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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다이아몬드 동화는 내 친구 3
데이비드 아들러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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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서 긴 글로 넘어가는 초등 저학년 대상 문고들은 책이 얇은 대신 내용이 단순한 편이다. 아이들에겐 재미있을지 몰라도 함께 읽는 엄마에겐 유치하게 느껴지는 책이 종종 있는데 <도둑맞은 다이아몬드>는 달랐다.

모험과 추리가 담긴 이야기여서인지 읽으면서 약간 가슴이 쫄깃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다고 커다란 모험물을 기대하지는 말자. 100쪽이 안 되는 짧은 동화엔 많은 것을 담을 수도 없고 많이 담아서도 안 된다. 이야기가 산으로 갈 테니. . .

이 책은 '카메라 같은 기억력'을 가진 여자아이 캠과 친구 에릭이 보석가게에서 일어난 도난 사고를 목격한 후 범인을 뒤쫓아가는 이야기다.

사건 해결 과정이 단순하긴 하지만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다. 결군도 "박진감 넘치네"라면서 두세 번 읽었다.

난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한번 본 건 카메라로 찍은 듯 정확하게 기억하는 캠의 놀라운 기억력이 더 탐났다.

요즘 스키마 독서를 공부하면서 기억력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는데 책에서 캠이 가르쳐준 대로 연습하면 기억력이 좀 나아지려나.

연습 삼아 아들과 기억력 놀이나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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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녀석 맛있겠다 - 별하나 그림책 4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백승인 옮김 / 달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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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율양이 처음 읽는 책 두 권을 꺼내왔다. 좀 어려운 책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권은 듣다가 중간에 다른 놀이 하러 가고 다른 한 권도 한 번만 듣고 꽂힌 책을 만나면 거침없이 외치는 "또"가 없었다.

오늘 아침에 공룡을 잘 구분 못해서 집에 공룡책이 없나 생각하다가 이 책이 떠올라 읽어줬더니 마음에 들었나 보다.

처음 읽자마자 "또"를 외쳤다.
그림을 보면서 아기 공룡이 "코 잔다"고 얘기도 하고. . .

사실 이 그림책은 아이들보다 부모들이 더 좋아하는 책일 거다.

잡아먹으려고 했던 아기 안킬로사우루스가 "아빠"라고 부르는 통에 졸지에 아빠 역할을 하게 된 티라노사우루스는 '맛있겠다'를 위험에서 구한다. 세상 살이에 필요한 많은 기술들도 가르친다.

"아빠처럼 되고 싶다"는 '맛있겠다'의 말에 힘을 받으면서. . .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어지자 티라노는 이별을 준비한다. '맛있겠다'를 같은 공룡 무리로 보내려는 것.

부모가 갖은 애정을 쏟아가면서 아이를 키운 후 세상에 내보내야할 때를 맞을 때를 보는 것 같아서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한 책이다.

많은 부모의 바람 대로 아이가 닮고 싶은 부모의 모습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고. . .

결이와 율이가 내 품 안의 자식이 아닐 때가 언젠가는 오겠지. 그때 난 어떻게 아이들의 독립을 받아들일지 생각해 보곤 한다.

집착하지 말고 서로를 빛내줄 수 있는 부모-자식이 됐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우린 서로 많이 의존하는 밀착형 부모-자식인 것 같다.

좀더 자립형 부모-자식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답을 제시하는 동화가 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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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의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11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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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군이 막 6세가 됐을 무렵 글자공부를 하기 위해 산 뽀로로 자석 책상 위에

ㄱ,ㄴ,ㄷ,ㅏ,ㅑ,ㅗ 등 자음과 모음 블럭들로 로보트를 형상화하더군요.

글자를 그림화하는 아이의 기발함에 감탄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데

그걸 가로막는 어른들이 있다는 걸 암시하는 책이

바로 클로드 부종의 <파란 의자>입니다.

결군에게 전날 같이 본 <아름다운 책>과 <파란 의자>를 쓴 작가가 같다는 걸

말하기 위해 두 책의 표지를 보여주면서 둘이 닮은 점이 있다고 찾아보라고 하니

 

책 표지의 바탕색을 고릅니다. 또 있다고 하니 <아름다운 책>에 나온 책과

<파란 의자>에 나온 의자의 색이 파랗다는 걸 지적합니다.

아이의 얘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신기해서 클로드 부종의 다른 책들도 찾아 보니

표지에 푸른색이나 황토 계통의 색이 하나씩은 거의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이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네요.

아이에게 글자 부분을 보라니까 그제야 작가 이름이 같다는 걸 발견합니다.

아이들은 글자보다 이미지로 책을 읽는데

어른들은 글자의 의미에 갇혀 책을 본다는 걸 이 책을 펼치기도 전에 깨달았습니다.

​책 표지를 보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어요.

​"결이는 파란색 하면 뭐가 생각나?"

"바다, 수영장, 개울, 내 튜브. 내 튜브도 파란색이잖아."

결군이 바로 앞에 둔 포켓몬 카드의 뒷면도 파란색이라는 걸 지적하자

"어, 그러네. 특히 물타입이 그렇지"하면서 물타입을 찾아서 보여줍니다.

결군의 카드 사랑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요? 이제 좀 결별할 때도 된 것 같은데....

표지에 있는 검정 동물이 뭘 것 같냐고 물으니

거침없이 "여우"라고 답하네요.

"근데 여우인데 왜 검정색이야?"

"그야 그림자여서 그렇지."

그림자든 검정 여우든 아이에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모두 친구이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이 책도 다른 클로드 부종의 책들처럼 내용은 간단합니다.

어느 날, 에스카르빌과 샤부도가 사막을 걷고 있었어요.

 

 

                            사막에서 파란 의자를 발견하죠.

둘은 의자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들을 해요.

 

숨기, 자동차놀이, 물에 붕붕 뜨기, 계산대를 활용한 가게놀이, 서커스의 공중 곡예까지...

의자 하나만으로도 주구장창 놀 수 있었지요.

 

그런데 두 친구가 이렇게 노는 걸 인상을 쓴 채 바라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사막의 대표 동물, 낙타였습니다.

낙타는 다가와서 "뭐가 서커스야? 서커스는!"이라고

소리를 빽 지른 뒤,

"의자는 말이야, 그 위에 앉으라고 있는 거야."라면서 의자에 앉아 버리지요.

 

이제 놀이는 끝. 여간해선 꼼짝도 않을 것 같은 낙타를 남겨둔 채

에스카르빌과 샤부도는 다시 걸어갔습니다.

이 책은 꼭 사막처럼 삭막한 현실에서도 피어나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가두는 사람들은 바로 낙타와 같은 ​어른들이라고

우리를 꾸짖는 것 같습니다.

세상살이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정답만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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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 온다 보림 창작 그림책
이상교 지음, 이성표 그림 / 보림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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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비만 오면 신이 나지요.

우비도 입고 장화도 신을 수 있으니까요.

우비, 장화가 필요한 이유는?

물을 튀기면서 놀 수 있으니까요.

옷이 젖든, 신발에 물이 들어가든 상관 않고

노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내게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감상에 빠지게 됩니다.

엄마는 벌써 비가 오면 비를 맞을까봐 몸을 사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네요. ​

책 내용은 간단합니다.
우산을 갖고 싶던 단이가 노란 우산을 선물 받았어요.
단이는 날마다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지요.
'바스락 바스락' '타박 타박' '치르륵 치르륵'
들리는 소리마다 "비일까?" 생각하지요.
드디어 비가 온 날, 단이는 우산을 들고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그리고선 민들레, 고양이, 개구리 등등
보이는 것마다 우산을 씌워주지요.
이제 비는 그치고 다들 우산을 접었네요.
우산 접기를 아쉬워하던 단이는 마지막까지 우산을 들고 있다가
하는 수 없이 우산을 접고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어머, 하늘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우산을 쓰고 있네요.
어떤 우산일까요?
정답은 <야, 비 온다> 마지막 페이지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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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 너는 특별해! - 2단계 문지아이들 29
가브리엘레 하이저 지음, 카타리나 요아노비치 그림, 권세훈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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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결이가 먼저 읽었다.
내가 두세 줄 읽어주다가 율이 때문에 못 읽어주니 아침밥 먹고 방에 들어가서 읽고 나왔다.

100쪽이 넘는 책인데 1시간도 안돼 다 읽었다고 해서 제대로 읽은 건지 궁금했다.

"야곱이 뭐가 특별하다는 거야? 엄마도 읽고 싶게 설명 좀 해줘"

"엄마도 아까 앨버트로스 얘기인 건 봤지?  야곱이 앨버트로스인데 날지를 못해"

"새가 날지 못하는 걸 특별하다고 잘 말 안할 텐데. . . 다른 까닭은 없어?"

"날지는 못하지만 마음이 착해.  노래도 잘 부르고"

"마음이 착한 건 어떻게 알아?"

"응.  다른 집 아기새들을 잘 돌봐줘"

그렇게 몇 번 물었더니 그 다음엔 술술 얘기한다. 

"야곱이  못 나니까 원로원 6명이 절벽에서 떨어뜨리려고 했는데 1년간 기다려주기로 했어.
엘다랑 요하네스는 도움을 줄 동물을 찾아가.
야곱이 잠수하는 법은 배우거든.  클라스가 가르쳐주는데 처음엔 일부러 져주는데 나중엔 숨이 찰 정도가 돼. 수영을 잘하게 되지만 야곱이 일등을 하는 때는 별로 없었어.  왜냐하면 야곱은 수영을 하다가도 좋은 풍경을 보거나 다른 동물들과 노는 걸 더 좋아했거든.
원로원들이 진짜로 절벽에서 야곱을 떨어뜨리려고 하니까 야곱을 좋아하는 새들이 반대해서 그 사람들이 쫓겨나고 다른 두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해. 야곱에게 도움을 받은 새들이 야곱에게 먹을 걸 주기로 하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렇게 얘기했다. 점심 때 커피숍에 가서 소리내서 읽어줬는데 중간중간 결이는 "내가 말한 게 맞지?"라며 뿌듯해 했다.  정말 아들이 줄거리를 꽤 자세히 이야기해준 거였다. 책장을 그냥 넘기고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아이는 책을 읽고 있었다.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가 있는데 아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걸 끄집어내는 연습만 제대로 한다면 아이들이 지닌 많은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요즘 책읽기를 통해 기억력,  사고력,  집중력 등을 기르는 법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아들의 능력부터 좀 키워봐야겠다.

야곱은 장애아 혹은 사회가 비정상으로 가르는 사람을 뜻하겠지.

그 아이는 경쟁보단 사색과 예술을 더 좋아하는 아이였다. 앨버트로스 섬에는 야곱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새들이 있었던 게다.

엘다가 저 멀리 북극까지 가서 혜안을 얻으려고 했지만 정작 답은 야곱 안에 있다는 걸 부모는 놓치고 있었던 것.

책을 읽으면서 역시 난 엄마의 눈으로 책을 읽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총명한 동물들을 찾아가는데 왜 아빠인 요하네스가 아니라 엄마인 엘다가 갔을까.
(책에서는 엘다가 나는 걸 좋아해서 그랬단다. 정말 그랬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대하는 엄마와 아빠의 자세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닫곤 한다.

우리집만의 이야기인데 성급히 일반화하는 오류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이들을 보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아이들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지만 이 불안한 사회에서 별 탈 없이 살아가길 늘 빈다.

또 대신 살아줄 수 없기에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방법을 깨우치길 바라면서 책읽기나 글쓰기를 신경쓴다.

아이를 세상에 내놓은 엄마로서 느끼는 중압감이 말할 수 없이 큰데 남편은 아이들을 아껴도 나만큼 애달픈 마음은 없는 것 같다. 마음은 있는데 표현을 안하는 건가.

아무튼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그 밖에 토론거리도 많고. . .

이런 좋은 책을 아들과 함께 읽어서 좋다.
아들이 여러 번 읽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들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나 역시 이제는 엄마가 아닌 아이의 눈으로 책을 읽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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