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 나를 위한 용서 그 아름다운 용서의 기술
프레드 러스킨 지음, 장현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용서 (원제: Forgive for good : a proven prescription for health and happiness)
프레드 러스킨 / 중앙M&B / 2003년 12월 1일


상실과 상처가 심할수록 ‘용서’가 묵인하거나 수용하는 것처럼 느껴져 왜 내가 용서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진다. ‘용서’는 용인하는 것이 아니다. ‘용서’ 후 우리는 “그 관계를 유지하든 혹은 그 관계를 그만두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용서’가 더 이상 과거 때문에 현재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 과거를 계속 끄집어 냄으로써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그만두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용서’가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용서’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암담해진다. 상실이나 상처에 대해 우리가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대응 방식, 지금껏 효과적이지 못했던 방식을 되풀이하는 것 또한 용서를 어렵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이 책 ‘용서’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부분에 대해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있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하다. 자칫 많이 무거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흥미로웠다, 저자는 ‘용서’의 과정을 손에 잡히는 쉬운 글로 설명하고 이해하도록 돕는다. 지금 분노로 고통스러워 지금 당장 ‘용서’에 대한 처방을 받고 싶은 사람 뿐만 아니라 자신이 현재 엷고 지속적인 분노 속에 있어 스스로도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명상에 비유하자면 ‘깊이 호흡하라, 자신의 생각을 바라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긴장부터 어떻게 푸는지부터 초보자라도 큰 어려움없이 따라하며 자연스럽게 명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과 유사하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마침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각성하는 한 경험을 한 바로 뒤였다.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문득 또렷하게 알아차리고 충격을 받았다.그것은, 격렬한 분노의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와 아주 달라 야금야금 나를 잠식하는 것처럼 스스로 잊혀졌다가 가끔씩 무언가를 건드릴 때마다 드러나곤 하는 화였다. 나는 얇고도 지속적인 분노 속에서 ‘계속 그 생각’을 하면서 일종의 스토리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이었지만, 나 자신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바로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자신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을 받았다. 책의 저자는 “원망 넋두리” 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우리가 현재 “원망 넋두리” 를 만들고 있지 않은지 묻는다.

이 넋두리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나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부분 그리고 상대방이 나에게 무엇을 잘 못 했는지에 집중했다. 그것은 사실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 판단, 감정과 느낌이 가미된 내 방식대로 편집된 스토리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자각하는 것을 막고 내가 내 생각과 감정의 틀 안에 사로잡히게 하여 자신이 만든 스토리에 갇히게 했다. 다른 관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거나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았던 것이다.

 고통의 악순환을 불러일으키는 “원망 넋두리” 를 포함하여
 자신이 울화에 사로잡히기 쉬운 사람이 아닌지를 쉽사리 돌아보게 하며,
 우리가 상처나 상실에 대해 어떻게 습관적으로 반응하는지
 울화가 어떻게 시작되어 점점 더 힘을 얻게 되는지,
 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스스로 이해해야 할 자신의 패턴,
 용서할 수 있게 되기 위해 울화와 분노를 정확하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것 등
‘용서’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


“진정한 용서란 평화의 느낌이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서 경험하는 평화의 느낌, 그것이 다름 아닌 용서인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목표는 평화스러운 느낌을 갖는 것이다.

본래의 좋은 취지와 다시 연결될 때, 우리는 용서를 발견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자신의 참된 인생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를 깨달을 때 비로소 풀린다.
자신의 좋은 취지를 자각하는 것이 용서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좋은 취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개개의 사건으로 인한 울화 말고
전체 인생에 관계되는 목표가 중심 내용을 이루도록 당신의 이야기를 바꾸는 것이다.
상처를 인생 무대의 중심에서 끌어 내고, 그 자리에 치유를 대신 세워놓는 일이다.”
- 프레드 러스킨, <용서> 중에서 -



언제든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처음부터 어떻게 울화가 시작될 수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저자는 “매일 매일 용서를 실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제안에 따라 나는 나의 매일 아침의 명상 시간에 ‘용서 5가지’를 함께 하고 있다.
이 매일 하는 ‘용서 5가지’는 매번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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