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계약 을유세계문학전집 136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송기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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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진정 잘 가꾸어야 하는 섬세한 꽃이었다. 습하고 기름진 토양에서만 그 진가가 발휘되는, 가혹하게 다루면 자라지 못하는, 햇빛이 너무 강해도 타 버리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죽어 버리는 완두꽃. 그는 행복을 주기보다는 행복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
p.028

한 가지 증거만으로도 그 사람을 신뢰하면서 그와의 우정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의심했더라도 금방 그 의심을 지워 버린다. 서풍이 구름을 몰고 온 것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북풍은 그 구름을 몰아내지 않나. 그들은 원인을 따져 보기도 전에 결과만을 생각한다. 폴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p.167


괜시리 오노레 드 발자크라는 그 이름이 주는 묵직함 때문에 책이 많이 어렵진 않을까하고 걱정을 가득 안은채로 책을 펼쳤다.
근데 왠걸~~~왜이리 재미있는거지?
시대가 1980년대초반인데..너무 막장에 재미있잖아!
지금 시대 작품으로 시대만 바꾸고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도 너무 인기 많을꺼 같은데?
시대나 나라를 막론하고 왜이리 남자들은 바보같은걸까?
맘먹고 속이자고 들면 탈탈 털어내는거 일도 아니겠구나..
사랑이라는 이름의 만능열쇠가 주어지면 진짜 주변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맹목적으로 빠져들게 되는건가?
아니연 그냥 폴이 너무 순수한 남자였던건가?
결혼이라는건 사랑하는 두사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남은 인생 함께할께요~~하고 축복도받고 자신들에게 약속도 하는 그런 신성한 의식이어야하는데..
이건 뭐 계약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것 같았다.
나탈리가 그저 아름답기만하고 어느집안의 하인이었다거나 낮은 계급의 여인이었다면 폴도 절대 결혼을 하진 않았겠지..
나탈리는 그저 엄마의 그늘 아래에서 눈.비.피하며 '난 아무것도 몰라요'컨셉으로 순진한 여인처럼 보였지만..
결국 평생 사치를 부리며 살았고 돈관리는 1도 못하고 그저 치장하고 사교계에서 돋보이는게 최고라 생각하는 모녀였던건가..
외모가 뛰어난 모녀가 사치로 재산을 탕진하고 작위와 돈을 가진 순진한 남자를 꾀어내어 그의 모든걸 빼앗는 이야기!라고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때의 그 곳에서 여자로 살기 위해서 할수밖에 없던 일이 아니었을까 싶기도하고..
그 시대 사교계의 사치스러운 모습들. 오직 남자라는 성에게만 부여되는 상습제도.그리고 결혼이라는 계약에 필요한 지참금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는것 같았다.
마지막에 폴이 나탈리에게 보낸 구구절절한 애정 편지와 나탈리에게 받은 답장. 그리고 폴이 친구 마르세에게 보낸 편지와 그에게 받은 답장을 읽을때의 반전에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금치산은 결혼계약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에 비해 약한 듯 했지만 역시나 그때도 나쁜 놈들이 재산을 얻어서 잘먹고 잘살았었고..역시나 그때도 양심적인 사람들이 존재해서 자신의 선대가 행한 만행에 보상을 해주는 이가 있었다는거~~^^
고리오 영감도 이렇게 읽기 편하고 재미있으려나?
발자크 사고방식도 맘에 드니 다른 작품들고 읽어봐야겠다.

#도서협찬 #결혼계약 #오노레드발자크 #을유문화사 #고전문학 #세계문학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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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아이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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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의 숨골에서 나는 냄새. 생명의 냄새지! 만약 내가 신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꽃을 창조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난 이 냄새로 할 거야. 그러면 우주 제일의 향기나는 꽃이 되는 거지."
p.059

"여기서부터는 혼자다. 좋은 여행이 되길."
그를 태운 기차가 출발하자 나는 미친듯이 따라 달렸다.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게 버릴 거라면 왜 나를 길들였는가? 빵과 온기, 여덟 손가락이 빚어낸 기타 선율에 이미 젖어 있는데. 이렇게 버림받는 건 몽둥이로 맞는 것보다 더 지독한 일인데 말이다.
p.093

'그렇게 사랑하다가는 슬퍼지게 될 거야.'
순간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나마 아지랑이 같은 상태라도 유지하려면ㆍㆍㆍㆍㆍㆍ'
'항상 더 사랑하는 쪽이ㆍㆍㆍㆍㆍㆍ'
'위험해지고 말아.'
p.112


아니 이렇게 인간적인 비인간들을 봤나~~
화성으로 날아온 우주선에서 300년만에 눈을 뜬 루. 그곳에는 우주에서 첫 궤도비행을 했던 라이카의 영혼이 콜린스.어윈.슈바이카트.올드린이라는 네마리 벼룩과 함께 있었다. 라이카는 루와 함께 화성탐사중에 땅에 묻혀있던 로봇 데이모스를 꺼내고 수일의 시간이 지난뒤 완충된 데이모스와 함께 화성에서의 생활을 함께한다. 데이모스에 의해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고..자신은 아이를 화성으로 데려오기 위한 존재였음을 깨닫는 루.
마야가 태어나던날 루는 할일을 다 했다는듯이 사망하고..배속에서부터 모든걸 기억하고 말도 할줄 알았던 마야는 엄마도 없는데 세상으로 나가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하지만 데이모스의 팔에 잡혀 탄생하게 된다.
라이카와 데이모스는 마야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마야를 사랑하게 된게 아닐까..
소설은 처음 화성으로 오게 된 루. 그리고 태어난 마야. 마야를 교육시키는 라이카. 돌보는 데이모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눈꺼풀이 잘린채 지구에서 우주선에 실려 날아왔다 살아남은 키나. 마야가 태어나면서부터 물이 점점 솟아나 호수가 된 물 속에서 나타난 남자. 그리고 각 행성으로 보내진 수많은 마야와 같은 존재중 한명인 알리체. 마지막으로 라이카에게 기생하던 벼룩 콜린스의 시선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우주 이야기가 어렵지만 신비한데.. 이 책은 완벽한 문과인들을 위한 sf소설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가슴 아프고. 따뜻하고. 인간적ㅇㅣ면서 이과적인 소설이라니~~~
너무 좋았던 소설.
라이카의 살아온 이야기도 너무 가슴아팠고..ai로봇이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음을 가진 데이모스. 그리고 마야의 첫사랑인 키나와 과학자인 남자의 사연들까지도 어느하나 지루할틈 없는 소설이었다.
작가님 다음 장편소설도 나온다면 꼭 찾아서 읽게 될듯~~

#화성의아이 #김성중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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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십자가의 숲
길혜연 지음 / 공중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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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한 사람이 살던 공간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비우는 일은, 이사를 하는 일과는 전혀 달랐다. 그건 장례식보다도 더욱 구체적으로, 더욱 생생하게. 한 사람의 일생을 추모하는 일이라고 마리즈는 생각했다.
p.021

살아있는 사람을 떠올릴 때는 특별한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만, 사별한 누군가를 다시 기억할 때는 특별한 장면보다도 가장 평범했던 일이 더 그리워지기도 한다.
p.159

대체 나의 조국은 무엇인가? 그 실체는 무엇인가? 조선인가? 대한 제국인가? 임시 정부인가? 분단된 한반도, 남한 혹은 북한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똑같이 독재자가 통치하고 있는 둘 중 어느 쪽인가? 자문은 언제나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p.234

인간의 탐욕으로 시작된 제 ㅣ차 세계대전.유럽의 서부 전선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전선 중 하나였던 프랑스 쉬이프.
2002년의 김현우가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강변을 걷던 중 고서적상의 진열대에서 우연히 눈에 띈 '서영해 져'라는 옛 한글로 쓴 저자명이 있는 <거울,불행의 원인>이라는 한권의 책을 만나게 되면서부터이다.
1920년 쉬이프에는 일본의 압제를 받는 답답한 고국의 현실을 벗어나 학업을 목적으로 떠나온 학생 해용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곳을 복구하기 위한 노동자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수습된 시신들을 매장하고 그곳에 세워진 하얀 나무 십자가들이 숲을 이루게 된다.
큰 틀로는 과거의 해용과 현재의 현우의 이야기로 교차진행되는 방식인데..과거 프랑스에 와서 일을 하던 한국인들을 찾던 현우가 결국 해용의 자녀들과 연락이 닿게 되고..결국에는 그들의 인연이 이어지게 되어있음을 보여주는데...
제목을 보고 처음부분만 읽었을때는 이런 내용의 소설일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일제시대를 다룬 소설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야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의이야기를 다룬 소설들과는 너무 다른 느낌의 소설이라서...독특했다고 해야할까..
역사적 사실을 다룬 책이 아니라서 스위스 은행에 숨겨진 비자금 같은내용도 너무 재미있었고..전쟁으로 인해 자신의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정해용이라는 평범한 한 사람이 나라의 비자금이라는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 이지만..한 나라의 국민이었다가 그 나라가 사라지고 광복을 맞았다가 다시 분열되고 그런 모습들을 다른 나라의 여권을 가지고서 지켜봐야했던...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마음이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떠돌아야만했던 정해용이라는 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해볼수 있었다.
결국 정해용이 수숩해서 묻힌 하얀 십자가 밑의 수많은 사람들도 자신의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의지가 아닌 전쟁 때문에 죽음을 당해야만 했는데..그게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
표지에 있는 묘지 사진이 아프게 다가왔다.

#하얀십자가의숲 #길혜연 #공중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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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운율집
올리버 허포드 지음, 나나용 옮김 / 나나용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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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게 아니라 너무도 귀여운 시집이었다.
아기 고양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을 옅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고양이가 왜 낮에 자는지..
왜 실뭉치를 좋아하는지..^^
달이 둥근 치즈처럼 보이는데 대체 누가 그렇게 매일 조금식 먹는지 궁금해하는 고양이의 생각이 너무 귀여워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한쪽에는 원어로 적혀있어 필사하기에도 좋을것 같고..
삽화들도 어찌나 묘한 시와 잘 어울리는지~~^^
나도 있다 고양이! 집사로써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묘한운율집 #올리버허포드 #나나용북스 #시집 #고양이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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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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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소설의 대명사인 셜록홈즈와 왓슨스~~
그 두사람처럼 완벽한 한쌍은 아니지만 호손과 호로위츠. 이 두사람이 주인공인 적작도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된 둘의 모습은..친한거 같으면서 안 친한거 같고.. 서로 신뢰가 있는것 같으면서도 아닌것 같고..독특한 관계였다고나 할까^^;
작품이 드라마로도 방영될 정도의 작품을 쓰고 있는 호로위츠. 야외 촬영이 한참이던 때에 촬영장 한가운데 나타난 탐정 호손.
그는 토니에게 살인사건이 하나 발생했다며 다음 소설로 함께 써보자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첫번째 사건으로 쓰여진 소설책이 많이 궁금해 진 1인 ^^;)
살해당한 사람은 잘나가는 이혼 전문가 리처드 프라이스. 그는 자신의 집에서 2천 파운드 정도되는 1982년산 샤토 라피트 로트실드 포야크 와인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사건 현장에는 벽에 182라는 숫자가 페인트로 칠해져있었다.
용의자는 리처드가 변호한 1천만 파운드가걸린 소송의 상대측 안노 아키라.
그녀는 유명한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얼마전 식당에서 리처드에게 와인을 부으며 병으로 치겠다는 협박을 했었기에 그녀가 제 1의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안노 아키라를 시작으로 리처드 주변 사람들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는 호손과 호로위츠.그러던 중 2007년 동굴사건을 접하게 되고..그 사건과 로버트의 사건이 연결되어 있을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범인은 이미 첫 등장할때부터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어떤 식으로 밝혀지고 이유가 뭐였을지가 궁금했는데 역시 호로위츠가 호손을 좋아하지 않는것 같은데도 열심히 따라다니는걸 보고 호손이 능력있는 탐정일꺼 같기는 했는데..역시는 역시다.
호로위츠가 놓친 부분까지 완벽 설명! 덕분에 내 궁금증도 모두 해소! ㅋㅋ
마지막 편지는 예상밖이었다. 맘이 어찌나 아프던지 ㅠㅠ
근데 작가가 경찰을 안 좋아하는건지 책에서 너무 부정적인 모습으로만 나와서 좀 의아했다. 성격도 안 좋고 능력도 없게 묘사된 그룬쇼..셜록홈즈에서의 레스트 레아드는 인간적이던데 이 소설의 그룬쇼는 영~~못쓰게 나오는듯 ㅋㅋ

#숨겨진건죽음 #앤서니호로위츠 #열린책들 #셜록홈스시리즈집필작가 #호로위치시리즈두번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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