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1 사계절 1318 문고 104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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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동화작가라고 했다. 유명한... 그러고 보니 나도 너도 하늘말나리야읽었는데... 도무지 생각이 안 났다.

이 책은 정말 제목이 특이해서 읽었다. 사실 홍보도 그다지 없고(저번에 작가님 초청 강연회 같은거 하던데 나는 지방 독자라서 그런 혜택 전혀 못 봐서...) 서평도 별로 많지 않고 2권이면서 정말 책이 안 읽고 싶게 생겨서...(디자인이 좀 별로인 것 같다.) 정말 황금 연휴에 읽을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 결론 ... 생각보다 괜찮고 제법 재미있었다.

 

진짜 이 책은 유정과 비슷하고 박경리 책도 생각나고 김탁환 님의 그런 시대물도 생각나고, 영화 암살밀정도 어찌나 생각이 나던지... 아마 시대 배경 때문이겠지?

 

자작의 딸이라는 다큐멘터리 작가가 윤채령이라는 여성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고 어디선가 연락을 받는다. 김수남이라는 할머니에게서 연락이 와서 가보니... 자기가 윤채령이란다.... 암튼 그러면서 옛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자작 칭호를 가진 윤형남이라는 대단한 친일파 부자에겐 윤채령이라는 무엇이나 주고싶은 딸이 있었고 그녀의 8살 생일 선물은 바로 또래의 몸종 같은 애를 붙여 주는 것이었다. 가난한 시골 마을에 사람을 구하러 간 그 순간 정작 데려가려는 아이는 울고불고 떼를 쓰는데 7살 난 자그마한 김수남이라는 아이가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하며 나타나고 졸지에 가난한 집 여덟 째 아이로 존재가 없고 가끔은 죽은 큰언니 귀신이 보이는 그 아이는 땅 서 마지기에 팔려 경성의 가회동 저택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새로운 주택에서는 까다롭고 코끼리같은 마님 곽씨, 까칠하고 예쁘고 변덕 심한 아가씨 채령, 어려운 일들이 있지만 엄마처럼 품어주는 술이네와 첫눈에 반해버린 첩의 자식이라 태생적인 외로움을 가진 도련님 강회가 있어 만족하며 일 잘 하고 글도 배워가면서 생활하는 수남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다 동경 유학을 갔다가 잠적해 버린 강회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갈 때, 곽씨의 오기와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던 철없던 아가씨 채령의 간절함으로 채령과 수남은 교토로 유학을 가게 되고, 채령의 위험한 사랑으로 위기를 맞아 수남과 채령의 삶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면서 우여곡절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대단한 것은 아닌데... 정말 술술 읽힌다. 어찌 보면 몇 년 안되는 짧은 이야기지만 굉장히 이야기가 빨리 전개된다. 윤채령 이름으로 황국신민위문대에 가게 되어서 굉장히 비극적인 삶이 시작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청소년 소설을 표방해서인지 어른들의 누가 더 비극적이고 사실적인가.. 더 비참한가를 겨루는 일련의 소설들과 달리 밝고 건강한 이야기들이 채워줘서 2권이지만 금방 읽을 수 있었고 이런 류의 책들이 대게 뒷맛이 씁쓸한데 이건 그렇지도 않았다. 물론, 끝으로 갈수록 아껴두었던 비극들이 방출되지만... 어쩌겠는가 .. 삶이 그렇지...

 

아무튼 오랜만에 나름 훙미로운 역사소설이었고 가볍게 읽을 수 있었고...

호기심과 적극성으로 인생을 개척해나간 수남이의 삶이 참 놀라웠는데... 일관적으로 쭈~욱 그러지 못한 그녀의 인생이 슬펐으며, 괜히 윤채령.. 그 금수저는 .... 여기에는 그려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불행한 삶이 계속 되었길 바라면 ... 너무 한가... 싶지만... 그런맘이 들면서...

 

유정을 다시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때 읽었는데.....정말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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