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철학자 우후 난 책읽기가 좋아
간자와 도시코 글, 이노우에 요스케 그림, 권위숙 옮김 / 비룡소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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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가 책꽂이에서 이 책을 꺼낼 때 "그거 결이가 이해하기 힘들 것 같은데. . ."라고 말렸지만
결군은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잖아.  나도 읽을 수 있어"라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다 읽고 나서는 "이 책은 읽고 나니까 정말 궁금한 점이 생기네. 왜 우후가 철학자라는 거야?  철학이 뭐야?"

"책 읽었으니까 결이가 생각해 봐. 철학자가 뭐하는 사람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니까 묻는 거잖아.  국어사전이라도 읽어줘"

보리국어사전을 함께 찾아볼걸.  귀찮아서 검색해서 읽어줬더니

"궁금한 점이 꼬리에 꼬리를 무네.  도대체 근본문제는 또 뭐야?"
(국어사전은 정말 어려운 문장으로 철학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 책 맨 뒤 설명글에 철학자에 대한 힌트가 있던데. . ."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한 답을 생각해내는 게 철학자야?  나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있는데. . 도대체 우주는 뭐고 그 넓은 우주에 지구는 어떻게 생겼고 나는 왜 사는지에 대해. . ."

"어머.  우리 아들이 철학자였네.  그래 그런 걸 생각하는 사람이 철학자야.  그런 답은 쉽게 찾아지는 게 아니지.  계속 생각하면서 어렵게 찾아내야 진짜 결이 거가 되는 거야"

아침에 어제 다 읽은 <우리 아이 12년 공부계획>에서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이 안 좋은 점이 나온 부분을 읽어줬는데 "안 들을래"라며 귀를 막던 결군이 이 책 얘기를 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나 스마트폰이 왜 안 좋은지 알겠어.  책은 읽으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스마트폰은 찾으면 바로 답이 나오니까 그럴 기회가 없어지잖아"

(그렇게 잘 알면 스마트폰을 끊어야하는 거 아니니? 1주일에 이틀 1시간씩을 하루 1시간반으로 줄이겠다고 한 건 고맙다만. . .)

아무튼 이 책은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은유도 있고 질문도 차원이 높다.
결이도 질문들에 답을 떠올리기보다는 각 에피소드 줄거리를 파악하는 정도였다.

학교 독서록 숙제로 이 책을 택해 마인드맵을 쓰기에 봤더니 등장인물들 이야기가 많다.

우후가 한 질문과 그에 대한 결이의 답을 써보라니 벌써 한쪽이 다 찼다면서 하나 쓰고 말더라.

뭐,  그런 생각을 해볼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게 이 책이 가진 장점인 듯. 아들이 앞으로 여러 번 읽으면서 곱씹어보길 바랄 뿐이다.


"우-후-. 기쁘다. 나는 혀가 있어서 벌꿀을 핥을 수가 있어요. 손이 있어서 엄마를 안을 수가 있어요. 아, 난 정말 다행이에요. 꼬마 곰이라서 다행이에요."(23쪽)
☞○○라서 다행이에요. 괄호 넣기 해봐도 좋을 듯.

"있잖아요, 엄마, 나 알았어요. 내가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 말해 볼까요?"
우후는 기쁜 듯이 말했단다.
"나 자신으로 되어 있어요! 우후는 우후로 되어 있다고요. 네, 엄마 그렇죠?"(39쪽)

"`유사시`가 뭐예요?"
"사나운 매나 올빼미 등 갖가지 무서운 동물에게 습격당했을 때를 말하는 거란다. 이 때 다람쥐는 가지에서 가지로 건너뛰어 도망치지. 나무에서 뛰어내릴 때도 다람쥐 꼬리는 낙하산처럼 부풀어올라 제격이란다."(47쪽)

"있잖아요, 풍뎅이가 말이에요, 부자였는데 돈을 완전히 잃어버렸대요. 하지만 작은 무지개를 가지고 있었어요. 굉장히 작은 무지개를 말이에요!"(106쪽)


그러자 아빠가 웃었어.
"아니란다. 쥐는 쥐 한 마리분, 여우는 여우 한 마리분 일을 하면 되는 거란다. 다른 누구의 몇 마리분이라고 하는 게 아니야. 아빠는 곰이라서 곰 한 마리분, 우후는 꼬마 곰 한 마리분, 모두가 한 마리분씩 확실하게 일하면 되는 거란다. 야! 무지개가 저쪽 위까지 걸려있구나"(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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