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 나를 처음 사랑하기 시작하는 나를 만나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몇 년 전 작가 님의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을 시작을 빨간 머리 앤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서 소장하고 읽고 있는데 물론 모든 작품이 나름 다 좋았었다. 처음 그 책들이 나오고 나서 작가 님 말마따나 어릴 때 우리가 보았던 만화 주인공, 동화 주인공 등 어린 시절 우리에게 위안을 주었던 친숙한 캐릭터들과 관련된 책들이 엄청 나왔다. 많은 책들을 보았다.(나오면 거의 찾아 보았다.) 단연코, 작가 님 책이 제일 좋았다. 처음엔 의심했다. 당연히 친숙한 캐릭터고 '빨강 머리 앤'은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니까 이와 관련된 책이라 좋은 줄 알았다. 그러나 모든 그런 류의 책들이 작가 님 책만큼 좋은 것은 아니었다. 작가 님의 글이 예쁘고 좋았던 것이다. 괜히 시류에 편승했을 거야... 의심했던 내가 죄송했고 그래서 다시 작가 님의 작품을 기다렸다.

 

작가님의 이 예쁜 책이 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 책은 '안녕,앤'(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엔)의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참 신기했다.

기본적인 맥락은 비슷한데 기본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의 이름이나 설정, 에피소드 전개들이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원작에서 나는 민튼 할머니를 보지 못 했고(고양이 로킨바의 출처가 달라진다.) 조애너 가족의 큰 딸이 책에는 이라이저로, 여기서는 엘리제로, 달걀장수 존슨 아저씨가 애니엔 에그맨으로, 학교의 친구 중 밀드렛...의 이야기도 조금씩 달랐다. 그 외에도 조금씩 다른 설정이...) 그렇지만 앤의 기본적인 상황들이 같은데... 정말 그린게이블즈에 오기 전 앤의 인생은 너무 가혹했다. 그럼에도 그런 여러한 상황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기쁨을 찾아내고, 상상하고 좋을 것 없는 일상과 삶 속에서 자기만의 조그만 숨구멍,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한 아이.... 어려운 상황에서 책을 찾아 읽었고, 글을 암송하고 되새기며 행복을 키워 보는 아이...외롭고 힘든 인생에서 간절했던 친구에 대한 열망을 가졌던 아이....실수가 잦다고 야단 맞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언제가는 실수 없는 날이 올 거라 말하는 사랑스러운 아이....상습이별자(너무 슬프다. 누가 이별을 좋아할까? 특히, 죽음으로 가까운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 왜 이 작고 귀한 생명에게 이런 시련만 주실까?) 슬픔이든 고통이든 총량의 법칙을 알았기에 버텨낼 수 있었을까.... 작가 님이 말씀하셨듯 낙천성은 운 좋게 타고나는 것이지만, 낙관성은  훈련으로 키울 있다고 한다. 애초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낙천성이 아니라, 스트레스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낙관성, 세상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비로소 매 순간 살아 있을 수 있음을 알려준 어린 현인...앤.

나도 항상 실수하고 넘어지는데 어린 앤이의 낙관성을 보면서 나도 한수 배운다. (나는 작가님의 표현에 의하면 운좋게 낙천성은 타고 났다.)

그리고 여러 꼭지에서 단순히 앤의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라 작가 님의 좋은 글들이 참 감사히 다가왔다. 역시 작가는 작가!.... 좋게 생각해서 그런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전작보다 작가 님의 글의 깊이가 따스함이 더 좋게 느껴진다. 라디오 작가를 하셔서일까, 더 많은 경험과 사색을 하셔서일까.... 덕분에 이번 편은 더 감동이었다.

 

중간중간 좋았던 부분...

고집스러운 기쁨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나쁘지는 않아'라는 태도,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 희망의 종류를 바꾸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 삶의 또 다른 기쁨이 열린다. p.23

 

"이렇게 좋은 날은 내가 빨강머리라는 걸 잊어버릴 것 같아!"p.26

-> 그렇게 빨강머리라는 건 고통스러운 걸까? 에피소드 중 애드 시런의 어릴 때 이야기 중 붉은 반점을 치료하다 마취가 잘 못 되어 말을 더듬게 되었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부지런히 랩을 연습해서 극복한 이야기

 

"인간은 가장 소중한 것일수록 죽을 때 겨우 깨닫는다고 민튼 할머니가 그랬어요. 아, 다행이에요. 죽기 전에 깨달아서." p.35

 

부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매일 5분간 그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속삭여준다. 그렇게 빛과 어둠, 밀물과 썰물, 해와 달처럼 두개의 전혀 다른 상반된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는 걸 아이는 듣게 된다. 실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온 생을 다해 죽어가고 있다는 진실 말이다.

................. 모든것에는 죽음 같은 끝이 있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진실 말이다.  p. 36

그러니 우리, 제발!

미래를 너무 믿지 말기로 하자.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오로지 지금뿐이니까. p. 38

 

" 혼난다고 멈춰선 안 돼. 그건 상상력이란다. 인간만이 가진 멋진 능력이지. 네 상상력은 반드시 너의 힘이 되어 줄 거야." p. 85

고독이 끝나는 건 고독을 알아보는 친구가 생기는 순간이다. 앤이 그에게 찾아온 순간, 에그맨의 고독도 끝난다. 끝내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알아본 것이다. p.40

책에는 인터넷에 없는 끝이 존재한다. 어떤 것을 사든 그보다 더 싼 최저가 물건이 나오고, 어떤 기사를 읽든 수없는 연관 기사가 나오는 검색과 다르게 책에는 마침표가 있다. 맨 마지막 문장을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 우리 마음속에 밀려오는 깊은 만족감은 책이 주는 약속이다. 정보의 파도가 밀려오는  바깥 세계의 문을 굳게 다는 것으로 우리에게 깊은 위안을 주는 것이다. p. 105

 

"당신은 실패할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은 사람, 희망을 잃지 못 하는 사람." p.115

 

세상에 나쁜 날씨는 없다. 맞지 않는 복장이 있을 뿐이다. 날씨는 계속 변한다. 자라나는 아이도 그렇다.  p. 116

 

가장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선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별을 보는 방법이다. 가장 큰 희망은 가장 큰 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나를 구원한 아름다운 말들이 대개 어둠 속에서 탄생했는 건 그리 놀랍지 않다. 비밀은 모두 어둠 속에 있었다. 어둠이 슬픔도, 기쁨도 지워버렸기 때문에 그의 말이, 그녀의 속삭임이, 귓속으로 흘러 들어와 마침내 내 가슴속 어딘가에 고여 안착한 것이다. p.122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이 이깁니다." p.130

신이 준 가장 큰 재능이 노력이라고 믿게 됐다. p. 169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괜찮아!"가 '무심한 폭력이 될 수 있고 힘내라는 말이 그 사람에게 가닿지 못하고 "시간이 약이에요", "다 지나가요. 괜찮을 거예요" 처럼 상투적이거나 확인할 수 없는 말보다 그를 위해 차를 끓이거나 밀린 집안일을 돕는게 낫다.... 우리는 큰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하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위로란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 모든 '행동들의 합'이기 때문이다. p. 183

 

"누구에게나 운이 없는 시절이 있단다.

뭘 해도 남보다 뒤쳐지고 있는 것 같은 시기가 말이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돼."

"저도 지금 쉬는 시간일까요?"

"그렇고 말고, 설령 지금은 가장 뒤쳐져 있더라도

반드시 길모퉁이가 찾아올 거야." p. 188~189

 

힘들 때,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기쁨에도, 슬픔에도, 괴로움에도,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일정한 균형이 맞추어진다고 상상하는 습관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다. 겨울이 길면 봄이 찬란하게 느껴진다. 고통스런 마감이 있게 한 권의 책도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상하면 바늘 하나 들어갈 자리 없이 단단했던 고통도, 조금씩 참을 만한 무엇으로 바뀌곤 했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오는 모든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고통을 빠르게 벗어나는 것만이 고통을 극복하는 법도 아니다. 중요한 건 내게 다가온 그 고통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다. p. 192~193

 

어른스러운 아이는 결코 어른이 아니다. 아이는 그저 환경에 적응했을 뿐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 잘 안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아이의 사랑을, 우리는 잘 모른다.

............. 어떤 엄마는 아이를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절대 엄마를 버리지 못한다. 아이는 연약하기에 부모의 말다툼도, 불화도, 심지어 이혼조차 모두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 믿는다.  p.218~219

 

"내가 얻은 좋은 기회에는 미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과거의 퍼포먼스의 결과다. 과거의 내가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 좋은 기회를 얻으리라. 현재의 내가 누군가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과거의 나다. 미래의 나여, 현재의 나에게 고마워하길."

[출근길의 주문] p. 224

 

'호르메시스 Hormesis' 인체에 해롭기는 하지만 소량이라면 과잉반응을 촉진해 유익하게 작용하는 현상.... [안티플래질]에 나온 관련 문장

"우리는 이런 (호르메시스) 현상을 해로운 물질로부터 얻는 혜택의 관점이 아니라, '해로움 혹은 약호는 복용량'에 달려 있다는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 나가는 말..p.237~239

"인간은 가장 소중한 것일수록 죽을 때 겨우 깨닫는다고 민튼 할머니가 그랬어요. 아, 다행이에요. 죽기 전에 깨달아서." - P35

부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매일 5분간 그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속삭여준다. 그렇게 빛과 어둠, 밀물과 썰물, 해와 달처럼 두개의 전혀 다른 상반된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는 걸 아이는 듣게 된다. 실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온 생을 다해 죽어가고 있다는 진실 말이다.

................. 모든것에는 죽음 같은 끝이 있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진실 말이다.
- P36

그러니 우리, 제발!

미래를 너무 믿지 말기로 하자.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오로지 지금뿐이니까.
- P38

" 혼난다고 멈춰선 안 돼.
그건 상상력이란다.
인간만이 가진 멋진 능력이지.
네 상상력은 반드시 너의 힘이 되어 줄 거야." - P105

"당신은 실패할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은 사람, 희망을 잃지 못 하는 사람." - P115

세상에 나쁜 날씨는 없다. 맞지 않는 복장이 있을 뿐이다. 날씨는 계속 변한다. 자라나는 아이도 그렇다. - P116

가장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선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별을 보는 방법이다. 가장 큰 희망은 가장 큰 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나를 구원한 아름다운 말들이 대개 어둠 속에서 탄생했는 건 그리 놀랍지 않다. 비밀은 모두 어둠 속에 있었다. 어둠이 슬픔도, 기쁨도 지워버렸기 때문에 그의 말이, 그녀의 속삭임이, 귓속으로 흘러 들어와 마침내 내 가슴속 어딘가에 고여 안착한 것이다. - P122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이 이깁니다." - P130

신이 준 가장 큰 재능이 노력이라고 믿게 됐다. - P169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괜찮아!"가 ‘무심한 폭력이 될 수 있고 힘내라는 말이 그 사람에게 가닿지 못하고 "시간이 약이에요", "다 지나가요. 괜찮을 거예요" 처럼 상투적이거나 확인할 수 없는 말보다 그를 위해 차를 끓이거나 밀린 집안일을 돕는게 낫다.... 우리는 큰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하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위로란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 모든 ‘행동들의 합‘이기 때문이다. - P183

"누구에게나 운이 없는 시절이 있단다.

뭘 해도 남보다 뒤쳐지고 있는 것 같은 시기가 말이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돼."

"저도 지금 쉬는 시간일까요?"

"그렇고 말고, 설령 지금은 가장 뒤쳐져 있더라도

반드시 길모퉁이가 찾아올 거야."
- P189

힘들 때,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기쁨에도, 슬픔에도, 괴로움에도,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일정한 균형이 맞추어진다고 상상하는 습관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다. 겨울이 길면 봄이 찬란하게 느껴진다. 고통스런 마감이 있게 한 권의 책도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상하면 바늘 하나 들어갈 자리 없이 단단했던 고통도, 조금씩 참을 만한 무엇으로 바뀌곤 했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오는 모든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고통을 빠르게 벗어나는 것만이 고통을 극복하는 법도 아니다. 중요한 건 내게 다가온 그 고통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다. - P193

어른스러운 아이는 결코 어른이 아니다. 아이는 그저 환경에 적응했을 뿐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 잘 안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아이의 사랑을, 우리는 잘 모른다.

............. 어떤 엄마는 아이를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절대 엄마를 버리지 못한다. 아이는 연약하기에 부모의 말다툼도, 불화도, 심지어 이혼조차 모두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 믿는다.
- P219

"내가 얻은 좋은 기회에는 미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과거의 퍼포먼스의 결과다. 과거의 내가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 좋은 기회를 얻으리라. 현재의 내가 누군가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과거의 나다. 미래의 나여, 현재의 나에게 고마워하길."

[출근길의 주문]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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