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해제
장정일 외 지음 / 김영사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한 작품을 시작하면 그것이 끝날 때까지 다른 작품에 손대지 않던 습관을 완전히 버렸다. 
그렇지 않았다면 난 지금껏 혼불 한 작품에만 매달려 다른 책을 가끔씩 쳐다 보면서
침만 줄줄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내 이 작품 끝나면 널 읽어주마 하는 다짐과 함께.
혼불 3권 이후로는 권당 다른 작품을 하나씩 끼워넣어 읽었고 그중 하나인 장정일, 김운회, 서동일의 작품인 삼국지 해제를(620페이지ㅜㅜ) 우연히 선택했다.
2006년에 본 장정일의 삼국지에서 읽었던 내용과 상당수가 겹칠 것임을 알고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현재스럽고 만족스러웠다.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를 얘기하며 삼국지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이 책이 왜 나왔어야 했는지와 일치하는 새로운 삼국지 해석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며 기존 삼국지에서 잘못 해석하고 잘못 묘사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자신의 수치스러운 부분은 감추고, 중국을 높이고 외국은 비하하며, 중국사는 상세히 기술하고 외국의 역사는 대충 서술한다는 역사서술의 특징을 자랑한다는 중국의 나관중 삼국지가 왜곡한 역사를 옳게 기술하고 현재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다음 장은 삼국지의 자세한 내용의 시작으로 구성이나 전개에 대한 것을 박종화, 정비석, 방기환/이원섭의 삼국지, 이문열의 삼국지를 비교하며 해석하고 비판해 새로운 삼국지의 탄생을 예고한다. 

4장부터는 삼국지의 전쟁에 대한 분석.
역사적으로 전쟁을 왜 했어야 했고,
그들에게 전쟁의 의미가 무엇인지와 함께 자세한 전쟁이론도 실었다.
삼국지가 중국인들의 전쟁인 만큼 중국인들의 전쟁 특성도 빼놓지 않았다.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분은 바로 삼국지와 현재의 조우인데,
4장의 마지막에서는 전쟁이론과 기업전략의 분석이나 조망을 함께 실어 생각지 못한
것에 대해 잠시라도 잠자코 사고하게 만든다. 물론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ㅋㅋ 

5장, 어려운 책이라고 자부하는 것들에게 빠지지 않는 이론.
치세와 난세의 변화이론, 전개과정, 중국의 역사, 한국의 역사, 정치 사상에 대한 이론,
그리고 역시 꼭 필요했을 현대 정치와의 조우에 대한 것 또한 이론으로 무장한다. 

6장, 삼국지 주요 인물과 중국 역사의 인물, 예를 들어 항우나 유방 등이나 미국 대통령론을 통해
당시의 천자 역할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가 있고, 그것을 일본과도 비교해 두었다. 

7장, 사마의와 제갈량, 조조, 유비 넷만의 무대.
그 넷을 현대의 리더쉽 이론에 근거해 점수를 매긴다.
유비는 의리 빼고는 거의 다 꼴등.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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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쪽에 나오는 미국의 영국에서의 독립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신대륙인(미국인)들이 스스로 정치적,종교적 자유를 위해 떠난 영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한 것은 흥미롭다. 즉, 그들의 생각은 "전능하신 신은 너무 영국에 가까운 분이시다." 였다.
미국인들의 독립혁명의 목적은 그들 모국(영국)으로부터의 분리가 아니라 모국(영국) 헌법의 원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역설적이고 기이한 말이지만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전쟁은 영국의 과거(과거의 원칙)로 돌아가려는 운동이었다는 것이다.
비렉은 미국혁명(영국으로부터의 독립전쟁)은 1776년의 온전한 보전이라고 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이 같은 보수성은 미국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그 어떤 사상이나 움직임도 경계의
대상이 되어 미국은 음모이론의 천국이 되었다. 미국인들의 이 같은 행태는 미국의 본질을 해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악으로부터 내부의 원형을 보호해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긴 세월 동안 견고하게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행위들의 근저에는 영국계 백인 미국인들은 이민족이나 이교도들도 동화시킬 수 있도록 신으로부터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300쪽에 나오는 신현실주의의 정의.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에 미국-소련간 데탕트(화해), 일본과 유럽의 성장으로 현실주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즉, 국가의 이익이라는 요소만으로 국제정치를 분석하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서로 대립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목표를 향하여 서로 연합하기도 하고 제휴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에 있어서도 정치가 경제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경제, 정치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기존의 현실주의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요소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하여 국제정치이론은 구조와 체계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이 신현실주의이다.
이와 함께 조조는 정치적 현실주의자였고, 사마의, 사마소, 사마염이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은 철저히 신현실주의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368쪽부터 시작되는 삼국지 인물 분석.

가후에 대한 분석에서는, 가후를 지조없는 사람의 대명사로 그린 이문열을 비판하고, 오히려 지조로 치자면 유비가 더욱 위험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조조에 대한 분석에서는, 그동안 나온 대부분의 삼국지가 조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는 위치의 사람을 작가로 두고 있었고, 가장 심각한 왜곡은 나관중이라고 말한다.
정사의 진수는 촉의 유신이었고, [조만전]도 오나라 사람, 특히 나관중의 삼국지는 [조조악인설]에 근거해 저술되었다고 한다.

원소에 대한 분석에서는, 그동안의 원소를 과소평가하거나 비하하는 경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관도대전은 원소의 70만 대군과 조조의 7만 대군의 격전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병력차이가 있다면
3만에서 7만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선에 대한 분석에서는, 나관중이 유선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고, 나관중이 말한 유선의 네 가지 문제점을 차례대로 나열하며 구구절절 반박하고 있다. 

437쪽부터 나오는 가남풍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그녀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하나 써봐도 좋을 그런 엄청난 인물이다. 

456쪽의 각주도 그렇고 이 책은 각주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조금 아쉬웠다.

++++++++++++++++++++++++++++++++++++++++++++++++++++++++++++++++++++ 

오탈자로 의심되는 것들 

91쪽 7줄: 근근히 -> 근근이

150쪽 4줄: 듯하다 -> 못한 듯하다

162쪽 밑에서3줄과 166쪽 3줄, 395쪽 8줄: 아무 것도 -> 아무것도

196쪽 8줄과 264쪽 각주 270)의 3줄: 그리고 난 뒤 -> 그러고 난 뒤

275쪽 각주 밑에서7줄: 메김 -> 매김

281쪽 각주 밑에서4줄: 태종와 -> 태종과

330쪽 11줄: 경제전문 격주간지 -> 경제전문 격 주간지

339쪽 1줄: 부하들에 게 -> 부하들에게

441쪽 밑에서 13줄: 탐탁치 -> 탐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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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2
최명희 지음 / 매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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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서서히 시작하는 혼불 2권에서는,
강모와 강실이를 예견하기 위해 강수를 죽게 하고, 그런 강수의 혼백마저 용서하지 못해
뒷소리들을 하는 마을 아낙들에게 꽉 막힌 마을에서 마음대로 나가지도 누군가 쉬이 들어오지도
못하는 곳에서 비슷비슷한 연배끼리 산으로 들로 어울려 다니는 아이가 커서 어느새 들은 정과
심정을 쏟을 곳 없어 나누는 애정은 칡이든 소나무 뿌리든 하찮은 풀뿌리든 한 그릇 속,
한 자리에 붙박여 있으면 제 뿌리끼리 얽히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라며
그 큰 마음과 가르침을 차분히 뱉어내는 청암부인의 병까지 다루었다.
그리고 강실이와 효원 그 사이에 또 하나의 여인으로 설 강모와 오유끼의 만남. 

26쪽에 나오는 옹구네의 대사 

"늙어감서 그거이 먼 짓이여? 동네 사람 남새시럽게." 

라는 평순네의 말에, 

"그런 소리 말어. 썩어 죽으면 흙 되는 노무 인생. 수절헌다고 누가 열녀문을 세워 준다등가?
그것 다 속절없는 짓이라고. 나 같은 상년의 팔짜에 과부된 것만도 원통헌디, 거그다가 소복
단장허고 그림자맹이로 앉어서 지낼 수도 없는 것을, 무신 수로 뽄 냄서 산당가아?
수절 열녀, 그거 다 양반들이 매급시 뽄 내니라고 그러능 거이여, 머.
내가 무신 인월마님이간디? 누가 나를 멕에 살려준대?
인간의 한 펭상, 구녁으서 나와 갖꼬, 구녁 속을 들락날락허다가, 구녁 속에 파묻히는 거이여.
벨 것 있는지 알어? 곰배팔이 영갬이라도 있는 사람은 천방지축 등불도 없고 절도 없는 이런
년의 팔자를 귀경험서, 헤기 좋은 말이라고 되나캐나 넘 말헐 재격이 없다고오."

라고 받아치는 옹구네.
뒤로 갈수록 중요해지는 역할이 되고 마는 이 옹구네의 대사는
연기 오디션 같은 데에서 써먹기 딱 좋은 대사다.
물론 연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하지 않으니만 못한 그런 대사지만. 

<찾아 본 단어들> 

갊다 [동사] [옛말] (33쪽)

1. 감추다. 저장하다.
2.‘염습하다(殮襲―)(시신을 씻긴 뒤 수의를 갈아입히고 염포로 묶다)’의 옛말. 

미영씨 (35쪽)
목화씨를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 

모가치 [명사] 몫으로 돌아오는 물건. (79쪽) 

변죽울림 (邊---) [명사] 간접적으로 주는 암시. (86쪽)

어리보기 [명사]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121쪽)

두름 [명사] (179쪽)

1.조기 따위의 물고기를 짚으로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
2.고사리 따위의 산나물을 열 모숨 정도로 엮은 것.

[의존명사]

1.조기 따위의 물고기를 짚으로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을 세는 단위.
2.고사리 따위의 산나물을 열 모숨 정도로 엮은 것을 세는 단위.

애오라지 [부사] (193쪽)

1.‘겨우’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2.‘오로지’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마디다 [형용사] (245쪽)

1.쉽게 닳거나 없어지지 아니하다.
2.자라는 속도가 더디다. 

수북히 [부사] [옛말] ‘수북이’의 옛말. (261쪽)

허퉁하다 [형용사] [방언] ‘허망하다’의 방언(전남). (292쪽) 

<오탈자>

16쪽 밑에서5줄과 22쪽 밑에서5줄,24쪽 9줄,59쪽 5줄, 68쪽 9줄, 97쪽 5줄, 130쪽 6줄
219쪽 밑에서9줄: 그리고는 -> 그러고는

55쪽 3줄: 밧어버이 -> 밭어버이

밭어버이[바더버이][명사]
[같은 말] 바깥부모(늘 집 바깥에 계신 부모라는 뜻으로, ‘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

94쪽 11줄과 95쪽 8줄, 242쪽 1줄: 살바기 -> 살배기
112쪽 밑에서4줄: 안하는지 -> 안 하는지, 113쪽 2줄: 안하시니 -> 안 하시니
117쪽 밑에서7줄: 또 다시 -> 또다시
136쪽 9줄: 새암 -> 샘
190쪽 밑에서10줄과 211쪽 6줄: 아니예요 -> 아니에요
205쪽 밑에서5줄: 저지난 -> 지지난
213쪽 4줄: 그 동안에 -> 그동안에
235쪽 6줄: 참을래야 -> 참으려야, 270쪽 밑에서2줄: 입을래야 -> 입으려야
253쪽 1줄: 쓸모 없는 -> 쓸모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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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1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매안 청암부인의 손자 강모에게 시집오는 효원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1권.
전통혼례에 대한 글이 필요할 때 다시 보면 도움이 될 좋은 글이다.
강모와 강실이와의 관계에 대해 복선을 조금 깔아 놓아,
종가 내에서 친인척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듯하다는 예감이 들게 한다.
이 책은 큰 줄기 속에서 우리 말이나 당시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흔적을 글로 남기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어 그런지 한 권마다의 구성이 아주 세세하지는 않다.
그러니 책에 대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설명보다는 토박이말이나 전통에 대한 글이 많이 들어갈 것.  

157쪽에 나오는 저수지 공사에 대한 청암부인의 의견은 꼭 현대의 사기업이 공공사업을  맡아 하는 경우와 같은데 이런 일들을 하는 여인이 당시에 없지 않았을 것이란 짐작에 같은 여자로서 어깨가 으쓱해진다. 

<찾아 본 단어들> 

 [명사] 장명등 (13쪽)
1.대문 밖이나 처마 끝에 달아 두고 밤에 불을 켜는 등.
2.무덤 앞이나 절 안에 돌로 만들어 세우는 등.

요려하다 (14쪽)
[형용사] 소리가 멀리까지 들리도록 맑다.

옹백이 (15쪽)
[명사] [같은 말] 옹자배기(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쩍 벌어진 아주 작은 질그릇)

전통혼례에 대한 토박이말 (18쪽부터)

하르르하르르 (20쪽)
[부사] 종이나 피륙 따위가 아주 얇고 성기며 풀기가 없어 몹시 보드라운 모양.

배코 (46쪽)
[명사] 상투를 앉히려고 머리털을 깎아 낸 자리.

지질리다 (57쪽)
[동사] 1.‘지지르다1(1. 기운이나 의견 따위를 꺾어 누르다)’의 피동사.
2.‘지지르다1(2. 무거운 물건으로 내리누르다)’의 피동사.

음전하다 (69쪽)
[형용사] 말이나 행동이 곱고 우아하다. 또는 얌전하고 점잖다.

 다섯새 (102쪽) - 날실 사백 올.

[의존명사] 피륙의 날을 세는 단위. 한 새는 날실 여든 올이다.

걱실걱실 (110쪽)
[부사] 성질이 너그러워 말과 행동을 시원스럽게 하는 모양.
 

무춤하다 (128쪽)
[동사] 놀라거나 어색한 느낌이 들어 갑자기 하던 짓을 멈추다. 

강파르다 (145쪽)
[형용사] 1.몸이 야위고 파리하다.
2.성질이 까다롭고 괴팍하다.
3.인정이 메마르고 야박하다.

사위스럽다 (203쪽)
[형용사] 마음에 불길한 느낌이 들고 꺼림칙하다.

 깔담살이 (211쪽)
명사
[방언] ‘꼴머슴(땔나무나 꼴을 베는 일을 하는 어린 사내종)’의 방언(전남).

 청맹과니 (227쪽)
[명사] 1.겉으로 보기에는 눈이 멀쩡하나 앞을 보지 못하는 눈. 또는 그런 사람.
2.사리에 밝지 못하여 눈을 뜨고도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푸새하다 (245쪽)
[동사] 옷 따위에 풀을 먹이다. 

간짓대 (260쪽)
[명사] 대나무로 된 긴 장대.

죽은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상복을 입는 법 (271쪽~)
-> 전통 연구에 도움이 될 부분이다.

낫낫하다 (275쪽)
[형용사] 1.꽤 보드랍고 무르다. 2.성격이 꽤 상냥하다. 

<오탈자> 

11쪽 밑에서2줄: 시누대 -> 신우대(볏과의 여러해살이 식물)
16쪽 4줄과 142쪽 11줄: 혼자말(북한말) -> 혼잣말
21쪽 12줄과 212쪽 10줄: 그리고 나서 -> 그러고 나서
41쪽 밑에서5줄: 그네는 다리속곳, 속속곳, 단속곳, 고쟁이를 입고, 그 위에 또 너른
바지를 입었는데 -> 그네는 다리속곳, 속속곳, 고쟁이, 단속곳을 입고, 그 위에 또 너른
바지를 입었는데 (고쟁이와 단속곳의 순서가 잘못돼 있다)
43쪽 7줄과 99쪽 밑에서5줄,140쪽 1줄,141쪽 밑에서5줄, 144쪽 9줄, 176쪽 밑에서4줄, 202쪽 10줄
247쪽 1줄, 273쪽 4줄,288쪽 밑에서3줄: 그리고는 -> 그러고는
91쪽 2줄: 살 까지 -> 살까지
117쪽 5줄: 앙징맞게 -> 앙증맞게
119쪽 밑에서9줄: 답답할 밖에 -> 답답할밖에
122쪽 2줄: 봄나이 -> 봄낳이(봄에 짠 무명)
155쪽 1줄: 큰 일 -> 큰일
161쪽 2줄: 그리고서 -> 그러고서
163쪽 밑에서6줄: 둥두렷이(둥두렷이란 단어는 없다) -> 덩두렷이
‘덩두렷하다(매우 덩실하고 두렷하다)’
165쪽 끝줄: 자욱히(북한어) -> 자욱이
175쪽 밑에서9줄: 뎅그맣다 -> 덩그맣다[형용사] 홀로 떨어져 있다.
184쪽 밑에서3줄: 다듬이 소리 -> 다듬이소리
214쪽 3줄: 곧이 곧대로 -> 곧이곧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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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2 - 장정일의 독서일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2
장정일 지음 / 마티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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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독서일기는 다음 책들을 골라 주기도 하지만,
현 사회에 대한 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물론, 그 눈이 그에게 한정돼 있다는 게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무슨 옛 스승과 제자처럼 그를 맹신하고 그의 독서까지 따라하는 신기한 독자다.
만나 보지도, 어떤 상태로든 이야기 한 번 나눠보지 못 한 사이의 제자 아닌 제자. 
 

<이 책을 통해 결정된, 구입할 도서 목록> 

인문 고전 강의 - 강유원 / 라티오2010
엑소더스 - 무라카미 류 / 웅진닷컴2001
한낮의 어둠 - 아서 쾨슬러 / 후마니타스2010
거신의 추락 - 막심 고리끼
정치와 진리 - 김선욱 / 책세상2001
만들어진 우울증 - 크리스토퍼 레인 / 한겨레2009
조선의 힘 - 오항녕 / 역사비평사2010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 백승종 / 푸른역사2011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 민음사2001
중국의 붉은 별 - 에드가 스노우 / 두레1995
세계를 뒤흔든 열흘 - 존 리드 / 책갈피2005
들어라 양키들아 - 찰스 라이트 밀스 / 아침1988
아버지와 아들 -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네프 / 열린책들2010
벚꽃나무 - 안톤 체홉
핏빛 자오선 - 코맥 매카시 / 민음사2008
독서의 기술 - 헤럴드 블룸 / 을유문화2011
어떤 백년, 즐거운 신생 - 이경훈 / 이상북스2010
가면의 고백 - 미시마 유키오

이번 책 역시 오탈자가 지랄맞게도 많이 나왔다.
나중에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책의 처음부터 조금만 밟아보기로 한다. 

41쪽에서 '북한의 인권은 왜 선택적이어야 할까'란 제목을 달고 나온 글.
이 지적은 정확하다.
북한의 인권은 인민 개개인에 한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으로 함께
말해져야 할 문제다. 고로 김정권을 악의 축으로 밀어부쳤던 부시는 생각이 짧고
충분히 미 제국주의 중심적이다.

56쪽에 나온 사족은 대한민국의 어느 뉴스에서 소개돼야 할 내용이다.
[68운동: 독일, 서유럽,미국] 54쪽에 나오는"1964년 8월 2일 미국 구축함이 북베트남
초계청에 공격당한 '통킹 만 사건'이 사실은 미국이 베트남전에 개입하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뉴욕 타임즈 기자인 닐 시항이 1971년  6월 7000쪽에 달하는
미 국방성의 문서를 입수 분석해서 밝혀냈다는 내용은 내게 정일 아저씨의 책을 보았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적대감이 그전보다 극심하게 자리잡게 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 준다.
그들은 이상한 구실로 세계를 손에 쥐고 싶어 안달난 허연 종자들이니까. 

68운동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 하게 되었다. 

59쪽.
68운동 기간 동안 스탈린이나 소련 공산당은 격하되고, 트로츠키, 마오쩌둥,
호치민, 체 게바라는 숭앙됐다. 그들은 68운동이 심정적으로 헌신했던 반제국주의
제3세계 해방 투쟁과 겹으로 연관되기도 하지만, 특히 호치민이나 체 게바라는
정치적 권위주의나 자본주의의 관리 기술과 같은 모든 종류의 비인간적 속박에
항거했던 68운동의 정신적 지주로 받아들여졌다.
이렇듯 68세대가 자본주의의 관리 기술이나 사회주의 당 조직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았던 때문에, 프랑스공산당은 68운동 기간 동안 학생 운동가들을 적대시 하면서
'유복한 마마보이 시위대'라고 조롱하거나 '극좌파'라고 몰아 세웠다.
좌우를 막론한 어느 당이나 권력은, 자신들의 추종 세력이나 민중들에게
'자치'나 '자율'을 주려 하지 않는다.
우파와 좌파로부터 협공을 당하면서도 68운동가들은 어느 정당과도 공식적인 제휴를 갖지 않았다.
훗날 프랑스의 68운동가들은 대거 프랑스 사회당으로 합류했고 독일의 68운동가들은
직접 녹색당을 꾸리게 되긴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운동을 정당 정치로 환원하거나
직결하지 않음으로써 다양한 사회적 상상력을 표출할 수 있었다.
제3세계 해방 투쟁이나 인종 차별 문제는 물론이고, 소수자와 장애인 문제, 여성과 청소년 문제,
여성의 유산권(낙태), 교수와 학생 간의 위계 문제,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이
사회 문제가 된 것은 "부르주아 혁명은 법률적이었으며,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경제적이었다.
우리의 혁명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이어야 한다"던 68운동 덕분이었다.

95쪽.
2008년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금융위기 해결책을 두고 대립했다고.
금융파국관련 칠천억 달러를 민간금융사에 지원하려는 것에 대해 공화당이 구제금융은 비미국적이라 반대하고 나섰다는 것. 결국 오바마와 민주당은 초당적 협력 강조 끝에 월스트리트에 세금을 쏟아부었다고.  슬라보예 지젝은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에서 "빈자가 아닌 부자를, 돈 빌리는 자가 아닌 빌려주는 자들을 도운 것"이었다면서, 자본가들이 그토록 질색을 하는 '사회주의화'가 어떻게 자본주의 시스템을 구원하는 일에 복무할 때는 아무 거리낌 없이 용인되고, 또 어떻게 가난한 자들을 위한 사회주의가 아니라 부자들을 위한 사회주의가 가능한지를 명료하게 분석한다.
고 말하면서 결국 이와 같이 결론을 맺는다.

세계는 영구혁명의 혼이 제거된 사회주의와 재장전된 공산주의의 싸움이라고 단정하는 이 책은,
공황과 재출발을 왕복달리기하는 자본주의의 희극적인 반복을 보면서 공산주의의 새 출발을 촉구한다. 그게 내가 읽은 이 책의 핵심이다. 지젝이라는 성체(聖體)를 뜯어 먹는 방법은 제각각이겠지만, 지젝의 거시기를 뽑아 내시로 만들고 비역까지 하는 일은 아주 손쉽다.
그의 급진주의적 정치이론은 모르쇠하면서, 정신분석이나 문화이론의 가두리에 그를 감금하는 것이다. 라고 이 독후감을 마무리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작품을 판단하는 기준이고 나 또한 그렇다.

162쪽부터 '그들은 맥도날드와 함께 우울증도 팔았다' 라는 제목을 달고 시작하는 이 독후감에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정신치료에 대한 후유증이 나와 있다.

2004년 인도의 경우(쓰나미가 25만 명의 사망자를 낸 직후 생존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를 치료하겠다고 온 미국인 심리치료사들 때문에 결국 30년 넘게 민족,종교 분쟁을 치르면서 스리랑카 민중들이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한 '완곡 어법'이 파탄남), 또는 정신병을 질병이 아닌 신의 은총이나 속죄의 기회로 받아들인 탄자니아가 이제는 정신병자를 거의 다른 생물로 여기는 더 큰 병을 얻었다거나, 2000년께만 해도 우울증을 질병으로 불류하지 않았던 그들 '우울증을 삶의 예술'로 여기는 일본의 정신을 공략하기 위해 '과로사=자살=우울증'이란 등식을 완성해서 우울증을 결국 가벼운 정신질환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세 나라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이는 과연 그 나라들만의 문제일까?
뉴스에서 심심하면 터져 나오는 그 '우울증'이 우리에게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 건지 살펴볼 일이다. 

168쪽.
시민의 의사와 저항을 금지하고 억압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만의 전매특허가 아니었단다.
911테러 이후 영어와 아랍어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티셔츠를 입은
승객은 강제로 티셔츠를 갈아입은 다음에야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왜 자꾸 이명박 정권은 미국을 닮아가려는 듯 보이는 걸까?

211쪽에 나오는 사족은 참 마음에 와닿는다.
마지막 문단에서 내가 머금은 웃음은 '비웃음'이 아니다. 인용된 문단뿐 아니라, [조선의 힘]은
그 어느 대목도 비웃음을 당할 데가 없다. 저 웃음은 내가 웃는 게 아니고, '글'이 웃는 것이다.
무릇 모든 글들은 글쓴이의 의도와 달리, 글쓴이의 주장이나 논리의 결핍을 드러내고 배반한다.
그것은 글 쓰는 사람이 매번 겪는 운명으로, 그 올무를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글 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글을 부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글이 사람을 잡아먹는다.
나는 그것을 짓궂은 '글의 웃음'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글뿐 아니라 스스로 내뱉은 말 역시 사람을 부리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말을 사용한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말이 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맞을게다. 

249쪽.
볼라뇨의 경우를 들어 우리의 사례까지 다가가는 정일 아저씨.
칠레에서뿐 아니라 세계 어디서든, 문학이란 작가들 자신의 명예와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대부분의 문학에서 드러낸 가난은 거짓이라는 것. 그러니까 그들과의 대면이 진정한 고통에 대한
발견과 고통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그저 외면되고 망각되거나 침묵해야 할,
재수없는 일회용 사건이었다는 것.
하므로 그 대열에 우리도 뒤처질 수 없다고. 브레히트 풍으로 물어보자.(이는 사진시 속에서 쓰는 그의 질문 방식을 말하는 듯하다) 이승만에게 생일축시를 바친 사람은 누구였나?
국민교육헌장은 누가 썼나? 박정희 시절, 독재자의 영부인에게 시를 가르친 사람은 누구였던가?
그 시인은 영부인에게 시를 가르치기 전에, 질식한 민주주의에 대해 하소연도 했을까?
반란군 괴수 전두환에게 생일축시를 바치고 그에게 '단군 이래의 최고의 미소'라는 아부를 한 사람은 누구였던가? 또 전두환의 자서전을 쓴 사람은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필부였던가?(소설가였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의 무능력자로 판명될 공산이 큰 이명박의 연설 원고는, 지금 누가 쓰고
있는 걸까? 모두 이바카체같이 허다한 책을 읽고, 글을 갈고 닦은 자들임에 분명하다. 

그나저나 우리 정일 아저씨의 혀는 날로 그 날카로움이 점점더 마음에 들어간다.

280쪽, 미국의 폭력에 대한 이야기.
폭력은 미국 문화에 깔려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집단 무의식이다.
미국은 자신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모두 전쟁으로 해결했다.
개척자들이 북미 원주민(인디언)을 멸종시키고 식민지를 건설할 때는 물론이었고, 영국과 독립전쟁을 벌였을 때, 또 멕시코와의 국경 분쟁을 벌일 때나 노예 해방을 위해서 미국인이 최종적으로 의지한 방법도 전쟁이었다. 그래서 o.t.넬슨의 [내일은 도시를 하나 세울까 해]에 나오는 13세 이하의 아이들은, 어른이 모두 죽고 없는 상태에서 만든 그들만의 나라를 찬양하며 노래를 한다.
많아 봤자 13세밖에 되지 않는 아이들이 '군대를 만들고서야 행복해졌다'고 노래하는,
이런 소설이 미국 청소년들의 애독서라니! 

정일 아저씨의 말대로라면 정말 끔찍하기 그지없는 미래구나, 미국의 미래란 것은. 

354쪽부터,
이완용을 통해서 구한말을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는 당시의 역사를 그대로 갖는 것에 도움이 될 듯하다.
이곳에 옮기지 않고 다시 구체적으로 공부해야 할 숙제다. 

364쪽부터,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동양 평화론]은 반드시 구분돼야 하며,
이 또한 반드시 스스로 공부해 풀어야 할 숙제다. 

372쪽.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론에 대한 통쾌한 사족.
이는 내가 속해 읽고 나누던 당시의 불편한 마음을 대변해 준다.
그저 일개 인문학자의 관심받기 위한 '쑈'에 한 그룹이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꽤 긴 기간을 소비해야 했던 답답함이 그대로 되살아 온다.

인문학에 몰두할 일이다. 인문학자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만큼 많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정일 아저씨의 책에 오탈자가 많이 나오는 게 그렇게나 싫다고 메일까지 보냈는데,
이놈의 출판사는 나아질 기색이 없다.
혹시나 작가가 맞춤법을 많이 틀리면 그것을 제대로 고쳐서 내 주는 게 출판사 편집부가 하는 일일
터인데 이는 작가를 무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까지 든다.
도대체 책을 내는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발견된 오탈자 

15쪽 6줄: 아무 것도 -> 아무것도
23쪽 8줄: 매운 -> 메운
30쪽 1줄: 대하 듯하라고 -> 대하듯 하라고 또는 대하듯하라고
       6줄: 추측컨대 -> 추측건대
81쪽 6줄: 잘 되라 -> 잘 돼라
98쪽 밑에서4줄: 강철 같이 -> 강철같이
101쪽 11줄: 보잘 것 없는 -> 보잘것없는
         12줄: 인간의 -> 인간이
106쪽 밑에서7줄: 할만하다 -> 할 만하다
130쪽 밑에서6줄: 그 곳 -> 그곳
142쪽 1줄: 서적를 -> 서적을
181쪽 밑에서6줄: 유대조차이 -> 유대조차
182쪽 밑에서3줄과 193쪽 3줄과 281쪽 3줄: 낳은 -> 나은
203쪽 5줄: 개개인이 -> 개개인의
210쪽 밑에서3줄: 잘 한다는 -> 잘한다는
221쪽 밑에서6줄: 애소 띈 -> 애소 띤
230쪽 밑에서4줄: 말하고자 -> 말하고자 하는
235쪽 밑에서6줄: 내 자신을 -> 나 자신을
252쪽 7줄: 아르까디아 -> 아르까디
        밑에서4줄: 아무 것도 -> 아무것도
275쪽 끝줄: 잘 할 수 -> 잘할 수
284쪽 밑에서7줄: 짝지어 진 -> 짝지어진
285쪽 1줄: 수근 댔다 -> 수군댔다
296쪽 2줄: 그 보다는 -> 그보다는
297쪽 3줄: 알만한 -> 알 만한
308쪽 밑에서8줄: 갖더랬는데 -> 갔더랬는데
310쪽 12줄: 한지 -> 한 지
312쪽 밑에서10줄: 안절부절 하던 -> 안절부절 못하던
315쪽 2줄: 입원한지 -> 입원한 지
320쪽 10줄: 아니예요 -> 아니에요
330쪽 밑에서10줄: 에게 까지 -> 에게까지
343쪽 1줄: 동정일리 -> 동정일 리
344쪽 4줄: 말 할 -> 말할
         밑에서6줄: 빈약해 짐은 -> 빈약해짐은
348쪽 밑에서3줄: 변하지 한 -> 변하지 않는 한
364쪽 6줄: 필요에서 였으며 -> 필요에서였으며
366쪽 2줄: 게재된 실린 -> 게재된 또는 실린 중 하나만 쓰면 되겠다.
382쪽 3줄: 사람들의 -> 사람들이
        밑에서11줄: 심겨진 -> 심긴
384쪽 2줄: 여사로 -> 예사로( '여사로'는 경상도 사투리)
        밑에서5줄: 경상복도 -> 경상북도
386쪽 5줄: 집개 -> 집게
388쪽 밑에서7줄: 몇 십 년 -> 몇십 년
401쪽 밑에서10줄: 달싹지근 -> 달짝지근
405쪽 1줄: 장구질 밖에 -> 장구질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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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안타까움성
디미트리 베르휠스트 지음, 배수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초반까지는 무라카미 류의 '식스티 나인' 같은 자신의 성장기 정도가 아닐까 하다가
중간이 지나고 끝무렵까지 오니 아 이건,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개천 냄새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지워진다고 해도 그 개천에 대한 그리움 또는 개천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내 사람들에 대한
아주 애매모호하고도 더럽다가도 측은하다가도 결국 마음이 아파지는 그런 마음이 담겨 있는 책. 

자매가 다섯인 우리 집안의 음주를 지르는 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담뿍 받다가,
아, 그래도 베르휠스트 남자들처럼 게워내고 밑으로 줄줄 싸 대는 짓을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니
우리 오자매의 모습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하다가,
음주노래 부르던 기억을 더듬어 기어코 꺼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일화를 보면서
그건 또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이 됐다가 아니었다가를 반복하기를 여러 번.
뭐 결국 우리 집안은 베르휠스트 부자가 했듯, 갓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온종일 그리고 밤새
주점순례를 하지는 않았던 할 수도 없던 집안이기는 했지만,
술 좋아하는 집안의 분위기는 아주 극단적인 몇 가지만 제외하고는 아주 비슷할 수밖에 없구나. 

알코올 중독자 집안에서 구제돼 위탁가정으로 보내지고 문학인이 된 후
큰소리 한 번 안 내서 좋은 건지 좋아서 큰 소리를 내지 않게 되었던 건지 알 수 없는
그런 여자친구와 함께 사는 디미트리는 그래서 행복할까? 

제목이자 이 책의 주제일지도 모르는 '사물의 안타까움성'에 대한 이야기.

(식물이 되어버린 할머니를 방문했을 때 디미트리가 한 독백,267쪽~)

 

카페테리아는 항문과 요도가 헐렁해진 노인들과 방문객들로 바글거렸으며, 방문객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이 떠들어 대는 소리로 정신없이 시끄러웠다. 사람들이 양로원에 올 때 꼭 아이들을
동반하는 이유는 아마도 나이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그리고 노인들에게 인생이 마치 영원한 계주처럼 대를 이어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 주려함일 것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모든 인간이 필사적으로 붙들고 결코 놓지 않는,
애석한 사물들의 이 미칠 듯한 안타까움성이여. 

여기서 저자는 어쩌면, 모든 태어남과 죽어감이 사물처럼 안타깝고 그지없다는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면 너무 뻔한 결말이려나.
그러니까 죽음조차도 '놀이'를 통해 학습된다고 표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참고로 '죽음놀이'는 292쪽에 나와 있다)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60쪽 밑에서3줄: 둘러매고 -> 둘러메고

63쪽 끝줄: 메모리에3 에 대한 각주가 없다

78쪽 10줄: 기록를 -> 기록을

112쪽 끝줄과 113쪽 1줄: 검정색 -> 검은색

124쪽 밑에서9줄: 걸쳐 매고 -> 묶었는지 얹어 두었는지에 따라 가려 써야 함

168쪽 밑에서10줄과 9줄: 맞추기 -> 퀴즈는 맞히는 것이지만 대화라서 일부러 이렇게 썼는지?

230쪽 밑에서6줄: 지나 ->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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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버스 2014-06-1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 베르휠스트의 소설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 공연되어 정보 공유합니다. 소설을 읽으신 분들께는 더욱 흥미로운 연극이 될 것 같아 댓글 남겨요. 공연 정보는 인터파크에서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2014.07.10-2014.07.20 아르코 소극장
전석 2만원
예매 바로가기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4006227#Tab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