫 책 <남편을 죽이는 방법>이 출간된다. SNS상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발매일 한 달후에는 10만 부를 기록한다. 입사 8년 차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실적을 손에 넣는다.편집자로서 황금기에 돌입하고 2년 후, 서른한 살의 나이로 편집장으로 승진한다. 네 번이나 베스트셀러를 선보이고 두 작품은 영상화된다. 업계에서 '천재 미스터리 편집자'로 이름을 날린다.그런데 입사 11년 차로 접어들면서 영광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리고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라도 하듯 어떤 사건을 계기로 편집자 인생은 단숨에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니시모토 유이의 데뷔작이 중진 작가 가라사와 선생님과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 가라사와는 듣도 보도 못한 신인이랑 겹쳤다는 사실이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이토 부장이 전하며 책임을 운운한다.회사 전체의 신뢰가 실추되는 걸 막기 위한 처분으로 사실상 문학계에서 퇴출이다. 누명을 쓰고 부당한 처우를 소화해 내지 못한 채 무기력증에 빠진다. 그렇게 서른아홉 살이 된다.39년 인생 100점 만점의 작품을 만나는데..자신을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가 담긴 글이다.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완전범죄로. 이 소설을 보낸 인물에게 X라고 이름을 붙인다. 어떤 기대를 하고 있지 않을까, X의 글에서 그런 애정 같은 것을 느낀다. 정말 X가 언제 어떤식으로 죽이러 올까. 신기하게도 공포가 아닌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설렘이 앞선다.이 이야기는 인생을 집대성할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추락한 천재에게 보내는 살인예고는 실현될 것인가? 다치바나는 X를 찾아낼 것인가? 경계 태세로 돌입한 다치바나가 피곤한 삶이 시작된다.두번째 원고가 도착하고 유카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는다. 다치바나는 아내 마유에게는 최소한의 정보만 알려준다. 하지만 이야기는 기묘하게 펼쳐진다. 색안경을 끼고 찾을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천재의 몰락이라고 해야하나? 반전은 역시 수수께끼로 이루어진 등장인물들의 진실과 결말이다. 좋은 머리로 왜 그랬을까. 아름다운 궁극의 살인은 정말 실없는 소리다. 어떤 이유에서건 살인은 살인이라고 본다. 가독성 좋은 반전 추리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패자의고백 #미키아키코 #블루홀식스 #블루홀6 #서평단 제목이 패자의 고백이니까 고백하는 자가 패자인건가? 거짓말로 점철된 이야기 속에서 진실 찾기가 가능할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별장 2층 베란다에서 모토무라 씨의 아내와 아들이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다. 모토무라 씨의 진술은 봄방학을 맞아 별장을 찾았고, 본인은 1층에 쉬고 있는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 아침 뉴스를 보고 추락 사망 사건을 접한 편집자 유리코는 미즈카 씨가 보낸 '수기'와 같은 결과가 벌어져서 층격을 받는다. 모자가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 안타깝지만, 이번 일이 우연한 사고인지 미즈카 씨가 두려워하던 사건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남편이 아내와 아들을 죽이려 한다는 미즈카는 만약 아들과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면 수기를 공개해 부디 억울함을 풀어달란다. 죽은자는 말이 없다고 했던가? 말이 아닌 글이 명백히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고 남편을 범인으로 지목한다.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며 딸의 죽음, 남편의 본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며 엄청난 사실도 전해준다. 히로키가 통화한 여자는 누구일까? 미즈카와 도모키를 죽이겠다는 약속을 하다니..아무리 친아들이 아니라 할지라도.사실 여자에 빠질 남자도 아니다. 그럼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불사하겠다는 것인가. 수기가 결정적인 증거가 되어 히로키는 체포된다. 히로키의 증오 범죄일까? 책표지의 욕조가 뭔가 싶었는데 슬픈 사연이다. 도모키는 할머니 이쿠코에게 메일을 보냈다. 며느리의 수기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쿠코는 도모키가 목숨을 걸고 호소한 글이라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한다. 내용이..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의심스럽다. 수기보다 더한 유서가 아닌가.그리고 히로키의 진술서. 읽을수록 혼란스럽다. 헷갈린다. 누구 말이 맞단 말인가? 유일하게 일치하는 말은 도모키가 한 짓 뿐이다. 서로를 신뢰하지 않았고 연민만 남은 관계는 불륜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파국을 맞이했다.미즈카는 양파같은 여자다. 까도 까도 끝이 없다.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죽은 사람을 상대로 히로키는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검찰이 구상한 스토리와 이에 대한 변호인의 주장..판사는 어떤 판결을 내릴까? 뛰어난 머리로 잔혹하고 추악한 복수의 시나리오를 쓴 X는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아는 자신을 패자라고 한다. 그래서 패자의 고백이다. 뭔가 씁쓸한 마음에 배신과 질투로 얼룩진 복수의 향연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기만의 살의>와 <귀축의 집>을 통해서 알게된 미키 아키코는 언뜻 평온해 보이는 집에서 살의를 느끼는 순간 공포가 되는 인간의 밑바닥 감정을 잘 표현해 처절하게 슬프고, 지독하게 악랄한 인간 본성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이런 반전을 원하지 않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결말이라 독자는 변호사 무쓰기 레이를 만든 작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