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독서 -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총 일곱 편의 고전을 로자 이현우의 강의를 통해 들어본다.
강의를 책으로 엮으면 읽기보다는 듣게 된다.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나열하는 것이 불필요하단 생각이 들어
읽는 도중 알지 못했다거나 알고 읽으면 좋을 것들만 메모 후 적는다.

 

○ 내 욕망은 정말로 내 것인가 ~ <마담 보바리>를 읽어버렸다는 것에

 

 ▶ 플로베르와 도스토예프스키

프랑스의 거장 플로베르와 러시아의 거장 도스토예프스키는 같은 해에 태어났다.
거기다 도스토예프스키는 80년에 플로베르는 81년에 세상을 떠났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빈민구제병원 의사의 아들이었고 플로베르는 외과 의사의 아들이었다.

 

 ▶ 플로베르와 사실주의

플로베르는 창작 초반 초감각적인 낭만주의 말기 소설을 쓰다가 점차 사실주의 소설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마담 보바리>.
사실주의 소설에는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고 아주 자세한 세부 묘사가 있어
마치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현실을 엿보는 듯한데, 요즘은 대부분의 소설이
묘사를 간소하게 처리한다, 영화와 경쟁하면서 문학의 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 플로베르에게 소설이란?

겸손한 작가들이 말하는 '읽을거리'로서의 소설이 있고, 그 이상 뭔가 '필수적인'
소설이 있다. 소설이 세계의 인식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고 생각할 경우
세계를 바라볼 때 소설을 제쳐놓는다면 인식의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과학과 철학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그걸 소설이 보여준다는 것,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 플로베르였다.
가장 두드러진 경우가 러시아의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작가들인데
그들은 소설을 생계 수단이나 재미로 쓴 것이 아니라 '뭔가와 경쟁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톨스토이는 역사와 경쟁하기 위해 '전쟁과 평화'를 썼다고.

 

 ▶ 플로베르와 사르트르

말년에 플로베르에게 오랫동안 몰입한 작가가 사르트르인데 화루종일 카페에 앉아
<집안의 천치>라는 글을 썼다고 한다.
 "나는 <마담 보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플로베르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담 보바리>는 위대한 작품이다."  플로베르는 어렸을 때 멍청해서
집안의 천치라고 불렸다는데 집안의 천치가 어떻게 이런 위대한 작품을 썼는지
궁금해서 방대한 분량의 작가론을 쓴 것.

 

  ▶ 보바리즘

욕망은 우리를 파멸로 몰아가는 폭군이다.
욕구는 생리적 요구로서 만족에 도달할 수 있지만,
욕망은 정신적 요구로서 어떤 경우에도 만족에 도달할 수가 없다.
엠마는 욕망을 채우려 했지만 그게 거의 화수분 수준이라 충족하지 못한 채
삶을 탕진하게 된다. 하지만 엠마 보바리는 특별한 여성이 아니다.
남들처럼 모방하고 욕망하는 그저 보통 수준의 여자다.
플로베르도 말하길 "우리는 모두 엠마 보바리다. 나는 엠마 보바리다."
라고. 이를 '보바리즘'이라고 한다. 이 말을 정의한 쥘 드 고티에 따르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르게 상상하는 기능',
곧 환상이 자아내는 병이 보바리즘이다.

 

○ 용서받지 못할 죄란 무엇인가 ~ <주홍글자> 법과 정의를 되묻다

 

이 작품을 '간통과 사랑'으로 읽는 일은 매우 쉽다.
쉬운 게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죄와 벌, 법과 정의의 문제'로 읽어야 한다.

 

그녀의 모습은 이 세상을 구원할 아기를 안고 있는 신성 무구한 성모마리아의
거룩한 모습 같은 것을 분명히 떠올리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직
대조를 통해서만 그런 모습을 떠올리게 해주었을 뿐이다.

 

위와 같은 시작의 작품,
그런 그녀를 간통녀로만 받아들여 '뻔뻔한 여인' 정도로 읽어버린다면
작품 스스로도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 너새니얼 호손

호손 가문의 선조는 군인과 정치가, 치안판사로서 크게 명성을 떨쳤고,
몇 대조 할아버지는 마녀 재판에 관여했던 유명한 판사였다고 한다.
그런 집안이지만 결국 가세가 기울어 호손의 할아버지, 아버지는
선원이 되었고, 아버지는 객지에서 죽었단다. 그 아들이 바로 너내니얼 호손인데,
그는 서문에 조상들이 자기를 두고 다음과 같이 험담할 것이라 적어 두었다.
"저 녀석은 뭐하는 놈이야? 이야기책을 쓴다지. 그게 무슨 가업이야?
청교도로서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려고 해야 되는데 이야기책이나 써가지고 뭘
하겠다는 거냐. 인류에게 무슨 공헌을 하는 거야? 풍각쟁이나 되는 게 나았을 거야."
이렇듯 호손은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죄책감과 자의식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문에서 가장 유명한 호손, 미국 문학의 대표 작가가 된다.

 

  ▶ 호손의 결말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는 레빈과 안나가 나오는데 레빈은 이성과 정신,
육체를 대표한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레빈과 안나의 결합일 텐데, 결국 육체를
택한 안나는 죽고 레빈만 살아남는다. 톨스토이의 경우 일단 욕망의 길로 빠져들게
되면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지만 로렌스는 동의하지 않는다.
호손은 모호하게도 그 두 가지 결말을 다 보여주는데 따져 보자면 톨스토이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에 가깝다. 선과 악이 동일한데, 서로 대립물처럼 보이지만 그것의
동일성을 보여주는 게 헤겔식 변증법의 논리이기도 하다. 이런 논리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위대한 죄인들을 그리고, 헤스터 프린도 말하자면 '위대한 죄인'이다.

 

○ 정신보다 육체가 더 중요하다 ~ <채털리 부인의 연인> 온전한 자기의 발견

 

  ▶ 작품의 배경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를 비극으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큰 격변이 일어났고 우리는 폐혀 가운데 서 있다.
(...) 이것이 콘스턴스 채털리가 놓인 대략적인 처지였다. 전쟁으로 인해서
그녀는 머리 위로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사람이란 살면서 겪고 알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대표작이자
가장 유명한 '성애소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시작이다.
이 작품은 막연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 아니라 1차 세계대전 직후라는
구체적인 시대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데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전쟁으로 불구가 된 남자와 그의 아내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가 코니 채털리만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비극이라는 것으로 구도를 잡았기 때문이다.

 

  ▶ 한국의 에로티시즘과 이 작품의 차이

토속적 배경이 나온다고 해서 한국의 토속적 에로티시즘과
<채털리 부인의 연인> 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예술과들과 교양 있는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 콘스턴스와 그녀의 언니 힐더는,
말하자면 미적 측면에서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따라서 두 자매는 어릴 적부터 예술이나 이상적인 정치 사상 등에 대해
조금도 위압감을 느끼지 않았다.

예술가와 지식인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자랐다는 것인데, 우리들이 생각하는
시골스러움, 즉 촌스러운 것과는 다르다. 자연스런 활력 속에 지성이 더해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배경이 있다는 것이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한국소설과 이 소설의 차이점이다.
불륜을 다룬다고 하면 거의 육체적인 본능을 다룬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토속적인
에로티시즘이라고 얘기하는 게 대부분 그런 식이다. 이를테면 나도향의 단편을 소재로 한
<뽕> 같은 영화. 물론 <채털리 부인의 연인>도 영화로 몇 가지 버전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육체적 본능만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 너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 <햄릿>의 긴 망설임은 어디서 오는가

 

  ▶ 작품의 배경

서양에서는 근대와 중세가 나뉘는 분기점에 개인의 발명, 개성의 발견이라는 테마가 등장한다.
중세에 수도사나 수녀들을 그린 그림을 보면, 얼굴이 다 비슷비슷하다.
개별성을 그리지 않았던 것인데, 개인의 발견이라는 것은 자기 내면의 발견과
연결돼 있다. 자기만의 독자적 영역, 공유되지 않은 비밀 같은 것을 발견하고 의식하게
되는데,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그 시기와 맞물려 있다.
개성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되면 문학사조상으로는 낭만주의가 된다.

 

  ▶ 햄릿의 위치

햄릿에게는 기존 사회가 부여한 규범이 있다. 그가 지켜야 할 규범은 그저 그에게 주어진
것이니 그걸 준수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는 자기 자신이 가치의 창조자이고
입법자인 세계가 있다.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의 주인공인 햄릿은 결국
그 사이에서 고투하는 인물이다. 어쩌면 현대인들도 여전히 그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을지 모른다. 그런 이유에서 햄릿이란 작품은 우리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 햄릿의 원작

편집본이 사후에 나왔기 때문에 셰익스피어가 인정한 확정 텍스트가 없다.
이것을 빼놓지 않고 끝까지 공연하면 네 시간이 넘는 분량인데,
그가 살았던 시대에 연극 공연은 두 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햄릿>은 통상 1604년에 나온 '제2사절판'과 작가 사후에 나온 '제1이절판'을
절충하여 편집한다. 1603년 나온 '제1사절판'은 원고가 아니라 공연했던
배우 몇 명이 기억을 되살려 만든 공연본이라는 것이 연구자들의 생각이다.
원래 셰익스피어가 의도하지 않은 판본이 먼저 나오는 바람에 1604년에 바로 출간된다.
최종적인 편집본은 작가 사후에 나오게 되고, 당시에는 저작권 개념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 차용도 많았던 것으로 보아 모든 이야기가 셰익스피어의
독자적인 창안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결국 셰익스피어가 완벽한 텍스트라고
승인한 버전의 <햄릿>을 지금 우리가 갖고 있지 않다는 것.

 

○ 멀쩡한 정신만으로 살 수 있을까 ~  <돈키호테> 그 숭고한 광기에 대하여

 

셰익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대 작가이고 같은날 죽었다고 한다.1616년 4월 23일,
이 날을 기념한 것이 1995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책의 날' 로
상당히 의미심장한 우연의 일치.

 

  ▶ 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

햄릿은 사색가형, 돈키호테는 행동가형으로 단순히 유명한 두 주인공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당시 러시아에는 햄릿형 사색가만 너무 많다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었고, 돈키호테형 행동가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하지만 돈키호테를 읽어 보면 기사도, 즉 방랑기사로서의 사명감에 과도하게
몰입해 있는 것 말고는 대단히 사색적이고 현명하다. 따라서 돈키호테가
생각이 모자라고 행동이 앞선다는 건 좀 단순화된 이미지이기는 하다.
어찌되었든, 이 두 인물을 유형화 해서 세계 문학사에서 늘 붙어 다니게
만든 것은 투르게네프의 공로~

 

  ▶ 모던한 작품 돈키호테

단순히 근대소설의 효시라는 의미로 모던한 게 아니라, 그전의 이야기들과는
달리 작품에 어떤 '자의식'이 있는데, '이건 이야기이고 소설이다'는 그런 자의식.
그런 건 포스트모더니즘 시기에 흔히 메타소설이라고 불렸던 작품군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근대소설의 효시에 해당하는 이 작품이 어떻게 그런 성격을
갖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는 '이것은 인위적으로 쓰인 소설이다' 라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한다. 모더니즘 영화가 리얼리즘 영화와 다른 점은 이것이 영화라는
걸 보여준다는 데 있다. 관객에게 '영화적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환기시키는 식,
연극으로 치면 브레히트의 '소격 효과'와 비슷. 그런 예술적 전통이 소설에도
있는데 <돈키호테>는 그런 경향의 선두에 서는 작품이다.

 

  ▶ 세르반테스에 대해

스페인의 황금기가 저물던 시대인 16세기 후반, 마지막 전쟁인 레판토 해전은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다. 전쟁에 참가해 열심히 싸웠고, 살아
남기는 했지만 한쪽 팔을 잃었다. 귀국 중 해적들에게 납치 당해 5년간
포로이자 노예 생활을 하게 되고, 여러 차례 탈출 시도를 하고 반란을 주도해서
해적들의 경탄까지 자아냈다고 한다.

작품 속 책을 태우는 장면에서 <라 갈라테아>를
태우지 말 것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작가의 포스트모던적 유희를 진작 알고 봤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자신의 작품을 등장시키며 웃음을 자아내는 경우가 지금은 많지만,
당시에는 없던 유희를 사용한 대단한 작가 세르반테스.
그런 세르반테스지만 <돈키호테>의 에피소드 중 몇 가지는
이미 출판한 자신의 작품을 짜깁기 한 것으로 밝혀져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 시대적 산물 돈키호테

16세기 말과 17세기 초, 스페인은 이중의 시대였다.
무적함대가 위용을 자랑하며 전성기를 구가해 신대륙 개척 이후 막대한 부를
가져와 흥청망청 소비하다가 16세기 후반 전성기의 마지막 불꽃과 같은 전투
레판토 해전에서 승리 후 제국의 영광과 낙천적 분위기는 전혀 알지 못하고,
오로지 환멸과 좌절만을 경험하는 이중의 시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돈키호테의 이중성, 그에 대한 작가의 이중적 태도가
이해된다. 또한 한 가지 배경만으로 설명이 분명치 않은 부분이 있는데,
이중성을 염두에 두면 설명되는 것들이 많다고 저자 이현우는 말한다.

 

○ 사람은 무한한 꿈을 가져야만 하는가 ~  <파우스트>의 구원을 삐딱하게 바라보다

 

  ▶ 파우스트의 지필 시기

24세, 초창기 대표작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보다 한해 먼저 시작함.
2부까지 완성한 것은 1831년 그의 나이 82세인데 다음해 세상을 떠났다고.
작가 생전에는 출간되지 않고 다만 다 써서 봉투에 넣어 밀봉해 유고로 남김.

 

  ▶ 파우스트의 욕망은 곧 괴테의 욕망

지적 욕망은 곧 괴테 자신의 욕망이기도 했다. 시나 소설을 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연과학까지 손을 댄 엄청난 지식욕을 갖고 있었다고.
칠순이 넘어서 십대 소녀에게 구애했다는 괴테의 성적 욕망, 그와 관계가 있었던
여성들로 인명사전을 만들 수도 있을 정도라는데, 실연을 당하기도 했지만
자발적으로 포기한 적도 있고 그럴 때마다 작품을 한 편씩 썼다는 것이 괴테 창작의 비밀.
마지막으로 권력욕과 지배욕, 파우스트는 위 세 가지 욕망에서 모두 끝까지 가보는 인물.
만약 인간의 욕망을 위 세 가지로 구분한다면 그 모든 욕망의 끝까지 가보는 것이
'파우스트 프로젝트'인데 결론은 '도달할 수 없다'는 것.

 

  ▶ 오이포리온과 바이런

악마에게 영혼을 팔기로 약속하고 생전 원하는 것을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얻기로 한다.
그레트헨 후 두 번째 성적 욕망 충족 대상인 헬레나, 그녀와 낳은 아들 오이포리온은
파우스트가 상징하는 '영원히 남성적인 것', 즉 멈추지 않는 것, 끝까지 간다는 것의
또 다른 형상이기도 하다. 여기서 오이포리온은 괴테가 직접 시인 바이런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어떤 점을 생각하고 만든 것인지 연상은 조금 어렵다.

 

  ▶ 지배자 비극과 나치

지배자 비극은 퍽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데 자기가 기획한 과업을 실행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강압적인 통치자, 권력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파우스트>라는 작품이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보면 이 문제의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데, 파우스트적 지배자 형상이 20세기 나치 독일에서는 영웅적 지배자의
모델이 된다. 나치는 많은 작품을 금서로 지정했는데, <파우스트>는 유독
열광적으로 수용한다. 괴테가 그런 혐의를 벗으려면 파우스트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반면교사 식으로 그의 파멸을 그리고자 했다면 이 작품도 정당화되지만,
애매하게도 괴테는 파우스트가 충분히 구원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것이 이 작품의 문제점이라 지적한다.

 

○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  <석상손님>매력적인 난봉꾼 돈 후안의 작별

 

  ▶ 이름에 대해

스페인에서는 '돈 후안', 프랑스와 영미권에서는 '돈 주앙', 이탈리아에서는
'돈 조반니', 푸슈킨의 작품에서는 '돈 구안'인데 이는 '돈 후안'을 러시아 식으로
읽은 발음으로 '구'라는 발음이 러시아어 뉘앙스로는 '죽음'과 연관된다.
돈 후안의 파멸로 끝나는 작품의 결말을 미리 암시한다고.

 

  ▶  석상손님의 의미와 가치

돈 후안 직계 텍스트로 돈 후안 텍스트 가운데서는 가장 짧은 단편에 속하지만
최고 수준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고, 연구와 해석도 많이 나와 있다.

기사단장의 석상은 남편이면서 법과 아버지의 권위를 뜻한다. 정신분석학에서
부권적 권위란 기본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인데 프랑스어로는
금지(non)와 이름(nom)이 발음이 같다. 성장과정에서 금지시켜 주는 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으면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가 된다. 커서는 아티스트나
건달이 되는데 이는 아이에게 금지, 즉 법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금지도 작동하지 않는 돈 후안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욕망에 대한 금지도
없고, 타협도 없고 모든 걸 성취하려고 한다. 그런 돈 후안에게 푸슈킨은
시인으로서의 자질까지 부여하는데 다른 텍스트에서는 그저 난봉꾼일 뿐,
시인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매력적인 돈 후안이 된다.

 

  ▶ 돈 후안주의

돈 후안주의란 현재의 충만을 근거로 해서 미래의 죽음과 죽음 후의 심판을
거부하거나 간과하는 태도다. 현재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데,
실상 현재란 '지나가는 것'이다. 청춘도 기분상 영원할 것 같지만,
지나가고 있거나 이미 지나간 것이다. 그것과 비슷하게 돈 후안주의는
현재의 젊음, 젊음의 현재를 어떤 규범으로부터도 벗어나 있는 제약 없는
것으로 숭배하고 예찬하는 태도인데, 여성 편력이라든가 쾌락주의 같은 것은
부차적으로 따라붙는 것이다.


<오탈자>
72쪽 2줄 : 헤스터과 -> 헤스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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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외 지음, 천병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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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 아리스토텔레스>

 

○ 1~5장

그의 시학은 인류 최초로 저술된 문예,비평집이다.
시'라고 표현되는 그것은 요즘으로 치자면 희곡으로 여기는 것이 가장 적절한 듯하다.

당시의 시에 대한 정의가 1장에서 나오는데,
[의학이나 자연철학에 관한 것이라도 운문으로 씌어졌으면 그 저자를 시인이라 부르는 것이 관례다]
라는 문장으로 보아 운율을 사용하여 제창하면 모두 시인으로 간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책 전체에서 모방이라는 말이 끊이질 않는데 실제로 무대에서
공연되었던 비극이나 희극이 실재의 인물을 모방해 무대에 올린 것이고,
이에따라 희극은 실제 이하의 악인을, 비극은 실제 이상의 선인을 모방하려 했다 한다.

모방의 양식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말하는 이(서술자)의 서술 방법인 듯한데


1. 호메로스의 그것처럼 서술체로, 때로는 작 중 인물이 되어
2. 변화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서술체로
3. 모방자들(배우)로 하여금 모든 것을 실연하게 하는 경우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현대의 어떤 인칭 곧 (관찰자, 주인공,전지적 작가)시점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흥적인 것에서 발생한 비극은 배우 수를 하나에서 둘로 늘리고 코로스의 역할을 줄이고 대화를 드라마 중심으로 세운 아이스퀼로스, 배우를 셋으로 늘리고 무대 배경을 도입한
소포클레스 같은 인물들에 의해 점차로 바뀌어 왔다.
 
비극과는 반대로 창안자나 발전 과정이 남아 있지 않은 희극은 보통 이하의 악인의 모방으로,

우스꽝스런 모습을 하여 추악하고 비뚤어져 보이지만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서사시는 장중한 운율로 고상한 대상을 모방함이 비극과 같지만 한 가지 운율만 사용하고 서술체라는

것이 비극과 상이한 점이다.
서사시는 원래 길이에 제한을 받지 않는데 초기의 비극도 그랬지만

점차 길이의 제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 6장~10장

비극에 대한 그의 유명한 정의~

진지하고 일정한 크기를 가진 완결된 행동을 모방,
쾌적한 장식을 가진 언어 사용, 각종 장식을 따로따로 삽입,
드라마적 형식으로 연민과 공포를 환기시키는 사건에 의해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행하고

배우가 스토리를 실연.

필요한 여섯 가지 요소는 플롯, 성격, 조사(언어 사상 표현),
사상(상황에 따라 해야 할 말과 적당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 장경, 노래.

가장 중요한 것은 플롯인데, 비극은 인간이 아닌 인간의 행동, 생활,
행복, 불행을 모방하므로 사건의 결합 즉, 플롯이 비극의 목적이 되겠다.
플롯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정도의 길이로 구성해야 하고,
단순한 플롯과 복잡한 플롯이 있는데, 한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것과
다른 사건에 이어서 일어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 11장~15장

 ▷ 급전이란~ 사태가 반대 방향으로 변하는 것.

 

 ▷ 훌륭한 비극의 조건:

~ 복잡한 플롯이 좋고,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동 모방은 금물이라는데

굉장히 구체적으로 쓰지 말아야 할 경우를 들고 있다.
지금 위의 조건대로 글을 쓰자면, 제약이 아주 심하게 느껴질 듯하다.

 

~ 덕과 정의에 있어 탁월하지는 않으나 악덕과 비행이 아닌 어떤 과실 때문에
불행을 당한 인물이 적합하고, 이중의 결말을 가져선 안 된다.
주인공의 운명은 행복 -> 불행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 원인은 비행이 아닌

중대 과실에 있어야만 한다.

 

~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끌어내야 할 때는 장경(분장: 가면이 있기 전까지 포도주 찌꺼기를 발랐다고)
에 의하기보다는 사건의 구성 자체에 의해 환기함이 좋다.

 

~ 성격은 선량하되 적합할 것, 여자가 똑똑하거나 용감한 것은 적합하지 않다.
전래 스토리에 나오는 원형과 유사해야 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배우의 동작까지 정해 줬던 것으로 보인다.

 

○ 16장~20장

▷ 발견에 대해 : 인물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을 말하는 듯하다.

~ 표지의 사용 (표지란 자기 증명에 필요한 흉터나 표식 등을 말한다)

~ 시인에 의해 조작된 발견~시인이 요구하는 바를 스스로 말하는 경우.

~ 기억에 의한 발견~초상화를 보고 울거나,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경우.

~ 추리에 의한 발견

~ 상대방의 오류 추리에 의한 복잡한 발견

~ 사건 자체로부터 유발되는 발견

 

▷ 시인이 해야 할 일에 대하여

~ 실제 장면을 눈 앞에 그리기.

~ 작 중 인물 제스처로 스토리 실연해 보기: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낭독해 보는 것.

~ 스토리는 대체적 윤곽을 잡은 후 삽화를 삽입해 늘리기.

 

▷ 구성에 대하여

~ 분규 : 스토리 시초부터 주인공 운명에 전환이 일어나기 전까지.

~ 해결 : 운명의 전환이 시작된 뒤부터 마지막까지.

 

▷ 조사와 사상에 대하여

~ 사상은 수사학이므로 <수사학>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등장인물의 사상은 그들의 언어에 의해 이루어지는 모든것으로
그들의 행동이 연민이나 공포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개인적이란 인상을 주길 바라면
행동도 언어와 동일한 원칙이 필요하다.

 

~ 조사는 곧 어조다.(명령, 기도, 단순질문, 위협, 질문과 답변의 차이를 연구해야)
조사의 구성으로는 문장, 음절, 접속사, 관사, 명사, 동사, 격, 문이 있다.

격은 명사의 곡용과 동사의 활용인데 예를 들면
'그는 걸어갔느냐?' , '걸어가거라' , 같은 경우로 '걷는다'의 활용을 말하는 듯하다.

문은 순전히 명사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무한정 연장될 수도 있는 단어의 집합이다.

 

○ 21장~26장

▷ 명사의 종류에는 단순명사와 복합명사가 있다.

 

▷ 조사의 기준에 대하여

명료하고 저속하지 않아야 한다. 생소한 말, 즉 방언, 은유, 장식어 같은 것들은
조사를 평범하거나 저속하지 않게 할 것이고 일상어는 명료하게 할 것이다.
시인으로 예를 들자면, 아이스퀼로스는 평범하고,
에우리피데스는 단 하나의 단어를 바꿈으로써 즉, 일상어 대신 방언을 사용함으로써
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저자는 복합어와 방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은유에 능한 것이라 하는데,
이는 그때뿐 아니라 지금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 단지 서술만 하는 시와 비극의 공통점
~ 스토리 구성이 드라마와 같을 것

~ 서사시의 종류와 비극의 종류가 같을 것 : 단순, 복잡, 성격적, 파토스적일 것,
사상과 조사도 나름대로 훌륭해야 할 것이고,
대표적 작품으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가 있다.
 
▷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해결에 대하여

~ 사물이 과거나 현재에 처하고 있는 상태를 모방하거나, 혹은 사물이 과거나 현재에
처해 있다고 말해지거나 생각되는 상태를 모방하거나, 혹은 사물이 마땅히 처해야 할
상태를 모방해야 한다.

~ 이러한 모든 것을 표현할 때 방언, 은유 등 여러 가지 변화된 형태의 말을 혼용할 수 있다.

~ 시학과 정치학 기타 예술에 대해 동일한 정당성의 기준이 적용될 수 없다.

 

▷ 서사시적 모방과 비극적 모방 중 어느 것이 우수한가에 대하여

~ 플라톤은 <법률>에서 비극은 교양 있는 부인들과 소년들이 애호하지만,
서사시는 나이든 점잖은 사람들이 애호한다며 서사시의 우수성을 인정했다고 한다. 

 

 <시학 - 호라티우스>

 

원제는 '피소 3부자에게 보낸 편지'라고 한다.

 

▷ 글을 망치는 경우들에 관하여

친애하는 피소여, 그리고 아버지에 못지 않은 젊은이들이여,
우리들 시인들은 대개 올바른 것의 겉모양만 보고 거기에 현혹되고 맙니다.
간결함을 추구하다 보면 모호해지고, 유려함을 추구하다 보면 박력과 불길이 꺼져버립니다.
장엄함을 찾다 보면 부자연스러워지고, 너무 소심하게 감정의 비약을 피하다 보면
땅바닥 위를 기는 꼴이 되고 맙니다. 단일한 소재에다 대담한 변화를 통하여 생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이는 숲에다 돌고래를 그려 넣고 파도에다 멧돼지를 그려 넣습니다.
그러나 예술 감각이 결여된 경우에는 과오를 피한다는 것이 오히려 실수의 원인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 작가들이여

~ 능력에 맞는 소재를 택하라.

~ 신중을 기해 언어를 선택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라.

~ 감미로움은 기본이고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를 써라.

~ 소재를 택할 때는 전해의 것(전해 내려오는 것)을 택하고,
창작시는 내적 조화를 꾀하라.

~ 연령별 특색을 반드시 알고 써라.

~ 올바른 작시의 원리와 근원은 분벽력에 있다.

~ 교훈은 간결하고 정확해야 한다.

나머지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반복된다.

호라티우스 시절 로마 귀족 사이에서 작시가 유행했다고 하는데,
부모들은 정계에 나갈 자식이 시에 몰두하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가 자식의 시작은 부모에게 눈엣가시인 듯하다.
슬픈 일이다.


<시론 - 플라톤>

 

'국가' 제 10권의 앞부분이라고 한다.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국가와 시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데,
청중들의 분별력을 손상시키는 모방적인 시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 책상을 만든 세 존재, 신, 화가, 목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비극작가의 모방들이
진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듣는 자들에게 목수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행위를 한다.

 

▷ 호메로스는

온갖 기술과 덕과 악덕에 관계되는 인간의 모든 일과 신들의 일까지도 알고 있다.

-> 그는 미술과 전쟁, 생활 태도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행할 수도
해당의 제자도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덕으로 인간을 이끌 능력이 있었다면
동시대인들은 그가 음유시인으로 떠돌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 모방자는 자기가 모방하고 있는 것의 좋은점과 나쁜점에 대해 지식도 올바른 소신도
갖지 못할 것이다,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 모방술은 강요된 것이든 자발적인 것이든 인간의 행위를 모방하고, 행위의 결과라고
믿어지는 행복과 불행을 모방하며, 이 모든것 가운데서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모습을 모방한다.

-> 남이 보고 있을 때 슬픔을 더 잘 견뎌낼 모방자들은 혼자 있게 되면
누가 들으면 부끄러워 하게될 여러 가지 말들을 거리낌없이 내뱉을 것이고,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짓을 많이 행하게 될 것이다.

-> 그에게 저항을 명령하는 것은 이성과 법률이다.

-> 진리에 비해 열등한 것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나 혼의 열등한 부분과 교제하고
가장 훌륭한 부분과 교제하지 않는 화가를 닮은 시인을 훌륭한 제도를 가져야 할
국가 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도 국가의 행동은 정당하다.

-> 시에 대해 가장 중대한 고발을 하자면,
시가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선량한 사람들까지도 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호메로스가 가장 시인다운 시인이며
비극 작가계의 1인자라는 사실을 시인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시 가운데 국가 안으로 받아들여져도 좋은 것은 신에 대한 찬가와
훌륭한 사람들에 대한 찬사뿐이란 사실이다.

-> 우리가 서정시나 서사시를 통해 쾌락적 무사 여신을 받아들인다면,
그 국가에는 언제나 최선의 것으로 모든 사람들에 의해 인정되어온
법률과 원칙 대신 쾌락과 고통이 군림하게 될 것이다.

오탈자

241쪽 밑에서 4줄 : 생각컨대 -> 생각건대

 

<숭고에 관하여 - 롱기누스>

 

○ 1~5장

카이킬리오스(아우구스투스 시대의 역사가 겸 수학자로 문예비평의 주제들과
수사학의 기교문제들에 관해 여러 가지 저서를 썼다고 하나 지금은 단편들만 남아 있음)
의 논문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전공 논문은 주제를 밝히고 어떤 수단에 의해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지 밝혀야 하는데 그의 논문은 개발에 대해서는
어물쩍 넘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숭고한 예술이 존재하는가 여부에 대해서는,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지 습득할 것이 아니기에 그것들을 예술 규칙에 포함하는 게
잘못된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숭고를 저해하는 실수들에 관해서는 말할 수 있는데,
아이스퀼로스의 비극 <오레이튀이아> 중에서
'폭풍의 화관들'과 '하늘을 향하여 토하다' 는 표현이
모호하고 사상이 혼란스럽다고 밝힌다.
본성이 거창하고 호어녀장담이 허용되는 비극에서도 부적절한 과장은 용서받을 수 없단다.

품위 없는 문학의 원인은 새로운 발상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되는데,
우리 미덕과 악덕이 같은 바탕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 6~10장

자신의 실수가 무엇인지 알려면 진실로 숭고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숭고한 표현이라 여겨지는 것 중 어떤 것은 부수적 장식물을 많이 달아 겉보기엔
장대하나 그것이 벗겨지면 허풍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언제나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드는 것이 진실로 아름답게 숭고한데, 직업, 생활 방식,
취미, 나이,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같은 작품에 대해 똑같은 의견을 갖게 된다.

 

▷ 숭고의 다섯 가지 원천에 대하여(모든 요소의 결합이 중요함을 강조함)

~ 위대한 구상 능력

~ 강력하고도 열광적인 감정

~ 적절한 구성

~ 고상한 표현법 : 어휘의 선택, 은유의 사용, 언어의 조탁

~ 품위 있고 고상한 조사

허나, 카이킬리오스는 감정을 명백히 생략했다고 다시 한번 지적하고 있다.

 

 ▷ 위대한 사상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 <일리아스>와 헤시오도스의 <방패>의 비교

헤시오도스의 <방패>에서는
'그녀의 콧구멍에서는 콧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와 같은
역겨운 표현이 나오는 반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는
'망대 위에 앉아 있는 사람이 포도줏빛 바다를 건너다 볼 때 그의 두 눈으로
아스라이 먼 곳을 볼 수 있는 거리만큼씩, 꼭 그러한 거리만큼씩 웃음소리도 큰,
신들의 말들은 멀리 뛰었다' 와 같은
압도적인 크기가 나온다고.

그의 재능이 절정에 달했을 때 쓴 <일리아스>는 작품 전체를 극적인 행동과 투쟁으로
자득 채운 반면, <오뒷세이아>는 대부분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노년기의 특징이라 말한다. 그때의 호메로스를 크기는 그대로지만 힘이 없는
지는 해에 비긴다 하는데, 그것에서는 이미 <일리아스>의 노래들에서와 같은
긴장을 유지하지 못하니, 결코 범용으로 떨어지지 않는 숭고도 곤두박질 치며
쏟아지는 격정도, 다재다능함도, 현실성도, 일상생활에서 끌어온 풍부한 심상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대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란다.

 

○ 11~15장

 

▷확장
주제에 관계되는 부분들과 국면들을 모은 다음 거기에 머묾으로서
논증을 강화하는 것이다.

 

▷ 플라톤의 숭고에 이르는 또 다른 길
과거의 위대한 산문 작가들과 시인들을 열심히 모방하는 것.
그가 마치 젊은 전사가 만인이 경탄하는 경쟁자와 싸우듯 호메로스와 온 마음을 다해
상을 다투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철학 이론들을 그렇게까지 꽃피우지 못했을 것이고,
시의 주제와 언어에 그렇게 자주 함께 승선하지 못했을 것이다.

 

▷ 상상
말에 위엄과 장대함과 긴장감을 가장 많이 부여하는 것은 상상이다.
롱기누스는 에우리피데스,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등의 상상을 예로 들고,
휘페레이데스와 데모스테네스의 연설을 통해서도 상상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 16~20장

 

▷ 숭고함을 부여하는 문채들

~ 데모스테네스의 <영관에 관하여>에서
'마라톤에서 앞장서서 위험에 맞섰던 분들에 맹세코!'에서
'맹세코' 라는 단 한 가지 문채에 의해 선조들을 신격화하고 있다.

~ 문채는 그것이 문채라는 사실이 숨겨져 있을 때 효과적이다.

~ 다른 사람에게 대사하듯 자기 자신에게 대꾸하는 방법은 연설을 더욱
설득력 있게 해주는데 그것은 문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 접속사를 생략하는 경우 서로 결합되지 않았지만 발빠른 문구들은
우리의 발언을 방해하면서도 동시에 앞으로 내모는 선동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 한 문장 속 여러 문채의 결합

~ 첫머리 어구 반복과 접속사 생략의 본래적 효과

 

○ 21~25장

 

▷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

~ 접속사의 계속적인 사용

~ 말과 생각의 자연스런 순서를 온갖 방법으로 바꾸는 경우

예) 데모스테네스는 가끔 자신이 말하기 시작한 생각을 결말짓지 않은 채,
중간에서 이질적인 생각을 생소하고 있음직하지 않은 순서로 차례차례
소개하여 청중으로 하여금 문장 구조 전체가 와르르 무너져내리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만드는가 하면 청중이 흥분하여 연설가의 모험에 참가하게
만들다가 오랫동안 헤맨 끝에 마지막에 가서 적절한 순간에 뜻밖에도
고대하던 결론을 내림으로써 다름 아닌 전치법의 대담성과 무모성에
의하여 청중을 더욱더 놀라게 한다.

 

▷ 폴뤼프토톤, 즉 같은 단어를 여러 가지 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장식과 온갖 종류의 숭고와 감정에 기여를 한다.

 

▷ 복수의 단수화 : 따로 떨어져 있는 개체들을 하나의 통일된
전체로 압축.

 

▷ 시제 바꾸기 : 과거사를 현재진행형으로 소개하면 단순 보고가 아닌
생동감이 느껴지는 연설이 될 수도

 

○ 26~30장

 

▷ 인칭 바꾸기

~ 실제 인물에게 직접 말을 건넴으로써 듣는 이를 사건 현장으로 데리고 가거나,
청중 전체가 아닌 한 개인에게 말을 거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 인물의 서술에서 인물로 넘어가기

 

▷ 우회적 표현 : 플라톤은 죽음을 '운명에 인하여 정해진 길'이라 표현.
   -> 절도 있게 사용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음.


○ 31~35장

 

▷ 일상적인 표현이 나올 때 : 이런 표현들은 상스러운 표현에 가까우나
그 표현력 때문에 실제로 상스럽지는 않다.

~ 헤로도토스 : '클레오메네스는 미쳐서 단검으로 제 살을 작은 조각으로 잘랐다,
자신을 저미다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 퓌테스 : '퓌테스는 배 위에서 계속해서 싸웠다. 전신이 토막날 때까지'

 

▷ 은유를 잘 사용한 플라톤 : 머리는 신체의 성채, 목은 머리와 가슴 사이에
만들어진 이스트모스(목, 지협, 코린토스 지협), 쾌락은 악의 미끼, 혀는 맛의 시금석 등.
-> 지나치면 당연히 안 됨.

 

▷ 박퀼레데스와 이온의 세련된 문체와 우아함을 겸비한 흠 없는 글보다
핀다로스와 소포클레스처럼 종종 맹렬한 기세로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불사르다가 때로 느닷없이 불이 꺼져 비참하게 넘어지곤 하는
흠 있는 작가가 더 낫다.

 

○ 36~40장

 

▷ 과장 : 최선의 과장은 그것이 과장임을 드러내지 않을 때의 과장.

 

▷ 조사

~ 말과 사상과 행위와 아름다움과 선율의 다양한 표상들을 불러일으킴.

~ 자신의 다양한 음들을 섞어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옆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전달함으로써 그들이 그 감정에 참여하게 만듦.

~ 어구들을 쌓아올려 하나의 장대한 전체를 구성.

 

○ 41~44장

 

▷ 숭고를 저해하는 것들

~ 젠체하는 저질 리듬

~ 지나치게 간결한 표현

~ 진부한 표현은 장대함을 망친다.
 예) 바다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발음이 귀에 거슬려 숭고를 저해한다.

 

▷ 여담

문학 쇠퇴의 여러 가지 원인이란 제목을 가지고 있는 44장에는
문학 쇠퇴의 여러 가지 원인은 나오지 않고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전 세계가 문학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위대한 인물들을 망쳐놓는 것은
우리의 욕망을 움켜 잡고 있는 끝없는 전쟁과 오늘날 우리 생활을 점거해
이를 뿌리째 파괴하고 있는 열정들일 것이다'

시학을 배우려는 자들에게 충분히 좋은 실용서가 됐었을 듯한 <숭고에 관하여>는
지금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아주 좋은 책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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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4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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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같은 거대한 영화와 깊이 있는 연극 한 편 그리고,

제대로 된 소설을 합쳐둔 듯한 작품이다.

 

아주 오래 전에 장정일 독서일기에서 보고 목록으로 올렸던 것을

얼마 전 중고 서점에서 힘들게 찾아 기쁘게 안고 왔다.

 

다 읽고나서 '그 때 읽었더라면' 의 어리석은 욕심이 생겼을 만큼

놀랍고 지루하지 않은 대단한 작품이다.

이 책이 1920년대에 집필됐다는 사실 때문도,

작가가 독재정권 치하에서 판매 금지와 상영 금지,

공연 금지 등을 당했음에도 굴하지 않고 쓰고 또 쓰며 스탈린에게 편지를 보내

작가적 자유를 요구했다는 그의 의지 때문도 아니다,

그런 행동 때문에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면 그것은 거짓 명성의 다름아니기 때문이겠다.

 

팔십여 년이 지난 지금 봐도 도대체가 흠잡을 곳이 없다.

 

등장하는 모든 것을 별다른 구분 없이 나열하자면 이렇다.

 

지하철에서 보는 독자를 부끄럼도 잊고 깔깔대게 하는 SF,

악마 볼란드와 예수의 대결 구도가 아닌 상호 보완 구도, 즉

악을 행한 모든 사람은 볼란드의 손에서 이래저래 답이 내려지고

때로는 예수가 죄인을 부탁하는 경우까지 생기는 놀라운 시각,

본디오 빌라도의 이천 년 간의 오명을 벗겨 주고 싶어 그를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부당한 현실로 접어야 했던 작가 거장을 조건 없이 사랑해 악마에게 자신을 팔아 그에게

놀라운 미래를 대접해 주는 마르가리타의 맹목 사랑에 이르기까지.

이것 외에도 자잘한 즐거움이 많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을 위해.

 

우리의 작가 정찬 말고도 빌라도를 위해 변명해 주고 싶은 사람이 이렇게 멋지게 살아 있었다니,

아니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정찬의 '빌라도의 예수'는 어느 정도는 불가코프의 영향을 받은 것?

 

 

또한 책을 읽으면서 오타가 이렇게 즐거운 것은 처음이다.

단순히 단어를 틀리는 것이 아니라 번역자가 고민하다 썼을 단어에 대해

나 역시 찾아 보고 맞는 표현을 고치니 아래 나설 단어들은 앞으로 내 뇌리에서

얼마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

 

1권

79쪽 익숙치 -> 익숙지

115쪽 맨 위 며칠 -> 몇일

296쪽 '젊은이는 가까이 있다!' 밑에 건체 -> 전체

 

2권

251쪽 칩뜨다 -> 치뜨다

     칩뜨다는 몸을 힘차게 솟구쳐 붕 떠올랐을 때 사용한다고 한다,

     눈은 칩뜨는 것이 아니라 치뜨는 것이라고.

 

참, 덧붙일 것이 있다.

작가 연보에 나온, 그와 맞지 않아 결별했다던 그 [스타니슬라브스키]!!!
그는 내가 연극학도였던 시절 연극계에 입문하려면 당연히

알고 시작해야 했던 연기론의 저자!!

만약 40년에 죽은 불가코프가 더 살았다면 그 역시 연극계의 대부가 돼 있었을까?

물론 아주 다른 문제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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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부엉이
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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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부엉이 - 사데크 헤다야트 / 문학과 지성사 / 12000원

 

배수아의 번역작을 챙겨 보면 좋은 점,
새로운 작가를 소개받는다는 점.

이번 작가는 이란 태생 사데크 헤다야트.
어떤 고뇌가 그를 두 번의 자살로 끌어갔을까?
아직 그의 글을 접하지 않았지만 태생과 성향 모두 OK!

 

더 재미있는 사실,
배수아 그녀의 최근작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에서
자신이 번역하고 있던 또는 번역이 끝났을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를 오디오 공연을 통해 소개한다.

 

다음은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중 시인 여자의 대사

 

"헤더야트는 이란의 작가로 <눈먼 부엉이>는 그의 대표작이죠.
고통과 몽환으로 가득 찬 분위기와 염세주의 미학으로 이름 높은 작품입니다.
특히 작품의 곳곳에 등장하는 신비한 반복 진술이 환상과 초현실주의적 효과를
느끼게 합니다. 테헤란에서 태어나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공부한 헤더야트는
나중에 고국에서 평범한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인도를 일 년 동안 여행했고,
그때 <눈먼 부엉이>를 썼습니다. 그는 <변신>을 최초로 페르시아어로 번역한
카프카 번역가이기도 했어요. 그의 생애에는 알려진 자살기도가 한 번
있었습니다. 스물네 살이던 해 그는 파리에서 유학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나고 돌아가던 길에 그는 센 강변 으슥한 곳의
낡은 다리 위에서 물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마침 다리 아래의
보트에서 한 쌍의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고 있었던 것을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남자가 즉시 강물 속으로 뛰어들어가 익사 직전의 헤더야트를 구했습니다.
헤더야트는 수영을 할줄 몰랐으니까요.
그는 생전에 이란에서 문학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고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그나마 그를 다룬 평론들도 그의 작품을 조롱하고 냉소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서구문학의 영향을 짙게 받은 작품 활동은 그의 입장을
정치적으로도로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었습니다.
1950년, 가까운 의사가 그에게 진단서를 써주었습니다.
테헤란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걸렸다는 진단서지요.
그 덕분에 헤더야트는 이란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다시 파리로 갔고
1951년 4월 그곳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배수아의 번역작을 좇지 않으면 알지 못했을 재미로,
여기저기 왔다갔다 언어만 스스로 돌아다녀서 인물의 이름과 성별이 별로
중요하지 않던 그녀의 작품이 드디어 스토리와 제대로 만난 느낌이었다.
거기다 다음 작품을 제 작품 속에 갖다 넣는 장치까지!
번역가의 얘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추리소설에서 쓰면 좋을 법한 쓰기 방식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
첫눈에 반한 소녀가 어느 날 필통 화가인 그의 방에 와서 죽어 있다.
그리고 죽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필통이 아닌 종이에 그린 뒤
그녀를 토막내 깊은 산 속에 갖다 묻는다.
거기다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는 곱추 노인의 도움까지 받는다.
물론,
추리할 필요 없이 마지막 즈음 스스로 상황을 밝히는 친절한 화자가 있는 작품이지만.

 

단 몇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초반에 작품에 중요한 모든 것이 나와 있다.

 

★ 포도주-코브라 독이 있어 마시면 금세 죽을 수 있다.

 

★ 곱추 노인-결혼 후 한 번의 성행위도 허락받지 못한 그와 달리 아내의 몸을 차지한

부러운 노인이지만, 아내의 수많은 젊은 애인들은 증오하지만 노인은 괜찮다는 화자.

 

★ 소녀-곱추 노인 앞에서 두 손이 묶인 채 춤을 추는 그녀는 상을 당해 어리둥절해 있는 그를
 키스로 덮쳐 결혼해 놓고는 곁에 오지도 못하게 하는 그가 창녀라고 부르는 여자인 그의 아내.

 

★ 삼촌-어머니와 사랑에 빠져 어두운 방 코브라 독에 죽을 뻔하지만 어머니 덕에 목숨을 구한

화자의 둘째 아버지.

 

사건으로만 풀릴 듯하던 작품에 인물들이 나오고 나오고 또 나오는 묘한 작품.

처음으로 창녀를 갖던 날 그간의 그의 모든 고통이 해소됐지만
그녀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그의 마음이 이해된다면
나 이상한 건가?


★ 유일한 하나의 오탈자가 발견되다

111쪽 밑에서5줄 : 콧망울 -> 콧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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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9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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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4대비극이 리어왕, 햄릿, 오셀로, 맥베스였나?

찾아보는 수고는 뒤로 하고.

생각보다 명작이라 일컬어지는 것들을 기피했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서서히 읽기 시작하네.

 

시학과 가까운 거리라 그런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이는

죄다 입담꾼에 지적이고 시적이고 아,,,장난 아니다.

 

문지기 : 나리, 술이란 세 가지를 크게 자극합죠.

 

맥더프 : 술이 특히 자극하는 셋이란 무엇인가?

 

문지기 : 예, 나리. 딸기코와 잠과 오줌이랍니다.

            색욕은 그놈이 일으켰다 없앴다 하지요.

            욕망은 일으키되 능력을 빼앗습죠.

            그래서 과음이란 색욕에게 궤변을 떠는 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자식을 성냈다가 풀 죽게, 부추겼다가 떨어지게,

            설득했다가 실망하게, 세웠다가 주저앉게 만듭죠.

            결론적으로 색욕을 궤변으로 속여서 자빠뜨린 다음에 떠나버린답니다.

 

말이 행위의 열기를 식히는 냉기일 뿐이라 말하는 맥베스는,

만족 없이 욕심을 채웠다 말하는 그는,

행위의 열기를 식힐 뿐인 마녀의 말에 또는 마누라님의 말에 혹해서

내면이 고독한 인생을 산 솔직한 인물이었다.

여자가 낳은 자가 아니면 그를 이길 자가 없었는데 결국

어미의 자궁을 찢고(아마도 이것은 조산?) 태어난 맥더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결국 작가의 복선은 말장난에 불과했다 말하면

전 세계적으로 추앙 받고 있는 우리의 거장이 땅을 들어 엎고 나와 일어서 버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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