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
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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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네 #아베아키코 #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일본서점대상1위

은행나무 3월 도서 <카프네>는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를 차지한 소설이다. 도서 안에 초간단 레시피가 들어 있는데 QR코드로 심리 테스트도 할 수 있다.
'지금 나를 위한 <카프네> 속 음식은?' 파르페가 나왔는데 나도 파르페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책속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들어가 보겠다.

가오루코는 죽은 남동생의 전 연인 오노데라 세쓰나를 20분째 기다리고 있다. 뒤늦게 나타난 세쓰나는 미안함은 커녕 거만한 태도다. 하루히코가 생전에 작성한 유언장에는 오노데라에게 재산을 상속한다고 되어있다. 갖은 고생끝에 찾은 세쓰나는 아무 관계도 없다고 냉정하게 나온다.

스트레스 때문인가. 가오루코는 의식을 잃고 세쓰나는 집까지 바래다준다. 하루히코가 사귀는 사람을 소개하고 싶다고 해서 세쓰나를 본가에 데려온 이후 9개월 만에 남동생의 유언장 문제로 다시 만날줄은 꿈에도 몰랐다. 화장실을 쓰겠다고 들어온 세쓰나로 불에 덴 듯 얼굴이 뜨거워진다.

그동안 방치한 생활 쓰레기와 택배 상자, 싱크대에 쌓인 설거지, 음식물 쓰레기망에 잔뜩 낀 찌꺼기. 저 여자가 그걸 본다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세쓰나는 주방을 쓰겠다고 한다. 구제할 도리 없는 추태를 보였고, 얼마나 어수선하고 지저분한지 어차피 조금 있으면 돌아갈 사람이라 여기며 깜박 잠이든다.

아주 좋은 냄새가 코를 간질여서 깨어난다. 그리고 다정한 맛이 아플 정도로 스며들자 눈물이 흐른다. 가오루코는 작년 날벼락같은 이혼을 했다. 남편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가오루코는 노력했다. 이혼한 사실을 한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다가 직장에 알리고, 부모님에게도 보고했다.

이십대에 건강한데도 유언장을 쓰는 사람이 있는지 세쓰나가 묻는다. 스물아홉 생일에 작성된 유언장이니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다. 냉장고의 술을 보고 세쓰나는 링크를 하나 보낸다. 알코올의존증 자가 진단. 까칠해보이고 무뚝뚝하게 말은 해도 그녀의 음식만큼이나 다정한면이 있다.

엄마한테 핀잔을 듣고 쓸어 담아온 간식으로 쓸쓸한 생일을 위안 삼으려 한다. 택배기사는 죽은 동생이 보낸 뜻밖의 생일선물을 전해주고 가오루코는 눈물을 흘린다. 세쓰나에게 전해달라는 화분을 보고 있는데 마침 전화가 울린다. 망가진 케이크가 자신같아 또 훌쩍이자 세쓰나는 파르페를 만들어 준다.

세쓰나는 마법사같다는 말에 처음으로 웃는다. 조금 전까지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는데 파르페를 한 입 먹자 조각조각 부서지던 마음의 윤곽이 회복된다. 나를 나로 되돌려주는 완벽한 음식이다. 퉁명스러운 건 여전하지만 쓰러진 가오루코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두유 소면을 만들어주었던 세쓰나다.

유산 얘기는 그만하라고 찾아왔단다. 하루히코의 선물에 용설란을 보러 간적이 있다고 한다. 누나에게 비싼 생일선물을 보낸것에도 놀란다. 급사한 하루히코가 왜 미리 선물을 보냈을까. 마치 누나의 생일에 자기가 없을 줄 알고 있었던 것처럼. 하루히코는 무슨 생각이었나, 왜 죽은 건가.

가오루코와 세쓰나의 묘한 인연은 '매일하는 집안일에 익사할 것 같은' 사람들을 돕는 가사 대행 업체 '카프네'로 이어진다. 그곳에서 두 사람의 세계는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데...'카프네'는 포르투갈어로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넣어 빗겨주는 행동'을 의미한다. 로맨틱하다.

불굴의 의지로 인생을 개척해온 여자 가오루코는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필요로 해주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람과 자신의 가치를 느낀다. 또한 평소에는 새침하면서 요리할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한 실력이 뛰어난 박력있는 요리사 세쓰나는 사실 마음이 섬세하다.

티켓 방문한 집들과 가오루코, 세쓰나의 이야기와 하루히코의 숨겨진 이야기, 세쓰나가 완강히 유산을 반대했던 이유도. 반전이 이렇게 숨겨져 있을 줄 몰랐다. 약간은 슬픈 듯 덤덤하게 흘러간다. 왜 서점 직원이 가장 팔고 싶은 책 1위인지 알겠다.

만약 힘들다고 느낀다면 애정과 돌봄이 함께 이루어지는 카프네를 이용해보고 싶다. 나와 타인의 마음을 구원해 줄 힐링소설을 찾는 다면 딱이지 싶다. 다만 책을 읽기전에 든든하게 속을 채우길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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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라이프 : 글리치
박새봄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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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라이프_글리치 #픽션앤솔러지 #멜라이트
#도서협찬

뭘 좀 보게 된 홍단비_박새봄
지난 며칠간, 홍단비는 자신에게 일어난 이상한 변화 때문에 가슴이 두근댄다. 사흘 내내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오늘 이 상황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끝내고 마침내 두툼한 암막 커튼을 홱 열어젖힌다. '그것'이 보이고 자신이 환각을 보는거라 여기지만 닷새째 되고 보니 미쳤다고 받아들인다. 이모는 환영의 인사를 보내고..이런 능력이 축복일까, 저주일까. 홍단비에게 필요한 게 무조건적인 믿음임에는 틀림없다.

더블 캐스팅_박현진
검은색 벤츠에서 내리는 한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엄마는 그 여자가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고 전한다. 드라마 작가인 수진이 쓴 책은 엄마의 인생 기록이다. 얼마전 팬덤이 막강한 배우가 사연과 인증 숏을 올리는 바람에 판매량이 확 늘기 시작했다. 엄마가 말한 그 여자 안젤라가 찾아온다. 생애 구술사 프로젝트로 자신을 다뤄달라는데..엄마가 인간극장이라면 안젤라는 사랑과 전쟁쯤 되려나. 수진이 어떻게 마무리 할지 궁금해진다.

평행선 서점의 방명록 -1. 하루 전의 세계_박현주
SIDE A:평행선의 트원스터즈..서로 존재를 몰랐던 쌍둥이가 SNS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기적이지만 수현의 평행세계의 쌍둥이는 현수로 얼굴 뿐만아니라 인생행로 마저 놀랍도록 비슷하다. 누군가 목숨을 노리는 것마저. 하루 전의 세계에 또 다른 내가 있다...
SIDE B와 SIDE A-B로 평행선 서점, 팀 에이버스로 이어지는 SF다. 미스터리 가득하지만 결말은 해피하다.

전지적 루돌프 시점_이윤정
산타 마을 산타파파 물류 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로잘린은 내 이야기에 푹 빠져있다. 대화 중에 갑자기 고개를 돌려버리자 로잘린은 당황한다. 루돌프를 볼 때마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공포가 생생히 덮쳐온다.자살로 삼도천의 검은 물에 떨어지려는 순간 루돌프에게 납치되어 연옥에 갇혀버리는데..잉여인간으로사느니 저승에서 종신 계약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엄청난 반전이 있을 줄이야.

네 편의 이야기 뒤에는 작가노트가 있다. <뭘 좀 보게 된 홍단비>는 비겁하게 겸손해질 뻔했던 30대를 생각하며 쓴 소설이란다. 나도 비겁한 겸손으로 갈등을 회피하려 했던 적이 있는가? 당연히 있다. 딱 한번 사는 세상인데 미리 겁먹지는 말자.

<더블 캐스팅>은 두 친구 이야기로 파란만장하고 굴곡진 인생의 끝이 안타까움을 주는데, 떨어진 시간의 조각을 오래 매만지는 사람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갖고 싶다고, 이야기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의 세계에서도. 그렇게 살고 계시지 않을까.

<평행선 서점의 방명록>은 3가지 에피소드가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다. 선의가 악의보다 덜 재미있다거나 강력하지 않다는 말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 작가님이 세계가 범 우주적이다. SIDE A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전지적 루돌프 시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자살로 끝난 인생인데 죽어서 아버지의 존재를, 로잘린의 존재를 알게되는 기회를 부여했으니 말이다. 저승에서 무엇이 기다릴지 모른다는 희망마저 생겼다.

또 다른 삶,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나를 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네 편은 작가님들 각자의 개성이 확실히 다른만큼 다른 맛이 느껴진다. 판타지, 블랙 코미디, 미스터리 등 현실의 균열을 두려워하기보다 구원의 세계로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새로운 작가님들을 알게 해주신 멜라이트는 나를 사랑하게 하는 책, 나의 세계를 넓혀주는 책을 만든다.
도서 제공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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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모몬 스토리 1 - 어둠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이야기친구
공윤희 지음, 박민주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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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모몬스토리 #도서제공 #초등동화추천 #초등필독서 #공윤희동화

창비교육 동화 서포터즈 3월 도서는 <에모몬 스토리> 어둠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로 에모몬 스토리 1권이다. 독서활동지와 함께하는 활동이라 초등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독서활동지의 첫 장을 쓰고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다다다다다.
태권도복을 입은 세민이가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현관문을 힘차게 잡아당긴다. 할머니가 안 계신 집이 썰렁하다. 오빠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바탕화면에 요괴가 그려진 아이콘에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

'에모몬 스토리' 아이콘을 클릭하니까 영상이 나오고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게임은 간단하다. '예언의 아이'가 감정 요괴인 에모몬을 잡고, 그걸 이용해 사람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다.

곧이어 화면에 알림창이 뜨면서 퀘스트가 나오는데 간단한 임무 같은 거다. 퀘스트에 성공하면 보상을 받는다. 예언의 아이는 너무 평범한 모습이다. 무기를 확인한 세민이가 입을 삐죽거린다.

손가락 부분에 천이 없는 장갑이 무기다. 시작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알록달록한 에모몬들이 튀어나온다. 슬라임을 조물조물 주물러 놓은 모양의 에모몬. 예언의 아이가 몬스터볼을 던진다.

에모몬이 몬스터볼에 맞으면 그 안으로 쏙 들어간다. 몬스터볼에는 특별한 마법이 걸려 있어서 한 번 갇힌 에모몬은 스스로 나올 수 없다. 세민이는 대충 파악하고 갈고닦은 게임 솜씨를 발휘한다.

'에모몬 스토리'는 에모몬을 잡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다. 에모몬을 잡으면 그 에모몬의 특별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걸 이용해 미션에 나오는 인물들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분명 책을 읽고 있는데 게임하는 느낌. 그것도 세민이가 아닌 예언의 아이가 되어 직접 참여하는 것 같다. 게임에 빠져들다보면 이게 게임 속인지, 현실인지 모른다고 하는데 딱 그 느낌이다.

세민이가 게임 속에서 이런 느낌으로 혼란을 느꼈지 않았을까. 자신이 예언의 아이가 되어 게임 속 주인공이 되었으니 말이다. 게임 속에서도 숨이 차는 세민이 아니 예언의 아이인가.

예언의 아이가 되어 해결해야 할 미션은 에모몬을 사용해 성적, 외모 지상주의, 편의점 불량손님 등 무척 현실적인 이슈가 담긴 미션들이다. 세민이는 때론 운으로, 때론 실력으로 해결해나간다.

그리고 미션을 해결해서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레벨 1'에 불과했던 것이다. 세민이의 목걸이의 붉은 초승달이 어느새 반달이 되어 있다. 그럼 보담달이 되어야 끝나는 걸까?

2권을 예고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과연 세민이는 레벨을 통과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어떤 미션일지 궁금해지면서 또 얼마나 흥미진진할지 모험이 기대된다. 인사이드 아웃처럼 다양한 감정 요괴가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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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나고 찢긴, - 여성 바디호러 앤솔러지
조이스 캐롤 오츠 외 지음, 신윤경 엮음 / 문학수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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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나고찢긴, #조이스캐럴오츠 #바디호러여성앤솔러지 #문학수첩 #세계여성의날

오늘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 시대 최고의 여성 작가 15인의 바디 호러 이야기. 조각나고 찢긴, 여성의 몸을 섬세하게 해부하고 조립하고 재정립하는 열다섯 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프랭크 존스_에이미 벤더
엉덩이 부분에 난 쥐젖을 종이컵으로 가득 모아서 엄지손가락 크기의 인간을 만든다. 이름도 프랭크라 지어주고 성은 자신의 성을 붙여준다. 책상 위의 프랭크 존스를 본 프란시스코가 인사팀에 전화를 하는데..프랑켄슈타인을처럼 창조된 프랭크는 수호천사일까, 저주인형일까.

댄스_타나나리브 듀
96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 간호로 20년을 보낸 모니크의 인생의 반이다. 모니크의 몸이 천방지축으로 나대며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행복감에 숨을 들이마시자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바라보는데..할머니의 어릴적 인종차별이 저주가 된 걸까, 빨간구두가 떠오른다. 그것도 잔혹동화로.

일가족 살해사건이 일어난 호프먼 박사의 집에 몰래 들어간 페니가 밤의 세계를 경험하는 메건 애벗의 <주홍 리본>은 한 편의 서스펜스다. 조안나 마거릿의 <말레나> 역시 서스펜스 가득한데, 복통에 시달리던라라가 몸속에 기생 쌍둥이의 존재를 알게되고 괴물 같은 존재와 싸우는 조각가의 이야기다.

거울과 춤을_리사 림
할머니의 독설속에 자란 엄마는 자연히 외모에 집착하고 외모만 보고 결혼한 아빠와도 냉정하다. 아빠는엄마처럼 되지 말라며 집에 있는 거울을 모두 깨부수는데..대를 잇는 독설이 저주가 되고 거울 악마에 지배되는 공포스러운 우화로 삽화가 가장 많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환생 혹은 영혼의 여행>은 극도로 창의적인 단편들 가운데서도 가장 이상한 작품으로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공유로 색다른 윤회를 다룬다. 상담사의 몸에 들어간 달팽이의 나선형 영혼이라는. 리사 터틀의 <은닉 휴대>도 만만치 않다. 악의적인 자아를 지닌 권총이 켈리의 몸에 기생하는 잔혹한 풍자극이다. 차라리 악몽에서 끝나면 좋으련만.

유일한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에이미 라브리의 <육안 해부학>은 동정에서 변태가 된 월리가 여성 시체에 한 짓으로 값을 치르는 이야기다. 너무 적나라하고 끔찍하다. 흑인을 구경거리고 만든다는 악의적인 평가를 받는 창작 예술가의 투쟁을 탐구하는 레이븐 레일라니의 <숨쉬기 연습> 역시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늑대 인간의 변신을 그린 카산드라 코의 <입마개>, 루시와 미나 그리고 뱀파이어 D의 삼가관계를 그린 유미 디니 시로마의 <그녀의 심장이 멈출 때>, 한 히스테리 환자의 내적 고백을 담은 조이스 캐럴 오츠의 <평온의 의자>, 일곱 번째 신부 역을 맡은 라이비에게 다친 이야기는 엘리자베스 핸드의 <일곱 번째 신부 또는 여자의 호기심>으로 연극 <푸름 수염> 희곡을 빌려왔다.

네메시스_밸러리 마틴
방학에 모리스는 대학 친구 에릭을 집에 데리고 온다. 시시는 오빠를 맞이하러 나왔다가 에릭의 모습에 반한다. 에릭은 천연두에 얼굴이 일그러진 부인을 혐오하는데..잘생긴 청년이 천연두에 걸리면서 부인을 네메시스라 부른다. 완벽한 복수로 만신창이가 된 그를 바라보는 그녀가 네메시스가 맞긴 하다.

시드니_실라 콜러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만 하던 나는 그 당시 누구도 결혼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농장에 우연히 도움을 요청하러 남자가 오고 그는 청혼하러 다시 방문하는데..남편의 비밀은 시드니. 그리고 삼각관계. 그녀가 출산한 아기는 도대체 뭐 였을까.

평범함이란 전혀 없다. 기이하고, 기묘하고, 특별한 열다섯 편의 이야기가 이틀동안 날 사로잡았다. 조각나고 찢긴, 여성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복수하고 응징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바디 호러 앤솔로지 답게 독특하게 몸을 주제로 한 호러라 공포스럽다. <프랭크 존스>가 처음부터 너무 강렬해서 가장 인상적이다. 최고의 여성 작가들의 세계로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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죔레는 거기에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30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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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죔레는거기에 #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 #노벨문학상 #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은행잎 3기의 희망도서는 <죔레는 거기에>를 선택했다. 사실 <노바디스 걸>도 궁금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이 더 끌렸다고나 할까. 그럼
"크러스너호르커이의 가장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소설"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어느 날 문득 산꼭대기에서 노견 죔레와 살고 있는 카다 요제프에게 손님이 방문한다. 그들은 그를 찾아다니며 도서관과 문서보관소, 중고서적상들을 뒤졌고, 가계도와 문장을 샅샅이 훑고 추적하며 사냥하듯 탐색해 결국 찾아낸 것이라 한다. 이제 부터 섬길 것이라는 말에 그는 섬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각자 누군지 묻자 한 사람은 전기 관련 기술자라 하고, 다른 이는 기타를 치는 유랑 가수였으며, 세 번째는 자동차 도장공, 네 번째는 토종 종마의 사육사였으며, 그밖에도 말단 경찰 한 명, 고문 회계사 한 명, 퇴역 원사 한 명과 전직 교사 한 명도 있었다.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그를 위해 무언가를 행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은 떠나지 않겠다고 한다.

그들은 잡초가 남아있다는 말에 네 귀퉁이의 잡초를 말끔히 정리하고 그들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세번째 방문에서 그는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느껴 솔직해지기로 한다. 올해 아흔두 살이 된 그는 열두 해 전에 세상을 떠난 아내도 사실을 몰랐다며 자신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지금까지 그 결정을 지켜왔다고 전한다.

신분을 숨기고 전기 기술과 농업 기계 기술을 익혀 기술자로서 신성한 헝가리 조국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폐하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고, 요지 아저씨라고 하라며 네 귀퉁이들을 정리해준 데 대한 감사표시를 한다. 또한 당신들이 발견한 사실은 일곱 겹으로 봉인된 비밀로 남아야 하고, 부탁한 것을 받아들이고 반드시 지켜달라고 한다.

요지 아저씨의 더 이상 불을 때지 않겠다는 말에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는 없다고 하자, 이때 요지 아저씨는 더 이상 오지말라고 소리친다. 그날 그들은 그렇게 돌아간다. 그들은 매주 한 번씩 찾아왔고, 그는 서서히 그들의 이름을 연결하여 누가 누군지 알기 시작했는데, 덩치 큰 청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맨 처음이었다.

요지는 사실 칭키즈 칸의 손자의 손자다. 750년 동안 자신들이 누군지 철저히 숨긴 채로 아버지들은 아들들에게 오직 죽는 순간에만 그 비밀을 전해주었고, 이 모든 일이 이렇게 모든 사람으로부터 숨겨진 채 이루어진 것은 필요한 경우 왕위 계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더러운 합스부르크 사람들 때문에 그리고 조국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제는 분명히 정리해야 할 때이기에 청원서를 통해 실제로 실행에 옮겼고 지금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번 방문에 역사학자 두 사람도 합류했는데 요지 아저씨를 2년 뒤가 아니라 즉시 합당한 자리에 모셔야 하기 때문이라 한다.

요지 아저씨는 750여 년 동안 비밀리에 이어진 헝가리 왕가의 혈통을 가진 자라고 여기지만, 어쩌면 순수하다고도 할 수 있는 여염집 노인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딸 아그네시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만 분노만 남은 고독한 노인네다. 오직 노견 죔레에 이어 영원한 죔레가 곁에 있을 뿐이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집단들이 그를 찾으면서 지금까지 전혀 다른 삶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신랄하고 농익은 유머가 숨어있다. 요지 아저씨는 왕좌에 앉을수 있을까. 열정은 가득하지만 체력적으로 많이 딸리는 것 같은데..이리저리 끌려다니며 느끼는 모욕은 두개골의 상처를 악화시킨다.

요지 아저씨의 에텔커 사랑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주변 인물 예뇌, 히르냐크를 보는 것은 즐겁다. 7인의 의인들에게 닥친 가혹한 처벌과 반란의 수괴가 된
노인, 강제 이별하게된 죔레의 이야기에서 다카 요제프가 가상의 인물이 아닌 점, 98세에 생을 마감한 점으로 소설속 마지막 장면이 마지막이 아니길..

작가의 책이 난해하다는 평가라 진도빼기 힘들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헝가리어를 사랑하는 번역가님의 힘이 아닌가 본다. 희망도서의 선택에 만족하며 이 작품이 전통적인 의미로 소설로서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언급된 적도 있다니 부디 작품활동을 계속 하시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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