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나서 생각 외로 호평이 많아 놀랐다. 이 책을 처음 골랐을 때는 우리나라에 만연하고 있는 혐중에 대해서 좀 더 알고 극복할 수 있는 힌트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으나 결론적으로는 나의 욕심이 좀 과했던게 아닌가 싶다. 저자도 인정하고 있듯이 논리의 비약이 심해 이것으로 도출해낸 저자의 결론에 공감이 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현재의 중국을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중국 역사에서 문화적으로 중원 왕조의 적통성을 가진 송은 상대적으로 무력이 취약한 인문 국가였기에 서쪽의 서하나 동북 지역의 요와 금이라는 이민족 왕조와 대등한, 혹은 열세적 외교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념적으로는 몰라도 외교적으로는 사방의 만이를 복속시키는 천자의 위엄을 갖출 수 없었다. 따라서 이런 이웃 나라들과 명확히 구별되는 ‘한족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송’이라는 일종의 민족 국가 아이덴티티가 중앙의 엘리트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그리고 중앙뿐 아니라 지역의 엘리트들도 이런 개념을 점진적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20세기 이전에 1000년 넘게 중화권의 강한 자장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고 그 후 20세기 100년간은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그 정체성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양쪽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
《K를 생각한다》의 저자 임명묵은 청년 세대의 반중 감정 이유 중 하나로 양질의 당대 중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국지》와 《영웅문》을 보며 자란 한국의 중년과는 중국과 중화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반지성주의가 우리 문명에 널리 퍼져 있다면, 그것은 반지성주의가 대체로 정당한 대의, 적어도 옹호할 만한 대의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