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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김영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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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살고 있는지 고민이 될 때, 산뜻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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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김영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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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면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답답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이불을 걷어차고 산책이라도 나서고 싶어진다.

4월 들어 유독 그런 날이 많아졌다. 몸은 피곤한데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어둡고 고요한 방 안에서 내 머릿속만 시끄러운 날들.

아침이면 무슨 고민을 그렇게 했는지 잘 생각나지도 않는데 새벽에 그런 생각이 시작되면 정말 끝도 없이 이어진다. A에서 시작해서 Z까지 가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당최 왜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지 모르겠는 생각을 한다. 없는 걱정도 만들어낸다고 해야할까.ㅎㅎ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생각의 시작은 대체로 '내가 잘 살고 있는걸까'하는 의문으로 시작한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겠지만 오래 붙들고 생각한다고 명쾌한 답이 나오는 질문도 아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거라고는 1도 생각하지 못한 책에서 조금은 힌트를 얻은 듯 하다.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김영우 지음


왠지 모르게 친근하고 볼수록 호감마저 느껴지는 인상의 남자분이 그려있는 표지.

산뜻한 노랑, 빨강 초록이 바로 옆에 그려져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오히려 너무 잘 어울려!

평소 에세이를 가장 즐겨 읽고 좋아하는데, 주로 여성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다. 아무래도 공감가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하지만 이번 책은 40이 넘어 전원생활과 서점, 가사노동과 채식을 시작한 남성 작가의 이야기! 다루는 주제 자체도 흥미로운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남성이라는 부분이 왠지 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궁금궁금!



어쩌면 산다는 건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그냥, 오늘 하루를 살아서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면, 그걸로 충분한 거라고.

p.9



오늘 하루를 살아서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일.

굉장한 생각도 아니고 이제껏 들어본 적 없는 말도 아닌데 이 문장이 큰 위안이 되었다.

'아...그러면 되는구나!'

답답한 마음으로 홀로 고민하던 날들이 산들바람에 훌훌 흩어지는 것 같았다. 이제 잠 못드는 새벽이 무섭지 않다.

이 고민을 하는 지금보다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되면 되는 것.

작가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리 거창한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옳다, 좋다, 하고 싶다'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되는 무언가를 하는 것. 예를 들어 좋은 습관을 하나 둘 늘려가는 것도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일인 것이다.


내가 꿈꾸는 삶은 그저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거였다. 그것이 내 유일한 총체적인 꿈이었다. 그러기 위해 원하는 일을 하고 좋은 습관들을 계속 만들어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나를 위하고 타인을 위해서 익히고 간직할 좋은 습관들은 얼마든지 차고 넘쳤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를 더하면 전날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터였다. 삶은 그저 과정일 뿐이니까.

p.71





나는 나중은 모르겠고 지금 그의 삶이 어떤지 궁금했다. '나중'이란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나중을 위해 버려도 되는 현재는 없다. 현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삶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인생이다. 아니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인생인 것이다.

p.69



나중에 누리기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모습은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몇 년 전 'YOLO' 열풍이 크~~~게 불면서 현재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욱 많은 것 같다.

나중에 행복하기위해 지금의 나는 어떻듯 상관없다는 생각은 완전히 부정하기도 긍정하기도 힘들었다. 나 또한 '지금 하는 고생은 나중에 보상받을 거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지않냐면서 말이다.

하지만 '나중의 행복'은 보장되어 있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모든 생각이 흔들렸다. 고생의 대가를 누릴 나는 그 언젠가 '나중'에 있을까? 내가 살고 있는 지금 말고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가 없다. 떨어진 우유를 사러 집 앞 편의점에 가다가도 사고는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행복해야겠다. 밀린 숙제하듯 내일 열심히 살지 말고 오늘도 열심히 살 것이며 눈 앞의 마시멜로를 야금 야금 먹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인생이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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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글쓰기 - 자발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문장들
이은경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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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한 꾸준히 옆에 두고 싶은 책이다.

전문적으로 쓰지 않아도, 나처럼 일상 포스팅만으로도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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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글쓰기 - 자발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문장들
이은경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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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글쓰기

문장

일기

'

'

'

이런 단어엔 끊임없이 관심이 간다.

나는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고, 그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지도 않은데.

'글'과 관련된 것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관련된 뭔가를 사부작거리기도 한다.

글과 관련된 것에 열광한다고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관심이 있고 좋아한다고는 말 할 수 있겠다.

올해엔는 꾸준히 블로그를 해보겠다 마음먹어서 나름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있다. 그래서인지 쓰고 있지 않을 때에도 글과 관련된 것을 생각하고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읽는 건 쉬웠는데 '쓰는' 일은 왜 이리도 어려운건지 ㅠ_ㅠ

(별거 하지도 않으면서 창작의 고통을 받는 중ㅋㅋㅋㅋㅋㅋㅋㅋ_)

정말 '책운명'이라는 게 있는건지, 딱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책을 만나게 됐다.



오후의 글쓰기

자발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문장들

이은경 지음




"자발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문장들"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어른!! 이거 난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글을 쓰려고 하는 으른 ㅎㅎ

스물아홉 먹어놓고 아직도 스스로 애같다고 느끼지만 어쨌든 나이는 어른.

왠지 표지의 느낌상 어려운 말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어쩌다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언니의 에세이 같은 느낌,,?


책의 구성이 아주 마음에 쏙 든다!

글을 쓰는 마음을 잡는 것부터 시작해서 습관을 만들고, 거기에 더해 글을 쓰는 방법까지.

흐름까지 완벽하다고 말하고싶다. ㅎㅎ



그냥 씁시다. 아무도 내 글을 기다리지 않을 테고, 아무도 내 글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씁시다. 그게 어른의 글쓰기입니다. 시켜서 쓰는 게 아니라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글을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그저 시작하는 게 어른의 글쓰기입니다.

p.13

어떤 책을 읽던 작가의 말, 프롤로그, 들어가는 말을 꼭 꼭 꼭 챙겨 읽는다.

읽기 전에 선입겹을 갖게 되는 것 같아 일부러 피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오히려 좋아한다.

어떤 의도로 쓰여진 글인지, 어떻게 읽히길 바라는지(주요 내용이 뭔지) 아주 잘 나타나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작가와 인간적으로 약간은 친밀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전공서적 본문은 안읽어도 집필의도는 꼭 읽는 사람이 나였음. ㅠ_ㅠ)

이 책도 역시나 프롤로그를 읽었는데, 역시나 이마를 탁 치는 문장을 만났다.

누가 쓰라고 했나? 아니

누가 검사하나? 그것도 아니.

누가 내 글을 기다리나? 아~~~니!

그럼 글을 써서 돈을 버나? 절대 아니!!!지만 언젠가는?ㅎㅎ

그래. 내가 쓰는 글은 누가 시키지도 기다리지도 돈이 나오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굳이 굳이 구태여 글을 쓰려고하고 심지어 잘 쓰고 싶다.

이렇게 글을 쓰다 언젠가는 나도 책을 낼 수 있을까 하는 꿈을 품어보기도 하면서.

나한테 아주 잘 맞는 책이라는 예감. 너무나 필요한 채이 내게로 왔구나.




안 써도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글쓰기에는 자꾸 묵직하게 마음이 기웁니다. 쓰라고 시킨 사람도 없는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떠올라 찝찝하게 합니다.

p. 33

나에게 글쓰기가 딱 그렇다.

시킨 사람도, 검사할 사람도 없는 숙제.

쓰지 않는 시간엔 '써야하는데,,'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하던 일 때문에 엉겁결에 시작한 게 블로그였다.

블로그를 하는 목적이 딱 있었는데, 그 일을 그만두니 당연히 블로그도 그대로 그만뒀다.

문제는, 블로그를 하기 전에는 다른 SNS나 다이어리, 노트에 깨작깨작 글을 적었었는데 블로그를 하면서 그것들을 멈췄고. 블로그를 하지 않게 됐지만 나머지 기록들을 다시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었다.

블로그를 그만두면서 '쓰기'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멈춘것이다.

1년이 넘는 그 시간동안 글을 쓰지 않았지만 써야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때로는 그게 쓰고싶다는 마음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시킨 사람 없는 숙제를 계속 끌어안고 정작 하지는 않는 시간이 길었다.



누군가 읽을 것을 염두에 둔 글을 썼지만, 결국 본질적으로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았습니다.

p. 49

누구나 글을 쓰는 동기가 있겠지만, 작가의 경우 본인을 지키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면서 그 힘든 마음을 엉뚱한 곳에 쏟아내지 않기위해.

사실 글을 쓰는 이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다시 쓰기 시작한 건, 뭐라도 해야지 싶어서 였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먹고살기로 바쁜 1년을 보냈고, 남은 것이 무엇인고 하니,,,,, 째끄만하고 귀여운 통장잔고? 정말 너무 귀여워서 어디 내놓지도 못하겠는ㅋㅋㅋ

당최 나의 1년이 어디로 갔는지, 나는 정말 먹고 살기만 한 것인지. 그 안에 기쁨도 슬픔도 없었는지 아무 기록이 없으니 알 수가 없지 않은가. 눈에 보이는 것이 통장잔고이니 '올해 나 겨우 요거 만든건가'하는 허탈함이 찾아오는 것이 당연. 다시는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고, 기억력의 한계로 기억하지 못하는 내 소중한 날들을 기록하고 싶었다.(그래놓고 안하는 중?)

또 다른 이유는 툭 터놓고 말 할 사람이 없어서이다.

책에도 그런 구절이 나오는데, 어차피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타인에게 온전히 이해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그 사람의 중심은 본인일테니까.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하고, 직면한 문제가 가벼워지거나 혹은 해결할 힌트를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활동을 원하는 만큼 자주 할 수 없게되면서 답답함은 쌓여가고 이러다 터지진 않을까 걱정됐다.

글을 쓰는게 딱이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도 읽는 이 없는 내 글에는 솔직할 수 있으니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은 결국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의지를 다지고 마음을 다잡지 않아도 그 일은 결국 마무리 될 거에요. 그러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는 특별한 의지를 들여야 해요. 쓰기로 했다면,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의 의지는 글쓰기에 쏟아부어야 합니다.

p.65

설거지를 미루고 글을 쓰면 글이 남고, 설거지도 언젠가는 끝나게 마련입니다. 설거지를 하느라 글을 못 쓰면, 설거지는 했지만 글은 남지 않습니다.

p.115

숙제가 아닌 글을 쓰는 나에게 설거지는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고, 글을 쓰는 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그러니 얼마든지 글쓰기를 미루고 눈 앞의 일들을 해도 된다.

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들로 꽉 채운 하루가 뿌듯하기보다는 어쩐지 씁쓸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나는 설거지를 미루고 글을 쓸 마음이 생길 것 같다.

잊지 말자. 설거지는 언젠가는 하게 돼 있다.







어떤 책을 읽을 때 즐거운지를 알아야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도 알 수 있습니다.

p.153

살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사는 것 처럼 읽기와 쓰기는 하나입니다. 읽다 보면 쓰게 되고, 쓰기 위해 또 읽습니다.

p. 158

읽고 쓰는 일이 먹고 사는 것 만큼이나 밀접한 관계라는 이야기.

'그럴 것이다'라고 예상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잘 쓰고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일까?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부지런히 주워 나르듯 떠오른 글감을 그냥 두지 않고 담기 시작했어요.

p. 204

이렇게 찰떡같은 비유를!!

이런 문장도 담아둔 도토리 덕에 나올 수 있던거겠지?

작가는 단어를 모으고 문장을 모으고 또 글감을 모은다고 한다.

그렇게 부지런히 모아놓은 도토리들을 펼쳐놓고 어떤 글을 써볼까 고민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이기주 작가의 너무나 유명한 책 <언어의 온도>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난다.

작가가 버스를 타고 가다 듣게 된 통화. '그냥 걸었다.'는 그 말의 따듯함이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아마 이기주 작가님도 그 말을 도토리처럼 담아두었다가 글로 꺼내놓으셨겠지?

나도 오늘부터 도토리모으기 시작!






어차피 이럴 거면 빠르게 막 쓰자, 막 써놓고 잘 고치자

p. 250

글쓰기를 망설이고 힘들어하는 이유는 잘 쓰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것도 한 번에!

한 번에 잘 쓰는 것은 거의 불가능. 그러면서 나는 한 번만에 글을 쓰려고 아주 용을 쓴다!

쓰지 않으면 고칠 글도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ㅠ_ㅠ

평소 글감 도토리를 차곡 차곡 잘 모아놓고, 책도 읽으며 쓰기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하되 쓸 때 만큼은 거침없이 쓰자는 작가의 말에 격공하면서, 앞으로 포스팅 막 써놓고 잘 고칠거라는 다짐을.ㅎㅎ




무슨 생활정보서적도 아니고,, 귀접기 이렇게 많이 하는 책 흔치않은데 진짜 어마무시하게 접었다.

그 안에 밑줄은 더 많음!!

내가 글을 쓰는 한 꾸준히 옆에 두고 싶은 책이다.

전문적으로 쓰지 않아도, 나처럼 일상 포스팅만으로도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숙제 페이지를 찍지 않았는데, 이 작가님은 '글을 써보자!!' 독려하고 방법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진짜 숙제를 내준다.ㅋㅋㅋㅋ 책 안에 목차만큼의 숙제가 있음.

그치만 나는 책 읽는 동안 숙제 하나도 안했기때문에 살살 해봐야겠다. 굉장히 흥미로운 숙제가 많아서 당장이라도 하고싶었지만 슉슉 읽어내고싶은 마음이 먼저였기 때문에,,,,,,(라는 변명)

쓰는 어른들을 위한 글쓰기 수업! 저는 이 책 호호호! 완전 극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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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느끼한 산문집 - 밤과 개와 술과 키스를 씀
강이슬 지음 / 웨일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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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로그에서 보실 때 가장 좋아요??**

https://blog.naver.com/bangfriend79/221652348623


가을이다.

대학생때는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봄이었는데

지금은 가을이 제일 좋다.

가을의 파란 하늘과 맑음과 시원함!

습하지 않은 시원한 바람이 참 좋다.

에코백에 책이랑 커피랑 주전부리 덜렁덜렁 싸들고,

돗자리 하나 챙겨서 잔디밭에 털썩 드러눕고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산뜻하고 가벼운 기분에 비해 챙겨야할 게 굉장히 많은 느낌?

이 사랑스러운 계절에

제목 그대로, 부담없이 들고다니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할려고 했는데.

사람 많은데서 읽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집에서 아주 눈물 콧물 쏙 뺀 ㅠ_ㅠ

작가의 담백하고 솔직한 글에 무장해제당한 것인지.

아주 마음에 가깝게, 그렇게 읽었다.

안 느끼한 산문집

강이슬 지음, 웨일북



표지부터 벌써 격없어! ㅋㅋㅋㅋㅋ

목욕탕에 같이 앉아있는 이 느낌 무엇이냐,

벌써 친해진것 같아,, 너무 마음에 들어

누가 표지 디자인 한 사람 상 좀 주세요.

이미 마음의 경계는 다 풀어 던지고 읽기 시작했다.

이건 200% 표지의 힘이얏!




이 책의 저자 강이슬님은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데

무려, <SNL>과 <인생술집>, <놀라운 토요일>에 참여했다.

(며칠 전 유세윤 인스타에 이 책을 읽고 있는 피드가 올라왔는데, 아마도 그런 인연인듯.ㅎㅎ)

세상에 마상에

놀라운 토요일은 잘 안봐서 모르는데,

SNL과 인생술집은 진짜 잘 챙겨봤다.

특히 인생술집은 완전히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개편되면서 뭔가 수위도 낮아지고 일반 토크쇼같은 느낌이,,ㅎㅎ

처음 했던 그 버전이 좋았다. 조진웅님 나왔던!

진짜 술집 분위기.

'아 저런 술집 있으면 나도 가고싶다....' 했었다.







여행사에서 일하는 우리 동생은

늘상 퇴사를 꿈꾼다.

자신의 인턴생활기를 출판한다면 욕밖에 없을 것 같아서 출판이 거부될거라고 했는데 요즘은 원문의 느낌을 위해 욕을 살려둔다는 이 소식을 전해줘야짓.ㅎㅎㅎ


어쩌면 욕만 가득한 너의 인턴생활기가 출간될 수도 있겠다고,ㅋㅋㅋㅋㅋ






책을 쓰는 동안 나와 자신을 이루는 모든 것을 살뜰하게 살피며 내가 행복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정말로 행복에 집착한다. 행복을 향한 집착만큼 건강한 정신병은 또 없을 거라고 정신 승리까지 해가며 강박적으로 행복을 탐한다.

p.6

정말이다.

행복을 향한 집착만큼 건강한 정신병도 없을 것이다.

그런 집착이라면!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위한 노력들을 할 것이고,

그 이전에 내가 어떨 때 행복할 것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 탐구할 때 조차 행복할 것 같다.

내가 이럴 때 행복하구나,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이렇게 해야겠다 하는 것들.ㅎㅎ

작가가 밝은 사람임을 짐작케 하는 구절이었다.

기쁨을 잘 표현하는 사람일 것 같았다.





길고 까만 속눈썹도 눈물에 젖어 뭉쳐 있었다. 이실직고하기를 우리가 연인이라는 사실이 새삼 감격스러웠고 그러다 보니 내가 너무 보고 싶어져 눈물이 났는데 우는 모습을 들키면 놀림받을까 봐 불을 껏다고 했다.

p.25

우리가 연인이라는 사실이 새삼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다니요

보고싶어서 눈물이 나다니요,,

뭐랄까

굉장히 생경한 감정이 아닐 수 없다.

나도 저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던가?

보고싶긴 했어도 눈물이 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보고싶어 눈물이 나는 사랑을 받았다는게 부럽기도,

그런 그를 사랑한 그녀도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이라 짐작해보면

그녀도 이런 사랑을 했겠구나 싶어서 더 부러웠다.

마음이 찡긋찡긋했다.ㅎㅎ

무슨 표현인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말 그대로 찡긋찡긋

달달함과 애틋함에,,ㅎㅎ




어떤 일이 있어도 너를 탓하거나 미워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네가 하는 모든 후회와 아쉬움과 미움과 욕은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온전히 그 애의 몫이다. 너 자신을 향한 적의는 하나도 없어야 한다.

p.81

이별 후 밤 늦도록 훌쩍이는 자신의 동생에게 해주는 이야기.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어도 충분히 전해졌을 말이다.

한 달 전 쯤, 나의 막내동생도 이별을 했다.

본인의 말로는 첫 장기연애였다고 했다.

동생의 연애를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탓에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만났는지 잘 몰랐는데 1년을 넘게 만났다고 한다.

남자는 동생의 같은 과 선배이며 군대를 다녀왔고, 학교 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에 동생은 학부 학생회를 거쳐 총학생회까지 할 정도로 활동력이 넘쳤다.

그런 면에서 다툼이 잦았다고 했다.

화나거나 불편한 일이 있어도 그 때 그 때 이야기하지 못하고 참다가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말하는 동생의 성격을 싫어했다고,

늦은 밤, 30분만 자신과 통화를 해 달라던 동생은 한참을 울었다.

그런 동생에게 나는 달려갈 수도 없었다.

그저 "아니야, 그냥 안맞은거야"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난 그 때 저 말을 해줬어야 했다.

그 부분을 읽는 순간 무릎을 쳤다.

아!! 이건데!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였는데!

동생은 이제 소개팅을 해야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괜찮아졌다.

다음 연애는 더 좋은 사람과, '더 귀하고 좋은 모양의 사랑을'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다음 이별이 있을 때,

(이별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 땐, 저 말을 들려줘야지.

아니면 이 책을 줘야지!!










화장실 불을 안 껐다고 버럭 화내는 엄마가 구질구질하다고 생각하면서 사실은 그런 엄마가 더는 적은 돈에 목매지 않게 할 능력이 없는 내가 한심해 엄마한테 화를 낸다. ··· (중략) ··· 절대 닮고 싶지 않은 엄마의 인생을 내가 주최했다는 사실이 복잡하게 와 닿는다.··· (중략) ··· 100원, 200원을 아껴가며 부어온 적금들을 오직 나를 위해서 깨뜨릴 때 기대했던 미래는 뭐였을까. 분명 이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p.161

이 책을 읽으며 설레기도, 웃기도 했는데

울게 될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사실은 카페에 가고 싶었는데,

사다 놓은 더치커피가 있는데 카페에 가는게 괜히 낭비인 것 같아 집에서 카페 분위기를 냈다.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

눈물이 줄줄 흐르다 못해 콧물도 났다 ㅠ_ㅠ

내가 느끼는 마음과 너무 비슷해서,

나는 한 번도 그 감정을 입 밖으로, 아니 세상밖으로 내어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솔직한 문장으로 맞닥뜨리니 엄청난 비밀을 들킨 것만 같았다.

크게 숨을 들이켰고 아주 아주 천천히 내쉬었다.

내 솔직한 마음을 다른 사람의 글로 느닺없이 만나서 놀랐고 창피햇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엄마의 상황을 단 1만큼도 나아지게 할 수 없는 내가 너무도 오롯이 보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1만큼이라도 나아지게 하고 싶다는 욕망도 차올랐다.

눈물 펑펑 흘리다가도 힘이나는 묘한 글이었다.




속에서 곪아가던 이야기들을 세 장짜리 A4용지에 뱉어내니 후련했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 것 같은 글들을 아무도 읽지 않기를 바라며 썼다. 때문에 각기 다른 마음으로 쓴 대부분의 글은 '제목 없음'이라는 똑같은 제목을 가지고 이름도 없는 폴더에 버려지듯 저장되었다.

(중략)

때로는 우스운 글을, 때로는 욕이 가득한 글을, 때로는 미래를, 때로는 과거를 A4용지 세 장만큼 썼다. 쓰고 난 뒤엔 딱 A4용지 세 장만큼 회복되어 조금 튼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p.207

나는 꾸준히 글을 쓰지 않는다.

작가의 표현대로 '속에서 곪아'갈 때야 비로소 글을 쓰는 것 같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은 것 같은 글을 아무도 읽지 못하도록.

비공개로 쓴다.ㅎㅎㅎ

모르는 누군가 볼 수 있다는 사실조차 부담스러워서,

그러면 솔직하게 마구마구 풀어내지 못할 것 같아서.

그렇게 쓰는 글은 쓰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서 쓴다.

조금 거창하게 들릴지라도, 정말 살기 위해서 쓰는 글이다.

그렇게 쓰고나면 마음도 조금 후련해지고 뭔가 회복되는 느낌이 든다.

딱 그 느낌을 표현한 글인 것 같다.

반가웠다.

동시에 '내 글도 언제가는?'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말 언젠가는?ㅎㅎㅎ









가만히 있어도 나를 까고 밟아대는 세상에서 나까지 자신을 코너로 모는 것은 너무 가혹하니까. 나라도 제대로 각 잡고 서서 내 편이 되어주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사랑했던 연인에게 헌신하고 헌신짝이 되어버린 날, 꼰대들의 비위를 맞추느라 혓바닥이 너덜너덜해진 날, 믿었던 친구가 내 뒷담화를 하는 장면을 포착한 날, 몇 달간 고생한 프로젝트가 엎어진 날. 아무튼 그런 종료의 날이면 어두운 방에서 자책하며 굴을 파는 대신 세상 비장한 얼굴로 "나는 존나 짱이다!"를 되뇌자. 왜냐하면 그럼에도 나는 틀림없는 존나 짱이기 때문이다.

p. 239

이 작가님,, 존나 짱이다.

끝까지 이렇게 멋지기 있나.

부적처럼 지니고 다닐 목걸이를 구매할 때,

(비마이셀프, 마이메이드목걸이)

목걸이에 새길 문구를 엄청 고민했었다.

그러다 열린 문구상담을 가장한 고민상담 코너에서 내가 받은 문구는

"That's right, I'm right" 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맞아, 내가 옳아!

어쩌면 '나는 존나 짱이다'랑 통하는 부분이 있는 듯 하다.

부적 목걸이까지 착용하고, 세상 비장한 얼굴로

아주 다부지게 되뇌어야지

'나는 존나 짱이다'





진짜 하나도 안 느끼했다.

작가가 의도한 게 이런거라면 완전 성공이다.

하나도 안 느끼하고, 시원했다.

작가님 브런치 구독하러가야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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