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는 그 호수에 돌을 던진 사람의 얼굴이 일그러지게 투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개,세개의 돌을 던진 사람의 얼굴이 호면에 비칠 리가 없습니다.

시골여관의 다다미방에서 어린시절의 기억과 함께 엽서를 적고있는 나 자신부터도

평정한 심정일 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대상을 인식한다는 것은

결코 호수가 호숫가의 나무를 비추듯 명경(明鏡)처럼 수동적인 것이 아님은 물론이지만

돌을 받은 호면의 파문역시

우리의 인식을 온당하게 이끌지 않는다는것 또한 사실입니다.

 




 

가 당신에게 정작 이야기 하고 싶은것은 사랑의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아무리 절절한 애정을 담고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대상을 오히려 그르칠수도 있는것이 바로 사랑의 역설입니다.

사랑의 방법은 한가지로 한정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내게 가장 정직한 사랑의 방법을 묻는다면

나는 ‘함께 걸어가는 것’이며 ‘함께 핀 안개꽃’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신영복 <더불어 숲>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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