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 -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던 그녀, 비우고 다시 채우는 1년 프로젝트에 도전하다
임다혜 지음 / 잇콘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

 

임다혜(풍백) 지음

 

이 책이 처음 나올 때부터 제목이 귀에 쏙 들어왔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다. 그러나 너무 필요하기에 읽을 수 없고 사실 피해 다녔다. (그나마 옷 사는게 낙인데... 난 못 해...(근데, 옷 사는 거 말고도 사실 나는 낙이 많은데... !!))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여자 --> 나다

산다고 스트레스 받고 정리한다고 스트레스 받고 나는 왜 이럴까 또 스트레스 받아서 또 쇼핑하고 또... 악순환. ---> 완전 나다.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도 아주 재미지게 읽었는데.. 그거 읽고 소비를 안 하는게 아니라 소비를 잘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나인데...

암튼 이 책... 뭔가 도끼눈 뜨고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다. 좀 더 일찍 읽을걸.. 나는 왜 미루고 미루다 지금 읽었지..반성한다.

... 소설 사랑한다고 얘기했는데 요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사실 소설을 좋아하는게 아닌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재미있고 유쾌한 글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예전의 소설들은 그런 즐거움을 내게 준 게 확실했다. 요즘은... ... 소설을 읽고 좋다 즐거웠다보다... 짱나... 내 시간 어쩔거야.. 차라리 그 시간에 그냥 운동을 하던지, 드라마를 보고 말 것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고..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이 많다. 오히려 에세이 등을 읽으면 그냥.. 하하호호 내지는 공감공감 하며 읽어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더라고.... 암튼 이 책은 너무나 공감하고, 호기심 발동(정말 옷 안 사는게 가능해?)에 어떻게 성공하셨는지 (나도 제법 옷이 많은데 나보다 훨씬 옷이 많고 그 개수에 경악을 금치 못 했던...그 많은 옷을 어떻게 다 정리하셨단 말인가?) 너무나 궁금하고 글을 쓰시는게 기본 유머러스하고 감각적이셔서 아주 금방 읽었고 다시 돌아가서 읽어보기도 하고.. 암튼 참 좋았다.

 

 

제목 꼭지에서만 봐도 명언들이 쏟아졌다.

 

나는 어떻게 잘고 싶은 걸까

오늘밤 호갱니은 나야,

내 마음을 쇼핑으로 위로하지 말자

사느라 힘들고, 버리느라 힘들고

옷을 산 게 아니라 설렘을 샀구나

 

사기 전에 재고 파악부터 하자

생각 없이 사면 손발이 고생한다

목표는 사람들 앞에서 공표하자

적립금의 유혹을 이겨내다

보물은 이미 당신 옷장 속에 있다

옷장은 내 생활을 보여주는 거울

쇼핑 전에 나를 먼저 알자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고민하다

겉모습에 앞서 마음을 바꾸다

쇼핑은 심리적 문제다

절대 못 버리는 건 없다

옷 정리는 반성의 시간

집에서 입는 옷 점검하기

청소를 하닌 풍경이 보인다

 

중간중간 마음에 들었던 부분...

노란색 형광펜 그은 거같은 부분들이 딱딱 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그래, 옷 사봤자 예쁘지도 못할 거, 돈이라도 아껴야겠다.

 

얼마 전에 아침방송을 보다가 패션은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때그때 싸다고 생각 없이 사버리는 인생이었나 보다. p.21

 

안 사면 돈도 아끼고 시간과 공간도 아낄 수 있다.

 

하나를 사도 제대로 된 걸 사자!’라고 항상 다짐한다. 그리고 쇼핑을 할 때도 이거야말로 제대로 된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쇼핑에 나서게 된다. 이런 흐름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나는 옷을 산 게 아니라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설렘을 샀던 것이다. 그 설렘은 집 옷장을 거는 순간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이 또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새로운 설렘이 찾아온다. p.48

 

고른다고 힘빼는 것보다 안 사는게 차라리 더 쉽다.

 

안 사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안 쌌으면 안 샀을 물건은 싸더라도 사지 말자! 제대로 된 물건을 제값 주고 사자!’

 

마음에 드는 옷을 사면 더 나은 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 기분이 순간적으로 우울한 일을 잊게 했기에 우울할 때마다 쇼핑을 했다. p.94

 

옷을 안 사려면 몸무게가 거의 일정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1년간의 시간을 쇼핑을 참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라 내가 더 멋져지는 과정으로 만들기로 했다.

그동안 옷에 투자하느라 몸에 너무 무심했다. 옷은 몸을 돋보이게 거들 뿐인데 나는 거꾸로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되고 싶은 모습만 있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집에서 입는 옷 점검하기

 

얼마 전 <단순함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보니 전남친을 마주쳐도 괜찮은가를 기준으로 옷을 고르라고 했다.

 

333프로젝트 3개월, 즉 한 계절 동안 33가지의 옷과 신발,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 캡슐옷장 곤도 마리에의 책 <인생이 바뀌는 정리의 마법>에 소개된 개념.

 

버릴 때 고민하지 말고 살 때 고민하자

 

사고 싶은 것필요한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

 

보면서 공감도 많이 했고 배운 점도 많았다.

나도 항상 비슷한 옷을 쇼핑하고 옷장 정리가 안 된다. (새 옷인데 사람들이 몰라... 심지어 남편도 몰라서 다행이지만... 왜 나는 돈을 그렇게 쓰고 있는 걸까? 표도 안 나는데...)

나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커리어우먼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많아 내 옷 대부분은 수트 셋업이고 자켓과 H라인 롱스커트, 슬랙스 등이 넘치고 블라우스, 남방, 스카프 등이 넘쳐난다. 옷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사이트에서 쉼없이 날아오는 알림 문자에 설레며... 어머 세일이네....특가다... 내가 좋아하는 건데... 하면서 얼마나 사들였는가? 모델이 보여주는 핏은 나의 것이 아니건만 살 때만 하더라도 저거 사면.. 나도 저렇게 보일거야.. 되도 않은 착각과 설렘으로 시작한 쇼핑...

나는 전업주부가 아니고 맨날 출근하니까....또 사람들 만나는 직업이니.... 옷이 매일 많이 필요하고...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디자인이 이렇게 다르고 소재가 저렇게 다르고 핏이 다르고 색도 조금씩 다 다르고..... 합리화과 수석졸업생이라는 작가님.. (정말 수석 맞나요? 수석은 저인거 같습니다만...의혹제기...ㅋㅋ)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설렘을 사들인 것 같다.(이거 넘 공감!)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 했고... 그렇게 모델이 입었을 때 마음에 딱 들었던 옷이 내가 입으니 그 옷이 아니었다.... 슬픔과 자괴감만 남긴채... 지금.. 살쪄서 그럴거야... 살 조금 더 빼면 돼... 하며 걸어놓고 못 입은 옷이 얼마나 많은가?

암튼, 책 읽고 많이 반성했다.

나도 올해 코로나 핑계로 하던 운동을 멈추고 여러 가지 사회적 만남을 모두 멈춘 상태여서 그 시간 먹기만 많이 먹어서 살이 많이 쪘다. (진짜 다시 빠질까?) 그런데다가 올해 여기저기 영업이 안 되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역대급 특가 세일을 많이 해서.. 요즘 옷값이 제일 싼 거 같다. 적립금과 쿠폰의 노예로서... 덕분에 특별히 더 입고 갈 일이 없던 코로나시국 봄부터 올해 역대급으로 옷을 많이 샀다.

후회와 반성만 남았지만... 변화와 발전은 없고...

암튼.... 당장 옷 안 사기는 못 하겠지만... 좀 줄여보자. 그러면서 나도 나를 돌아보자고 생각한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단정하고 세련되고 지적이면서 따뜻하고 우아하면서 멋져보이는 커리어우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근데 현실의 나는 부드럽고 순해 보이면서 어딘지 만만해 보이고 좀 쉬워보이는 사람...단호함이 1도 없고 거절도 못 하고... 어느 순간 날렵함보다는 푸근한 편안함..맘좋은 아줌마가 되어버렸다.(하긴 할머니로 보일 때가 얼마 남지 않았는지 몰라...)

암튼, 좋은 독서였다. 나를 돌아보며...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루어두었던 운동과 정리... 다시 들어가겠다. 옷은 적당히 사겠다... 파이팅!!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