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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장한 옮김, 정택영 그림 / 바움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단편 가운데 최고의 소설을 고르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을 고르겠다.  


우화 형식으로 쓰여진 글이라 쉽게 읽힌다. 

그렇다고 그 안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본질을 통찰하는 질문은 단 한 줄로도 일생을 성찰하게 하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단 10분의 시간을 할애하면 읽을 수 있는 이 아주 짧은 우화 속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소설 처음에 왕은 질문을 던진다. 
가장 중요한 시간이 언제인지,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해답을 얻기 위해 한 성자를 찾아간다. 

 

성자는 그에게 답해주지 않는다. 

 

답을 얻지 못한 채 왕은 궁으로 돌아가려 하다가 

나이 많은 성자를 위해 장작을 패 준다.  

장작을 다 패 주고 궁으로 돌아가려 하는 데 
다친 사람이 성자 집으로 찾아온다. 

왕은 다친 그를 외면할 수 없어 그를 또 치료해 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다친 사람은 

왕을 시해하려고 한 사람이었다. 

성자의 장작을 패 주느라 성자의 집에 머문 왕 때문에 

시간이 어긋나 버려 그는 왕은 만나지도 못한 채 

왕의 군사들에 의해 다치게 되었다. 

 

그러한 그를 왕이 다시 치료하고 보살펴 준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의 목숨을 구한 왕에게 성자는 말한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단지 현재 뿐입니다. 

현재라는 시간이야말로 모든 것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 외에, 다른 사람과는 그 어떤 일도 도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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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지음, 안기순 옮김 / 한언출판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원제: Write It Down, Make It Happen (2000)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 한언 / 2004.09.01


***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자신의 특성을 알아차리는 것도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다. 자신의 선택과 결정의 근원이 되는 잠재의식, 진짜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감정에 함몰되어 있을 때 합리적이고 해결 지향적인 사고 방식을 발휘하는 것도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잠재의식이나 깊은 속마음이나 저 내면의 원인은 자신 말고는 알아낼 수가 없다. 또한 누군가 뛰어난 사람이 도와줄 수는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고 그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자기 자신 뿐이다. 우리 모두 아주 잘 알고 있듯이 자신 스스로 설득되지 않는 한 ‘행동’은 쉽지 않다.

그러니 우리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파악하고 알아차리고 이해하고 돕는 일에 최고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권유한다.

가부좌를 하고 있지 않아도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자신의 감춰진 내면을 발견하고 자신을 설득시킬 수 있는 한 가지 쉽고 강력한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 주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한 글쓰기에 대해 들어본 적은 제법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편안하고 가장 필요한 방식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은 많지 않다.

이 책에는 자신을 위한 글쓰기가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어 질 수 있으며 또한 다양한 형태로 실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담겨 있는 많은 사례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이다. 그것도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가 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과의 글쓰기를 통해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해결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자신의 감정에 완전히 사로잡히기 전에 자신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정화할 수 있었던 사람도 있다.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고 또 찾아서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자신을 위한 글쓰기를 통해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어느 여성도 허구가 아닌 실제 인물이다. 생각과 감정을 적는 이 단순한 행위를 통해 자기 자신 안의 근심과 두려움과 직면할 수 있었으며 자신 안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진심으로 믿을 수 있게 된 누군가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마치 옆에서 앉아서 이야기를 들려 주는 듯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형식에 구애 받지 않은 자유롭고도 강력한 자신과의 글쓰기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아직 자신과의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지금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현재 자신과의 글쓰기를 행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즐겁고 신선한 자극이 된다. 앞으로도 계속 멈추지 않고 지속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더 영리하게 활용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 준다.

매일의 일상, 아주 작은 행위로 우리 자신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될수 있는 지 알게 되는 일은 참으로 멋진 경험이다. 이 책이 우리의 멋진 경험에 좋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잠재의식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수많은 아이디어 가운데 중요한 아이디어를 선택해서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고사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확신할 수 없다면 기록을 통해 올바른 목표와 방향을 알아볼 수 있다. 잠재 의식은 기록을 통해서 원하는 바를 말한다. 때로 그것은 매우 우회적인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단서를 남긴다. 주의 깊게 귀를 기울여라.” -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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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김미옥 옮김 / 양문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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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적인 지헤와 관련된 책들을 읽으면 늘 느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인도의 영적 지도자들의 책을 접하면 마치 현실과 영적 세계는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일상, 이 매일의 삶, 내 바로 옆에서 숨쉬며 잠자고 있는 부부, 가족, 아이과의 이 하찮아 보이는 삶에서 평화와 기쁨을 발견하고 그것과 함께 살 수 있는 힘이다. 지금 이 공간이 나의 명상 공간이며, 지금 이 상황이 나를 자각할 수 있는 상황이며,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이 사람이 바로 나를 드러내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교회 문을 나와, 가부좌에서 풀려 나와서는, 이 매 순간 살아가는 존재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내가 평화와 기쁨을 깨닫지 못한다면...결국 나는 분리되고 만다. 우리는 특정한 공간 속에서 주어지는 제한적 행복이 아니라, 평화와 기쁨이 바로 이 순간, 바로 이 삶, 바로 이 공간, 바로 이 사람과의 관계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

여러 영적인 책들을 접하면서 늘 어려움을 느끼며 곤혹스러워 하던 나의 절친한 지인은 이 책을 접하고 나서 자신이 읽은 영적인 책 가운데에서 가장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으며 그렇기에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생각과 감정은 나 자신이 아니다’라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말에 깊이 반응하는 그를 바라보면서 나 또한 이중으로 감동을 받았다. 내가 그에게 권한 영적 깨달음과 관련된 수십 권의 책 가운데에서 그가 그 말을 읽은 것이 처음이 아니다. 이 책만이 그에게 영향을 미쳐서 그가 그토록 반응은 아닐 것이다. 성장이라는 것은 이렇게 아주 미세하게 땅 안에서 기다림의 과정을 겪으면서 싹을 띄워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구도의 길로 소개한 것은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영적인 주제를 다루는 책은 특정 분야의 책들이 그러하듯이 전체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는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아마존에서 5년 동안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것은 에크하르트 톨레의 말들은 전혀 새롭지 않은 바로 나 자신의 모습, 고통이 반복되는 지금 이 순간,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싶은 매일의 바램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평소에 쉽사리 접하게 되는 자기관리 분야의 책들과는 명확히 다른 구도라는 분명한 의도가 책 전체에 순수하게 일관되어 있다. 특히 어떤 특정한 종교적 색채에 구애 받지 않은 자만심 없는 담백함과 간결함이 많은 이들에게 장애물 없는 호소력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나의 지인이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을 읽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이전에는 식상했지만 지금은 매우 진실된 하나의 질문이 늘 내 마음에서 솟아오른다. 마음이 너무 혼란스럽거나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지 정말 알 수 없을 때, 이 질문은 내게 다시 숨쉬는 방법을 알려준다. “오늘은 나의 마지막 날, 지금 이 순간은 나의 마지막 순간, 지금 이 사람은 나의 마지막 사람…그렇다면 나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은 총 5권 한국에 번역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The Power of NOW, ),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The Power of NOW, 2001), <고요함의 지혜>(Stillness Speaks, 2003> 그리고 나는 아직 읽지 않은 (A New Earth-Awakening to Your Life's Purpose, 2005),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2008.9>
내 마음 속에서 오랫동안 꿈틀거리던 아주 현실적이고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어 기쁨을 주었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아주 얇지만 한 구절 한 구절 매 순간 마치 삶 전체가 명상 가운데 있는 듯 했던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와 <고요함의 지혜>

내 책상 앞, 지금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둔 이유는, 매번 그 책을 펼쳐 보지 않더라도 책 안에서 에크하르트 톨레가 하고 싶었던 말의 진정한 한 마디, ‘지금 이 순간’과 ‘고요함의 지혜’, 제목 그 자체 만으로도 일상의 강력한 안내자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의 삶에 대한 존재감과 자각이 더 자주 그리고 더 넓고 깊게 지속되도록 도와 준 에크하르트 톨레와 그의 책.
잭 콘필드가 ‘깨달음 전에도 빨래, 깨달음 후에도 빨래’라는 했던 말의 깊이가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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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선택 2008-08-14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핵심을 발췌하여 엮은 책이다. 그렇다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만 읽으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는 상황에 따른 조언들도 자세하게 담겨 있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휠씬 쉽다. 나는 세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영적인 책들은, 내가 일정한 단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다 읽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종류의 책들이 아니니까.
 
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가토 다이조 지음, 이인애.박은정 옮김 / 고즈윈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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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부제: 나를 발견하는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음 / 고즈윈 / 2006.12.05


너무나 진실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슴 깊이 이해되기 어려운 것이, ‘자신으로부터 평화가 시작된다는 것’. 그것은 이기주의, 개인주의 같은 개념들과 뒤섞여 그 실체를 잃곤 했지만 나는 정신적, 영적, 심리적 아니 모든 면에서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잘 돌보는 것’이 모든 평화와 행복이라고 시작한다.
내가 행복하지 않고 편안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으로부터 왜곡된 형태로 보상을 얻으려는 심리를 드러낸다. 즉,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정신적 심리적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특히 부부간 그리고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어떤 형태로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제 <나를 발견하는 심리학>이 마음에 와 닿았던 이 책은, 자신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누름으로써,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투영하여 만족시키고자 하는 의존성에서 독립하지 못함으로써 우리가 겪게 되는 고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의존성이란 우리가 자신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고 솔직한 감정을 느낄 수 없도록 억누름으로써 타인을 통해 자신의 왜곡된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상태를 말한다.

저자가 한 마디로 정의내린 의존성.
“남에게 기댄다는 것은 ‘이런 저런 것을 요구하는’ 행위와 같다.”

이것은 상당히 자각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아주 교묘하고 혹은 반대적 형태로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이 왜곡된 욕구를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부모와 자식, 부부 간에는, ‘이렇게 해야 옳다’는 정의를 내세우거나, ‘나는 너에게 이렇게 헌신적인데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혹은 ‘이렇게 걱정해 줬더니..’ 와 같은 형태로 드러나면서 ‘나의’ 규칙과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 상대방은 ‘나쁜 사람’이 된다.

이 책에는 어떻게 우리가 어린 시절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어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지배적인 부모’ 로부터 정신적, 감정적 독립을 하고 싶다면 한 번 자신의 상황이 이렇지 않은지 살펴보자. 또는 내가 이러한 ‘지배적인 부모’로 아이의 자기 발견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부모가 부모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않음으로써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저자는 말한다. 아이가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기 전에, 지배적인 부모는 이 감정은 옳은 것이고 저런 감정은 나쁜 것이며, 이 일은 좋아해야 맞고 저 일은 좋아하지 않아야 맞다는 형태로, 모든 것을 정해 버린다. 이로 인해 아이는 자연스럽고 진실스러운 감정을 잃어버리고 ‘당연히 그래야 할’ 감정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이가 이 진실하지 못한 상태를 자각하는 건강한 시기를 거치지 못하고 성인으로 계속 살아나가게 되면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자각하지 못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의해 주어진 욕망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자연스럽고 정직한 감정들을 ‘시시하고 하찮고 안 되는’ 감정들로 여기고 부정함으로써 자신의 억눌린 하지만 여전히 충족되기를 바라는 감정과 욕구를 다른 사람, 특히 배우자 혹은 자녀를 통해 채우고자 하는 의존성을 지니게 된다.

결혼하고 부모가 되었지만 스스로 자각하지 않는 한 이러한 의존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의존성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여러 인간 관계를 다양한 왜곡된 형태로 변형시킨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자연스럽고 솔직한 감정을 인정 받을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방어하고 싶어하고 상대방에게 사랑받기 위해 그의 욕구에 나를 맞추고자 노력한다. (이 책의 제목이 <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을 고통스럽게 여기고 상대방에게 내가 배푼 은헤를 생색내며 나에게 왜 내가 해 준 것처럼 해 주지 않느냐고 비난하게 된다.

저자는 상대방을 통해 스스로의 욕구를 만족시키고자 하는 의존 욕구의 치유를 ‘존재감’에서 찾는다. 자신을 부정하기에,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지 않기에, 즉 ‘자기 존재감’을 잃어 버리게 되면 늘 자신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초조해 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줄 관계 혹은 일에 ‘의존’한다고 한다. 저자는 과하게 일을 놓지 못하거나 성취감이나 보람찬 하루에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면 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지 묻는다.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자신이 진실로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 혹은 자신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느끼는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밝히고 또한 그것을 인정하는 것 또한 힘겨운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의존해야만 한다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에 솔직해지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무탄트>라는 책의 아주 지혜로운 인디언들이 해 주는 이야기에, 아이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홀로, 완전한 침묵 속에서 며칠을 머무르고 온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제 성년이 될 준비가 되었음을 말하면 모든 부족 사람들이 파티를 열어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고 한다.
우리도 이렇게 스스로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할 준비가 되었음을, 한 존재로서 결혼할 준비가 되었음을, 그리고 부모가 될 준비가 되었음을 스스로 깊이 인정하는 행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늘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이해하는 가족, 친구들과 진심으로 같이 축하하는 행위는 그 무엇보다도 멋지고 값질 것 같다.

완전히 공감 갔던 저자의 한 구절.
“자연스런 감정을 억누른 채 인위적인 감정으로 살면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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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 나를 위한 용서 그 아름다운 용서의 기술
프레드 러스킨 지음, 장현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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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원제: Forgive for good : a proven prescription for health and happiness)
프레드 러스킨 / 중앙M&B / 2003년 12월 1일


상실과 상처가 심할수록 ‘용서’가 묵인하거나 수용하는 것처럼 느껴져 왜 내가 용서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진다. ‘용서’는 용인하는 것이 아니다. ‘용서’ 후 우리는 “그 관계를 유지하든 혹은 그 관계를 그만두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용서’가 더 이상 과거 때문에 현재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 과거를 계속 끄집어 냄으로써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그만두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용서’가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용서’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암담해진다. 상실이나 상처에 대해 우리가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대응 방식, 지금껏 효과적이지 못했던 방식을 되풀이하는 것 또한 용서를 어렵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이 책 ‘용서’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부분에 대해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있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하다. 자칫 많이 무거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흥미로웠다, 저자는 ‘용서’의 과정을 손에 잡히는 쉬운 글로 설명하고 이해하도록 돕는다. 지금 분노로 고통스러워 지금 당장 ‘용서’에 대한 처방을 받고 싶은 사람 뿐만 아니라 자신이 현재 엷고 지속적인 분노 속에 있어 스스로도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명상에 비유하자면 ‘깊이 호흡하라, 자신의 생각을 바라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긴장부터 어떻게 푸는지부터 초보자라도 큰 어려움없이 따라하며 자연스럽게 명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과 유사하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마침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각성하는 한 경험을 한 바로 뒤였다.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문득 또렷하게 알아차리고 충격을 받았다.그것은, 격렬한 분노의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와 아주 달라 야금야금 나를 잠식하는 것처럼 스스로 잊혀졌다가 가끔씩 무언가를 건드릴 때마다 드러나곤 하는 화였다. 나는 얇고도 지속적인 분노 속에서 ‘계속 그 생각’을 하면서 일종의 스토리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이었지만, 나 자신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바로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자신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을 받았다. 책의 저자는 “원망 넋두리” 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우리가 현재 “원망 넋두리” 를 만들고 있지 않은지 묻는다.

이 넋두리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나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부분 그리고 상대방이 나에게 무엇을 잘 못 했는지에 집중했다. 그것은 사실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 판단, 감정과 느낌이 가미된 내 방식대로 편집된 스토리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자각하는 것을 막고 내가 내 생각과 감정의 틀 안에 사로잡히게 하여 자신이 만든 스토리에 갇히게 했다. 다른 관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거나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았던 것이다.

 고통의 악순환을 불러일으키는 “원망 넋두리” 를 포함하여
 자신이 울화에 사로잡히기 쉬운 사람이 아닌지를 쉽사리 돌아보게 하며,
 우리가 상처나 상실에 대해 어떻게 습관적으로 반응하는지
 울화가 어떻게 시작되어 점점 더 힘을 얻게 되는지,
 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스스로 이해해야 할 자신의 패턴,
 용서할 수 있게 되기 위해 울화와 분노를 정확하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것 등
‘용서’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


“진정한 용서란 평화의 느낌이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서 경험하는 평화의 느낌, 그것이 다름 아닌 용서인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목표는 평화스러운 느낌을 갖는 것이다.

본래의 좋은 취지와 다시 연결될 때, 우리는 용서를 발견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자신의 참된 인생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를 깨달을 때 비로소 풀린다.
자신의 좋은 취지를 자각하는 것이 용서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좋은 취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개개의 사건으로 인한 울화 말고
전체 인생에 관계되는 목표가 중심 내용을 이루도록 당신의 이야기를 바꾸는 것이다.
상처를 인생 무대의 중심에서 끌어 내고, 그 자리에 치유를 대신 세워놓는 일이다.”
- 프레드 러스킨, <용서> 중에서 -



언제든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처음부터 어떻게 울화가 시작될 수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저자는 “매일 매일 용서를 실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제안에 따라 나는 나의 매일 아침의 명상 시간에 ‘용서 5가지’를 함께 하고 있다.
이 매일 하는 ‘용서 5가지’는 매번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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