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8
조해진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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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를 끝내고 나는 화장대 앞에 앉아 오래오래 머리칼을 빗었다. 거울 속 슬픔이 내가 예감하는 슬픔의 농도보다 옅어 보일까봐 두려워 끝까지 거울은 보지 않았다. 내가 가진 슬픔의 최대치를 나 자신조차 알지 못하면서도ㆍㆍㆍㆍㆍㆍ.

눈물은 단지 슬픔이 증류된 체액이 아니라 수많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뒤엉킨 실타래가 되어 사람과 사람의 아픈 가슴을 이어주기도 한다고, 내가 울면 예외 없이 함께 울어주었던 아내가 그것을 가르쳐주었다고, 이 책을 아내에게 바친다고, 유럽의 유대인 수용소들을 기행하고 쓴 책의 후기에 선생님은 그런 헌사를 남긴 적이 있었다.

희망이 황금보다 값비쌌던 그 시대를 견디게 해준 자식마저 세상의 폭력으로부터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도 똑같았다.

지켜주겠노라고.
지나가는 바람에도, 처마 밑으로 흘러내리는 빗방울에도, 휴지나 왜곡 없이 흘러가는 시간에도 깨지거나 부서지지 않도록, 반드시 …….
살아 있는 한, 반드시, 언제까지라도.


이렇게 울컥거리게 만들기 있냐고..
자이니치라는 단어가 뭘 뜻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들었었지만 지나쳤을수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일동포라는 말이 익숙하기에 그럴수도 있고..
그 단어를 살면서 들어볼일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살아왔었기에..평범한 삶이라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축복인건지..
내 의지가 아닌 나라의 힘없음으로 인해 떠났던..
나라를 되찾은 후에도 나라의 도움이 없었기에 결국 그곳에 남아야만 했던..
예전 티비에서 제일동포들이 함께 모여 살던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들의 동네로 돌아갔을때 고향이라 불리던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살던 마을..
선생님과 센세 그리고 박력넘치던 젊은 시절을 살았었던 엄마 세희. 연주는 선생님을 통해 엄마 세희의 삶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외삼촌의 삶을. 그리고 선생님의 삶을. 선생님의 부모님과 형의 삶을 알아가고..그런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서 이어져온 자신의 삶을 생각한다.
또한 런던으로 제이비 류를 취재하러 가서는 그를 통해 제주 4.3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지금을 사는 우리는 너무 자주 잊곤 한다. 그렇게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못한 듯 외롭게 살던 우리나라 국민들이 있었다는것을..
그 시대를 겪어온 이들이 있었다는것을..
연주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자이니치라고 차별을 당했고..세희는 매국노 쪽바리라며 차별을 당했고..지금의 연주는 런던에서 동양인이라고 차별을 당하고 있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가 아니라..잊지 말고 계속 이어져야 할 역사임을 새겨야하지 않을까 싶다.
책 내용도 너무 좋고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도 너무 취향저격이고 문체도 좋고 조해진 작가님 완전 내 스타일!

#우리세희 #조해진 #현대문학 #핀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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