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브렌다 유랜드 지음, 이경숙 옮김 / 다른생각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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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은 글쓰기에 대한 배움을 넘어서 삶에 대해 그리고 자기 성찰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교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하고 가장 먼저 혹은 매번 다루어져야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바로 좋은 글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좋은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프로세스나 기교를 배우고 싶다면 다른 책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글을 쓰는 프로세스나 기교를 배우더라도, 책이든 블로거든 다른 사람을 향해 글을 쓴다면 보다 본질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본질적인 고민을 비중 있게 다루는 몇 안 되는 글쓰기 책 중 하나이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글을 쓰게 되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고민은 나의 글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일까 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글일까 하는 것도 블로거를 운영하거나 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늘 하게 되는 고민일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 브렌다 유랜드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진실하다면 우리 안의 재능과 독창성을 발견할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계속 노력한다면 우리는 더 좋은 글을 쓰는 더 좋은 작가가 될 거라고 말한다.

“더 좋은 작가가 되는 유일한 길은 더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은 당신의 인격을 드러내고 당신의 현재 모습이 어떻든 그것이 당신의 글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사실 글을 쓰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나의 경험과 생각, 느낌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 경험과 교류하고 싶기에 단지 쏟아 붓는 글이 아니라 교류하는 글을 쓰고 싶어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교류하기 위해서도 전제되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의 진실성이다. 글은 자신이 자각하든 자각하지 않든, 억제하려 해도 글 쓰는 이의 내면을 드러내 보인다. 이것이 바로 글쓰기가 단지 글쓰기 방법에 대해서 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성찰이라는 주제로 깊이 관여하게 되는 이유이다.

“예술적인 인상, 즉 감염이라는 것은 오로지 작가 자신이 어떤 감정을 스스로에게 진실한 방식으로 경험하여 이를 전할 때에만 얻어지는 것이다.”

브렌다 유랜드는 글쓰기를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다.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사실은 누구에게나 재능과 독창성이 있으며, 무언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이다. 진실을 말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깊은 속에서 나오는 것을 이야기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독창적일 수 있다.
그 누구라도 스스로 자기 연주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서는,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느끼지 않고서는, 또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고서는, 단 하나의 음표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다.”

브렌다 유랜드는 시작한 글쓰기를 지속하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상상력은 천천히, 조용히 익어간다.
좋은 착상은 느리게 온다. 정신이 맑고 고요할수록 흥분하지 않을수록 착상은 더디지만 더욱 훌륭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기 자신에게 귀 기울여라. 규칙적으로 매일 흘러나올 기회를 조금이라도 준다면 그리고 약간의 고독과 게으름을 제공하기만 한다면, 영감은 느리고 조용하게 언제든지 우리 속에 들어온다.”

브렌다 유랜드는 자칫 기교나 방법, 프로세스에 마음을 뺏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잊지 말라고 계속 다독거려 준다. 바로 우리 자신 말이다.

“글쓰기에는 훌륭한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당신이 깊이 느끼기를 바란다.
당신이 쓰는 문장 하나하나에서 당신은 무언가를 배운다. 글쓰기는 당신에게 유익함을 주고, 당신의 이해를 확장시킨다.
글쓰기의 가장 큰 보상은 꿰뚫는 이해, 즉 빛나는 통찰, 영혼의 확장이다.”

나는 ‘좋은 글은 스스로를 치유하면서 동시에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이 스스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브렌다 유랜드의 글은 굉장한 것이었다.

* by 나의 선택 : 따옴표(“ ”)로 처리한 굴림체 인용문은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책에서 브렌다 유랜드의 글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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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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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20권 정도는 본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순간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책들은 몇 권 되지 않는 데 이 책은 그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워낙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몇 차례 글쓰기 관련 베스트셀러나 추천 도서 코너를 장식해 왔고 TV에서 화제의 도서에 오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출판 관련 일을 하는 선배로부터 맨 먼저 강력 추천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처음 느낌은 ‘재미있다’였다. 글쓰기를 즐거운 행위라고 다들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글을 쓰는 작가들 입장에서는 고역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 힘겨운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책은 매우 유쾌하다. 유쾌하면서도 읽는 이의 마음을 깊이 울릴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경험하게 해 준 책이다.

이 책에는 글쓰기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는 대가들의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유익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그들은 지금은 특별하고 유명하지만 허둥거리는 현재의 우리와 많은 모습이 비슷함을 보여준다. 이름 없는 작가들과 다르지 않게 좌절하고 충돌하고 거절당하고 그러면서도 분연히 나아가는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따뜻한 희망을 전해 준다. 비가 올 때까지 제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처럼 그들도 처음부터 뛰어나기에 글을 썼던 것이 아니라 매일 글을 씀으로써 점점 뛰어난 스스로를 만들어 왔다.

이러한 그들의 다양하고도 유익한 이야기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스누피이다. 스누피가 없었다면 다만 유명한 사람들의 글쓰기 이야기 묶음이 되어 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누피 덕에 책 내용의 진지함은 더해지고 거리감을 주는 권위감은 얇아졌다. 우리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를 투영하고 보다 끈끈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매 페이지마다 한바탕 웃음으로 눈물 짓게 하는 스누피. 함께 끙끙대며 고민하고 또 함께 답을 내 주는 스누피. 진지함 속에서도 유머 감각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스누피. “그래, 나도 이렇게 글을 쓰리라” 함께 맹세하게 하는 스누피.

읽는 내내 웃음이 얼굴을 떠나지 않았지만, 가슴 찡한 뭉클함 또한 읽는 동안에도 읽고 나서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지금 흰 종이를 앞에 두고 꾸역꾸역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스승이라고 부르고 싶은 대가들의 이야기를 이토록 재치있게 들려주는 스누피를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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