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시대 : 저항과 실험의 카타르시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38
알랭 디스테르 지음 / 시공사 / 1996년 11월
평점 :
품절


로큰롤 부분까지는 흥미로운 정보로 가득 차 있으나 후반부로 갈 수록 주관이 너무 강하게 개입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현우 - EP 2집 Anti ego - 패키지 슬리브+접지 포스터(1종)+렌티큘러 카드(1종)+가사 카드(6종)+스티커
하현우 (국카스텐)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복면가왕 이후, 혹은 국카스텐 2집 이후, 더 나아가 몽타주 싱글 이후 부터 시작된 국카스텐과 하현우의 음악 세계는 관점에 따라 상당히 호오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한층 더 세련되어진 그들의 사운드가 귀를 더 편하게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들이 초창기에 가지고 있던 진실성이 사라졌다고 한탄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나는 하현우의 음악성에 대한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2집 뒤에 국카스텐 혹은 하현우가 정규 음반을 낸 적 없기 때문이다. <돌덩이>와 같이 질이 크게 떨어지는 곡들이 발표되긴 했지만, 그것은 이미 작사, 작곡, 편곡이 모두 완료된 곡에 하현우가 보컬로만 참여한, 그저 계약일 뿐이기 때문에 판단 범위에 넣을 수 없다.

 다만 그간 나온 몇몇 싱글이나 EP 등으로 볼 때 짐작은 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국카스텐의 음악이 초창기의 독창적인 에너지는 고갈되어가고 있지만 그 대신에 예술적인 깊이를 점점 획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STRANGER> EP나 <Your name>과 같은 싱글이 그를 방증한다. 가사는 초창기보다 시어의 사용이 직관적이어 졌지만 의미는 더 모호해졌고, 사운드는 초창기처럼 분노에 차 있진 않지만 어둠을 목구멍으로 밀어넣는다.

 그러나 그것 또한 확신할 수는 없었던 것이, <사냥>이나 <Pulse> 같은 노래는 팬 서비스의 느낌이 너무나 강하고 <Ithaca> EP는 초창기의 에너지를 회복한 듯 싶었지만 독창성과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 <Anti ego>를 들으며 하현우의 음악 세계에 다시 확신이 생겼다.

 어제 저녁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보며 하현우가 3월 말에 새 EP를 발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거기서 부른 <뿔>, 그리고 <나의 적>은 그렇게 좋게 들리지 않았다. 마치 그의 ost들에 영향을 받은 듯한 깔끔하지만 공허한 느낌이 들고, 가사 또한 평범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 앨범의 성격을 무대라는 형식이 담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오늘 아침 그의 EP를 들어보며 내가 완전히 오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음반은 완성도로만 치면 국카스텐과 하현우의 모든 음반을 통틀어 최고였다. 마치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의 3집 <ANIMA> 같은 위치에 있는 음반이랄까. <나의 적>의 원맨 아카펠라 형식은 겉멋 혹은 단지 신해철에 대한 경의가 아닌 자아의 어두운 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치밀한 장치였고 이것은 마지막 리믹스 버전의 악기 소리와 조응하며 총체적인 의식을 드러내었다. <Misere>의 어둡고 불안한 곡 진행과 <뿔> 치유적인 멜로디, <BACK> 속에 있는 어둠 속의 촛불 같은 희망의 정서가 모두 제 역할을 수행했다.

 이 음반을 들으며 국카스텐의 3집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하현우의 더욱 깊어진 탐구가 본격적인 밴드 사운드를 만나 어떤 세계를 펼쳐낼까. 이번 해 안에 그 세계를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이 음반을 보관함에 담아 놓았고 조만간 주문하기를 기다린다. 이 음반이 나에게 오면, 조금 더 자세한 리뷰를 올릴 예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릎을 탁 치는 성찰이 아닌, 몸의 울음을 동반하는 성찰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질적인 논리성을 메꾸는 압도적인 지성의 융단폭격.
인터넷에 잠식당한 이 시대의 문제를 사이다처럼 터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어렴풋한 염증을 시원하게 갈기는 것도 모자라,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지적인 '융단폭격'을 가한다.


 먼저 책 속에서 저자는 인터넷에 의해 집중력을 잃은 자신에 대해 세 번 고백하는데, 처음에는 사이다 같이 통쾌하다가 두 번째에는 씁쓸해지고 마지막에는 독자를 감동에 휩싸이게 만든다. 

 그 다음에 저자는 역사와 언어학, 과학, 경영학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주장에 힘을 싣는다. 그는 먼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지성사를 훑으며 책과 인터넷이 지성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추적한다. 그러면서 책이 등장하면서 인간에게 선물한 '깊은 사고'를 인터넷이 해체시키며, 이것이 글쓰기와 같은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띄어쓰기 같은 사소한 언어학적 현상도 놓치지 않으며 그 영향을 분석한다.

 그런 뒤 저자는 다양한 독서가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책의 위대함을 고급진 수사로 찬양하는데, '책을 읽을 때 독자는 책 그 자체가 된다'라는 문장은 독서의 상태를 거의 정확하게 포착한 말 같았다.

 

그리고 저자는 뇌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깊게 소개하며 또 한 번 독자를 황홀한 지적 만찬으로 초대한다. 그는 먼저 '신경가소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며 뇌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논한 뒤,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에 대해 인터넷이 어떻게 왜곡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책에 따르면 인터넷은 두 가지 이유로 인간의 기억을 방해한다. 첫 번째는 인터넷이 다차원적인 미디어를 통해 인간이 가지는 작업 기억의 한계치(4개~7개) 이상의 정보를 계속해서 제공하며 뇌에 과부하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터넷이 그 자체로 기억의 역할을 대신해 버림으로써 인간에게 반복 학습을 빼앗아 작업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될 여지를 막아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장기 기억은 무의식적인 개념의 정리와 이해가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맥락에 대한 깊은 사고는 제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연구에만 머물지 않고 구글과 같은 테일러리즘 형태의 기업들이 가진 음모와 위험성에 대해 고발하며 신랄하게 까내리는데, 그 비난이 너무나 통쾌하고 재미있다.

 

이와 같이 저자는 인터넷이 지배적인 관습이 된 현대 사회에 대해 융단 폭격에 가까운 지적 비판을 가하는데,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 지적인 이야기에 거대한 황홀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걸작 논픽션'의 반열에 든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전혀 아깝지 않다. 이 책은 확실히 걸작이 아니다. 왜냐하면 걸작이 갖추어야할 치밀한 논리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논지의 논리성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책의 구조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책의 구성이 산만한 느낌 또한 다소 주며(위의 요약은 내가 재구성한 것이다.), 논리가 아주 치밀하진 않다.

 

 그러나 앞에 말했듯 이 책은 어마어마한 지적 황홀감을 안겨주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인터넷에 사람들이 잠식당하고 있는 이 시대에, 정말 매우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며, 모든 사람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