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니걸스
최은미 지음 / 디오네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명의 남자와 동시에 사귀면서 요일팬티와 삼각발을 운운하는 정인, 영어선생님이며 남자보다는 일을 우선시하며 변변한 연애한번 못한 란이, 못된 남자에게 매여 바람기도 참아주고 사는 재순. 극단적인 성격의 3명의 친구들을 둘러싼 사랑이야기지만 주축은 나 '지정인'이다.

예전에 7명의 남자를 요일별로 부르며 (일요일에 만나는 남자는 Mr. Sunday이런 식으로,,,) 만나는 여자가 나오는 만화를 본 적이 있어서 '그것보다는 2명이 작네'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이력을 먼저 보는 습관으로 살펴본 저자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법학을 전공하고 인도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인도로 심리학을 전공하러 간다고 하자, 차라리 신비학을 공부하라고 했던 사람들이 그녀가 소설을 쓴다고 했을 때 가지가지 한다고 했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보니까 그런 솔직한 비난아닌 비난은 란이와 재순과 같은 친구가 저자의 곁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된 점은 바로 비난하면서 자학할 때는 누구보다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 필요하다면 하얀거짓말도 불사할 수 있는 그런 친구들. 연애소설 얘기인 줄 알았지만, 책을 덮을 때에서는 가족이나 친구의 고마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의도가 사랑이었다면 (뒷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발칙한 연애주의자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얘기가 또 달라지겠지만...

사실 초반에는 좀 읽기 힘들었다. 웃기지 않은 정인이 말장난, 모든 일에 신경이 곤두서 있고 불만을 토로하고 아무리 친구사이라도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그녀들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 (여러명이 등장하면 보통은 1명 정도는 공감이 가는 캐릭터가 나온다,,,)였기도 하고,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사람을 전전하면서 스스로를 쿨하다고 여기는 전문직의 여성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신선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1/3 정도를 넘어서면서 정인의 연애이야기 속에 쿨하지 못하고 너무나 인간적인 그녀의 모습에 살짝 공감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매력적인 캐릭터인 마신부의 사랑, 결혼, 연애 그리고 태생적으로 다른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는 '  연애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강좌를 듣는 기분이었다. 영화나 책이 전반적으로 구성이 나빠도 하나의 대사, 기억에 남는 한컷,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발견하면 무조건 좋은 책으로 기억하는 나에게 이 책은 그 때부터  의미가 변하기 시작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 이룰 수 없는 사람과의 관계, 죽음과 정서적인 피폐함,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고통과 결국은 치유되는 해피엔딩. 통속적인 구조고, 마지막의 서정후(사실 이름이 이뻐서 더 점수를 주고 싶다 ㅎㅎ)라는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은 려원의 너무나 자연스럽고 엽기적인 연기가 인상적이었던<두 얼굴의 여친>과도 닮아있다. 결국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은 상처가 숨겨져 있는 사람이라는 것인지. 그래도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가보다. 자기 맘대로 할 수 없는 연애과 사람 그리고 현실 속의 관계를 그대로 재현하여 책으로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너무나 사실적으로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더 좋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현실에 뿌리를 내리면서도  가상의 체험을 통해서 도피하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나마 해피엔딩인 것이 좋지 않을까.

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을 업으로 하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는 만큼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하는 많은 구절이 있다. 남자는 사냥을 하고, 여자는 낚시를 하는데 최근에는 여자가 사냥을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 춤이라는 몸을 매개로 하는 치유의 힘. 결국에 사람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의 인정. 그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책에 들었다. 나만을 위한 맞춤 상담을 한 기분이다.

호니 걸스 (Horny Girls). 발정난 처자들. 도발적인 제목에 자극적인 내용을 기대했다면 오히려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스스로를 어찌할바를 모르는 사랑에 목마른 가여운 여자일 뿐이니까. 그리고 여러가지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과거를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여자니까. 잊는 것이 아니라 품고 새롭게 시작하는 그녀의 바람기가 사라질지는 의문이지만 마음 속에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하나 안고 살아갈 거라는 것은 확신한다.  더이상 자아를 분열하고 스스로 기억을 지울만큼의 큰 상처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공감할 수 없다고 해서 응원조차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쿨한 지정인식 사랑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누가 뭐라든 사랑을 하고 또 헤어지고 또 하겠지만...그것은 결국 우리가 책이나 머릿속에서 그리는 그런 이상과 꿈과 아름다움만이 그득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오히려 진탕과 질펀한 난장 속에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것이 우리가 하고 갈구하고 죽을 때까지 잡지 못하고 달고 다니는 사랑이라고 말이다. (240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쇼>를 리뷰해주세요.
SHOW - 대한민국 최초의 브랜드 마케팅 소설
유창조.안광호 지음, 김성민 이야기 / 컬처그라퍼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익숙한 ‘SHOW'. 내가 처음 접했던 광고는 누구나 기억하는 서단비의 극장에서의 쌩쇼(?)였다. 그 이후로도 참신한 광고가 이어져 SHOW라면 무조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기발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웃긴 광고는 SHOW만의 특성이 되었고, 이후로도 많은 모방을 나았다. 뿐만 아니라 공익광고이기도 했던 ’아니다 그생각이 혁명의 시작입니다‘편을 통해서 기업이 모색하고자 하는 방향을 알 수 있었고, 이런 기업이라면 앞으로도 발전할 수 있겠다는 믿음과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에 대해 신뢰가 갔다.

지금은 KTF 소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처음 나왔을 때는 생소하기만 했던 SHOW! 그 SHOW의 탄생비화를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통신업체에서 항상 2위에 머물렀던 KTF가 1위인 SKT를 제치고 3G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어떻게 선두기업으로 우뚝 서는지 가명을 사용한 소설형식으로 보여주고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안광호, 유창조 교수의 마케팅이론과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보다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해준다. 적용된 이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는지는 이미 우리가 접한 광고와 주변의 반응을 통해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지만 책을 읽고 나서도 그 유명한 ‘쇼곱하기쇼는 쇼, 쇼곱하기쇼곱하기쇼는쇼....’가 맴돌아서 사실 좀 곤란하기도 하다. 이게 바로 마케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는 총 12가지의 마케팅 방법이 등장한다. 먼저 새로운 시장의 발견을 하고, 그 새로운 시장에서 창조자 역할을 해야 한다. 남는 것은 나눠먹는 원숭이(과거의 KTF, LGT)가 아니라 우위를 독점할 수 있는 침팬지가 되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는 법! 2위 기업이라는 이미지의 KTF를 숨기고 SHOW라는 개별 브랜드로 이미지를 바꾼다. 극단적으로 의견이 갈렸을 때 리더는 KTF의 사장처럼 양쪽의 장점을 뽑아서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브랜드는 조합이 잘 되고, 상기브랜드(Top of Mind)로써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수적이다. 시장(SHOW의 경우 3G)을 선점한 다음에는 경쟁사를 끌여들여서 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동시에 큰 파이를 유지해야 한다. 통합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광고컨셉은 단순하면서도 일관성 있게 하여 소비자에게 제품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하고 유머광고는 제품을 긍정적이면서 특성을 잘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초심과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상이 SHOW를 탄생시키고 2년연속상을 타게 만든 팀의 힘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브랜드 마케팅 소설이라고 하는 이 책. 내가 사용하고 있어서 더 정이 가는 브랜드를 더 친숙하게 해 주었고,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고, 현장과 이론이 어떻게 절묘하게 떨어지는지 그리고 그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고개지향적인 마케팅의 기본 원칙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앞으로 SHOW의 발전을 기대해봄과 동시에 경쟁사인 SKT의 T이야기에도 관심이 간다. 그렇게 경쟁하면서 서로 발전해나간다. 만년 2위라는 자격지심이 없었다면, 현실에 안주하고 기본의 파이를 지키기에만 급급한 원숭이 상태였다면 지금의 SHOW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SHOW의 혁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SHOW의 탄생비화 및 마케팅 이론의 현실 적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음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같은 저자의 <장미와 찔레>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마케팅 분야의 현장과 실무를 알고자 하는 사람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마지막에 인용된 SHOW의 광고 中 ‘그 생각이 혁명의 시작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번역출판 - 북페뎀 09
강주헌 외 21명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번역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투잡(two-job)'이다. 전문적이긴 하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자기계발과 더불어 수입이 생기는 그런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TV에서 본 주인공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 밤에 스탠드불 아래서 사전을 뒤적거리며 번역작업하는 이미지가 나에게 박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처음 다가왔던 번역가는 '김난주'씨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에쿠니 가오리를 통해 일본 문학을 접하게 되면서 알게 된 그녀의 번역후기는 일반 작가 못지 않았고, 저자와도 감수성이 비슷했기 때문에 같은 책이면 일부러 그녀의 책을, 처음 접하는 작가라면 번역가의 이름만으로 책을 선택하기도 했다.

일본 소설에 관심을 가지면서 일본어를 배우고 원서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 다 읽은 것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래도 꽂혀있는 책을 보면 흐뭇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소유욕인가보다.  책을 읽다 보면 맘에 드는 표현이나 생소한 단어가 있으면 써먹을 데도 없으면서 원서로 읽고 알고 싶은 마음은 혼자만의 비밀스런 놀이라고나 할까.

혼자서 원서를 읽다가 보면 머리로는 문맥을 이해하지만 한국어로 옮기려고 하면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글로 표현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내가 번역하는 느낌으로 직접 글로 옮겨적은 것을 봤다면 스스로에게 완전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번역가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점이 외국어 구사력보다는 우리말 어휘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역과 직역 중에서 어느 것이 옳다고 할 것이 아니라  같은 문장이라도 문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그 어감의 미묘한 차이는 번역가 자신의 능력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잘된 번역으로 책이 살기도 하고, 잘못된 번역이 오히려 원작을 해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가의 책임은 막중하다고 여겨진다. 

갈수록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사람들이 덤비지만 노력과 시간에 비해 박봉인 번역을 직업으로 하기에는 번역자 자신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전에 봤던 글에서도 유명인을 내세운 대리번역이나 초벌번역원고를 싸게 사들여서 편집능력으로 덮은 번역의 문제를 지적한 것 같은데, 현재 번역일을 하는 전문가(객관적인 입장에서도,,,)의 입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적되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상황은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번역가들은 현재의 대우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자신이 선택했다는 점에서 다들 천직으로 받아들이는 면이 신기했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들어온 기회를 받아들였지만(걔중에는 적극적으로 선택한 사람도 있지만,,,) 우연히 만난 번역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를 얘기하는데, 다들 번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사용하는 언어와 책의 장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고 낯가리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원서를 구해서 읽다가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 어찌보면 고독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권선희 번역가는 딸이라는 팬이 있으니까 예외로 둘 수 있겠다 ㅎㅎ) 스스로 이만큼 뿌듯한 일도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번역는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을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할텐데 그 인내력과 어깨결림의 결과물이 책이라는 것으로 나오면 얼마나 뿌듯할지 상상이 갔다. 책에 다가가는 방법이 꼭 작가의 방법만은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번역가야 말로 제 2의 저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 좋은 점은 현직에 있는 번역가의 경험을 통해서 여러가지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난주씨의 남편이기도 하고 같은 일본번역에 종사해서 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던 양억관씨는 본인이 한국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고 경고한다. 너도나도 갔다온 유학의 경험 혹은 외국에서 태어나서 유창하게 외국어를 잘한다고 해서 번역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황보석씨의 말처럼 외국어 해득능력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우리말 어휘력이기 때문이다. 사전을 친구처럼 하는 방법 중에 우리가 잘 볼 일이 없는 국어 사전을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보라는 조언이 있다. 아는 단어는 그냥 휙휙 넘기고 모르는 단어는 찬찬히 보면 내가 생각보다 한정된 언어는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고, 어휘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여기에서도 당연히! 적용된다.  제 2회 유영번역상 수상자인 김진준씨는 번역가를 농사꾼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고독한 직업이긴 하지만 씨앗을 멋지게 키워낸다는 점에서 적절한 비유라고 감탄했다. 프로네시스의 김정민대표는 독자의 요구를 쫓아갈 것이 아니라 독자를 리드를 할 책을 만들어내는 것도 번역가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보고 있는데, 번역가에에 요구되는 능력으로 책 볼 줄 아는 능력과 더불어 기획력을 꼽은 김선희 번역가와 뜻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운명, 인연.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당당하게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는 그들은 눈부시다.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그것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어떤지 알 수 없다. 다행히 번역가의 입구는 열려있고, 그렇게 좁지도 않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도 아니지만 (언어가 일단 필수다!) 매력적인 직업인 것만은 사실이다. 번역을 직업으로 생각해본 적 없는 나에게는 번역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어떤 방향을 중심으로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12살 에디가 간절하게 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자전거'이다. 빵집을 경영하던 에디의 아버지가 계실 때는 검소하던 가정이 아버지가 돌아가심과 동시에 가난해졌다. 하지만 에디는 별다른 불편함을 모른다. 단지 아버지가 계셨을 때처럼 눈이 오는 날이면 부츠때신 빵봉지로 만든 비닐신발을 신어야 하는 것이 창피하고, 이제는 좀처럼 할 수 없는 외식에서 우유를 시킬 수 없을 뿐이다. 게다가 에디가 이 모든 불편을 다 참을 수 있는 이유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간절하게 자건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절함만큼 에디는 자신이 받을 거라는 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매일밤 자기전에 기도도 하고, 엄마가 하는 일도 평소보다 잘 돕고, 누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의례적으로 물어도 에디는 정확하게 '자전거'(엄마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를 말하면서 크리스마스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에디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엄마가 직접만든 스웨터였고, 그걸로 마음이 상한 에디는 피곤한 엄마를 배려하지 못하고 굳이 눈길속에 집으로 되돌아가자고 독촉을 하게 되고 결국은 엄마의 졸음운전으로 인해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형제없이 세상에 혼자 남은 에디는 자신의 소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자신을 걱정한 나머지 잔소리만 하는 할아버지에게 반항하게 되고, 그러던 차에 자신과 처지가 다른 (지나치게 부자인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욕심만 더욱 커져서 갈수록 일을 망치기만 하는데....

이 책의 교훈적인 내용보다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에디처럼 13살 때 엄마는 잃고 형제들이 차례로 세상을 뜨면서 방황하고, 화려한 방송인의 뒷모습에는 알코올중독자라는 이중적인 면을 지녔던 저자. 그러나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준 (에디의 조부모님처럼...)  가족과 신앙의 힘으로 저자는 어려움을 극복한다. 그리고 뇌성마비의 자녀를 키우면서 그 재활과정을 보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의 메세지를 본 저자,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훈적인 내용일거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에디에게 너무 공감한 나머지 그 교훈이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12살의 나이에 부모를 잃고 세상에 아무도 자신의 편이 없다는 생각으로 꽉찬 아이에게 어떤 말이 통할까?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닌, 타고나면서 주어진 환경에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상황에서 교훈을 얻고 자신의 의지로 극복한다는 정답에 다가서기에는 에디는 너무 어리기때문이다. 내가 제일 맘이 아플 때가,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주변의 환경때문에 나이에 비해서 성숙해져있을 때다. 아는 언니에게는 두명의 딸이 있는데, 막내가 몸이 안 좋아서 언니는 매일 동생에게만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큰딸은 이제 5살임에도 불구하고, 칭얼거리지도 않고 혼자 조용히 놀곤 하는데 불과 3개월만의 발랄하던 모습은 본 나로서는 그게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리지만 원하지 않아도 상황에 익숙해진 아이들. 또래에 할 수 있는 투정을 할 수 없는 그 어른스런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자신의 선택이 아니고 강요한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고, 무조건 적응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무리가 아닐까?

결국은 모든 것이 에디의 꿈이었다. 엄마가 자신을 혼자 기르면서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바쁜 와중에도 에디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얼마나 무리해 왔는지,  엄마가 직접 만든 스웨터가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 깨닫게 되면서 이야기를 끝이 난다. 다행스럽지만 그 교훈을 얻게 되는 과정이 아이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의 고마움을 알고 자신이 원하던 자전거도 얻게 되었으니 에디는 행복할 것이다. 지금의 저자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화로운 인생>를 리뷰해주세요.
The Harmony 조화로운 인생 - 진정한 부를 이루는 5가지 절대 조건
제임스 아서 레이 지음, 송택순 옮김 / 엘도라도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작년에 지인을 통해서 우연히 접하게 된 <씨크릿>. 책을 읽기 전에는 서평이 너무 극단적이라(극단적으로 좋다고 옹호하거나 단순한 주문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이 갈린다. 그래서 거기에 반하는 책도 나오기도 했다.) 개인적인 느낌보다는 다수의 의견에 휩쓸릴 것 같아서 읽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긋나기만 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허둥거릴 때 언제나 그렇듯이 책을 먼저 찾게 되었는데, 그 때 그 책이 있었다, 조금이나마 나에게 추천해준 사람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읽은 책에서 나는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씨크릿>의 한계로 지적하기도 하는 그런 주문을 외우는 것 외에 실제도 내가 현실에 적용하고자 할 때는 좀 부족했다. 비전보드를 만들고, 내가 원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이미지화하여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자기 전에 그 비전보드를 보면서 하루를 감사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스스로도 변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다. 내가 제대로 끌어당기고 있는 건지, 그 결과가 언제쯤 나오는지 초조해지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긴장이 풀려버리는 것이었다.

가령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체중이 되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내가 그런 상태인 것을 상상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도저히 몰입이 되지 않았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한 데다가 그 상태를 상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he Harmony>에서 내가 원하는 바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의 경험으로 공감이 가는 운동에 대한 조언과 더불어 바라기만 하고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고 있었던 나를 반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장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소소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제 그것을 실천하여 성공의 길로 가느냐 그러지 못하냐는 나에게 달려있고,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중요성을 깨달아서 실천하는 일의 추진력과 결과는 누가 보아도 뻔하다.

그 외에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두 가지가 이 책을 통해서 해결이 되었는데, 첫 번째는 '모든 관계는 변하기 마련이다'(두번째 필요조건, '관계의 풍요'中) 항목에서 찾을 수 있었다. 누군가와 관계가 어긋날 때 보통 우리는 과거는 반추하고 결론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자책을 하게 된다. 낭비되는 시간과 피폐되는 정신. 생산적인 결과는 하나도 나오지 않지만 부정적인 생각에서 탈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헤어지는 이유를 진동 에너지의 차이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이 균형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불균형이 생기고 그 틈이 벌어지게 된다. 그것은 당연한 귀결이지, 성장하는 쪽이 상대방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116p.)라는 것이다. 내가 한 일을 후회하기보다는 상대방에 맞추기 위해서 보다 나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두 번째 고민의 해결은 정신을 틀어막거나 격하게 배출하지 마라 (세번째 필요조건, '정신의 풍요'中)는 항복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억눌린 감정은 나중에 더 추하게 드러나는 법이고, 오히려 그 스트레스의 칼날은 자신을 향하게 된다. 심호흡을 하고 부정적 에너지에 몸이 반응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으라고만 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자립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며 긍정적인 에너지에만 반응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은 알려준다. 일차적으로 부정적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본인에게 얼마나 해가 되는지 인식한 후에, 어쩔 수 없이 남은 부정적 에너지는 자기최면과 자신만의 해소방법을 찾아야 한다. 책에서 제시된 보내지 않는 편지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일단 글로 쓰면 근본적인 문제를 알 수 있고, 정작 글로 써보면 자신의 분노가 얼마나 소소한 일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겸손하게도 자신의 책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룰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마치 홈쇼핑광고처럼 그 책이 만능인 것처럼 주장하는 책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금전, 관계, 정신, 육체, 영혼의 조화로운 부유함을 끌어당기기 위해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근원을 탐구하기를 권하고 있다. 결국은 이 책이 계기가 되어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각각의 축이 되는 5가지를 조화시키기 위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를 강구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주인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운명은 끈임없는 탐구와 열정으로 본인이 변화시키고 조절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시작되는 것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 점

- <씨크릿>을 읽고 궁금했던 구체적인 실천방향을 제시해준 것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씨크릿>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씨크릿>을 읽어본 사람 중에서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알고 싶은 분

- 이론만 제시하는 자기계발서보다는 근본적인 원리와 실천방향을 알고 싶은 분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완전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자신이 끌어당기고 싶어하는 사람처럼 되어라. (114p.)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경제 경영/외국어/자기계발/실용] ★ 진정한 부를 이루는 조화로운 인생, The Harmony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09-03-13 11:07 
    질문, 하나 먼저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께서는, "인생"이란 말을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낱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생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뒤안길"이라는 한 단어가 자연스럽게 이어 떠오르면서, 무슨 노래의 제목인 양, '인생의 뒤안길'이란 한 소절이 더불어 연상됩니다. 인생의 뒤안길, 늘 그리던 내 마음의 풍경 물론 그렇게 된 이유와 추억의 경험이..