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은 진정 잘 가꾸어야 하는 섬세한 꽃이었다. 습하고 기름진 토양에서만 그 진가가 발휘되는, 가혹하게 다루면 자라지 못하는, 햇빛이 너무 강해도 타 버리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죽어 버리는 완두꽃. 그는 행복을 주기보다는 행복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p.028한 가지 증거만으로도 그 사람을 신뢰하면서 그와의 우정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의심했더라도 금방 그 의심을 지워 버린다. 서풍이 구름을 몰고 온 것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북풍은 그 구름을 몰아내지 않나. 그들은 원인을 따져 보기도 전에 결과만을 생각한다. 폴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p.167괜시리 오노레 드 발자크라는 그 이름이 주는 묵직함 때문에 책이 많이 어렵진 않을까하고 걱정을 가득 안은채로 책을 펼쳤다.근데 왠걸~~~왜이리 재미있는거지?시대가 1980년대초반인데..너무 막장에 재미있잖아!지금 시대 작품으로 시대만 바꾸고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도 너무 인기 많을꺼 같은데?시대나 나라를 막론하고 왜이리 남자들은 바보같은걸까?맘먹고 속이자고 들면 탈탈 털어내는거 일도 아니겠구나..사랑이라는 이름의 만능열쇠가 주어지면 진짜 주변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맹목적으로 빠져들게 되는건가?아니연 그냥 폴이 너무 순수한 남자였던건가?결혼이라는건 사랑하는 두사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남은 인생 함께할께요~~하고 축복도받고 자신들에게 약속도 하는 그런 신성한 의식이어야하는데..이건 뭐 계약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것 같았다.나탈리가 그저 아름답기만하고 어느집안의 하인이었다거나 낮은 계급의 여인이었다면 폴도 절대 결혼을 하진 않았겠지..나탈리는 그저 엄마의 그늘 아래에서 눈.비.피하며 '난 아무것도 몰라요'컨셉으로 순진한 여인처럼 보였지만..결국 평생 사치를 부리며 살았고 돈관리는 1도 못하고 그저 치장하고 사교계에서 돋보이는게 최고라 생각하는 모녀였던건가..외모가 뛰어난 모녀가 사치로 재산을 탕진하고 작위와 돈을 가진 순진한 남자를 꾀어내어 그의 모든걸 빼앗는 이야기!라고 보일수도 있겠지만..그때의 그 곳에서 여자로 살기 위해서 할수밖에 없던 일이 아니었을까 싶기도하고..그 시대 사교계의 사치스러운 모습들. 오직 남자라는 성에게만 부여되는 상습제도.그리고 결혼이라는 계약에 필요한 지참금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는것 같았다.마지막에 폴이 나탈리에게 보낸 구구절절한 애정 편지와 나탈리에게 받은 답장. 그리고 폴이 친구 마르세에게 보낸 편지와 그에게 받은 답장을 읽을때의 반전에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금치산은 결혼계약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에 비해 약한 듯 했지만 역시나 그때도 나쁜 놈들이 재산을 얻어서 잘먹고 잘살았었고..역시나 그때도 양심적인 사람들이 존재해서 자신의 선대가 행한 만행에 보상을 해주는 이가 있었다는거~~^^고리오 영감도 이렇게 읽기 편하고 재미있으려나?발자크 사고방식도 맘에 드니 다른 작품들고 읽어봐야겠다.#도서협찬 #결혼계약 #오노레드발자크 #을유문화사 #고전문학 #세계문학 #프랑스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