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삼국지를 잘 모른다. 그래서 바보처럼 초선이라는 이름이 너무도 낯설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머리속에 각인된 폐월 초선의 이미지가 아닌..그저 박서련작가가 새로 쓴 초선이라는 인물이 내가 보는 최초의 초선이었으니까..그저 살고자 했던 여인..사는게 가장 중요했던 여인..그래서 살아남은 여인..먹을 게 없어 아이마저 잡아먹던 시기에 부모에 의해 다른집으로 보내져 잡아먹힐뻔 했지만 도망친 아이..어떻게 살아가라고 누구하나 알려주지 않았지만 다리밑 거지소굴에서 겨울엔 너무 추워서 여름엔 너무 더워서 죽어나가는 아이들 틈에서 살아남은 아이..태평도를 믿지 않지만 황건군에 합류해야만 살 수있다는 대장의 말에 따라나선 아이.관군들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 틈에서 있는 힘껏 도망쳐 살아남은 아이..관군의 장수에게 발견되고 예전 대장이 했던 충신의 후손이었지만 홀로 살아남았다는 거짓말로 장수 왕윤의 양녀가 된 아이..몸종 도화에 의해 거지였음이 밝혀져 내쳐지지만 자신을 찾으러왔던 대장과 도화를 팔아 ㅇㅏ버지의 목숨을 살리고 자신도 살아남은 아이..초선에게는 자신을 살려준 아버지가 너무도 소중했고 양녀로써 시집을 가기보다 아버지의 첩으로라도 받아달라고 청했다가 가기로 보내진 ㅇㅏ이..가기로써의 배움을 열심히 하던 중 연회에서 왕윤을 만나고 자신의 미모를 알아본 왕윤에 의해 다시 양녀가 된 여인...정조를 지켜야한다는 아버지의 말에 자신의 정조가 꼭 필요한곳이 있음을 알게된 여인..담벼락밖에서 들리는 소문들에 의해 여포와 동탁을 알게되고..아버지의 뜻을 알아차려 그뜻에 동참하게 되는 여인..동탁을 치기 위해서는 여포가 필요하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필요함을 알기에 기꺼이 자신의 몸뚱이를 둘에게 바친 여인...동탁이 죽었지만 동탁을 따르던 잔당들로 난리가 나자 같이 자결하길 원하는 왕윤..하지만 죽지 못해 살았던게 아니라...살기 위해 살았던 초선이었기에...자신을 살려주었기에 사랑했던 아버지의 말을 들어줄수 없었고..온몸에 털이 하얗게 새고 어금니도 삭아버려 도저히 아름다웠던 초선의 모습을 찾을수 없게 되었지만..원래부터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해 자신이 이쁜지도 몰랐던 그녀였기에..살아남아 기쁜게 아니라..그저..살아서 삶을 계속 살아가는 것일 뿐인 '초선'의 이야기!사람이 되려고 우리는 성문을 나섰다.겨우 사람이 되려고.p.025이름을 지어 부른다는 것은 가까이 오라는 뜻이다. 멀리 가지 말라는 뜻이다.곁에 있겠다는 말이다.p.035목숨을 내놓을 각오로 거짓말을 하다 보면 어느덧 그것이 참이 되기도 한다. 시늉도 백 번이 되고 천 번이 되면 더는 시늉이라 할 수 없게 되는 이치다. 하지만 신분만은 시늉으로 고칠수 없다. 천출이 천 번 만 번 귀인 행세를 해봤자 무소용이다. 저 스스로 천하다는 것을 잊어야 진정으로 귀한 행세를 할수있는데. 천하지 않으려 애씀이 이미 천한 것이다. 제가 천한것을 모르면 귀하려 애쓰지도 않는다.p.058돌이키건대 예전 나의 종이 죽기 전 저주했던 것처럼 나는 이제 지아비를 둘도 아니라 셋이나 모신 천하의 음녀가 되었고, 나와 이어진 남자들은 모두 얼마간 나와 닮아 있었다.그런 것을 하늘의 뜻이라 부르지는 못하겠다.p.191죽는 것만큼은 할 수 없습니다.기억도 어렴풋할 만큼 까마득한 어릴 때 나는 이미 부모에게서 달아난 적 있었다. 이웃 애와 나를 바꾸어 먹으려는, 나를 죽이려는 부모는 부모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아버지를 사모한 것은 그가 나를 살려주어서였다. 이제 와서 나더러 죽으라 했다고 사모의 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로되 그것이 내가 따를 수 없는 명인 것은 여전했다.p.224#폐월초선전 #박서련 #콜라보리뷰단 #은랑전 #켄리우 #은행나무 #황금가지
어설픈 2인조의 정신차리기 프로젝트! ㅋㅋㅋ아마도 김형래의 어머님과 나형조의 부인이 기도를 아주 열심히 해서 이들에게 정신차리고 새사람이 될 기회를 마련해준게 아닌가 싶었다.교도소에 입소하는 날 나형조는 잔뜩 힘을 주고 들어갔는데 다행히도 감방 동기들이 다 약해보이고 그 중 심형래라는 단어만 입에 올리지 않는다면 순하디 순한 동갑의 김형래와 친하게 지내게 된다.시간이 흘러 미리 출소한 나형조가 훔쳐온 고급 승용차와 함께 김형래를 마중나오고 둘은 크게 한탕 한후 손을 씻자며 미리 봐둔 동네를 둘러보기 위해 부촌이 된 영인시로 떠나는데..불법 주차된 차들때문에 서행하던 순간 '퍽'소리가 들리고 내려서 살펴보던 두 사람 눈에 지팡이와 함께 쓰러져있는 한노인이 보이고 병원에 가자고 하고 도망치려던 둘에게 따라 들어오라며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오는 노인.자신의 이름은 박청만이고 7년전 아들과 손녀가 메모한장 없이 집을 나갔는데..자신은 현재 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아들과 손녀를 찾아와주면 선수금 천만원과 1억을 주겠다고 하는데...얼떨결에 계약서도 없이 의뢰를 수락한 2인조.선수금으로 받은 천만원이 있음에도 싸구려 모텔에서 숙박을하고..그러는 과정에서 웃긴 장면들도 나오고..서로를 향한 절대적 믿음이 없다는 것도 보여진다. ㅋㅋ대단한 사기꾼인줄 알았던 김형래는 빌린돈을 갚지 못해서 사기죄로 잡혀온거였고.못 훔치는게 없고 못 여는 문이 없을줄 알았던 나형조는 자전거 훔치다 부인의 신고로 잡혀 들어온 거였다. 이 둘이 만나서 뭐 얼마나 큰 일을 할수 있었으랴..박형만의 병명이 간암 이었던 것부터 수상했는데...역시는 역시였고..자기 혼자 살기도 힘든데 아이한테 못할짓이라는 말로 딸을 보육원에 맡기고 7년간 단 한번도 찾지 않았었다는 박수철도 역시는 역시였다.이기적인 인간들!다행인건 김형과 나형에게는 이들이 나쁜 길에서 손을 털고 돌아오길 믿고 바라는 진정한 가족이 있었다는거~~그리고 번호판만 갈아끼고 모자쓰고 빠져나올때부터 그럴줄 알았던 1인 ㅋㅋ김형과 나형은 범죄자감이 못 된다구!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가족이라는 말로 묶으려는 사람들을 겪었기에 아무런 대가없이 자신들을 믿고 진짜 인간이 되길 바라는 진정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너희 이러고도 또 사고치면 진짜 인간도 아니다!"엄마를 원망했어. 왜 나를 버리고 나갔냐고. 그런 아버지한테 날 버리고 나가면 난 어쩌라는 거냐고 욕하면서.""미안하다. 미안해. 내 아들.""하지만 자식을 낳아보니 알게 됐어. 내 고생은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보육원에 보냈어. 변명 같겠지만 버리려고 한 게 아니야. 이제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어."p.166세상에 공기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에게만은 특별한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사기꾼은 그 틈새에서 탄생한다.p.243#2인조 #정해연#엘릭시르 #한국소설 #블랙코미디
어른의 만남이 꼭 그래야 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성인의 시간이란 알아볼 여유도, 깊어질 필요도 일정량의 점수를 달성한 뒤에야 벌어질 예정이라는 것. 곧바로 접어버리는 게 아주 답인 것처럼 곳곳에서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p.069~070"모든 음악은 어느 연주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인연도 그렇다 생각해요. 한 사람의 템포도, 순간의 분위기도."p.081엄마는 날 보고 있고, 난 엄마 눈 속의 날 보고 있고. 마침내 나는 엄마에게 내 마지막 카드, 치부를 거침없이 드러내 버렸는데, 엄마는 왜 그전과 후에 다름이 없는지. 이러면 오래 거쳐 온 내 고통이 무색해지잖아.p.162취향은 말 그대로 그 사람 자체라는 것. 조금도 겹치지 않는 취향이란, 그만큼 서로가 다른 사람이었다는 증거일지도,p.295~297여름날의 영화표를 읽고서는 아이고 풋풋해라~~절로 미소가 지어졌다.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소개팅 자리에서 어떻게 서로에게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는지..너무나 그 마음이 전해져서리..내가 흐뭇해졌다.사랑이 시작됐을때의 그 마음이 떠올라서리 말랑말랑해졌다.그리고 이불집의 애호. 같은 작가님이 쓴 이야기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여름날의 영화표와는 180도 다른 느낌이어서 진심 깜짝놀랐다.이불집을 하며 혼자서 딸을 키운 엄마. 다른 모녀 사이처럼 살갑진 않았었지만.. 돌아가신 후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다.엄마의 반대에도 이혼을 하고 돌아온 딸이 한번도 표현하진 않으셨지만 얼마나 아프셨을까..한낮의 젊은이.원 규원과 해원. 꿈을 찾아 노력하고 실패에 좌절하지만..그들의 곁에는 그들을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태양안의 터널. 사랑을 하다 헤어진 회현과 주원. 보통은 헤어지면 인연이 거기에서 끝맺음을 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 다른 인연을 이어나가지만..회현과 주원의 인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ㅇㅣ 둘은 서로에게 미련인걸까 사랑인걸까..미련도 사랑의 다른 이름인걸까?사계절을 품은 네가지 사랑 이야기..네편이 다 다른 느낌이어서 읽는 맛이 있었고..개인적으로는 역시 여름날의 영화표가 제일 재미있었다.^^#태양안의터널 #부순영 #도서출판이곳 #네가지사랑이야기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와우'를 대체 몇번이나 했는지~~작가님의 생각하는 방식이 어찌나 멋있는지!읽자마자 지금 우울증에 힘들어하고 있는 친구가 생각났다.딱! 선물해주면 너무나 좋을듯한 책!'모두에게 사랑받으려 애쓰지마.솔직히 너도 모든 사람을 좋아하진 않잖아.'이 글 읽고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은거 같은 기분이었다.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려고 얼마나 애쓰며 살아왔던가..완벽한 모습을 보이려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던가..그게 다 무슨소용이야..내가 힘든데..남의 시선에 맞추려 하지말고..내 마음을 신경쓰는 삶!수많은 에세이들을 읽었지만 이 책처럼 제대로 느끼고 깨닫게 해준 책은 없었던거 같다.저도 가입하렵니다 '셀프 러브 클럽'주변에 사람들과의 관계때문에..혹은 일 때문에..혹은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고있는 누군가가 있다면..슬며시 이 책을 선물해보세요!라고 추천할만큼 너무나 좋은 책이었다!#셀프러브클럽 #이혜수 #후즈갓마이테일
우와~~역시 김진명!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이분은 진심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하시는 분이구나를 깨닫게 된다.어릴적 뭣모르고 읽었었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논픽션인줄알았던 1인 ㅋㅋ어쩜 이렇게 매 작품마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잘 넘나드시는지~~또 이런 작품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자료조사를 하셨을지~~이 책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에조의 비밀 문서는 소설이기에 덧대어진 부분이 많긴하지만 검색해보니 김진명 작가님이 2002년에 찾아내신 에조 보고서가 있다고한다.진심 대박!명성황후 이야기 일거라 생각하고 펼친 책의 시작은 일본의 황태자비의 납치였다. 일본의 황태자비 마사코가 가부키 관람 도중 감쪽같이 사라지고 일본 제일의 민완 형사 다나카가 이 사건을 맡게된다. 다나카는 조사를 하면서 납치범이 단순한 이유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마사코의 동창들과 수행비서를 조사하며 납치범이 한국인 유학생 김인후라는걸 알게 되고 김인후의 할아버지가 명성왕후 살해 소문을 듣고 단신으로 한성으로 올라갔다가 죽임을 당하고 또한 그의 아들이자 김인후의 아버지는 전두환에게 단신으로 맞서다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런 그가 쓴 소설속에 등장하는 역사의 조각을 뜯어 맞추는 사람! 그가 범인일거라 확신하는데...납치범이 원하는건 외무성이 보관하고 있는 명성황후 시해 당시의 한성공사 관발 전문 제 435호를 전 언론에 공개하라는 건데.. 이 배경에는 일본의 교과서가 유네스코 심사를 앞두고 있다는데 있었다. 위안부. 강제징용등의 역사적 사실이 모두 빠진채로 전쟁은 임나일본부설이라는 완벽히 조작된 이야기로 일어날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교과서. 납치범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게 된 마사코는 이 교과서가 심사를 통과하면 일본 국민 모두의 수치가 될수있음을 알게되고..또한 조선의 명성황후가 어떻게 살해를 당했고 시체마저 불태워졌음을 알게 된후 마사코는 이 사건에 정면으로 맞설 용기를 내게 된다.유네스코 심사당일 한국측 증인으로 참석한 일본 황태자비 마사코가 에조 문서 435호를 직접 읽으며 명성황후와 한국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한다고 말할때 눈물나고 전율이 일었다..이게 진짜였으면 얼마나 좋을까..책은 완벽한 해피엔딩이었지만..현실은 그러하지 못하고..책에서 보여진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 알지 못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실제 일본의 모습이기에 너무나 속상하고..우리나라의 역사를 대하는 무심함과 일본의 역사왜곡으로 인한 잘못된 인식등을 다시한번 느낄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이 책을 일본에 읽게 해주고 싶다는 작가님의 강렬한 의지가 담겨있는 책!역사책으로 읽었다면 이렇게 와닿지 못하고 지나갔을 내용들..당신은 명성황후의 죽음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책을 읽고난 나는 전혀 몰랐었다고 말해야할것 같다.이렇게 수많은 자료들로 남아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이제는 좀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잘못했다고 사과도 하고 그러면 안되겠니? 눈감고 외면한다고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는게 아니란 말이다!"무슨 내용인데 그렇게 기록까지 하세요?""주인공이 떠나면서 하는 말입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순간 실행하라. 용기는 자유를 주지만 비겁은 굴종을 줄 뿐이다."p.159"그렇다면 역사란 뭔가? 현대사는 어떻게 기술되는 건가?""역사 기술은 힘이야. 힘 있는 자의 목소리가 기록되는 거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 숨죽였던 목소리들이 조금씩 나오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역사는 해석의 문제가 되지. 해석도 역시 그 시점에서 힘 있는 자의 목소리에 의해 좌우되지. 결국 역사란 힘이야. 학자들이란 그 힘에 기생하는 존재들일세."p.209"이런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한국에 제대로 사과한 적이 있었나?""누가 사과를 하겠나? 사과를 받겠다는 사람들도 없는 터에."p.240#황태자비납치사건 #김진명 #이타북스 #명성황후시해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