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왕 핫산 낮은산 어린이 4
백승남 지음, 유진희 그림 / 낮은산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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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깐 보다가 마트 가는 길에 차에서 보려고 꺼냈는데 결이가 자기가 먼저 보겠다고 가져갔다.

아무리 그림이 많기로 30분도 안돼 50쪽 되는 책을 다 읽다니.  이건 반칙이다.  책은 음미하면서 읽어야한다고 얘기해줘도 아이는 아직 책 내용이 다 와닿지 않으면 그렇게 하기 쉽지 않나 보다.

간접경험도 그걸 이해할 만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책을 여러 번 보면서 맥락을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만 온전히 독자의 것이 될 수 있는데도. . .

<늑대왕 핫산>을 보면서 나는 슬펐다.
늦게까지 일하다가 집에 와서는 산하와 강산이랑 늑대놀이를 하던 아빠가 어느날 갑자기 일터에서 과로사한다.

그와 함께 남은 가족에겐 아빠 없는 일상에 익숙해져야하는 숙제가 주어진다.
엄마는 아빠몫까지 다하기 위해 공장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아이들은 엄마도 아빠도 없는 작은 집에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그때 산하가 아빠 모습으로 그렸던 늑대왕 핫산이 두 아이와 함께 해준다.
준비없이 맞은 아빠의 빈자리에 익숙해질 시간을 준다는 듯. . .

그림을 그린 유진희 작가는 작가의 말에 책의 슬픈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책을 읽다가도 아련한 분위기의 그림 앞에서 잠깐씩 쉼표를 찍게 되는 책이다. 그림이 참 좋다. 

아홉살 결군에겐 과로사라는 말도,  아빠가 세상을 떠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엄마가 공장에서 일하다가 혼나는 일을 보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픈지도 한번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책은 여러 번 읽어야 한다.
배경지식이 부족할수록 더더욱.

결군이 이번달 꿈자람 자기 목표를 책 90권 읽기로 써놨기에 90번 읽기로 바꾸자고 했다.

30권을 세 번씩 읽기.
독서능력을 키우는데 여러 번 읽기는 필수요소 중 하나이니까.
. . . . . . .

아침에 일어난 결이에게 주인공 아이들의 이름을 물었다.
둘째 강산이는 금방 대답했는데 첫째의 이름은 모르겠단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맞히기 힘들다.
결국 결이는 책을 다시 한 번 봤다.
내가 노린 것도 그거였고. . .

그리고선 아빠 유골을 뿌리는 장면에서 엄마가 '산하 아빠'라고 말하는 장면을 가리키면서 "이건가?" 하고 물었다.
 
이렇게 하나씩 미루어 짐작해가는 방법을 깨우쳐간다.

아래는 결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다고 꼽은 장면.

 
표현을 잘못해서 그렇지 아이도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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