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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 달고 고추 달고 ㅣ 국시꼬랭이 동네 7
이태호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국시꼬랭이 동네책들을 몇권 읽어봤는데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모토에 맞게 우리 옛전통문화를 아이들에게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게 해주어 정말 좋은 것 같다
읽어주는 엄마입장에서도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 수도 있고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 집은 크리스찬 집안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삼신 할머니라던가 금줄이라던가 하는 것은 친숙하지 않은데, 이 책속에는 우리 옛조상들이 출산을 관장한다 생각했던 삼신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들이 재밌게 잘 나와 있어서 생소한 우리 옛문화를 딸아이에게 어렵지 않게 보여줄수 있었다
조심조심 꽃씨를 심고 거름주고 물주며 정성껏 꽃을 가꾼 명진 공주가 삼신할머니를 맡게 되는 걸 보면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여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이 얼마나 귀중한 일인가 새삼 느끼게 된다
빨리 세상으로 나가라고 삼신 할머니가 아가 엉덩이를 찰싹 때려 생긴 멍이 몽고반점이라는 일화도 재밌었고
너무 어여뻐하면 하늘이 시샘해서 아이가 아플까봐 개똥이같은 나쁜 이름을 지어 부른다는 것도 그만큼 조심조심 아이를 소중히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금줄치기에 대한 정확한 의미도 알게 되었다
귀신이 무서워한다고 하여 새끼는 반드시 왼쪽으로 꼬고
붉은 고추와 함께 끼우는 숯은 병을 막기 위해서, 청솔가지는 소나무처럼 푸르고 건강하게 잘 자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야기속의 아빠가 산으로 올라가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 소나무를 골라 청솔가지를 꺽는 장면, 새 생명을 소중히 하는 그 모습이 참 감동스러웠다
어떤 뚜렷한 과학지식이 없이도 정성으로 탯줄을 뒤처리 하거나 금줄치기를 통해 낯선 이들 출입을 통제하는 것을 보며 우리 옛조상들의 지혜와 생명 존중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