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살인계획 #야가미 #스릴러소설 #오팬하우스 #서평단

책 표지가 많은 걸 내포한다. 일종의 예고편처럼. 부엌칼과 열쇠, 펜이 그려진 이유가 있겠지..띠지에 생명을 마음대로 빼앗는 일이 아름답지 않냐고? 사이코패스가 분명한데 흥분된다. 난 왜케 스릴러를 이리 좋아하는 걸까?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지금껏 별종으로 불리며 살인사건 덕후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온 다치바나는 나카야마 출판사에 입사해
순풍에 돛을 단듯 살았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입사 7년 차 그럭저럭 편집자로서 제 몫을 하던차 드디어 전환점이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소설가bot에 올린 한 작품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들어온다.

안정된 신분을 버리고 모험을 하기로 한다. '차세대 쇼트 미스터리 대상 by 소설가bot'이라는 소설 공모전을 SNS상에서 개최하기로 한다. 입상작은 소설가bot 계정에 올려 좋은 작품을 지원한다.

심사 위원은 나 한 명뿐, 소설가bot이라는 정체불명의 SNS 작가는 출판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존재이기에 잘되리라는 확신이 있다. 이를 증명하듯 계획대로 진행하고 성공을 거둔다.

간행할 서적의 편집을 직접 담당하기 위해 기획서를 제출한다. 편집장은 소설가bot의 운영자라고 하니 겸연쩍어하며 놀란다. 수수께끼의 문학 인플루언서 소설가bot의 정체가 회사에 순식간에 퍼진다.

반년 후, 소설가bot이 만든 첫 책 <남편을 죽이는 방법>이 출간된다. SNS상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발매일 한 달후에는 10만 부를 기록한다. 입사 8년 차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실적을 손에 넣는다.

편집자로서 황금기에 돌입하고 2년 후, 서른한 살의 나이로 편집장으로 승진한다. 네 번이나 베스트셀러를 선보이고 두 작품은 영상화된다. 업계에서 '천재 미스터리 편집자'로 이름을 날린다.

그런데 입사 11년 차로 접어들면서 영광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리고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라도 하듯 어떤 사건을 계기로 편집자 인생은 단숨에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니시모토 유이의 데뷔작이 중진 작가 가라사와 선생님과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 가라사와는 듣도 보도 못한 신인이랑 겹쳤다는 사실이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이토 부장이 전하며 책임을 운운한다.

회사 전체의 신뢰가 실추되는 걸 막기 위한 처분으로 사실상 문학계에서 퇴출이다. 누명을 쓰고 부당한 처우를 소화해 내지 못한 채 무기력증에 빠진다. 그렇게 서른아홉 살이 된다.

39년 인생 100점 만점의 작품을 만나는데..자신을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가 담긴 글이다.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완전범죄로. 이 소설을 보낸 인물에게 X라고 이름을 붙인다.

어떤 기대를 하고 있지 않을까, X의 글에서 그런 애정 같은 것을 느낀다. 정말 X가 언제 어떤식으로 죽이러 올까. 신기하게도 공포가 아닌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설렘이 앞선다.

이 이야기는 인생을 집대성할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
추락한 천재에게 보내는 살인예고는 실현될 것인가? 다치바나는 X를 찾아낼 것인가? 경계 태세로 돌입한 다치바나가 피곤한 삶이 시작된다.

두번째 원고가 도착하고 유카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는다. 다치바나는 아내 마유에게는 최소한의 정보만 알려준다. 하지만 이야기는 기묘하게 펼쳐진다. 색안경을 끼고 찾을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천재의 몰락이라고 해야하나? 반전은 역시 수수께끼로 이루어진 등장인물들의 진실과 결말이다. 좋은 머리로 왜 그랬을까. 아름다운 궁극의 살인은 정말 실없는 소리다. 어떤 이유에서건 살인은 살인이라고 본다. 가독성 좋은 반전 추리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