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불신 - 기부금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이보인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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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 1대1 기부를 15년정도 하고있고 유니세프와 유엔난민기구에도 후원을 하고 있다. 기부를 시작하면서 나는 내가 내는 기부금이 100프로 전달될꺼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단체를 운영하려면 직원도 필요하고 장소도 필요하고 물품조달을 위한 운송비등.. 공짜로 이뤄지지 않을걸 알기에..
그저 내가 기부하는 금액의 일부분이라도 진짜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마음으로 기부를 하고있다.
그런데 기부금이 전액 전달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오히려 놀랬다.
생각해보면 광고가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 책은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뉴스에서 보았던 사랑의 열매 단란주점 1996만원도 5년간 124번 평균한달에 2번 한번에 16만원정도의 회식 정도 였다는 건 몰랐던 내용이었다. 보통 2천만원이라는 돈의 액수만 부각되어 자극적인 기사들만 내놓다보니 나도 한번에 2천만원을 술집에서 사용했다고만 알고있었는데..잘못된 정보였군..
제목만 보면 기부단체들에 대해 안 좋은점만 잔뜩 얘기해서 기부를 끊게 만들것처럼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이 책은 그게 아니라 대표 큰 기부단체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가 내는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또한 단체들이 온전히 정보를 공개했을때 기부금이 줄어들걸 걱정할게 아니라..믿고 기부할수 있도록 투명한 정보공개를 바라고 있다.
열심히 기부금만 내면서 모른척 지내왔던 나에게..
아주 긍정적으로 작용한 책이었다.
인스타말고 네이버 블로그도 해야하나~~
해피빈 받아서 그걸로도 기부할수 있다는데 ^^

기부자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기부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목적을 제일 잘 구현해 줄 곳을 본인이 찾아서 기부한다. 그리고 기부단체가 약속한 대로 기부금을 사용해 주기를 기대한다. 즉, 기부자 머릿 속의 기부단체는 기부금을 약속대로 집행하는 역할이며 기부금 사용의 결정권이 기부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p.064~065

모금할 때는 가장 설득이 쉬운 사연을 내세우고 정작 결제 단계에서는 다른 곳에도 사용 가능한 모금함을 앞세우는 방식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p.70

기부 산업을 너무 순수하게만 생각하면 이런 오해가 생긴다. 기부단체 직원들도 모두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는 직원들이며 노동자다. 현장의 전문성을 갖춘 직원이라면, 거리 모금에 투입되는 것보다 수혜자를 만나서 돕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단체에 더 이익 일 수 있다. 단체 입장에서도 직원이 직접 하는 것보다, 외주를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면, 외주를 써서 기부금을 더 아낄 수 있다.
p.130

기부자들의 의심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정보공개다. 기부금 사용 과정과 결과를 기부자에게 투명하게 보여주면 된다. 기부단체는 늘 투명하게 기부금을 운영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이 다짐이 정보공개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p.151

정보공개를 독려하려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한 지점이기도 하다. 기부단체들이 문제를 외면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정보공개를 하면 오히려 기부금이 줄기 때문이다.
p.173




##기부불신 #이보인 #마음연결 #기부 #기부단체 #후원 #봉사 #선한영항력 #인문 #정치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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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수놓다 -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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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잔잔한 바람이 부는듯한 내용으로 내 마음에 폭풍이 휩쓸고 간 느낌을 남겨놓다니~~~
자수를 좋아하는 고등학교 남학생 기요스미의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외할머니와 시청에 다니는 엄마. 보습학원에 다니며 결혼을 앞두고 있는 누나와 한 집에 살고있다.
소란한게 싫어 셀프웨딩을 하겠다는 누나에게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주겠다고 말한 기요. 그런 기요가 엄마는 못마땅하다.
기요가 보통남자처럼 운동을 좋아하고 친구도 많길 바라는 엄마.
어릴적 변태에게 치마가 찢어진 적이 있었고 귀여운 치마를 입고 다니니까 그런 일을 당했다고 말하는 주변 사람의 이야기가 트라우마가 되어 여성스러움을 상징하는 귀여운 모든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누나 미오.
여자는 집에서 살림해야지. 여자가 무슨 대학교를 가. 늙은 여자는 수영복 입는 거 아니야 나는 이야기를 평생 들어온 할머니 후미에. 자손들은 그런 차별이 없는 세대에서 살길 바랬는데 집으로 놀러온 손자의 여자인친구에게 '여자인데 수학을 잘하다니 훌륭하구나'라는 말을 무심코 내뱉은 자신에게 놀란다..자신에게 여자를 강요했던 남편이 그저 애정표현이 아니었을까라는 딸의 이야기에 그때도 삼키지만말고 얘기를 했었으면..하고 생각하며 이제는 속으로만 집어삼키며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아이가 생겨 결혼한 엄마 사쓰코와 아빠 젠.
철없고 열정 가득한 젠이 결혼하고 지내다보면 바뀔줄 알았지만 한결같은 모습에 이혼을 하고..디자인에 진심이지만 특출나지 않아 성공하지 못하고 지금은 친구 구로다의 회사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젠. 아이들이 보고싶어 한달에 한번 양육비 핑계로 보러 갔지만 딸의 한마디에 가지 못하고 구로다가 대신 양육비를 전해주고 사진을 찍어와 보여준다.
평범한 보통의 일상이지만 특별한 가족들이 웨딩드레스 하나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소설!이라고 정의 할수도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말로 할수 없다!
읽는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정도 다를꺼 같다.
할머니. 애들 키우는 워킹맘. 결혼을 앞둔 신부. 학생. 등등
누가 읽어도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읽어보셔야 앎. 나 이런 소설 너무너무 사랑해~~~
다지마렛토의 소설버전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물을수놓다 #데라치하루나 #북다#제9회기와이하야오이야기상수상 #소설책추천 #가족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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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한한 우주를 건너 서로를 만났고 이 삶을 함께하고 있어 - 펫로스, 반려동물 애도의 기록
최하늘 지음 / 알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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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스미노 요루 같은 작가의 학원 순정 로맨스 소설일꺼 같았는데..
펫로스 증후군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리..
눈물샘 폭발할꺼 같아서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진짜 고민많이 했는데..
너무 너무 읽기를 잘한것 같다.
물론 몇번을 울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흘린 눈물보다도 너무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으로 꽉꽉 차 있어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신분들은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본 사람은 천번 만번 격렬히 공감할 내용들이 가득하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에..
떠나보낸 후에 슬퍼하는 상황들도 다 다른데..
열명의 펫로스 증후군을 겪은 사람들의 사연과
함께 이야기하며 치유해가는 과정들이 담겨져 있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기에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고 반려동물들을 떠올리고 마음을 치료해가는 모습.
그리고 심리상당사님의 처방까지..
떠나보낸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에 울고..
안락사 결정에 대한 의견들에 너무도 공감하고..
속으로 혼자 삭히는 게 좋은게 아님을..
'날 위한 슬픔에 빠져 있었다'라는 심리상담사 선생님의 말이 너무 와닿았다.
지금까지 두 아이를 내 품안에서 떠나보냈는데..
둘다 병원에서는 안락사를 권했지만 난 집으로 데려와 내 품에서 떠나보냈다.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마지막 가는 순간에 함께해서..다행이라고 생각한다..오롯이 이기적인 내 입장이긴 하지만..
다시는 함께하지 않겠다 다짐을 했다가..
눈앞에 뿅 나타난 길냥이를 겨울이 오기전 집으로 데리고 왔다.
나중에 보낼때 내가 힘들게 될건 어쩔수 없지만..
함께하는 동안 이 아이가 따뜻하고 안전한 곳에서 생활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키울 이유가 충분하지 않냐는 언니의 이야기에..
그래.. 나중에 후회되지 않을만큼 행복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무한한 우주를 건너 서로를 만났고 이 삶을 함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같은 행복이기에 ..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오늘 하루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진영아, 네 인생의 삼 분의 일을 루리와 같이 살았는데 슬퍼하지 않는 것도 정상이 아니야. 많이 슬퍼해. 네 마음이 오죽하겠냐."
p.035

우리는 반려동물을 일방적으로 돌보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과 서로 지켜주고 의지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p.045

밥을 먹다가도 속이 콱 막힌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가버린 상황에 어떻게 자신부터 생각하고 챙길 수가 있는지 자책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이것들에 '떡처럼 엉겨 붙은 죄책감'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무탈하게 지내면 사랑하는 아이에게 몹쓸 짓하듯 이상하고 미안한 기분이 듭니다. 슬프고 괴로운 상태에서 나아지고 싶은 게 당연하다는 걸 알지만 잘못인 것처럼 마음이 무겁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괜찮은 것 같아도 내면에서는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p.047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위하고자 한다면 상실의 무게를 알아주는 것이 우선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일은 '말은 신중히 하고 시간을 내 이야기를 들어주며 옆에 있는 것'입니다.
p.048

고통의 심연에 빠져서 꼼짝하지도 못할 때, 그 순간의 한 발자국은 매우 큰 변화입니다. 그리고 그 한 발자국은 다음 발걸음을 떼기 좀 더 쉽게 만들어줍니다.
p.131

'멍이는 사실 더 살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힘들어도 아이가 살고 싶을 수도 있잖아. 내 옆에 계속 있고 싶을 수도 있어.'
엄마 옆에 더 있고 싶어서 버티는 건 아닐까? 이것이 가장 마지막까지 남은 고민이었다.
p.177

#우리는무한한우주를건너서로를만났고이삶을함께하고있어 #최하늘 #알레 #펫로스반려동물애도의기록 #펫로스증후근 #펫로스상담에세이 #펫로스서클 #반려동물 #치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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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축의 집 - 제3회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 수상작!
미키 아키코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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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엄마가 죽였습니다.
언니도 엄마가 죽였습니다.
오빠는 엄마와 죽었습니다.
엄마는 저를 죽이려고 했습니다ㆍㆍㆍㆍㆍㆍ.
우리 집 귀축은 엄마였습니다.


귀축(鬼畜)의 사전적인 의미는 야만적이고 잔인한 짓을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 아귀(餓鬼) 와 축생( 畜生)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야만적이고 잔인한 짓을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은혜를 모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미스터리스릴러를 읽는이유가 바로 이 책인듯!
반전소설 꽤 읽었다고 자신했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퍽!하고 맞을줄이야~~
역시 블루홀식스!
믿고 읽는 출판사라니깐~~
형사 였다가 현재는 탐정인 사카키바라.
가족을 잃고 혼자남은 기타가와 유키나라는 소녀를 만나고..
바닷가 절벽 교통사고로 실종된 유키나의 엄마와 오빠가 자살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 보험금을 무사히 받게 해주라는 사촌 동생의 부탁으로 조사를 시작하는데..
병원장이었던 유키나의 아빠의 죽음.
유키나가 양녀로 보내진 집의 화재사고와 양부모의 죽음.
언니인 아야나의 죽음.
조사를 할수록 유키나의 엄마인 이쿠에의 실체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과연 유키나는 무사히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것인가...
우리나라 소설이었다면 에이~~말도 안돼. 그랬겠지만.
일본소설이라서..일본에서는 과거에 자신들의 핏줄을 지키려고 이런일들도 있었다는 걸 알고 읽으니..더 재미있었고..
간만에 제대로 잔인하고 재미있고 뒤통수치는 반전까지 꽉채운 미스터리소설을 읽게 되어 너~무 좋았다!
그리고 한챕터마다 보물찾기처럼 이래서 그런 말을 한거였구나~싶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숨겨놓아서 미리 상상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그런식으로 독자들 잔뜩 안심하게 해놓고서 반전을 똭!
변호사 출신 작가님이시라더니 완전 내스타일^^
가족이라는게 대체 뭐고..
사랑이라는게 대체 뭔지..
아이들을 키울때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가정환경의 중요성도 제대로 보여주는 소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귀축의집 #미키아키코 #블루홀식스 #미스터리소설 #일본소설 #소설추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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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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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는 역시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읽고서 너무 재미있어서 그 이후 나오는 작품마다 다 쟁였었던..내 애정 작가 중 한명..
요즘에는 너무 읽을 책도 많고 해서 살짝 뜸했었는데..
새로운 표지로 돌아온 기욤 뮈소 소설~~
헉! 너무 예뻐서 다 사고싶잖아~~
브루클린의 소녀도 벌써 8년전 작품인데..
다시 읽어도 왜이렇게 재미있는거냐고요~~~
이혼 후 아들 '테오'를 혼자 키우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라파엘.
어느날 테오가 아파서 찾은 병원에서 의사선생님 안나를 만나 첫눈에 호감을 느끼고 둘은 연인이 된다.
3주 후 결혼을 약속하고 여행을 떠난 곳에서 과거에 대해 말하지 않는 안나에게 자신에게는 비밀을 다 얘기해도 된다고 말하고 안나는 한 사진을 보여주며 다 본인때문이라고 말하는데..
그 사진을 보고 충격에 빠진 라파엘은 그 자리를 피하게 되고 다니 돌아오지만 안나는 이미 사라지고 난 후였다.
라파엘의 절친이자 전직 형사였던 마르크와 함께 안나를 찾아보는데..
라파엘이 알던 안나는 대체 누구였던걸까?
안나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안나의 진짜 이름을 알게 되고..
그녀의 과거를 알아가면서 수 많은 인물들과 죽음들이 나오는데..
그 사건들과 인물들이 대체 어떤식으로 연관되어 있는지 1도 짐작하지 못하다가 마지막에 '아!이거였구나' 하고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
지금 쓰여진 소설이라고 해도 믿을정도로 전혀 구식스럽지 않은 소설 ㅋㅋ
기욤 뮈소 소설은 읽으면서 한번도 지루하다라는 느낌을 받아본적이 없었다.
한페이지를 펼치면 술술 읽히는 마법이 펼쳐진다고나 할까~~
다른 소설은 로맨스가 강해서 간질간질 했었는데..
이 책은 형사물?에 가까운 장르여서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웠다는^^;(로맨스 좋아하는 1인의 개인적인 생각임 ㅋㅋ)
캬~~올만에 다시 보니 재미있었다!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바로 인간 자신이다. 맹수들은 굶주린 배 속을 채우기 위해 사냥하지만 인간은 그저 즐기기 위해 사냥한다. 인간의 한마디로 최악의 포식자이다. 인간은 동종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유일한 존재이다. 인간은 폭력성과 공격성을 가진 존재이며, 동종의 인간을 지배하고 모욕하고 비굴하게 만들어버리는 존재이다.
p.246

그 사진을 보는 동안 카메라가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한 기계인지 새삼 깨달았다. 소녀들의 불에 탄 시체를 찍은 사진이 나에게 얼마나 강한 충격을 주었던가? 카메라는 인간의 눈이 놓쳐버린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증거로 남기지만 이미 증발해버린 잔상에 불과하지 않은가?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반드시 표적의 심장을 관통한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진으로 남아 있는 과거의 순간은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사진 한 장 에는 안타깝게 잃어버린 기회와 다시는 찾아오지 못할 사랑의 추억이 담겨 있기도 하고,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쓰라린 기억들이 오장육부를 뒤흔들어놓기도 한다.
p.270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나를 사랑해?
클레어, 이제 나에게 그런 질문은 하지 말아줘. 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야. 다만 내가 사랑했던 여자가 현재의 당신이라는 말은 못 하겠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데 난 당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으니까. 내가 사랑한 여자는 안나였지 클레어가 아니었으니까.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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