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 아기 곰아 비룡소의 그림동화 88
크빈트 부흐홀츠 글 그림, 조원규 옮김 / 비룡소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그림속으로 떠난 여행>의 크빈트 부흐홀츠의 작품이다
<그림속으로 떠난 여행>이 성인을 위한 그림책 같았다면 이 책은 조금은 덜 난해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아이들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 걸 보면 워낙에 어른 독자층이 많은 작가인가 싶다
파스텔풍의 차분한 그림과 다정히 속삭이는 듯한 글이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는 서정적인 동화다
달 밝은 조용한 밤.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기 곰은 어쩐지 잠이 안와 어스름속에서 가만가만 침대를 빠져나온다
책계단을 쌓고 그 위에 올라 창밖을 바라보는데 달빛을 받은 고요한 주위의 풍경은 낮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부드러운 달빛을 받은 풀밭과 집과 나무들,
오리들이 아직 목욕을 하는 잔잔한 강물과 선착장 장대에 달려 바람에 나부끼는 해적놀이 배의 돛,
옆집의 노란 창불빛으로 의자에 앉아 잠든 로제 할머니의 모습이 비치고 
낮엔 아이들로 생기가 넘쳤던 숲 근처 풀밭에 외로이 서있는 허수아비와 어두워지면 찾아오는 사슴들,
편지를 달고 풀밭으로 날아온 빨간 풍선 하나....
아기 곰은 깊은 밤이면 강을 따라 내려갈 화물선 한척을 생각하기도 하고
이웃마을에 들어와있는,낮에 본 서커스를 떠올려 보기도 하고
어서 내일이 되어 소년과 아기 당나귀와 함께 재밌게 놀 일들을 즐겁게 상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밤.
어디에선가 달빛이 들려주는 듯한 작은 음악소리가 들리면 아기곰은 달님에게 잘자라고 뽀뽀를 하고 소년옆에서 포근히 잠이 든다
즐거울 내일을 기대하면서...
책을 읽는 동안 잔잔한 음악이 귓가에 흐르고 누군가 옆에서 조근조근 얘기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달빛비추는 어스름한 풍경의 고요함을 한편의 동화로 표현한 듯한...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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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밀리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2
모리스 샌닥 그림, 그림 형제 지음, 랄프 만하임 엮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세계의 옛이야기 독일편 <사랑하는 밀리>는 유명한 그림형제의 빌헬름 그림이 쓴 글에 모리스 센닥이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다 읽고 난후 느낌을 표현하자면... 
환상적이고, 몽환적이고, 종교적이고, 고전적이고, 비극적인 것 같기도 하고 행복한 것 같기도 하고, 생각의 여지를 많이 남기는..
확실히 옛이야기스럽고 한편의 긴 서사시를 읽은 듯 하다
옛날 숲속의 작은 집에 한 모녀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나라에 끔찍한 전쟁이 일어난다
엄마는 딸이 다칠까 두려워 사흘만 따로 숲속에 피신시키기로 하고 딸아이를  떠나보낸다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전쟁보다도 엄마와 따로 떨어져 혼자 숲속에 남는다는게 아이에겐 훨씬 더 두려운 일이 아닐까...
아이에겐 수호천사가 함께 한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을까?
그림배경속에 항상 아이를 지켜보고 있는 자그마한 수호천사가 인상적이다
어쨌든 숲에 홀로 남겨져 두려움에 떨던 아이는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하느님이 자신을 보호해주실거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마음에 평안과 위안을 받는다
엄마와 둘이 있을때보다 훨씬 더 가까이 옆에 와있는 수호천사 그림이 눈에 띈다
위험한 곳을 지나 평평한 땅에 이르렀을때 아이는 작은 집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성요셉과 다정한 수호천사(자신과 똑같이 닮은..)를 만나 평화로운 사흘을 보낸다
그리고 돌아갈 시간이 되었을때, 성요셉은 아이에게 장미 꽃봉오리 하나를 건넨다 
이 장미꽃이 활짝 피면 우린 다시 만나게 될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면서...
어딘가 많이 변해버린 듯한 마을에 들어서서 마침내 집에 닿은 아이는 기쁨과 놀라움으로 딸을 맞는 엄마를 만나게 되는데...
엄마는 어느덧 삼십년의 세월이 흐른뒤의 할머니가 되어 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이웃들은 잠자리에 누워있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성 요셉의 장미가 활짝 피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숲속의 그 작은 집은 천국이었을까.
오매불망 딸을 기다리던 엄마는 천국에 가기전날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딸을 드디어 만났던 것일까..
신비스럽고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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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 직녀 비룡소 전래동화 8
김향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비룡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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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보여주고 싶어 둘러보던 중 크기가 시원시원한, 멋스런 그림책이 한 권 눈에 들어왔다
독특한 스토리로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견우직녀'.
어렸을적 할머니 생신이 7월 7일이라 그날이 올때면 항상 생각나던 이야기.
딸아이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침 멋진 그림책으로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그림이 와~ 정말 환상적이다
동양적인 단아함과 여백의 미가 물씬 풍기고 색색의 고운 비단같은 색감들이 화려하게 펼쳐져있는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마치 훌륭한 미술작품들 같다
그리고 멋진 부분만을 클로즈업해서 사진을 찍듯이 독특한 구도와 각도에서 그린 그림들도 참 인상적이다
분위기있는 서정적인 그림과 함께 잘 풀어놓은 이야기를  보게 되니 아는 내용이었지만 굉장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시조 한편을 읊는 듯한 견우의 독백이나 직녀의 애절한 노랫가락이 이들의 절절한 마음을 한껏 담아낸다

 <"소젖처럼 흰 살결이 곱기도 해라.
흑단같이 검은 머리칼은 길기도 하네.
가는 허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풀꽃같구나!">

 <"질기디질긴 비단실로 씨실 날실 걸어놓고
오락가락 북을 놀려 자나 깨나 베를 짜서
이쪽저쪽 하늘 끝에 매어 그리운 임 보고지고 정다운 임 보고지고">

우리 나라 전래동화, 참 멋지고 독창적인 것들이 많은데 사실 흡족하게 나온 전래동화는 많이 보질 못했다
이 책처럼 시각적인 효과와 스토리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누구나 소장하고 싶어할만한  멋스러운 책들로 많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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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5
이경혜 지음, 박철민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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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알아?"
아이에게 물었더니 아직 모른단다

우리나라 유명 전래동환데 아직 모르다니, 읽혀줘야겠다 싶어서 책을 검색해봤다
많은 출판사에서 <선녀와 나무꾼>이 나와있지만 무난한 그림에 평소 자주 이용하는 시공주니어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읽어주다보니 아이가 "어, 나 이거 알아 TV에서 봤어" 한다~
그래도 TV에선 이야기 그대로 보여주기보단 독특하게 재구성하거나 많이 변형시킨 경우가 많으니 이렇게 제대로 된 책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있던 기본적인 틀외에 조금씩 다른 설정들이 눈에 띈다
선녀가 아이 둘을 양팔에 끼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알고 있었는데 
여기엔 애초에 선녀가 아이넷을 낳을때까지 날개옷을 주지말라고 노루가  당부하지만 
아이셋을 낳은 후에도 여전히 하늘을 그리워하는 아내에게 나무꾼이 날개옷을 보여주면서 선녀가 아이 하나는 업고 둘은 양팔에 끼고 하늘로 올라간다고 되어있다
나무꾼이 하늘로 아내와 아이를 찾아 올라갈때도 연못에 내려온 큰 목욕통을 타고 올라간다고 알고 있었는데, 여기엔 노루가 준 박씨를 심어 하늘에 닿은 박넝쿨을 타고 올라간다고 되어있다
그밖에도 자잘하게 이런거 아니었나.. 고개가 갸웃한 내용들이 조금 있었지만.. 아무래도 구전 동화기 때문에 책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도대체 어디서 어떤 선녀의 나무꾼을 얼마나 많이 봤길래 온갖 세세한 이야기들이 마구 뒤섞여 생각나는건지~~^^
잘 생각나지 않았던, 나무꾼이 하늘에 올라간후의 일들이 흥미롭게 세세히 그려져 있어서 재밌었다
많은 이야기에서 다른 주인공들도 종종 그렇지만 여기 나무꾼도 어쩜 그리 충고와 당부를 번번히 어기는지...
참 사람의 의지란.. 충동이란..  어쩔수 없나보다..
오랫만에 본 선녀의 독특한 머리모양도 반가웠고

외국의 많은 요정이야기들과 다른, 독창적인 선녀이야기를 읽으니 새삼 신선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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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방귀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30
이상교 지음, 나현정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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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아, 그 얘긴가 보구나~ 감이 딱 왔다^^
어렸을때 깔깔 웃으면서 봤던 전래동화.
딸아이에게 보여주면 얼마나 좋아할까 싶어 얼른 집어들었다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있어 쭉 둘러봤는데 개인적으론 이 책 표지그림이 제일 맘에 들었다
우습고 속시원하고 해학이 넘치는 이야기를 딱 어울리는 그림과 함께 잘 그려냈을것 같은 느낌이 왔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읽는 도중에 너무 재밌어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웃길 여러번~!
맛깔나는 글표현과 간결하면서도 특색있는 그림이 참 재밌었다
몽실몽실하다는 표현도 재밌고 복숭아 빛깔처럼 고왔던 얼굴색이 시름에 잠겨 누렇게 뜬 얼굴로 변해가는 그림도 정말 딱이다 
게다가 파워풀한 며느리 방귀소리는 또 얼마나 실감나게 표현했는지~~^^
시아버지께 어려운 고백을 하고 집안 식구들의 양해를 얻어 마침내 일을 치르기로 한 날!
"그럼, 이제 삼 년 묵은 방귀를 뀌겠습니다." 
조신하게 선전포고하는 듯한 이 말이 얼마나 웃기던지~!  
완전 배꼽잡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ㅋㅋ
방귀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으면 복덩이라 칭찬하고 자랑스러워하던 며느리를 단번에 내치기로 결정했을까.
어쩌라고... 생리현상인 걸. 
언제까지 참고 살수도 없는 노릇이고..
자신도 어쩔수 없는 일때문에 내쳐지는 며느리가 너무 불쌍했다
어휴, 옛날에 태어나지 않길 다행이지..말이다..^^
방귀에 관한 기억은 강렬하고 선명한데, 결말이 어땠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책을 보니~~ 음... 역시 사람은 먹는 거에 약한건가..?
"내 평생 이렇게 달고 시원한 배는 처음이로고!
이제 보니 몹쓸 방귀는 아니로구나!"
꿀같은 배를 맛있게 먹고 며느리를 다시 집으로 데려가는 시아버지.
아마, 잠깐 불같이 화가 치밀어올라 결정한 일이었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내심 며느리를 내치는게 아까웠던 건 아니었을지~
그래서 달고 시원한 배를 핑계삼아 다시 며느리를 받아들인 것일테다 ^^
세상에 단점, 약점없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좋은 점을 더 봐주고 사랑하며, 감싸주며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 행복의 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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