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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멜리움 출판사의 잃어버린 보석 시리즈 6탄 <죽음을 걷는 여자>의 저자 메리 피트는 영국의 저명한 고전학자이자 작가인 캐슬린 프리먼의 필명이다. 고전이 주는 신비로운 작품 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을씨년스러운 오후 작은 교회 묘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말렛 경정, 의사인 피츠브라운과 존스는 배럿 목사의 초대를 받는다. 목사관의 응접실에서 피츠브라운은 백합 화환을 들고 왔던 두 노부인에 대해 묻는다.
지금 일어났다면 말렛 경정이 맡았어야 할 미제 사건은 50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미스터리한 사건에서 누구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목사 부인이라고 한다. 목사는 드 볼터 가족의 사진이 있다며 앨범을 가져오라는데..
"메리 데이질의 사진도 있어요." 그 이름이 나오자 불길한 느낌이 든다. 목사 부인은 린디 드 볼터, 애런 드 볼터, 그들이 메리 데이질의 힘이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념비들이라 한다. 그들이 그녀를 죽였다고. 목사는 종체적 진실이야 영원히 알지 못할 테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라 한다.
어머니가 들려주었던 기억을 빌리자면 드 볼터 씨는 부인이 사망하고 7~8년쯤 뒤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비싼 기숙 학교에 있던 딸들이 집에 오고 지적 수준이 교양없는 한 쌍의 미개인들이라 가정 교사를 들이는데 그게 바로 메리 데이질이다.
드 볼터의 두 딸 중 성격이 대찬 린다와 온순한 애런. 존 데스펜서가 린디에게 최고의 남편이 될지 의문스럽다. 사실 린다의 약혼자 존은 애런과 삼각관계다. 아들 레너드는 엄청난 매력의 소유자라 자신이 구닥다리 중년이라고 느끼게 만든다.
존의 엄마 레이디 밀본은 그에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조언한다. 어머니의 불온한 사건으로 인생이 순탄치 않았을 메리가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은 딸들에게 달려있다고 전하고 정작 딸들에게 전하지 않는다.
처음으로 그녀를 본 순간 진주같이 아름다운 얼굴에 랠프 드 볼터는 뭔가에 미혹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하녀 벳시는 그때 자기를 엄습해온 그 낯선 느낌을 극심한 공포로 표현한다. 그녀에게 다가가는 게 사자 우리에 손을 집어넣는 것보다 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말이다.
애런은 내면의 통창력이 금지된 낙원의 열매를 맛볼 때가 아닌 세 사람 모두의 행복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다. 존을 만나서 그 위험을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린디에게 경고해 줄 용기는 없다. 그녀는 배신을 눈치채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오, 주여! 그녀가 떠나거나 죽게 해주시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유일한 해결책으로 여겨졌던 애런의 기도는 이루어졌을까? 메리의 등장으로 인한 파장을 목사 부인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들려준다. 그리고 어머니인 루시만이 레너드가 자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럼 대체 누가 레너드를 죽였단 말인가? 날이 가고 해가 가도 화사한 꽃이 시들지 않는 한 무덤과 그 맞은편 초라하게 방치된 작은 무덤, 그 영혼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추리와 심리 스릴러, 러브 스토리를 넘나들며 신기루처럼 피어난다.
팜므파탈 메리의 존재만으로 흔들리는 가족과 주변인물들의 이야기, 연이은 죽음으로 이어지는 미해결사건은 미스터리와 스릴러 그 자체다. 어미니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목사 부인이나 말렛 경정, 의사 피츠브라운과 존스가 주고받는 대화가 수수께끼를 풀어가 재미를 배가 시킨다.
딱히 반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진실을 알게 되어 서글픈 결말에 고전이 주는 묵직한 전개에 다시한번 감탄하면서 메리 피트 작가가 주인공 이름을 의도적으로 메리로 지은 게 아닐까 하는..막연한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