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작은 아씨들 - 누구보다 자유롭고 다채롭게, 삶의 주인공을 꿈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서메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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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작은 아씨들

 

서메리지음

 

나는 오래도록 빨간머리 앤의 덕후라고 얘기해 왔다.

사실 더 오래 전부터 더욱 많이 읽었고 더욱 좋아했던 책은 작은 아씨들이다.

예전에는 꼭 친척들 중에 출판사에 다니시는 분이 계셨고 그 분들을 통해서 소년소녀 세계명작, 전래동화, 백과사전 등등을 전집으로 사들이곤 했었다.

울 집은 금성출판사 전집들이 있었는데(나는 친척 분이 계몽사가 아닌 것이 아쉬웠었다.) 전래동화 등은 컬러판에 아주 이쁜 그림들이 있는 어린이용이 확실하여 닳고 닳게 책을 봤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울집 세계명작은 소년소녀... 이렇게 붙어있는 아주 두껍고 못나고 종이는 지금은 차마 볼 수 없는 흑색 종이에... 흑백이었다. 어릴 때는 동네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살던 시절이라 다른 집 이쁜 컬러판 책들.. 디즈니나 지금 생각해도 황홀했던 그림이 있던 세계명작들(엄마가 되고 헌 책을 찾아나서 보니 그 책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구하려면 구할 수도 있었지만 .... 너무 더러워진 책을 사실 손대고 싶지 않아서... 구입하지 않았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은 거니까)을 두루 섭렵했던 나는 집에 있는 책들이 짜증났었더랬다. 저학년 때는 확실히 그런 책들을 손도 안 되고 두다가 고학년이 되어서는 괜히 멋있어 보이려고 하나씩 읽기 시작했었는데 의외로 참 좋은 책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많이 봤던 책이 작은 아씨들소공녀. ‘소공녀는 참 좋아했던 .... 어찌보면 말도 안 되는 신데렐라 스타일의 판타지가 있던 이야기여서...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들을 찾아보는게 참 좋았다.

그리고 작은 아씨들’... 이 책 만큼은 집에 있는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초등학교(난 국민 학교 다녔는데 치면 자동 바뀌어서...)부터 독후감 쓸 때 가장 많이.. 방학마다... 학년마다... 썼던 책... 상도 많이 받은 책... 일기장에도 여러번 등장한 책.... 이 작품 덕분에 나의 독서에 대한 흥미는 조금 더 높아졌을 수도 있고... 암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도 를 너무나 사랑했다.

이 글을 쓴 작가님이 여러 가지로 선머슴같은 랑 많이 닮았기에 좋아했다고 하셨지만.... 나는 나랑 전혀 닮지 않아서... 너무나 자유롭고 멋지고 당당하던 를 동경하고 사랑했다. 나는 허영심이 있고 이쁜 옷에 집착하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많아 메그랑 비슷한 면도 많았고, 어릴 때 얼핏 보면 착하고 맨날 양보하고 집안일 잘 돕고 소심한 베스랑 비슷해 보이는 면도 많은 아이였는데 당당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글 잘 쓰는 가 너무 멋있었더랬다. 책을 읽으면서 막내 에이미가 괜히 얄미웠었는데... 혼자 좋은 건 다 가져가는 에이미... 그렇게 수없이 많이 봤던 책에서 나는 베스를 사랑했었다.

 

아무튼 그 작은 아씨들을 사랑했기에 실사판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그것들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들도 여건이 되는대로 다 보았다. 나름 나는 다 좋더라고...

작년 다시 한번 영화화했던 작은 아씨들을 영화로 보았고 너무나 갖고 싶었던 붉은색 두꺼운 초판 버전같은 완역판도 다시 하나둘 사모으면서 너무 행복했다. 내가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새로운 이야기가 많을까? 영화화 된게... 항상 좋았지만 이번 버전도 참 좋았다... 이제야 에이미마저 사랑할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없던 로리(어떻게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니?).... 보내줄 수 없던 베스도 아름답게 보내 줄 수 있었고... 를 저런 남자와 결혼을 시켜요...라고 절규했던 그녀의 결혼도 뭔가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넘쳤던 마치가...

다시 보니.. 가장 놀라운 사람은 마거릿 마치... 부인.. 엄마다.

남편은 전쟁터, 집안은 망했고 가난했지만 아이들을 당당하고 자존감 높은 아이들로 키워낸 힘..그리고 없는 살림에도 남에게 베풀줄 알았던 그녀... 다시 볼수록 엄마가 대단하다.

다정하고 책임감 있던 장녀 메그... 그녀의 예쁜 드레스에 대한 염원... 어렸을 때 읽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 아름답고 다정하던 그녀에게 하나쯤은 예쁜 옷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허영심이 있다고 하기엔 가난한 남자와 결혼한 그녀의 결단력... 왜 나는 좀 안쓰럽지? 좀 부유한 사람을 만났어도 행복했을 것 같은데... 암튼 행복한 가정을 아름답게 꾸려가던 메그.. 장녀로서의 부담감이 컸을 거야.

... 다혈질이었지만 누구보다 상상력과 활기가 넘치고 자신감이 있었던 그녀, 가족을 사랑했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았던 시대를 앞서갔던 그녀... ‘로리와 결혼을 했다면.... 이런 글은 없었을까?(난 너무 안타까워 하면서 보았고.. 진짜 로리아니라고 할 때... 영원히 결혼하지 않기를 바랬었는데... 뜬금없는 의 결혼이 정말 아쉬웠거든.) 작가 루이자의 모습이라는 그녀.. 실제 루이자도 작가이며, 사회 운동가,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으로 끝까지 비혼이었다고 한다. 어쩜 이렇게 멋진 캐릭터를... 이 이후에도 같이 멋진 캐릭터는 어떤 작품에서도 나는 감히 보지 못 했다.

베스... 천사 베스, 베스만 생각 하면 피아노와 하얀 얼굴에 바알감 뺨.... 눈물이 날 것 같다. 조금 더 세상을 살 수 있었다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했을 아이.... 항상 그녀를 생각하면 눈물이 고인다.

에이미... 귀엽고 당찬 막내. 어릴 때는 그런 에이미가 괜히 밉살스러웠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고 이 글을 읽으면서 그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가장 현실적이구나....

 

암튼... 이 책 서평은 안 쓰고...

책은 사놓고 한참 뒤에 읽었는데... 참 좋았다. 제목처럼 작가님의 이야기를 작은 아씨들과 접목해서 이야기하였기에 오히려 와 작은 아씨들의 추억을 다시 꺼내서 볼 수 있었다. 작가님 이야기도 참 좋았다. 글도 잘 쓰시고.... 평생 책 읽고 글 쓰시며 살 수 있을 만큼 좋은 글들이었다. 응원하고 싶다. 가끔 단락별로 나와있는 영어 문장과 번역들도 다 좋았고..... 원서로 어떤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일일까? 암튼, 다시 그녀들과 작가 님의 좋은 글들로 행복했던 시간... 괜히 눈물도 나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작가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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