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아 스펜서는 1970년생 미국 여배우입니다.

 

 

 

 

 

 

 

 

 

 

 

 

 

 

 

 

 

옥타비아 스펜서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영화 <더 헬프>였습니다. 1960년대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를 배경으로 흑인 여성 가정부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입니다. 그들은 성인이 되자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당연하게 백인 가정에서 일했습니다. 가정부의 삶은 차별과 멸시의 온상이었습니다. 백인 주부들은 인종 간의 분리는 정당하며 서로에게 유익하다는 신념을 근거로, 흑인 가정부는 집안 내의 화장실조차 못 쓰게 합니다. 다른 생활 용품은 말할 것이 없구요. 백인 주부들은 인종 차별을 정당화합니다. 그러면서 흑인 가정부를 배려하는 교양인이자 자상한 고용주라는 위선적인 자기 미화를 합니다.

 

 

옥타비아 스펜서가 연기한 미니 잭슨은 백인 가족이 이용하는 집안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로 폭풍이 치는 날 내쫒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집의 주인이자 지역 부녀회장인 셀리아는 미니를 내쫒다 못해서 그녀가 다른 가정에 가정부로 취직하지 못하도록 음해성 루머를 퍼뜨립니다. 백인들은 자신의 늙은 노모를 돌보고 아이들을 손수 키운 그들을 '산 것'이라며 여전히 노예 취급합니다. 때묻지 않은 백인 아이들은 솔직합니다. "애비(비올라 데이비스가 연기한 가정부 에비블린 클락 역의 애칭)가 내 진짜 엄마야." 라면서 서슴없이 다가갑니다. 하지만 비극은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크고 나면 다시금 자신들의 고용주가 되어 백인 집단의 차별 문화를 답습합니다. 서글픈 현실이죠. 정작 백인 아이를 돌보느라 자기가 낳은 아이들은 남의 손에 맡겨야 했음에도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가면 가부장적인 가정 환경 때문에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어느날 대학을 졸업한 작가 지망생인 스키터는 흑인 가정부의 삶을 취재하여 책으로 출간할 결심을 합니다. 스키터 역은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맡았습니다. 처음엔 에이블린과 미니를 비롯해 가정부들이 생계 걱정과 백인 사회로부터 받을 보복이 두려워 스키터의 취재를 거절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차별과 멸시, 억압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합니다.

 

 

가정부로 열연했던 옥타비아 스펜서는 이 영화로 골든 글러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등 4관왕의 영예를 얻으며 우리나라 관객, 평론가들에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더 헬프>는 연속 3주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고, 동명의 원작 소설은 초장기 베스트셀러였습니다. 남성의 인종 차별은 소재로 많이 다뤄졌으나, 여성 간의 인종 차별, 게다가 가부장적 문화에 이중으로 억압받았던 흑인 여성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가려져 왔습니다. <헬프>는 이들을 조명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선 개봉관이 적었던 탓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추천작으로 인정받는 영화입니다.

 

 

 

 

 

 

 

 

 

 

 

 

 

 

 

 

 

 

 

2017년, 올 봄엔 그녀의 주연작 두 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먼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히든 피겨스>는 3월 22일 개봉 이후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미소 냉전이 치열했던 1960년대, 양국은 우주 과학 경쟁에 몰두합니다. 영화는 미국 NASA를 배경으로 흑인, 여성이란 굴레로 차별을 당하면서도 머큐리 계획 프로젝트의 숨은 공신이 된 세 여성 수학자의 영웅담입니다. 미셸 오바마가 극찬을 했다는데요. 상영관이 부족하여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영화 비수기인 3월인데다 이미 어둠의 경로로 파일이 풀린 탓도 있겠습니다.

 

 

O.S.T는 한스 짐머 감독이 참여했고, 저도 이번 기회에 원작 도서를 읽어보고 싶습니다. 앞서 <더 헬프>가 빈곤층 흑인 여성이 겪는 차별을 다뤘다면, <히든 피겨스>는 같은 시대배경 속에서 인텔리 흑인 여성의 비화를 그립니다. 여성, 흑인으로서 당하는 각종 차별들,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주인공이란 점이 비슷합니다. 반면에 다른 계층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서로 비교, 대조해보면 더욱 재밌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올 봄 4월 26일 개봉을 앞둔 윌리엄 폴 영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오두막>입니다. 막내딸을 잃은 후 실의에 빠진 한 남성이 의문의 초대 편지를 받고 찾아간 오두막에서 신비로운 세 인물을 만나 치유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오두막 인물들은 하느님의 삼위일체 위격을 상징합니다. 소설 출간 당시에도 독특한 설정 덕분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편 비기독교인이 보기에 공감을 얻지 못할까 우려됩니다.

 

 

옥타비아 스펜서는 성부(聖父)를 인격화한 '파파'역을 맡았습니다. 그녀의 연기를 보러 극장에 가 봐야겠네요. 제발 상영관을 찾으러 다른 동네까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윌리엄 폴 영의 원작 소설 <오두막>은 입소문으로 시작하여 전 세계 1800만 부가 팔렸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op 100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고 합니다. 일부 독자는 원작 소설의 감동에 영화가 찬 물을 끼얹을까 우려하기도 하는데요. 다음은 알라딘 책소개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오두막』의 작가 윌리엄 폴 영은 그의 여섯 자녀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책을 썼고, 완성된 초고를 15부 복사해 자녀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원고를 읽고 감동받은 주변 사람들의 강한 권유로 그제야 출판사를 찾기 시작했다. 여러 이유로 계속 퇴짜를 맞은 폴 영은 평소 친분이 있던 목사 두 명과 함께 2007년 직접 책을 펴냈고, 웹사이트를 열어 책을 판매했다. 그렇게 100만 부가 넘게 팔리고 나서야 정식으로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다. 단지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오두막』은 전 세계 18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op 100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옥타비아 스펜서가 출연하고, 베스트셀러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었습니다. 이미 검증된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다 그녀의 연기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독자, 관객인 저로선 마음이 설레네요.

 

 

※ 이미지 출처는 네이버 영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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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4-03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헬프‘에서 옥타비아 스펜서를 처음 보았던 것 같아요. 영화가 좋았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번에 나온 히든 피겨스도 보고싶어요.
잘 읽었습니다. 캐모마일님, 좋은하루되세요.^^

캐모마일 2017-04-03 14:43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이번에 원작 소설을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좋은 하루 되세요.^^

나와같다면 2017-04-04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을 읽을때
그 빛이 나를 어루만지고 위로해주는 신비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기억이 강렬해서..
영화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캐모마일 2017-04-06 09:50   좋아요 0 | URL
나를 어루만지고 위로해주는 신비한 경험...
꼭 읽어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전 영화를 먼저 봐야겠네요.
그럼 영화와 소설 모두 재밌게 만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