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이가 워낙 <친구가 올까?>와 <너도 내 친구야>를 좋아해서 이번달 책을 사면서 우치다 린타로 책을 두 권 샀다.

요즘 뭐든지 반대로 얘기하는 민이가 꿈 속에서 유령을 만난다.
유령이 "으흐흐 어때? 무섭지?"라고 묻는데 민이는 "하나도 안 무섭다"고 답한다.
유령은 더 무섭게 변하는 걸로 민이에게 맞서지만 민이는 계속 "안 무섭다"고 하고,
이에 자존심이 상해버린 유령이 "왜 날 보고 무서워하지 않는 거야?"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그 모습에 민이는 "으앙 무서워 무서워" 하면서 운다.

처음엔 호기롭게 안 무섭다고 하다가 대답이 점점 작아지면서도 안 무섭다고 하는 민이는 줏대 있는 아이인가 보다.

실제로 아기가 그런다면 마냥 웃어넘길 수 있을까.

요즘 부쩍 "싫여"라고 말하는 횟수가 늘어난 율이를 보면.ㅠㅠ

그래도 아이를 한번 키워봐서인지 이것도 한때라는 걸 알기에 귀엽게 보아넘기려 한다.

그런데 난 유령이 좀 귀여우면서도 무섭던데 아이들은 괜찮나?

율이가 웃으면서 보는 걸 보면 큰 거부감은 없나보다.
결이는 민이의 반응에 어이없어 했다.

유아용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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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왕 핫산 낮은산 어린이 4
백승남 지음, 유진희 그림 / 낮은산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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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깐 보다가 마트 가는 길에 차에서 보려고 꺼냈는데 결이가 자기가 먼저 보겠다고 가져갔다.

아무리 그림이 많기로 30분도 안돼 50쪽 되는 책을 다 읽다니.  이건 반칙이다.  책은 음미하면서 읽어야한다고 얘기해줘도 아이는 아직 책 내용이 다 와닿지 않으면 그렇게 하기 쉽지 않나 보다.

간접경험도 그걸 이해할 만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책을 여러 번 보면서 맥락을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만 온전히 독자의 것이 될 수 있는데도. . .

<늑대왕 핫산>을 보면서 나는 슬펐다.
늦게까지 일하다가 집에 와서는 산하와 강산이랑 늑대놀이를 하던 아빠가 어느날 갑자기 일터에서 과로사한다.

그와 함께 남은 가족에겐 아빠 없는 일상에 익숙해져야하는 숙제가 주어진다.
엄마는 아빠몫까지 다하기 위해 공장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아이들은 엄마도 아빠도 없는 작은 집에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그때 산하가 아빠 모습으로 그렸던 늑대왕 핫산이 두 아이와 함께 해준다.
준비없이 맞은 아빠의 빈자리에 익숙해질 시간을 준다는 듯. . .

그림을 그린 유진희 작가는 작가의 말에 책의 슬픈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책을 읽다가도 아련한 분위기의 그림 앞에서 잠깐씩 쉼표를 찍게 되는 책이다. 그림이 참 좋다. 

아홉살 결군에겐 과로사라는 말도,  아빠가 세상을 떠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엄마가 공장에서 일하다가 혼나는 일을 보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픈지도 한번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책은 여러 번 읽어야 한다.
배경지식이 부족할수록 더더욱.

결군이 이번달 꿈자람 자기 목표를 책 90권 읽기로 써놨기에 90번 읽기로 바꾸자고 했다.

30권을 세 번씩 읽기.
독서능력을 키우는데 여러 번 읽기는 필수요소 중 하나이니까.
. . . . . . .

아침에 일어난 결이에게 주인공 아이들의 이름을 물었다.
둘째 강산이는 금방 대답했는데 첫째의 이름은 모르겠단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맞히기 힘들다.
결국 결이는 책을 다시 한 번 봤다.
내가 노린 것도 그거였고. . .

그리고선 아빠 유골을 뿌리는 장면에서 엄마가 '산하 아빠'라고 말하는 장면을 가리키면서 "이건가?" 하고 물었다.
 
이렇게 하나씩 미루어 짐작해가는 방법을 깨우쳐간다.

아래는 결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다고 꼽은 장면.

 
표현을 잘못해서 그렇지 아이도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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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된 돼지 너구리 돼지 너구리 6
사이토 히로시 글, 모리타 미치요 그림, 안소현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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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돼지 너구리 시리즈 중 하나를 사봤다.  율양이 너무 좋아한다.

돼지가 너구리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로 둔갑을 한다는 이야기인데 아는 동물들이 나오니 좋은가 보다.

우리가 읽은 건 <간호사가 된 돼지 너구리>다.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한 돼지너구리와 너구리.
(율양은 엠뷸런스를 보더니 위용위용 하면서 사이렌 소리를 낸다.)

돼지너구리가 둔갑을 해달라고 하니 너구리는 환자나 의사로 변하는데 돼지너구리는 간호사에 꽂혔던 거였다.

변신한 둘이서 진료소를 열고 왕진 한 번 다녀오니 동물들이 진료소를 찾아온다.
 
 
 

덕분에 율이가 박쥐도 알았다.

마지막 환자가 올빼미였는데 그림이 부엉이 같아서 올빼미와 부엉이 구별법을 검색했다.

부엉이는 ㅂ처럼 깃이 뾰족하게 달렸는데 올빼미는 ㅇ처럼 둥그렇게 생겼단다.

그렇다면 이 책에선 올빼미가 아니라 부엉이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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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철학자 우후 난 책읽기가 좋아
간자와 도시코 글, 이노우에 요스케 그림, 권위숙 옮김 / 비룡소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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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가 책꽂이에서 이 책을 꺼낼 때 "그거 결이가 이해하기 힘들 것 같은데. . ."라고 말렸지만
결군은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잖아.  나도 읽을 수 있어"라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다 읽고 나서는 "이 책은 읽고 나니까 정말 궁금한 점이 생기네. 왜 우후가 철학자라는 거야?  철학이 뭐야?"

"책 읽었으니까 결이가 생각해 봐. 철학자가 뭐하는 사람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니까 묻는 거잖아.  국어사전이라도 읽어줘"

보리국어사전을 함께 찾아볼걸.  귀찮아서 검색해서 읽어줬더니

"궁금한 점이 꼬리에 꼬리를 무네.  도대체 근본문제는 또 뭐야?"
(국어사전은 정말 어려운 문장으로 철학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 책 맨 뒤 설명글에 철학자에 대한 힌트가 있던데. . ."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한 답을 생각해내는 게 철학자야?  나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있는데. . 도대체 우주는 뭐고 그 넓은 우주에 지구는 어떻게 생겼고 나는 왜 사는지에 대해. . ."

"어머.  우리 아들이 철학자였네.  그래 그런 걸 생각하는 사람이 철학자야.  그런 답은 쉽게 찾아지는 게 아니지.  계속 생각하면서 어렵게 찾아내야 진짜 결이 거가 되는 거야"

아침에 어제 다 읽은 <우리 아이 12년 공부계획>에서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이 안 좋은 점이 나온 부분을 읽어줬는데 "안 들을래"라며 귀를 막던 결군이 이 책 얘기를 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나 스마트폰이 왜 안 좋은지 알겠어.  책은 읽으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스마트폰은 찾으면 바로 답이 나오니까 그럴 기회가 없어지잖아"

(그렇게 잘 알면 스마트폰을 끊어야하는 거 아니니? 1주일에 이틀 1시간씩을 하루 1시간반으로 줄이겠다고 한 건 고맙다만. . .)

아무튼 이 책은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은유도 있고 질문도 차원이 높다.
결이도 질문들에 답을 떠올리기보다는 각 에피소드 줄거리를 파악하는 정도였다.

학교 독서록 숙제로 이 책을 택해 마인드맵을 쓰기에 봤더니 등장인물들 이야기가 많다.

우후가 한 질문과 그에 대한 결이의 답을 써보라니 벌써 한쪽이 다 찼다면서 하나 쓰고 말더라.

뭐,  그런 생각을 해볼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게 이 책이 가진 장점인 듯. 아들이 앞으로 여러 번 읽으면서 곱씹어보길 바랄 뿐이다.


"우-후-. 기쁘다. 나는 혀가 있어서 벌꿀을 핥을 수가 있어요. 손이 있어서 엄마를 안을 수가 있어요. 아, 난 정말 다행이에요. 꼬마 곰이라서 다행이에요."(23쪽)
☞○○라서 다행이에요. 괄호 넣기 해봐도 좋을 듯.

"있잖아요, 엄마, 나 알았어요. 내가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 말해 볼까요?"
우후는 기쁜 듯이 말했단다.
"나 자신으로 되어 있어요! 우후는 우후로 되어 있다고요. 네, 엄마 그렇죠?"(39쪽)

"`유사시`가 뭐예요?"
"사나운 매나 올빼미 등 갖가지 무서운 동물에게 습격당했을 때를 말하는 거란다. 이 때 다람쥐는 가지에서 가지로 건너뛰어 도망치지. 나무에서 뛰어내릴 때도 다람쥐 꼬리는 낙하산처럼 부풀어올라 제격이란다."(47쪽)

"있잖아요, 풍뎅이가 말이에요, 부자였는데 돈을 완전히 잃어버렸대요. 하지만 작은 무지개를 가지고 있었어요. 굉장히 작은 무지개를 말이에요!"(106쪽)


그러자 아빠가 웃었어.
"아니란다. 쥐는 쥐 한 마리분, 여우는 여우 한 마리분 일을 하면 되는 거란다. 다른 누구의 몇 마리분이라고 하는 게 아니야. 아빠는 곰이라서 곰 한 마리분, 우후는 꼬마 곰 한 마리분, 모두가 한 마리분씩 확실하게 일하면 되는 거란다. 야! 무지개가 저쪽 위까지 걸려있구나"(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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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산에 사는 작은 리토라 베틀북 그림책 19
히로노 다카코 글 그림, 안미연 옮김 / 베틀북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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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아무리 여러 번 읽어도 찢어진 적이 없는데 이 책은 테이핑을 하고야 말았다.

율양이 며칠 전까지 가장 사랑한 책 중 하나여서 시도때도 없이 보다가 책이 벌어져버렸기 때문.

글자가 꽤 많은 책인데 처음엔 글자를 빼놓지 않고 들었다. 요즘은 내용을 다 알아서인지 스스로 건너뛴다. 특히 어두운 그림이 있는 쪽은 바로 패스~~

요즘은 청개구리 민이와 돼지 너구리에게 율양의 사랑을 빼앗긴 이 책의 내용은 이렇다.

엄마와 단둘이 채소 농사를 짓고 살고 있는 토마는 엄마가 병이 나자 약을 잘 만든다는 마녀 리토라를 찾아가기로 한다.

리토라가 좋아하는 과일이 갓 딴 멜론이란 얘기만 믿고 멜론 하나 등에 지고서. . .

어렵게 찾아낸 리토라에게 멜론을 보여주지만 리토라는 한 무더기의 멜론밭을 보여주면서 다른 재미 있는 걸 보여달라고 한다.

토마가 재주넘기도 해보이지만 리토라의 성에 차진 않는다. 마을이 보이는 탑에까지 데려가지만 리토라는 콧방귀만 뀐다. 그러다가 재미를 찾아낸 리토라는 결국 토마에게 약을 만들어준다.

이렇게 귀여운 마녀가 있다니.. . 친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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